우리는 고양이 가족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32
케슬린 헤일 지음, 양희전 옮김 / 시공주니어 / 1995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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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함께 놀아요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189] 케슬린 헤일, 《우리는 고양이 가족》(시공주니어,1995)

 


  아이들이 흐드러지게 웃는 자리라면, 풀밭에서 풀을 뜯든 바닷가에서 물놀이를 하든 즐겁습니다. 참 즐겁습니다. 아이들과 흐드러지게 웃을 때에도 이러한 자리가 좋구나 하고 느끼지만, 집으로 돌아와 밥을 차리고 아이들을 씻기거나 밥을 먹일 때에도 또렷이 느낍니다. 언제라도 서로서로 흐드러지게 웃는 자리를 마련할 때에 아이도 어버이도 즐겁습니다.


  아이가 낯을 찡그리거나 골을 부린다면, 아이도 고달프지만 어버이도 고달픕니다. 아이가 말썽을 부리며 낯을 찡그리거나 골을 부릴는지 모르지요. 그런데, 아이에 앞서 어버이인 내가 그닥 즐겁지 않은 일을 벌이면서 아이들을 억지로 내몰기 때문에 서로서로 고달플 수 있어요. 어버이인 나는 못 느끼지만, 아이들은 환하게 느끼면서, 서로서로 자꾸 힘겨울 수 있어요.


.. (고양이) 올란도는 주인에게 가족끼리 캠핑을 다녀오고 싶다고 했습니다. 주인은 올란도의 청을 거절했습니다. “자네가 없으면 쥐들이 극성을 부릴 걸세.” 올란도가 그래도 꼭 휴가를 내달라고 조르자 주인은 좀 생각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  (3쪽)

 


  즐겁게 살아갈 나날입니다. 환하게 웃으며 밥을 차리고, 환하게 웃으며 밥을 먹은 다음, 환하게 웃으며 밥상을 치울 나날이에요. 괜히 힘겹게 밥을 차릴 까닭이 없어요. 괜히 힘겹게 밥을 먹거나 먹일 까닭이 없어요. 괜히 힘겹게 밥상을 치울 까닭이 없어요.


  물 한 모금 고마우면서 즐겁게 마십니다. 밥 한 술 고마우면서 즐겁게 뜹니다. 푸성귀 한 줌 고마우면서 즐겁게 먹습니다.


  내가 들려주는 말이든 나한테 들려오는, 말이든 언제나 가장 맑으면서 고운 결이 되어야지 싶어요. 내가 듣고 싶은 말이든 아이들이나 옆지기가 듣고 싶은 말이든, 늘 사랑스럽고 믿음직한 말이겠지요. 곧, 나부터 사랑스럽게 생각하고 믿음직하게 마음을 기울일 때에 즐겁습니다. 나 스스로 내 삶을 즐겁게 바라보며 생각을 빛내야 홀가분합니다. 우리 함께 놀아야지요.


.. 고양이 가족은 아침 내내 차를 타고 달리다가 배가 고파서 우유를 마시려고 어느 농장 앞에 차를 세웠습니다 ..  (6쪽)

 

 


  케슬린 헤일 님 그림책 《우리는 고양이 가족》(시공주니어,1995)을 읽습니다. 1938년에 처음 그렸다는 작품인데, 큼지막한 그림책을 처음에는 아버지 혼자 읽습니다. 이윽고 작은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함께 읽습니다. 아버지가 작은아이를 무릎에 앉히고 재미나게 읽으며 노니까, 같이 그림책 안 읽겠다던 큰아이가 쪼르르 달라붙으며, “응? 응? 뭔데? 뭔데?” 하고 말합니다. 슬쩍 큰아이한테 자리를 내줍니다. 셋이서 커다란 그림책을 함께 읽습니다. 이제 큰아이는 아버지 말을 가로챕니다. 큰아이 스스로 그림책 줄거리를 따라 스스로 이야기를 짓습니다.


.. 아기 고양이들은 심술이 나고 풀이 죽어서 텐트로 돌아왔습니다. 올란도는 무지개란 본디 아무도 붙잡을 수 없는 거라고 알려주어 아기 고양이들을 달랬습니다. 아기 고양이들은 그제서야 다시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  (13쪽)


  나는 처음부터 그림책 글은 안 읽었습니다. 오직 그림만 읽었습니다. 그림에 따라 어떤 이야기가 펼쳐지는가 하고 들려주었어요. 작은아이는 글을 모르고, 큰아이도 아직 글을 못 읽습니다. 그래도 두 아이 모두 그림을 읽을 수 있어요. 작은 그림과 큰 그림 모두 손가락으로 콕콕 찍으며 읽습니다. 작은아이도 큰아이도 즐겁게 웃으면서 손가락으로 이 그림을 찍고 저 그림을 찍습니다. 그림책 고양이들이 노는 결에 맞추어 아이들도 마음속으로 놀이를 꿈꿉니다. 아버지인 나도 아이들과 함께 아이들이랑 어떻게 놀 때에 서로 웃으면서 즐거운가 하고 몸으로 새삼스레 느낍니다.


  그래요, 놀면 돼요. 즐겁게 놀면 돼요. 새벽이면 어떻고 밤이면 어때요. 낮잠을 건너뛰면 어떻고 밤잠을 미루면 어때요. 놀자니까 함께 놀아야지요. 논다 하니까 그야말로 온힘 다하면서 신나게 놀아야지요. 땀 송송 흘리며 마음껏 논 다음, 아이들이 제풀에 지쳐 스르르 곯아떨어질 때까지 놀아야지요.


