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보라 우산 들고 달려

 


  누나한테서 배운 ‘우산 들고 달리기’를 한다. 산들보라가 하는 웬만한 놀이는 모조리 누나한테서 물려받는다. 그러면, 누나는 놀이를 누구한테서 물려받았을까. 아버지? 어머니? 아니면 스스로? 먼먼 옛날부터 놀이는 어떻게 태어나서 어떻게 이어오는가? 4346.11.14.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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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산놀이 4

 


  우산을 헛간 가운데 칸에 놓고 커다란 바퀴로 문을 기댔는데, 요 녀석들이 어느새 커다란 바퀴를 치우고는 가운데 헛간에서 우산을 꺼내 논다. 이 개구쟁이 녀석들. 비 안 오는 날에 우산을 질질 끌고 아무렇게나 폈다가 껐다가 하니 우산이 다 망가지잖니. 막상 비가 오는 날에는 쓸 만한 우산이 하나둘 사라지잖니. 바로 옆에 후박나무 그늘 있는데 굳이 우산 그늘로 들어가야 하니. 4346.11.14.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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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68. 2013.11.9.ㄷ

 


  큰아이가 엎드려 만화책을 펼쳐는 옆으로 옆지기가 엎드려 만화책을 펼친다. 머잖아 작은아이가 만화책 보는 재미를 붙이면, 세 사람이 나란히 엎드려 만화책을 펼치겠지. 작은아이 네 살 될 무렵이면 이 모습이 나오지 않을까. 사이좋게 흐르는 조용한 저녁이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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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에라도 다 읽어치울 수 있는 열일곱 권짜리 만화책 《불새》를 거의 세 해에 걸쳐서 읽었다. 하루아침에 다 읽기에는 너무 아쉽기 때문이었는데, 세 해에 걸쳐 나 스스로 날마다 새롭게 거듭나는 눈길로 차근차근 되읽고 싶기도 했다. 휘리릭 다 읽어낸 뒤 또 읽고 다시 읽어도 되지만, 벌써 스무 해도 더 앞서 숨을 거둔 만화가 데즈카 오사무 님이 열일곱 권에 이르는 만화책을 세 해 즈음 걸쳐 찬찬히 그려서 선보인다는 생각을 했고, 책상맡에 이 만화책을 오래도록 두고 지켜보면서 자꾸자꾸 이야기를 되돌아보았다. 어느 책인들 섣불리 짚거나 따질 수 있겠느냐만, 만화책 《불새》는 더더욱 섣불리 읽거나 말할 수 없다고 느꼈다. 데즈카 오사무 님 마지막 삶과 《불새》 이야기를 보여주는 《테즈카 오사무 이야기 4 : 1977∼1989》 또한 기나긴 땀방울과 눈물과 웃음으로 그린 책이 되리라 느낀다. 떠난 사람과 살아가는 사람이 이렇게 책 하나로 만나 새로운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대목이 더할 나위 없이 놀라우며 사랑스럽다. 4346.11.13.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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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즈카 오사무 이야기 4: 1977 ~ 1989
반 토시오, 테즈카 프로덕션, 아사히 신문사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3년 11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2013년 11월 13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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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함께 - 이 아이들은

 


  사진만 바라보면 나이도 때도 자리도 그대로이다. 사진을 찍은 날짜를 헤아리면, 사진에 찍힌 사람들은 나이를 먹고, 사진에 찍힌 자리는 달라진다. 2001년에 찍은 사진에 나오는 아이들을 가만히 떠올린다. 그무렵 부산 보수동 헌책방골목에서 자전거 타며 놀던 아이들은 오늘 몇 살이 되었으려나. 2005년에 책을 깔고 앉은 채 그림책 보던 아이들은 오늘 몇 살이 되었으려나. 2008년에 어머니 손을 잡고 헌책방골목 마실을 다니던 아이는 오늘 몇 살이 되었으려나.


  어느 아이는 스무 살 가까이 되었을 수 있고, 너덧 살에서 열 살 넘은 아이가 있으리라. 앞으로 한 해 두 해 더 흐르면 이 아이들 나이는 더 늘 테지.


  우리 집 아이들 찍은 사진을 들여다볼 적에도 이 아이들이 날마다 새롭게 자라는구나 하고 느낀다. 다른 집 아이들이 내 사진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마주할 적에도 이 아이들이 앞으로 어떤 사랑빛 키우면서 새로운 삶 일굴까 하고 헤아려 보곤 한다.


  아름다운 삶을 누리기에 아름다운 이야기를 사진에 담는다고 느낀다. 아름다운 사랑을 속삭이기에 아름다운 빛을 사진에 싣는다고 느낀다. 찍는 사람과 찍히는 사람 모두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삶자리에서 아름다운 노래가 흐른다고 느낀다.


  빛으로 빛을 찍는 사진이지만, 이 빛에는 푸른 내음과 싱그러운 바람과 고운 노래가 함께 깃든다. 내 사진으로 들어온 아이들을 앞으로 다시 한 번, 두 번, 세 번 새롭게 만나고 싶다. 4346.11.13.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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