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소니 드 멜로 님 책들은 꽤 예전에 나온 책들이 예쁘장하게 생겼다. 요사이 다시 나오는 판은 겉그림부터 영 어설프다. 왜 새로 꾸미는 책은 아리따운 빛이 사라질까. 이번에 다른 한 권 새로 나오며 옷 한 벌 곱게 차려입은 모습을 본다. 반가우면서 고맙다.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사랑으로 가는 길- 앤소니 드 멜로 신부의 마지막 명상들
앤소니 드 멜로 지음, 이현주 옮김 / 삼인 / 2012년 2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12년 03월 08일에 저장



1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아이들의 장난감 1 - 애장판
오바나 미호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아픈 아이들한테
 [만화책 즐겨읽기 28] 오바나 미호, 《아이들의 장난감 (1)》

 


  봄을 맞이했지만, 잠을 자는 방에는 늘 이불을 깔아 놓습니다. 밤에도 자고 새벽에도 자며 아침이나 낮에도 한숨 꼭 자야 하는 갓난쟁이가 있으니까요. 갓난쟁이를 언제라도 눕히도록 방 한켠은 늘 이부자리입니다. 더욱이 아직 추위가 말끔히 가시지 않은 만큼, 방바닥이 따스하도록 이불을 깔아 놓습니다.


  저녁이 되고, 밤이 가깝습니다. 두 아이는 지칠 줄 모르며 노느라 바빠 도무지 잠자리에 들려 하지 않습니다. 고단하니까 그만 자고 아침에 일어나면 좋으련만 하고 생각하지만, 어버이인 나부터 조금 더 일을 마치고 잠들자 생각하니, 아이들이라고 나와 다르지 않으리라 느낍니다. 옷장 문을 열고 이불더미로 콩콩 뛰는 첫째 아이처럼, 나도 옷장 안쪽에서 이불더미로 콩콩 뛰며 놀던 어린 나날이 있었다고 깨닫습니다.


  이렇게 노는 아이들을 바라보지 못했다면 내 어린 나날을 앞으로도 못 떠올리며 살지 않았을까요. 나도 내 어버이한테는 ‘졸리면서 끝끝내 잠은 안 자고 더 놀려 하던 아이’가 아니었을까요. 졸리건 안 졸리건 고단하건 안 고단하건 놀 수 있는 만큼 더 신나게 놀며 하루를 즐기는 아이였겠지요.


- “지금 너희들의 모습을 거울에다 비춰 보지 그래? 아주 한심의 극치야. 오히려 원숭이 떼가 더 똑똑해 보일 정도라니까.” (22쪽)
- “넌 지금 네가 무슨 깡패 집단의 보스라도 되는 줄 아는 모양인데, 넌 우리 3반의 쓰레기야! 내가 머지않아 고성능 청소기로 싹 쓸어버릴 테니까 각오해 둬!” (28쪽)
- “아프잖아!” “우리 여자들의 하트는 훨씬 더 아프단 말야! 큐티 하니처럼 욱씬욱씬! 그래! 진심으로 사과해!” (92쪽)

 

 


  더 놀고 싶은 아이한테 내 어버이는 어떤 말을 했을는지 궁금합니다. 더 놀려 하는 아이를 바라보는 내 어버이는 어떤 마음이었을는지 궁금합니다. 오늘 내가 내 아이들한테 하는 말하고 같이 내 어버이가 말했을까요. 오늘 이곳에서 내가 아이들을 바라보며 생각하는 결처럼 내 어버이가 느꼈을까요.


  봄꽃이 핍니다. 봄비가 내립니다. 봄바람이 붑니다. 봄햇살을 쬡니다. 온 들판은 온통 봄누리입니다. 아이들은 봄을 맞이해 더 개구지게 놀 만합니다. 바야흐로 따사로운 봄철 온 집안 문을 다 열고는 봄기운을 맞아들여 예쁘게 놀 만합니다.