  그런데, 아이들이 제풀에 지칠 때까지 놀면, 으레 밤오줌을 못 가립니다. 지치도록 논 아이들은 밤에 일어나서 쉬를 누지 않더군요. 그냥 바지이든 치마이든 이불이든 쉬를 누더군요.


  빨래거리가 늘어요. 비가 그치지 않는 날이 이어지면 이불을 말리거나 빨기 애먹어요. 그러나, 아이들이 틈틈이 이불에 쉬를 누기 때문에 이불 빨래를 한결 자주 한달 수 있어요.

 


.. 올란도는 기타를 쳤고, 그레이스는 하프를 뜯었고, 아기 고양이들은 나팔과 북과 아코디언과 심벌즈를 연주했습니다. 멋진 음악이 흘렀습니다! 이윽고 불이 사그라들자 고양이 가족은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불에 그을린 수염에서 탄내가 났지만 무척 행복한 밤이었습니다 ..  (31쪽)


  아이들을 재울 때에 노래를 부릅니다. 아이들이 안 잘 적에도 노래를 부릅니다. 문득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잘 자기를 바라며 부르는 노래란, 아이들하고 놀 때에도 부르는 노래가 되면 좋겠구나 싶어요. 아이들과 코코 자자며 부르는 노래도 살가이 부르고, 아이들과 개구지게 뛰놀며 부르는 노래도 사랑스레 부르면 아주 좋겠구나 싶어요. 즐거운 가락과 즐거운 이야기 담은 즐거운 노래를 부르며, 날마다 즐거운 삶이 눈부시게 피어나도록 사랑을 추스르고 믿음을 북돋워야겠다고 느껴요.


  자, 다 함께 개운하게 일어나자. 자, 다 같이 맑은 넋으로 아침 걷기를 하자. 자, 서로서로 맛있게 밥을 먹자. 자, 너랑 나랑 예쁘게 몸을 씻자. 자, 해님을 바라보며 방긋방긋 웃으며 놀자. 자, 잘 놀고 잘 먹고 잘 지냈으니 한숨 돌리며 낮잠을 자자. 낮잠을 자고 일어나 또 저녁까지 재미나게 놀자. 우리 함께 놀자. (4345.8.24.쇠.ㅎㄲㅅㄱ)

 


― 우리는 고양이 가족 (케슬린 헤일 글·그림,양희전 옮김,시공주니어 펴냄,1995.4.25./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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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보기
― 즐겁게 찍은 사진은

 


  두 달에 한 차례 나오는 어느 사외보에 글·사진을 싣습니다. 두 달에 한 번 나오기에 두 달 뒤에 실릴 이야기를 두 달 앞서 쓰는 셈입니다. 8월에 10월을 생각하며 글을 쓰고, 2월에 4월을 헤아리며 글을 씁니다. 그래서 ‘오늘 찍은 사진’을 이곳에 싣지 못합니다. 두 달 뒤란 오늘하고 날씨가 사뭇 다르거든요. 오늘 나는 여름을 누리는데 여름 사진을 ‘가을에 나올 사외보’에 실을 수 없어요. 오늘 내가 가을을 누리지만 가을 사진을 ‘겨울에 나올 사외보’에 싣지 못해요. 곰곰이 생각하다가 지난해에 찍은 사진을 쓰기로 합니다. 지난가을을 헤아리며 올가을 사외보에 실을 사진을 살피고, 지난겨울을 돌아보며 올겨울 사외보에 실을 사진을 돌아봅니다.


  지난해 사진을 살피다가, 지난해 어느 한때 무척 즐겁게 찍은 사진이지만, 그만 하루하루 살림꾸리기에 바빠 잊고 지나친 사진이 꽤 많다고 문득문득 느낍니다. 두 달 걸러 한 차례 나오는 사외보에 글·사진을 싣기로 하지 않았어도 이 사진을 찬찬히 돌아볼 날이 있었을까 궁금합니다. 어쩌면 한참 나중에 이 사진들을 알아볼는지 모릅니다. 몇 해나 열 몇 해 지나 이 사진을 돌아본다면 무척 애틋하게 지난 한때를 그릴 수 있겠지요. 고작 한 해 지나고서 이 사진을 돌아보며 ‘내가 나한테 주는 선물과 같다’고 느끼는데, 앞으로 숱한 해가 지난 다음 이 사진을 새삼스레 돌아본다면 얼마나 고마운 선물이라고 느낄까요.


  오늘 찍은 오늘 사진은 오늘 누리는 선물입니다. 오늘 찍었으되 그만 잊거나 바빠 지나친 사진은 앞으로 누릴 선물입니다. 오늘 하루 내 삶을 즐거이 누리기에 오늘 찍는 사진은 모두 선물과 같습니다. 스스로 즐거이 누리는 삶이 아닐 때에는 손에 사진기를 쥐지 못하고, 스스로 즐거이 누리는 삶일 때에는 언제나 손에 사진기를 쥐며 나 스스로 나한테 베푸는 선물을 빚습니다. (4345.8.24.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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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늑하게 책읽기

 


  식구들 방 한 칸에 가만히 둘러앉아 귤을 까먹다가 책을 읽다가 뜨개질을 하다가 하루를 보낸다. 조용히 흐르는 하루는 조용히 스며드는 햇살이고, 조용히 흐르는 이야기는 조용히 감도는 사랑꽃이다.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란다. 어른들은 씩씩하게 자란다. (4345.8.24.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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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의 숲>이라는 작품이 얼굴이 된 이시키 마코토 님 초기 단편 작품이라고 한다. 만화를 그리는 이들은 몇 가지 작품으로 조금 튼튼하게 자리를 잡은 뒤, 이처럼 초기 단편 작품을 한 권으로 묶을 수 있곤 하다. 얼마나 산뜻하면서 싱그러운 작품집일까 하고 헤아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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