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어젯밤 자면서 생각한다. 내가 아이들한테 들려주는 목소리는 어떤 목소리인가 하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웃을 때에만 웃는 어버이는 아닌가 돌아본다. 아이들이 골을 부릴 때에 똑같이 골을 부리는 어버이는 아닌가 곱씹는다. 내 목소리는 아이들 목소리가 된다. 내가 웃는 목소리일 때에 아이들 또한 웃는 목소리가 된다. 내가 골을 부리는 목소리라면, 아이들도 자꾸자꾸 골을 부리는 목소리를 흉내내려 하겠지.


  왜 어버이가 아이한테 자장노래를 불러 주는가. 새근새근 예쁘게 재우고 싶은 마음에, 어버이 스스로 고운 목소리 되어, 고운 삶을 짓고 싶기 때문이리라. 나도 고운 삶을 짓고, 고운 생각을 북돋우며, 고운 사랑과 꿈과 이야기로 나아가야지.


  아이들아, 우리 가슴속에서 샘솟을 사랑을 생각하자. 옆지기야, 우리 마음속에서 피어날 믿음을 생각하자. 달빛을 떠올리고, 햇볕을 되새기자. 구름을 그리고, 무지개를 말하자. 4346.1.30.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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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미 한 마리' 살리려고 발버둥을 치는 누군가 있다고

어느 누군가가 인터넷에서 떠들고 다닌다.

 

한숨부터 나오고,

한숨만 나오며,

한숨 아닌 다른 숨은 나오지조차 않는다.

 

그런데 '피라미 한 마리'는 누구인가.

 

이런 이야기를 들여다볼 값어치가 있는지 궁금하다.

아니, 이런 이야기를 누가 왜 쓰고

누가 왜 읽어야 할까.

 

'피라미 한 마리'를 떠드는 사람은

그이 스스로 '피라미 한 마리'가 된다.

곧, '피라미 한 마리'라는 이름으로 투덜거리는 비아냥은

'알라딘 알바'라고 떠들었을 때하고 똑같이,

그이 스스로를 겨누는 화살이 될 뿐이다.

 

왜 그 사람은

스스로 '알바쟁이'가 되려 하고,

스스로 '피라미 한 마리'가 되려 할까.

 

책을 책답게 사랑하면서

사람들이 책을 아름다이 즐기는 길을

이야기하는 자리하고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어떤 파멸과 자멸로 가는지를 모르는가.

 

도서정가제 이야기가 자꾸 아름답지 않게 흐르면서

비아냥과 까대기 같은 말만 나온다면,

누구한테 도움이 될까 궁금하다.

 

도서정가제 이야기를 슬기롭게 다루고 싶으면

책을 사랑하고 책을 읽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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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일기 예보 날마다 그림책 (물고기 그림책) 6
하세가와 요시후미 글.그림, 김지연 옮김 / 책속물고기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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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244

 


내 마음밭에 심을 씨앗
― 우리 집 일기예보
 하세가와 요시후미 글·그림,김지연 옮김
 책속물고기 펴냄,2011.7.30./1만 원

 


  내 마음속에서 빛 한 줄기 피어나면, 이 빛줄기로 내 보금자리를 환하게 비출 수 있습니다. 내 보금자리가 내 마음속 빛줄기로 환할 수 있으면, 내가 살붙이와 지내는 마을 언저리를 곱게 보듬을 수 있습니다. 내 마음속 빛줄기로 마을 언저리를 곱게 보듬으면, 이웃마을 삶자락 또한 따사로이 어루만질 수 있고, 저 먼 숲과 멧골과 바다까지 포근히 감쌀 수 있어요.


  사랑은 먼 곳에서 내 삶터로 찾아오지 않습니다. 내 마음속에 사랑이 있을 때에 저 멀리 있는 사랑을 부릅니다. 저 멀리 있는 사랑은 내 마음속에 깃든 사랑을 불러, 서로서로 만나고 싶습니다.


  내 사랑과 저 먼 사랑이 만나기에 아름다운 삶이 이루어집니다. 내 사랑이 피어나면서 저 먼 사랑도 저 먼 곳에서 피어나기에 지구별이 아름답게 빛납니다.


