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아이 107. 2014.2.6.ㄴ 네 손에는

 


  책순이 사름벼리가 손에 쥐는 책에서 어떤 이야기가 흘러나올까. 책순이 사름벼리는 어떤 책을 손에 쥐면서 어떤 이야기를 마음속에 담고 싶을까. 책순이 사름벼리는 책마다 서린 다 다른 아름다움을 받아먹으면서 스스로 새롭게 재미난 이야기를 가꿀 수 있을까. 책순아, 그림책도 책이고, 작대기도 책이며, 하늘하늘 날리는 눈도 책이야. 동생 손을 맞잡고 거니는 들길도 책이고, 아버지와 함께 타는 자전거도 책이야. 우리 둘레에는 언제나 모두 책이야.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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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억 주택 도전기”라는 이름이 내키지 않고, 집을 다 짓고 나니 3억 가까이 들었다는 돈도 그리 달갑지 않다. 왜 집을 지을 적에 돈을 따지는지 알 길이 없다. 돈이 든다면 들 테지만, 옷을 사서 입으면서 얼마짜리 옷을 입느냐고 따지는가? 밥을 지어서 먹을 적에 얼마짜리 곡식과 콩과 반찬을 차려서 먹는다고 따지는가? 밥과 옷 모두 내 삶을 밝히고 가꾸는 흐름을 살핀다. 집이라고 다를 까닭이 없다. 내가 살아갈 가장 아름다운 보금자리를 가꾸는 일이라고 여긴다면, “꿈꾸는 대로 지으면서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면 좋겠다. 오늘날 시멘트를 안 바르면 집을 못 짓는다고 할 만하지만, 시멘트로 바른 집을 나중에 몇 해나 더 이어갈 수 있는지 돌아볼 수 있으면 좋겠고, 돈이 얼마 들었느냐를 떠나, 스스로 즐겁게 누리고픈 삶인가 아닌가를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1억이든 3억이든 무슨 대수인가. 남이 지어 놓은 집에 들어가든 손수 집을 짓든 무슨 대수인가. 즐겁게 살아가면 되고, 사랑스레 손질하고 가꾸면 된다. 4347.2.11.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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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만의 집 꿈꾸다 짓다 살다- 설계부터 완공까지 1억 집짓기 도전기
김병만.박정진 지음, Dreamday 편집부 엮음 / 드림데이(Dreamday) / 2013년 10월
16,000원 → 14,400원(10%할인) / 마일리지 8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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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2월 11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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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배우고 싶은 이한테 ‘추천하는 책’

 


  사진잡지 《포토닷》 4호(2014.3.)에 실을 글을 하나 쓰고 난 뒤 아무래도 아쉽다. 사진을 배운다는 어느 젊은이가 ‘사진기술 다루는 책 말고 사진에 담을 이야기를 배우는 데에 도움이 될 책’을 추천해 달라고 묻는 말에 대답하는 글을 썼는데, 주어진 원고종이가 짧아, 하고픈 말을 다 하지 못했다. 책 하나 추천해 달라는 젊은이는 으레 ‘추천하는 책 한 권’만 읽으면 넉넉하리라 여기곤 하는데, ‘추천하는 책 한 권’이면 넉넉할 일이란 없다. 왜냐하면, 추천해 주는 책은 맨 처음 읽을 길잡이책일 뿐이다. 이 책 하나를 길잡이로 삼아서, 모든 책을 다 읽겠다는 몸가짐이 되어야 한다. 사진책뿐 아니라, 사진을 다루는 책, 사진과 얽히지 않은 수많은 책, 이 책 저 책 골고루 아우르면서 마음과 넋과 삶과 꿈과 사랑을 나란히 가다듬고 가꿀 수 있어야 한다.


  사진찍기란 삶찍기이다. 사진에 담을 이야기란 무엇이겠는가?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어떻게 읽는가? 제대로 들여다볼 줄 알아야 읽는다. 어떻게 해야 제대로 들여다보는가? 서로 이웃이 되고 동무가 되며 한식구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웃이나 동무나 한식구가 된 뒤에도 사회와 문화뿐 아니라 역사와 살림을 읽을 수 있어야지.


  사진 한두 해 찍는대서 사진이 나아지지 않는다. 마땅한 노릇이다. 그러면, 책 한두 권 읽거나, 책을 한두 해쯤 읽는다면 어떻게 될까? 그리 나아지지 않겠지만, 조금씩 나아질 테지. 무슨 소리인가 하면, 사진을 아름답게 찍으려는 이라면 한두 해 찍고 그칠 수 없어, 열 해 스무 해 꾸준히 찍고, 서른 해 마흔 해 차근차근 나아가듯이, 책도 한두 권이 아닌 열 권 스무 권 천 권 만 권으로 나아갈 노릇이며, 서른 해 마흔 해 한결같이 곁에 두면서 차곡차곡 읽고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어야 한다.