  봄까치꽃에 이어 별꽃을 바라보며 생각합니다. 논둑이랑 밭둑에는 이 두 가지 들꽃이 맨 먼저 찾아오는데, 멧자락에는 어떤 꽃들이 옹기종이 피었을까요. 마늘밭마다 독새기풀 뽑느라 할머니들 허리가 구부정한데, 독새기풀처럼 냉이와 달래도 곳곳에 새 줄기를 올리겠지요.


  우리 집 둘레나 마당에 새 쑥이 오릅니다. 들꽃 사이사이 쑥잎이 앙증맞습니다. 좋은 풀내음이 푸르게 퍼집니다. 맑은 풀냄새가 집안으로 스밉니다. 이 따사로운 봄날, 이 나라 아이들은 어디에서 누구랑 무엇을 하며 하루를 보낼까요. 이 포근한 봄철, 이 나라 푸름이와 젊은이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새롭게 꿈과 이야기를 빛낼까요.


- “하야마는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한 마리 외로운 승냥이 같아. 아무에게도 마음을 안 여는 느낌이야. 난 친구들이랑 엄마, 레이 같은, 사랑하는 사람이 많이 있는데. 하야마에게는 그런 사람이 없어. 아니, 일부러 만들지 않는 것 같아. 그런 사람이 있다니, 화가 나기보단 오히려 슬퍼지는 거 있지.” (96쪽)
- “나는 그 애에게 정말로 감사하고 있어. 그 애 덕분에 기운을 낼 수 있었거든. 어린애라 하더라도 상대가 진지하다면, 나도 진지하게 대해야 한다고 생각해.” (225쪽)

 


  오바나 미호 님 만화책 《아이들의 장난감》(학산문화사,2004) 첫째 권을 읽습니다. 첫째 권에 나오는 아이들은 초등학교 6학년입니다. 아마 이 만화는 초등학생부터 중학생 사이 아이들 읽으라고 그렸겠지요. 고등학생이나 어른들은 이 만화가 좀 어리거나 재미없다 여길 수 있겠지요.


  나는 내 어린 나날 나이로 돌아가 만화책을 읽습니다. 나 또한 열세 살 어린이였던 모습을 그리며 만화책을 읽습니다. 집일을 하느라 등허리가 결려 방바닥에 엎드린 채 읽습니다. 첫째 아이는 아버지 등을 타고 올라와 방방 뜁니다. 이 녀석은 제 아버지 등짝이 앞마당이라도 되는 양 두 다리 쪽 펴고 서서 체조나 곡예라도 부리는 듯합니다.


  그야말로 온몸이 쑤실 때에는 아이가 건드리기만 해도 아픕니다. 참으로 온몸이 뻑적지근할 때에는 아이가 등뼈를 자근자근 밟아 주니 시원하기도 합니다. 아픈 날은 아버지가 골을 부리고, 시원한 날은 가만히 있습니다. 아픈 날은 아이가 부디 밖에 나가 신나게 뛰놀기를 바라고, 시원한 날은 너무 오래 밟지는 말고 조금만 밟고 내려오기를 바랍니다.


  돌이켜보면, 내 어린 나날 내 아버지는 아이들 어리광이나 놀이를 거의 안 받아 주었다고 느껴요. 어릴 적에 아버지하고 놀았던 모습이 하나도 떠오르지 않습니다. 집에서 아버지는 늘 무섭고 지쳤으며 혼자 쉬는 분이었습니다. 제삿날에 맞추어 작은아버지가 찾아오면, 작은아버지 품에 안겨 수염을 만지작거리며 놀곤 하던 일은 떠오르지만, 내 아버지 수염을 만지작거린다든지 등에 올라탄다든지 하는 일은 꿈조차 못 꾸었지 싶어요.

