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람으로서 중국에서 살아온 현대사를 차분하게 들려준다고 한다. 스스로 겪은 대로 밝힐 수 있다는 대목은 용기가 있다고 느낀다. 그런데, 중국이 이웃 여러 겨레를 탱크와 총칼로 짓밟은 슬픈 얼룩은 얼마나 스스로 다룰 수 있으려나. 아무튼, 중국 사회는 아직 자유롭지 않아 프랑스에서 먼저 이 책이 나오고, 이제 한국에도 번역되는가 보다. 중국사람들 스스로 누구보다 먼저, 이런 만화를 누릴 수 있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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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이야기 1- 아버지의 시대
리쿤우, 필리프 오티에 지음, 한선예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12년 12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2012년 12월 20일에 저장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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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쪽지 2012.12.18.
 : 안기고 싶은 아이



- 겨울날 자전거를 탄다. 그런데 오늘도 내 벙어리장갑 어디 있는지 못 찾는다. 하는 수 없이 얇은 실장갑을 낀다. 이 장갑이라도 끼어야지, 이제 실장갑조차 안 끼고 겨울자전거로 달리면 손이 매우 시리다.

 

- 아버지가 자전거수레를 마당으로 내려놓으니, 작은아이는 벌써 낌새를 채고는 얼른 타겠다고 부산을 떤다. 신도 안 꿰고 수레부터 타겠다는 작은아이를 바라보며, “자 신부터 신자. 앉아 봐요.” 하고 이르면서, 왼발 오른발 찬찬히 신을 신긴다. 겉옷을 단단히 여민다. 자리에 앉힌다. 작은아이 앉히고서 큰아이 앉힌다. 큰아이는 머잖아 자전거수레에 더는 못 타리라 느낀다. 벌써 큰아이 머리는 수레 꼭대기까지 닿는걸. 작은아이가 세 살이 되고 큰아이가 여섯 살 되면, 큰아이 탈 자전거는 따로 붙여야지 싶다. 큰아이야, 네 다리가 더 길면, 아버지 자전거 뒤에 새로 네 외발자전거 붙일 수 있을 텐데.

 

- 서재도서관에 살짝 들른다. 작은아이는 퍽 졸린 눈치이지만, 서재도서관에서 한바탕 신나게 뒹굴면서 뛰논다. 졸립고 힘들어도 노는 자리에서는 어김없이 온힘 바쳐서 논다. 참말, 이런 모습이 아이들다운 힘이라고 할까. 우리 어른도 아이들마냥 어떤 일을 할 때에 이렇게 온힘 쏟아 즐긴다면 아주 아름다운 빛이 온누리에 드리울 수 있으리라 믿는다.

 

- 우체국으로 달린다. 서재도서관에서 나와 큰길로 나오니 작은아이는 이내 꾸벅꾸벅 졸려고 한다. “안 돼. 안 돼. 아직 자지 마. 우체국 가는 길에 잠들면, 집에 닿을 때에 깨잖니. 우체국에서 조금 더 뛰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자야지.” 일부러 자전거를 이리저리 흔들면서 달린다. 꾸벅꾸벅 졸던 작은아이가 ‘이게 뭐 하는 짓인고?’ 하는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잠들려다 깨다가 되풀이한다.

 

- 소포를 모두 부치고 집으로 돌아간다. 면소재지 벗어날 무렵 있는 빗돌 둘레 동백나무를 보니 위쪽과 아래쪽에 고운 꽃송이 소담스레 벌어졌다. 큰아이도 동백꽃송이를 알아본다. 다섯 살 큰아이는 장미꽃과 동백꽃을 잘 가려서 알아본다.

 

- 집으로 가는 길에 두 아이 모두 조용하다. 작은아이는 잠들어서 조용하고, 큰아이는 맞받아치는 바람이 드세서 고개를 폭 숙이느라 조용하다. 수레 덮개를 닫는다. 아버지는 맞바람에 진땀을 흘리며 달리고, 큰아이는 바람 안 맞으며 조용히 등을 뒷판에 기댄다. 그야말로 땀투성이가 되어 집으로 돌아온다. 맞바람을 이기며 자전거수레를 끌자면 힘을 매우 많이 써야 한다. 몇 킬로미터 안 달린다 하지만, 손과 다리가 후들거린다. 그런데, 작은아이야 잠들었다지만, 큰아이가 자는 척한다. 요 녀석. 네가 그런다고 모를 줄 아니. 큰아이가 ‘나도 잠들었으니 안아서 방에 들여 주라’ 하는 시늉이다. 쳇. 귀여움을 떨기는!

