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아이 47. 2013.9.12.

 


  여섯 살 어린이 사름벼리야, 네가 마당 평상에 앉아서 풀바람을 쐬고 풀노래를 들으면서 책을 읽을 적에는 어느 모습이나 더할 나위 없이 곱단다. 누구라도 이와 같겠지. 누구라도 풀바람을 쐬고 풀노래를 들으면서 나무그늘 누리며 책을 읽는다면 참으로 고운 빛이 감돌리라 느껴. 흔히 ‘책을 읽는 사람은 아름답다’고 말하지만, 네 아버지는 달리 생각해. ‘숲에서 책을 읽는 사람일 때에 비로소 아름답다’고 생각해.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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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누군가를 돌보면서 살아간다. 나는 누군가 돌봐 준 사람이 있어 태어나 자랐고, 내 곁에는 내 보살핌을 즐겁게 받는 사람이 있고, 나 또한 내 이웃한테서 즐겁게 보살핌을 받는다. 아픈 사람은 병원에 보내면 되지 않는다. 어린이는 유치원에 보내면 되지 않는다. 늙은이는 양로원에 보내면 되지 않는다. 집이란 무엇을 하는 곳인가? 아픈 사람도 안 아픈 사람도 함께 살아가는 곳이 집이다. 기쁜 사람도 슬픈 사람도 함께 살아가며 어깨동무를 하는 곳이 집이다. 할아버지가 먼저 떠난 뒤 할머니가 마음에 힘을 잃고 오락가락하셨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네 칸 만화로 담아 《페코로스, 어머니 만나러 갑니다》가 태어났다고 한다. 만화를 그린 이 스스로 이녁 어머니와 즐겁게 마지막 나날 누렸기에 이 이야기가 빛을 보면서 사람들 가슴을 촉촉히 적실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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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코로스, 어머니 만나러 갑니다
오카노 유이치 지음, 양윤옥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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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랫줄놀이 2

 


  큰아이더러 ‘우리 제발 빨랫줄 괴롭히지 맙시다’ 하고 얘기한들 부질없다. ‘얘야, 빨랫줄은 처마하고 뒷간 사이에 이었는데, 자꾸 잡아당기면 처마 끝자락하고 뒷간 나무가 다쳐.’ 하고 얘기한들 덧없다. 좀 빨랫줄 놔두지 않겠니? 네가 세게 잡아당기라고 늘어뜨린 빨랫줄이 아니잖아. 네가 빨랫줄 붙잡고 늘어지기를 그치지 않으면 이제 빨랫줄은 걷을 수밖에 없어. 4346.10.7.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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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이면서

 


  밥을 먹이면서 생각한다. 아이들아, 이 밥이란 너희 목숨이야. 너희가 먹은 밥대로 너희 몸이 이루어진단다. 너희가 예쁜 꽃을 먹고 푸르게 빛나는 잎사귀를 먹으면, 너희 얼굴에 웃음꽃이 피고 너희 팔다리에 푸른 빛이 환하단다. 싱그러운 물을 마시면서 신나게 뛰노는 땀방울 흐르고, 맑은 바람을 마시면서 재잘재잘 곱게 노래하는 이야기가 되지. 언제나 즐겁게 먹자. 밥을 다 마련해서 밥상에 차릴 때까지 즐겁게 기다리면서 즐겁게 놀아라. 밥을 즐겁게 먹고 나서 즐겁게 치우자. 너희가 한 살 두 살 나이를 더 먹으며 손놀림이 익숙해지면, 그때에는 너희 밥그릇과 수저를 너희가 설거지해야지. 너희 스스로 밥을 차릴 날이 곧 다가온다. 밥이 될 먹을거리를 이 땅에 심어서 가꿀 수 있어. 씨앗을 심고 열매와 잎사귀를 얻는 일이란 참으로 아름답단다. 사랑을 심어 사랑을 거두는 삶이란 더없이 빛난단다. 우리들은 풀숲 풀벌레 노랫소리를 듣고, 우리들 재잘거리는 이야기와 노래는 다시 풀숲 풀벌레한테 아리따운 가락으로 흐른단다. 4346.10.7.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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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10-08 15:15   좋아요 0 | URL
이 사진도 참 좋습니다~*^^*

파란놀 2013-10-08 17:03   좋아요 0 | URL
꽃밥 이야기를 하려고 찍었는데,
막상 사진을 들여다보다가
참 좋구나 싶어
이 사진만 따로 떼내어 글이 하나 태어났어요.
아아아 ......
 

 

한글날에 책이 나오지는 못하고

한글날에 '표지 시안'이 나온 책입니다 ^^;;;;;;

 

한글날 지나고 10월에 나오리라 생각합니다.

한글날을 맞추면 더 즐거울 테지만,

한글날에만 팔려서 읽힐 책이 아니니,

언제 나오더라도 사랑받고 즐거움 베푸는 이야기로

이 땅에 뿌리내릴 수 있기를 빕니다.

 

삶도 넋도 사랑도 사람도,

또 말과 글과 꿈도

모두 '숲'에서 태어났다는 이야기를

사람들이 잘 알아채고 느끼면서

하루하루 아름다이 누릴 수 있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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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10-08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표지시안이 책제목이나 내용에 꼭 어울리게 참 좋네요!
아주, 겉도 속도 든든하고 예쁜 책이 나올 듯 싶습니다~
얼마나 아름답고 예쁜 책일까요~?^^
벌써부터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을 읽을 생각에 두근두근 합니다~*^^*

파란놀 2013-10-08 17:02   좋아요 0 | URL
저도 화가 선생님 그림 마무리가 어떻게 되어
참말 둘도 없이 멋진 책이 새로 태어날까 하고
두근두근 기다려요.

숲에서 살려낸 우리 말 이야기가
시골마을 숲을 살리는 고운 책 되기를
빌어 마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