 

 


- “자기 엄마 좋아하는 게 뭐가 나쁘지?” (119쪽)
- “아니, 그것 때문이야? 그 이유 때문에 너희 집이 이 모양이냐고? 11년씩이나? 이상해. 미안하지만 너희 집은 정말 이상해. 엄마가 애써서 낳아 주신 거잖아?” (137쪽)


  갓난쟁이는 언제나 어머니 바짓가랑이나 치잣자락을 붙잡고 늘어집니다. 어린 아이도 으레 어머니 뒤를 졸졸 좇습니다. 집에서 함께 지내며 서로 즐거이 노는 사이라면 아이들은 아버지 품도 좋아하고 아버지 품에서 새근새근 달게 잠들기도 합니다.


  아주 마땅히, 아이들은 제 어버이를 좋아합니다. 아주 마땅히, 어버이는 제 아이들을 좋아합니다. 서로 아끼고 서로 믿습니다. 서로 보듬으며 서로 기댑니다.


  온힘뿐 아니라 온사랑 기울여 아이를 몸속에 보듬다가 낳습니다. 숱한 나날뿐 아니라 수없이 흘리는 땀방울로 아이들을 먹이고 입히고 재우며 보살핍니다.


  좋아하기에 낳는 아이요, 사랑하기에 보살피는 아이입니다. 좋아하기에 함께 노는 어버이요, 사랑하기에 나란히 손을 잡고 마실을 다니는 어버이입니다.


- “그래, 난 아무것도 말라.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래서 알고 싶다고, 힘이 되고 싶다고 했던 건데. 죽고 싶다는 소리나 하고, 다 필요없어. 바보. 멍청이. 나쁜 놈!” (130∼131쪽)
- “아가, 엄마는 말이지, 널 사랑하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낳은 거란다. 그러니까, 엄마 몫까지 열심히 살아 주렴.” (166쪽)


  어버이 스스로 예쁜 넋으로 살아갈 때에 아이들은 언제나 예쁜 웃음과 낯빛과 몸짓입니다. 어버이 스스로 아픈 생채기로 그늘질 때에 아이들까지 노상 아픈 앙금을 쌓으며 그늘지는 눈물과 몸빛과 매무새입니다.


  아픈 아이들한테는 사랑만 한 손길이 없습니다. 아픈 어른들한테도 사랑만 한 손길이 없습니다. 아픈 마음을 어찌하지 못하는 사람들 모두 사랑을 받아먹으며 기운을 되찾아야 합니다. 아픈 삶으로 얼룩지며 시름시름 앓는 사람들 누구나 고운 사랑을 해맑게 받아들여 따사로이 씨앗 하나 품으며 우람한 나무로 키울 수 있어야 합니다.


  아이들은 예쁜 얼굴 어머니나 돈 많은 아버지를 바라지 않아요. 아이들은 활짝 웃으며 밥상을 차려 주고, 기쁜 낯빛으로 함께 어우러져 놀 어버이를 바라요. (4345.3.8.나무.ㅎㄲㅅㄱ)


― 아이들의 장난감 1 (오바나 미호 글·그림,최윤정 옮김,학산문화사 펴냄,2004.9.25./6000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콩순이 어부바 자전거 어린이

 


 어머니가 동생을 업을라치면, 첫째 아이 사름벼리는 꼭 콩순이 인형을 업겠다며 아버지나 어머니를 부른다. 아직 저 혼자 인형 포대기를 묶을 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은 아이 스스로 요리조리 얼추 묶었다. 꽤나 허술하지만, 아이 스스로 처음으로 묶었다고 할까. 맨 처음이라 할 수는 없으나, 스스로 포대기를 묶겠다는 굳센 다짐으로 꽤 야무지게 묶은 첫 손길이라 할 만하다.