 

(최종규 . 2012 - 자전거와 함께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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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지키는 길 (도서관일기 2012.12.16.)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서재도서관 함께살기’

 


  도시에서 살아가든 시골에서 살아가든 비닐봉지가 참 많이 나온다. 장바구니와 가방을 챙기며 저잣거리 마실을 다니더라도 비닐봉지 몇 장씩 받을밖에 없고, 택배를 받을 적에도 이웃들은 으레 비닐봉지에 물건을 담아서 보낸다. 비닐봉지는 잘 펴서 갠다. 까만 비닐봉지는 쓰레기통처럼 쓰고, 조금 큰 비닐봉지는 따로 건사해서, 먼 마실 다닐 적에 식구들 옷가지 담을 때에 쓴다. 속 비치는 비닐봉지는 차곡차곡 모아, 서재도서관에 갈 때에 챙긴다. 서재도서관 책꽂이마다 곰팡이가 올라오기에, 이 곰팡이한테서 책을 지키려고 책을 비닐봉지로 싼다. 따로 어찌저찌 손을 쓰지 못하니, 이렇게라도 하자고 생각한다. 우리 서재도서관은 사진책도서관인 만큼, 어느 책보다 먼저 사진책을 비닐로 싼다.


  한낮 빛살이 스며든다. 겨울철에는 창문을 닫으면 교실 안쪽이 퍽 따숩다. 유리창은 바람을 막으면서 햇볕이 곱게 들어오도록 해 준다. 아이들은 따순 교실을 이리저리 내달리면서 논다. 두 아이는 서로 술래잡기를 한다. 작은아이는 아버지 다리에 붙으며 숨는다고 애쓴다. 큰아이는 스티커책에서 종이딱지를 하나하나 떼어 손가락에 붙인다. 이러다 문득, 손가락에 붙인 종이딱지가 스티커책에 나오는 그림하고 똑같다고 깨달아, 스티커책에 종이딱지를 옮겨 붙인다.


  서재도서관에 깃든 책은 내가 이제껏 살아오며 건사한 책이다. 내가 즐겁게 읽으며 장만한 책이요, 두 번 열 번 백 번 되풀이해서 읽은 책이다. 오늘 내가 이 책을 알뜰히 돌보며 지킨다면, 우리 아이들이 무럭무럭 자라 이 책을 누릴 수 있으리라. 종이책이 차츰 줄어들 앞날이 될 테고, 새 도서관이 선다 하더라도 ‘갓 나오는 책’을 두는 흐름으로 갈 뿐, ‘예전에 나온 책’을 새삼스레 그러모으는 몫은 안 한다. 나는 새로 나오는 책도 꾸준히 사서 읽지만, 예전에 나온 책도 바지런히 사서 읽는다. 우리가 읽을 책이란 ‘새로 나오는 책’이 아니라 ‘삶과 사랑이 감도는 이야기가 있는 책’일 테니까.


  여느 신문이나 방송에서는 언제나 ‘새로 나오는 책’만 다룬다. 도서관 일꾼조차 아직 ‘삶과 사랑이 감도는 이야기가 있는 책’을 알려주거나 다루지 못한다. 우리 아이나 이웃한테는 ‘읽을 만한 책’을 알려줄 일은 없다. 읽을 만한 책은 사람들 스스로 찾으면 된다. 책지기 노릇을 하는 사람이 할 몫이란, ‘삶을 밝히는 이야기’와 ‘사랑을 꽃피우는 이야기’가 무엇인가를 환하게 깨달아, 즐겁고 예쁘게 아이들과 이웃들한테 나누어 주는 데에 있다고 생각한다. 책을 지키자면 책을 사랑하며 살아가면 된다. 곧, 도서관이라는 시설이 따로 없더라도, ‘책에 깃드는 삶’을 사랑하는 매무새 되어 하루하루 스스로 곱게 누린다면, 여느 사람 누구나 책을 지키는 일꾼, ‘책지기’가 된다. (ㅎㄲㅅㄱ)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 되어 주는 분들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1.341.7125.) *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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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선거 결과를 보며 슬퍼 할 이웃한테...

