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순이

 


기계 만지는 손은
기름 내음 까만 손

 

흙 만지는 손은
풀꽃 내음 까만 손

 

마당에서 뒹구는 아이는
햇볕에 그을린 까만 손

 

까마귀
까망둥이
깜순이
까미

 

까만 빛깔 이름
하나씩 부른다.

 


4345.6.7.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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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 사이 달리는 어린이

 


  집 앞은 논, 집 옆은 밭, 시골마을에서 살아가는 어린이는 어디를 달려도 논둑이나 밭둑. 바람은 푸른 잎사귀를 간질이고, 아이 발걸음은 온 마을에 콩콩 울린다. 바람이 아이 볼을 어루만지고, 달리는 아이는 새 바람을 일으키며 햇살하고 만난다. (4345.7.21.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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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에 서다

 


  한여름 논에 바야흐로 빽빽하게 자라는 볏포기를 바라본다. 모내기를 하고 이레가 지나며 볏잎에서 맑게 드리우는 빛깔을 ‘사름’이라 하는데, 우리 집 첫째 아이 ‘사름벼리’가 여름날 눈부신 푸른 볏빛을 누리면서 들 앞에 선다. 첫째 아이하고 들길을 걷다가 이 아이가 볏잎을 살살 어루만지거나 쓰다듬을 때면 더없이 예쁘다고 느낀다. 다른 풀잎을 어루만지거나 쓰다듬을 때에도 예쁘고, 나뭇잎을 어루만지거나 쓰다듬을 때에도 예쁘다. 이름에 ‘풀’을 가리키는 푸른 내음 감도는 말마디를 넣어서 부를 수 있는 일이란 얼마나 즐거운가. 푸른 숲에서 사람이 살고, 푸른 들에서 아이가 놀며, 푸른 꿈에서 모든 목숨이 사랑스레 자란다. (4345.7.21.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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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들보라 옷 입는 엉덩이

 


  땀에 젖은 옷을 벗기고 씻기고 나서 새 옷을 입힌다. 아이들은 하루에 서너 벌씩 옷을 갈아입는다. 아이들이 벗은 옷을 바지런히 빨아서 말리느라 하루가 짧다. 나도 저 나이였을 때에 하루에 옷을 여러 차례 갈아입었을까. 바람에 땀을 말리고는 여러 날 입었을까. 개구지게 놀며 땀에 전 옷을 이틀만 입어도 냄새가 구리지 않을까. 제법 잘 걸으며 다리에 힘살이 붙는 둘째 아이 엉덩이가 토실토실하다. (4345.7.21.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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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아래 잠들기

 


  큰아이와 작은아이가 밤새 뒹굴면서 잔다. 아이들은 이리 굴러서 척 기대고, 저리 굴러서 착 달라붙는다. 자다 보면 잠자리를 빼앗긴다. 하는 수 없이 이리 쪼그리고 저리 옹크린다. 두 아이만 방에 두면 으레 한 녀석은 위를 보며 눕고 한 녀석은 아래를 보며 눕는다. 어떻게든 자는 녀석들이니, 부디 오래오래 고단함이 모두 가시도록 잘 자면 좋겠다. (4345.7.21.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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