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와 춤추기


 아빠는 책을 읽고 엄마는 뜨개질을 한다. 아이는 혼자 놀다가 아빠가 읽던 책을 빼앗는다. 서른두 달째를 함께 살아가는 아이는 엄마가 몸이 많이 아프고 힘들어 같이 놀아 주기 어려운 줄을 아니까, 아빠를 붙잡고 놀자 한다. 아빠 손을 놓지 않는다. 빙글빙글 춤을 춘다. 속으로 말한다. 너, 앞으로 몇 살까지 아빠 손을 안 놓을 생각이니? 아니, 아이한테 물을 말이 아니라 아빠 스스로 당신은 아이 손을 몇 살까지 잡을 수 있겠다고 생각하시오, 하고 물어야겠지. 까르르 웃으면서 뱅글뱅글 돌다가는 안아 달라 한다. 하기는, 아직 너한테는 책읽기는 조금만, 또는 안 해도 되지만, 아주 곯아떨어질 때까지 뛰고 놀며 춤추어야 할 테지. 아빠는 오늘이 아니어도 올해가 아니어도 언제든 책을 읽을 수 있을 테지. (4344.2.20.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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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우리 말 81] 택시 TAXI

 택시를 타는 곳에 한글로 ‘택시’라 함께 적은 일이 얼마만인가 모르겠다. 여태껏 알파벳으로만 적어 놓더니, 드디어 한글로도 함께 적었다. 가만히 보면 버스를 타는 데에도 알파벳으로 ‘BUS’라고만 적기 일쑤인데, 나라밖에서 한국을 찾아오는 사람을 헤아리며 이렇게 적는다지만, 그러면 한국에서 살아가는 한국사람을 생각한다면 이런 알림판이란 말이 될까. (4344.2.20.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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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우리 말 80] 편해서 땡큐! 즐겨찾기

 새로운 소주가 나온 듯하다. 새로운 소주에 붙은 이름은 ‘즐겨찾기’인 듯하다. 이제 이 낱말 ‘즐겨찾기’는 인터넷에서뿐 아니라 여느 살림자리에서까지 깊이 자리를 잡을 만하겠구나 싶다. 좋은 이름을 좋은 손길로 어여삐 빚는 흐름이 아예 싹이 꺾이지 않았다고 느낀다. 그런데, 이 술 하나 알리는 종이쪽지에는 ‘땡큐’라 적고야 만다. ‘편(便)해서’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땡큐’는 뭔가? 이렇게 알릴 바에야 술이름도 ‘즐겨찾기’처럼 지을 까닭이 없지 않나. “가뿐해서 고마워! 즐겨찾기”나 “가벼워 고마워! 즐겨찾기”처럼 쓰든지, “좋아, 고마워! 즐겨찾기”처럼 쓸 수 있었을 텐데. (4344.2.20.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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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말(인터넷말) 36] 에코토피아 나눔밥상

 ‘나눔밥상’처럼 좋은 일을 한다며 좋은 이름을 좋은 넋으로 살가이 붙입니다. 그렇지만, 이러한 일을 하는 사람들은 ‘에코토피아’입니다. 아마, 예전 지식인들이라면 ‘초록세상’이나 ‘녹색지대’ 같은 한자말로 이름을 지었겠지요. 오늘날 지식인들은 한자말보다는 영어로 이름을 짓기를 좋아합니다. 그러니까, 옛날이나 오늘날이나 이 나라 지식인이라 하는 사람들은 우리 말로 이름을 안 짓습니다. 아니, 못 짓는다고 해야 할까요. 우리 말로 이름 하나 곱게 지으려고 생각하지 못한다고 할까요. 한국사람이랑 한국말로 쉬우며 예쁘게 알뜰살뜰 이야기꽃 피우는 일은 꿈조차 꾸지 않는다고 할까요. 그예 위에서 아래로 내려보내기만 할 뿐입니다. (4344.2.20.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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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말(인터넷말) 35] 홈으로 가기, 이메일서비스

 오늘날처럼 영어를 참 쉽게 아무 데나 쓰는 이 나라에서 “홈으로 go”라 안 하고 “홈으로 가기”라 적은 대목은 놀랍습니다. 그러나 ‘홈’이란 ‘home’, 곧 ‘홈페이지’를 가리킵니다. 우리 말로는 ‘누리집’이요, 한 글자로 줄이고 싶다면 ‘집’입니다. “민중의소리 집으로 가기”라 적어야 올바릅니다. 영어로는 그저 ‘집’을 뜻할 뿐인 낱말 ‘home’인데, 이 영어를 ‘집’을 뜻하는 자리에서도 쓰고 ‘누리집’을 뜻하는 자리에서도 씁니다. 그렇지만 우리 말 ‘집’은 집을 뜻하는 자리에도 잘 안 쓸 뿐더러, 누리집을 일컫는 자리에서는 아예 안 씁니다. 이래서야 이 땅에 옳고 바른 넋과 뜻과 일이 자리를 잡을 수 있나 모르겠습니다. 더군다나, 인터넷으로 주고받는 편지는 ‘누리편지’요, 같은 뜻으로 ‘인터넷편지’라고도 하는데, 이런 말도 못 쓰고 ‘이메일서비스’라 한다면 퍽 아쉽습니다. 더 살피면, “여기를 눌러 주세요”라 하고, “여기를 클릭 하세요”라 하지 않습니다. 이 대목도 고맙습니다. 이나마 적어 주니 반갑다 할 만합니다. 가만히 보면, 이 자리에서 쓴 ‘이메일서비스’란 “편지로 띄워 주는 소식읽기”입니다. 곧, ‘소식편지’를 보내 주겠다는 소리입니다. (4344.2.20.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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