  사진을 쉰 해쯤 찍었으면 ‘이제 사진을 다 아니’까 새로 안 배워도 될까? 아니다. 사진을 예순 해나 일흔 해 찍었어도 새로 배울 이야기가 있다. 책을 십만 권이나 백만 권 읽었으면 이제 책은 안 읽어도 될까? 아니다. 십만 권을 읽었으면 십일만 권 읽도록 나아가고, 백만 권 읽었으면 천만 권 읽도록 나아갈 노릇이다. 새롭게 배우고 새롭게 깨달으며 새롭게 사랑할 길이 보이니까.


  책 하나 추천해 달라는 젊은이한테는 늘 이 말을 들려주고 싶다. 자, 이 책 하나부터 앞으로 두고두고 수많은 아름다운 책을 만나면서 사진빛을 사랑스러운 삶빛 되도록 가꾸어 보셔요, 하고. 다음달 잡지에는 아마 이런 글이 실리리라 본다. 4347.2.11.불.ㅎㄲㅅㄱ

 


[물음] 사진공부에 도움이 되는 책 추천바랍니다. 기술서가 아닌 내용적인 측면에서 사진의 작업에 도움이 되는 책이었으면 합니다. 혹은 사진을 공부하는 데 있어 반드시 읽어야할 책에 대한 추천도 좋습니다.

 

[답변] 《휴먼》이라는 이름으로 오래도록 ‘사람’ 사진을 찍은 최민식 님이 쓴 《다큐멘터리 사진을 말하다》라는 작은 책이 있어요. 젊은 사진가한테 띄우는 편지 같은 책으로, 모두 열여섯 가지 이야기를 간추려서 들려줍니다. 이러한 책을 만날 적에는 옳고 그름이나 나한테 맞느냐 안 맞느냐를 살피지 말고, 무엇이든 새롭게 느끼고 배운다는 생각을 해야, 사진을 즐겁게 배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진책도서관을 꾸리는 사람으로서 ‘사진을 찍고 읽으며 배우는 길’에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추천한다면, 저는 ‘사진을 말하는 책’보다는 ‘삶을 말하는 책’을 추천하고 싶어요. 이를테면, 권정생 님이 쓴 동화책 《몽실 언니》와 이원수 님이 쓴 동시집 《너를 부른다》, 이 두 가지를 추천합니다. 동화책 《몽실 언니》는 어린이부터 할머니까지 눈물을 적시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그립니다. 동시집 《너를 부른다》는 어린이부터 할아버지까지 가슴을 울리는 아름다운 사랑을 그려요. 글 한 줄로 우리 삶을 밝히고 빛내면서 노래하는 이러한 동화책과 동시집을 읽으면서 마음속으로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을 그려’ 보셔요. 사진을 찍는 분들 누구나 스스로 찍고 싶은 빛이 있어야 사진을 찍을 수 있어요. 사진기 다루는 기술이나 솜씨가 모자라거나 없어도 사진을 아름답고 즐거우며 사랑스레 찍는 힘과 밑바탕이 어디에 있는가를, 이 두 가지 책이 예쁘게 보여주리라 생각합니다. 울림, 곧 감동이 있을 때에 문학이고 문화이며 예술이니, 사진에 울림을 담도록 하는 몸가짐과 넋을 즐겁게 배우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최종규 . 2014 - 책 언저리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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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오늘 하루를 되새기려 하는데, 어느새 밤 열두 시가 지난다. 이제 이월로 접어들며 끝날 듯한 ‘서울시 공문서 손질’하는 일은 마지막이 되리라. 지난해 십이월부터 이 일을 하느라 품을 많이 들였더니 골과 눈이 몹시 아프다. 그만큼 배운 대목이 많기도 하다만, 짧은 동안 수백 건에 이르는 공문서를 한꺼번에 들여다보자니 참으로 고단하다. 더구나, 오늘은 여러 곳에서 전화가 오고, 먼 손님과 가까운 손님이 잇달아 찾아온다. 이래저래 손님을 맞이하고 전화를 받으며 밀린 일을 하느라 부산을 떨다 보니, 아이들 먹을 밥을 제때 못 차렸다. 감을 썰고 배를 깎아 주는 한편, 다른 먹을거리를 주었지만, 막상 밥은 저녁 다섯 시나 되어서야 겨우 차렸다. 너무 바쁘게 살지 말자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더할 나위 없이 고단하고 바빴다. 작은아이도 큰아이도 낮잠을 못 재웠고, 졸음에 겨운 아이들을 저녁에 가까스로 재웠다. 한숨을 돌리면서 ‘서울 공문서 손질’을 더 하다가 팔뚝과 손목과 어깨가 결려 이제 그만하고 아이들 곁에 누울 생각이다. 설을 쇠고 나서 몸을 추스르느라 여러 날 걸리기도 했지만, 이월은 참 바쁘네. 삼월이 되면 어쩌려나. 삼월에는 내가 하고 싶은 ‘한국말사전 새로 만들기’에 온힘을 쏟을 겨를이 날까. 그러고 보니, 오늘 그토록 바쁜 틈에도 손빨래를 꽤 했고, 우리 집에 눌러앉으려는 떠돌이 개한테 밥을 두 차례 챙겨 주었네. 눈알이 핑핑 도는 하루가 지나갔는데, 뒷간에서 똥을 누면서 그 짧은 틈에 시집 한 권 다 읽기도 했다. 아침부터 밤까지 느긋할 겨를이 없다 보니 아주 살짝 난 틈(혼자 뒷간에 앉는)에 엄청나게 마음을 가다듬어 시집을 다 읽어내는구나. 달과 별 모두 포근한 밤이다. 4347.2.11.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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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4-02-11 01:33   좋아요 0 | URL
바쁠 때 오히려 더 많은 일들을 해내더라구요. 설 잘 보내셨나요? 명절이란 참 고약한 놈이라 바깥일 안해도 되는 건 좋은데 집안일들이 잔뜩..ㅠㅠ 이리저리 눈치 볼 일, 신경쓸 일 많아 더 지치더라구요. 그래도 날이 따뜻해서 그건 참 좋았는데, 요즘 갑자기 추워져서 슬프답니다. 부산에도 눈이 이렇게 올 지경이면 다른 지방은 어떨지.. 윗지방 곳곳에서 눈 때문에 피해 입는다는 소식에 마음이 아리네요. 함께살기님은 괜찮으신지...

