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만에 《정의는 나의 것》 일곱째 권이 나온다. 조금도 ‘올바르지’ 않게 살아가는 듯한 언니는 모든 ‘올바른(정의로운)’ 이름을 홀로 거머쥔다. 그러나, 곰곰이 살피면, 만화책에 나오는 언니는 스스로 하고 싶은 일에 온마음을 기울인다. 무엇보다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이 ‘안 올바르지’ 않다. 둘레 사람들이 아무렇게나 ‘안 올바르게’ 살아가며 언니를 속썩이기에, 언니는 거침없이 이런 틀을 깰 뿐이다. 동생은 이런 언니 모습을 어느 만큼 읽을까. 동생도 언니처럼 마음을 씩씩하게 다스리면서 ‘남들 눈치에 따라 휘둘리는 삶 아닌 스스로 생각을 일구며 앞으로 나아가는 삶’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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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는 나의 것 7
히지리 치아키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3년 9월
4,500원 → 4,050원(10%할인) / 마일리지 220원(5% 적립)
2013년 09월 29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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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연대회에 나가서 연주 솜씨를 뭇사람 앞에서 들려주는 일은 ‘꿈’이 될 수 있을까. 숲에 버려진 피아노를 품에 안고 살던 어린이가 어느덧 씩씩하게 자라 쇼팽 이름을 건 피아노잔치 무대에 선다. 숲에서 피아노와 함께 꿈을 키우던 넋을 사람들한테 어떻게 들려줄 수 있을까. 숲바람을, 숲내음을, 숲소리를, 사람들은 어느 만큼 헤아리면서 마음 깊은 자리에 있는 사랑을 깨달을 수 있을까. ‘숲 피아노’는 숲을 잊거나 모르는 사람들 가슴까지 새록새록 울리면서 아름다운 가락이 아름다운 삶으로 나아가는 길을 잘 밝힐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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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의 숲 23- 신장판
이시키 마코토 지음, 양여명 옮김 / 삼양출판사(만화) / 2013년 9월
4,800원 → 4,320원(10%할인) / 마일리지 24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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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살이

 


애벌레는 풀을 먹고
나비는 꽃가루받이를 하고
제비는 나비며 나방이며 잠자리며
즐겁게 먹는데

 

잠자리는 개구리와 함께
파리랑 모기를 먹고
서로 돌고 돌아
풀잎 하나면 모두 즐겁다.

 

사람들은
논밭 일구는 동안
들풀 자랄
논둑과 도랑과 빈터와 마당
모든 곳에 시멘트를 덮고
농약을 뿌린다.

 

개구리가 죽는다.
제비가 죽는다.
나비가 죽는다.
잠자리가 죽는다.

 

그런데
참 용하게
파리랑 모기는 안 죽네.

 

어떤 농약도 살충제도
파리랑 모기는 못 죽인다.

 

개구리 제비 나비 잠자리
몽땅 사라진 곳에서
사람들은
파리 모기하고 이웃 되어
서로 아직 안 죽는다.

 


4346.8.24.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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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자전거마실

 


  고흥 자전거마실을 하는 날이다. 나는 아이들과 늘 자전거마실을 하는데, 여느 때에는 자전거를 잘 안 타고 다니시는 어른들이 모여, 고흥 바닷길이나 들길을 자전거로 달리기로 했다. 자동차로 움직일 적하고 사뭇 다른 마실일 테니, 저마다 새로운 느낌과 빛과 이야기를 가슴으로 아로새길 수 있겠지. 우리 아이들 오늘 함께 데리고 가고 싶으나, 새벽같이 일어나 짐을 꾸려 나가야 하는 터라, 아직 아이들은 새근새근 잔다. 아이들은 놓고, 아이들 태우던 수레와 샛자전거도 모두 떼고, 가장 홀가분한 내 자전거만 타고 가야지. 아이들아, 너희들이 어제 일찍 자고 오늘 새벽에 여느 때처럼 일찍 일어났으면 다 함께 길을 나설 수 있는데. 어제 너희가 늦게 자고, 오늘은 너희가 늦잠을 자니까, 아버지 혼자 조용히 다녀올게. 자전거마실 다녀오며 맛난 것 장만해 오마. 4346.9.28.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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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값

 


  값을 들여서 읽을 만하지 않은 책은, 어쩌면 처음부터 안 읽어도 되는 책일 수 있어요. 값을 톡톡히 들여서 장만하는 책은, 틀림없이 스스로한테 도움이 되는 아름다운 책일 수 있어요.


  어떤 책이든 값을 옳게 치르고 장만할 적에는 즐겁게 읽을 수 있으리라 느껴요. 새책으로 장만하거나 헌책으로 마련하거나, 제값을 고스란히 치르려고 마음을 먹을 때에, 책빛이 내 삶에 아름답게 드리운다고 느껴요.


  책값을 좀 비싸게 매겼구나 싶은 책을 으레 만나곤 하는데, 좀 비싸다 싶은 책값에도 모두 까닭이 있을 테지요. 새책 값으로 비싸다면 이 책이 헌책방에 들어올 날을 기다립니다. 헌책 값으로도 비싸다면, 이 책을 조금 더 싸게 팔 헌책방에 이 책이 들어올 날을 기다립니다. 그런데, 기다리고 기다린다 해서 이 책이 ‘더 값싸게’ 나한테 찾아오지는 않습니다. 책값이 싸다고 해서 책을 잔뜩 장만할 수 없어요. 책을 읽을 만한 마음그릇이 될 적에 책을 장만해서 읽을 수 있어요. 돈이 많다 해서 책을 만 권이나 십만 권이나 백만 권 한꺼번에 장만한들, 이 책들을 다 읽지도 못하지만, 애써 다 읽어내더라도 가슴에 남을 이야기가 없어요.


  읽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책값을 즐겁게 치르면서 기쁘게 가슴에 품고 읽으면 아름답습니다. 마음을 살찌우는 책입니다. 마음을 살찌우고 싶어 책을 읽습니다. 값이 싸니까 장만해서 읽는 책이 아닙니다. 마음을 덥히고, 마음을 보듬으며, 마음을 아끼고 싶기에, 아름다운 마음밥이 되는 책을 흐뭇하게 장만해서 읽습니다. 책값으로 쓴 돈은 머잖아 씩씩하게 새로 벌 수 있습니다. 책값이 아쉬워 주머니를 닫으면, 앞으로도 새 돈을 벌지 못합니다. 4346.9.28.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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