.. 하지만 저녁 무렵에는 고운 무지개가 둥실 떠오르고 ..  (26쪽)


  하세가와 요시후미 님 그림책 《우리 집 일기예보》(책속물고기,2011)는 가장 쉬우면서 가장 잘 잊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우리 집 날씨가 왜 좋을까요. 우리 집 날씨가 왜 궂을까요. 바로 내 마음 때문입니다.


  내 마음이 푸를 때에 우리 집 날씨가 푸릅니다. 내 마음이 어두울 때에 우리 집 날씨가 어둡습니다. 사랑을 길어올리는 내 마음이라면, 사랑이 흐드러지는 우리 집입니다. 꿈을 아끼는 내 마음이라면, 꿈노래 넘실거리는 우리 집이에요.


  무엇보다 내 마음을 바라보셔요. 내 마음이 어떤 그림인지 느끼셔요. 내 마음밭에 어떤 씨앗을 심어 돌보고 싶은지 생각하셔요. 사랑을 심고, 꿈을 심으며, 믿음을 심어요. 이야기를 심고, 웃음을 심으며, 노래를 심어요. 4346.1.30.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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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실 다니는 마음

 


  서울이나 부산하고는 한참 멀고, 다른 시골이나 도시하고도 매우 먼 고흥에서 살아갑니다. 어디로 마실을 하든 머니까, 애써 마실을 다닐 생각을 안 합니다. 집에서만 지내고, 면소재지나 읍내를 가끔 드나듭니다. 시골집에 있다 보면, 굳이 마실을 다니지 않아도 즐거이 삶을 누릴 만하구나 싶습니다.


  마음이 즐거우면서 몸이 즐겁습니다. 마음과 몸이 즐거우면서 삶이 즐겁습니다. 마음과 몸 따라 삶이 즐거우면서 생각과 사랑과 꿈을 즐겁게 키웁니다.


  누군가 부르면 스스럼없이 찾아갑니다. 다만, 가까운 시골이나 도시를 찾아가더라도 하루를 통째로 써야 합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기차로 두 시간이고, 서울에서 해남이나 장흥이나 강진까지도 네 시간이면 달릴 만하겠지요. 그런데, 네 시간이건 다섯 시간이건 읍내까지 달리는 길이지, 두멧시골을 오가는 길을 치면 훨씬 오래 걸려요.


  시골집을 나서면 둘레 모습이 아주 다릅니다. 조용하고 푸르며 싱그러운 바람을 누리다가, 슬슬 시끄러우며 매캐하고 먼지 많은 바람을 맞아야 합니다. 시외버스를 갈아타고 고흥을 벗어날 무렵부터는 골프장과 공장과 기찻길과 고속도로와 온갖 아파트와 건물을 만납니다. 물결치는 자동차 사이로 깃듭니다. 멧새 노랫소리가 잦아들면서 자동차 바퀴소리 커집니다. 풀벌레 울음소리 들을 수 없으면서 사람들 손전화 만지는 소리 늘어납니다. 풀내음과 나무내음이 사그라들면서 시멘트와 아스팔트 가루가 흩날립니다.


  문득 생각합니다. 시골은 뭇목숨이 푸르게 노래하는 소리가 어우러진다면, 서울은 뭇목숨이 슬프게 아파하는 소리가 얼크러지는구나 싶습니다. 시골에서 옆지기와 아이들하고 지내며 마음을 따사로이 추스를 수 있는 까닭은 나 스스로 차분하게 생각하고 밥을 지으며 살림을 꾸리기 때문이요, 서울로 마실을 하며 몸이 고단하고 마음이 지치는 까닭은 나 스스로 차분하게 생각을 가다듬더라도 물과 밥과 바람이 매캐하면서 정갈하지 못하기 때문이로구나 싶습니다. 그러나, 서울이 매캐하고 어지러우면, 시골서 살아가며 누린 즐거움과 웃음을 살며시 나누어 주면 되겠지요. 내가 한껏 꽃피우는 이야기와 노래를 하나둘 들려주면 되겠지요. 4346.1.30.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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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 아저씨가 전라도 사람들 만나서 귀로 듣고 몸으로 삭혀 마음으로 적바림한 이야기를 책 하나로 그러모았다. 참 재미나리라 생각한다. 경상도에서도, 충청도에서도, 강원도에서도, 제주도에서도, 저마다 삶자락과 꿈자락 살찌우는 이야기책 어여쁘게 태어나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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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이삐먼 머한다요
이대흠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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