건강 잘 챙기시구요~ 아이들도 모두 건강하길 바랍니다.^^

파란놀 2014-02-11 09:00   좋아요 0 | URL
바쁜 하루 잘 누리고
즐겁게 지내야지요.
이 모두 꼭 한 번뿐인
아름다운 나날이니까요.

설은 설렁설렁 지나갔고 ^^;;
이제부터 또 신나게 새 하루 열어야지요.

꼬마요정 님 또한 집일도 바깥일도
차근차근 가다듬으면서 하루 누리셔요~

하양물감 2014-02-12 06:42   좋아요 0 | URL
평소에는 그렇게 생각하죠. 시간이 많다면, 좀더 여유가 있다면 더 잘할텐데..
그런데 현실은 바쁠 때 더 많이 해내요^^
물론 준비가 잘 된 사람일 때 말이에요.
함께살기님 바쁜 하루 마감 잘 하셨지요???

파란놀 2014-02-12 19:40   좋아요 0 | URL
바쁘고 바쁘더라도
아름답게 살아가자는 마음을
잘 건사하고 지켜야겠구나 싶어요.
하양물감 님도 늘
고운 마음 되시기를 빌어요~
 


  아이들이 있을 적과 없을 적은 다르다.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바라볼 적과 돌볼 적은 다르다. 《사계절 생태놀이》라는 두툼한 ‘놀이책’을 2005년에 처음 만났다. 이무렵은 혼자서 시골에서 살 때라, 그러려니 하면서 훑고는 말았다. 아무래도 ‘책에 나오듯이’ 함께 놀 아이가 없었기 때문일까. 그렇지만, 아이가 없더라도 어른으로서 숲과 들과 멧골과 냇물에서 혼자 잘 놀면 되지. 꼭 놀이를 아이한테 보여주거나 가르치거나 물려주어야 하지는 않다. 누구한테나 보여주거나 가르치거나 물려주지 않아도 재미있는 놀이가 된다. 누구한테서 배우거나 듣거나 물려받지 않아도 새삼스레 새로운 놀이를 만들 수 있다. 가만히 보면, 놀이책을 옆에 놓고서 놀이를 배워야 하지는 않다. 스스로 놀면 되고, 스스로 놀이를 가꾸면서 살면 된다. 놀면서 살 때에 아름다운 나날이 되고, 놀면서 일할 적에 사랑스러운 꿈이 자란다. 놀이란 얼마나 좋은가. 봄과 여름과 가을과 겨울마다 다 다르게 누리는 놀이란 얼마나 기쁜가. 들과 숲과 바다와 냇가와 멧골마다 다 다르게 즐기는 놀이란 얼마나 아기자기한가. 4347.2.11.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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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생태놀이 (합본)
붉나무 글.그림 / 길벗어린이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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