 

 노란 빛깔 가득한 웃옷을, 알고 보면 잠옷이지만, 예쁘게 입고는 노란 인형 포대기로 콩순이 인형을 안고는 제 신발 한 켤레는 자전거 바구니에 담고 마당을 빙빙 도는 아이가 그야말로 환하다. 콩순이가 자꾸 흘러내린대서 아버지가 포대기 끈을 제대로 여며 준다. (4345.3.7.물.ㅎㄲㅅㄱ)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카스피 2012-03-09 11:49   좋아요 0 | URL
ㅎㅎ 큰애가 벌써 인형을 매면서 노는 군요.그나저나 요즘 서울에는 어린이들이 저처럼 자전거타고 놀 골목이 없어져서 큰일이네요.골목길에서도 차들이 쌩쌩다니니 아이들이 놀 공간이 너무 없어져 안탔깝습니다.

파란놀 2012-03-09 16:21   좋아요 0 | URL
그래도 서울 아이들은 자전거랑 인라인 많이 타지요.
그것밖에는 할 놀이가 없으니까요... ㅠ.ㅜ
 


 산들보라 누나 따라

 


 누나 가는 곳 졸졸 따라가는 산들보라. 그러나 누나만 따라다니지 않는다. 같이 놀 만하다 싶으면 어머니도 따라가고 아버지도 따라간다. 저녁이 되어 온몸 쿡쿡 쑤시다며 곯아떨어지려는 아버지는 같이 안 놀아 주고, 졸음에 겨운데 꾹꾹 참으며 노는 누나를 마냥 좇는 산들보라. 오늘은 세 차례 응가를 누고, 세 차례째 밑을 씻기고 나서 한동안 기저귀를 풀어 놓는다. 누나 따라 이불을 밟으며 같이 논다. (4345.3.7.물.ㅎㄲㅅㄱ)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하늘바람 2012-03-08 14:47   좋아요 0 | URL
아이들 넘 귀여워요. 아이고 푸른 엉덩이도 귀엽고.
옷장도 참 이쁘네요

파란놀 2012-03-08 22:20   좋아요 0 | URL
네, 참 어여쁩니다.
잘 때 좀
잘 자 주면 더... -_-;;;

카스피 2012-03-09 11:47   좋아요 0 | URL
태어난지 얼마 안된것 같은데 벌써 누나를 쫒아다니네요.두 아이의 모습니 넘 정겹습니당^^

파란놀 2012-03-09 16:23   좋아요 0 | URL
둘이 참 잘 놀아서,
때로는 일손을 덜기도 해요~
 


 별꽃 책읽기

 


  봄까치꽃에 이어 피어난 작은 들꽃을 만납니다. 이웃마을에는 벌써 피었고, 우리 집 앞 논둑에는 오늘 핀 모습을 바라봅니다. 아마 며칠 앞서 피었을 테지만 오늘 알아보았다고 해야겠지요.


  봄까치꽃마냥 아주 자그마한 들꽃을 바라보며 말을 겁니다. “네 이름은 무어니? 사람들이 너를 두고 무슨 꽃이라 하니?” 꽃이름을 모르지만, 생김새로 보아 “넌 별처럼 생겼구나. 아주아주 작으니 작은별꽃이라 해도 되겠니?” 하고 묻습니다.


  그런데, 봄까치꽃도 참 작지만 이 꽃을 ‘작은봄까치꽃’이라고는 하지 않으니 그냥 ‘별꽃’이라고 해야 할까요. 하기는, 큰사람이랑 작은사람이라고 나누어 말할 수 있지만, 모두 같은 사람이고 모두 사랑스러운 사람이에요. 큰꽃이든 작은 꽃이든 모두 같은 꽃이고, 모두 사랑스러운 꽃이에요.


  집 앞 논둑에서 두 번째로 만난 별꽃 다음으로는 무슨 꽃을 볼 수 있을까 기다립니다. (4345.3.7.물.ㅎㄲㅅㄱ)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하늘바람 2012-03-08 16:06   좋아요 0 | URL
꽃소식이네여 소담해요

파란놀 2012-03-08 18:21   좋아요 0 | URL
고개 가만히 숙이고 내려다보면
언제나 즐기는 꽃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