 


노랫소리 (사운드 오브 뮤직)

 


  꿈과 사랑과 이야기가 넘치는 나라 오스트리아에 제국주의 그늘이 드리우면서 모든 평화와 평등과 평안을 짓밟으려는 독재자가 아귀를 벌린다. 어떤 이는 재빠르게 제국주의 독재자 곁에 빌붙으면서 ‘새끼 제국주의자’나 ‘새끼 독재자’가 되고, 어떤 이는 시나브로 ‘고개숙인 사람’이 되어 입을 다문다. 어떤 이는 제국주의도 독재도 싫어 조용히 숨어 지내고, 어떤 이는 제국주의 독재 나라를 씩씩하게 떠난다.


  영화 〈노랫소리〉, 그러니까 “사운드 오브 뮤직”을 보면, 일곱 아이와 두 어른은 집도 돈도 이름도 모두 ‘제국주의 독재 나라’에 고스란히 남기고, 이녁 몸뚱이만 홀가분하게 건사하면서 높은 멧골을 넘는다. 제국주의 독재 나라가 된 ‘통합 독일 제국’에서 준다는 훈장이나 계급이나 신분이란, 내 이웃이랑 동무를 밟아죽이는 끔찍한 짓일 뿐 아니라, 나 스스로를 밟아없애는 못난 짓인 줄 알기 때문이다.


  아홉 사람이 오스트리아 멧골을 타고 스위스로 넘어가는 영화 마지막 대목에서 눈부시게 흐르는 ‘아름다운 숲’을 바라본다. 아름다운 넋으로 살아가고 싶기에 아름다운 숲을 누비면서 아름다운 새터를 찾아간다. ‘내빼는’ 일이란 어리숙하거나 모자란 짓이라고 누군가 말할는지 모른다. 그런데, 나는 이렇게 ‘내빼는’ 일이야말로 더없이 ‘씩씩한’ 삶이라고 느낀다. 제국주의 독재가 되어 버린 나라에 꿋꿋하게 남아서 싸우거나 버티는 일도 대단하지만, 모든 것을 내려놓고 빈몸으로 ‘떠나는’ 일 또한 스스로 다부진 기운을 드러내지 않고서야 할 수 없다. 무엇보다, 제국주의 독재 나라를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서 텅텅 비도록 한다면, 어떤 독재자나 권력자라 하더라도 아무것 못한다. 나폴레옹이 엄청난 군대를 이끌고 러시아로 쳐들어 간다고 할 적에, 러시아가 한 일은 무엇인가. 싸우지 않고 ‘마을을 통째로 비우기’였다. 이때 나폴레옹 군대가 무엇을 할 수 있던가. 지친 군대는 밥도 옷도 집도 없이 헐벗는다. 피 한 방울 안 흘리고 러시아를 차지했다고 소리높이 외치지만, 막상 널따란 러시아에서 아무것 못하며 쓸쓸하고 힘겹게 프랑스로 돌아가야 했으며, 프랑스로 돌아가는 길에는 ‘숨어 지켜보던 러시아 병사’한테 떼죽음을 맛보아야 했다.

 

  제국주의 독재 나라에는 노랫소리가 흐르지 않는다. 아니, 노랫소리가 흐를 수 없다. 2012년 12월 19일을 발판 삼아, 한국을 떠나는 이들 모두한테 아름다운 노랫소리 흐르기를 빈다. 그리고, 한국을 떠날 수 없는 이들은 ‘서울을 떠나’고 ‘도시를 떠나’면서, 제국주의 독재 기운을 아무리 펼치려고 해도 펼치지 못하도록 한다면 좋으리라 생각한다. 날마다 만 사람씩 서울이나 도시를 떠나 시골로 갈 수 있으면, 이리하여 한 달 지나 삼십 만, 석 달 지나 백만, 한 해 지나 삼백육십오만 사람이 ‘제국주의 독재 꼴’을 안 보면서 시골에서 스스로 흙이랑 풀이랑 햇살이랑 바람이랑 냇물을 사랑하며 조용히 살아갈 수 있으면 얼마나 어여쁠까. 숲을 누리는 사람이라야 비로소 노래를 부른다. 푸른 기운 받아먹는 사람이라야 푸른 사랑을 노래한다. 햇살은 숲을 푸르게 빛내고, 푸르게 빛나는 숲에 깃든 사람은 따사로운 꿈을 노래한다. 4345.12.20.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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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고흥 도화면 시골마을 투표소는

낮에 조용합니다.

왜냐하면... 마을 어르신들은 거의 다

새벽에 하거든요.

우리 집은 두 아이들 밥을 먹이고 빨래하고 한 다음,

면내 택시를 불러 2.1km 떨어진 면소재지 중학교에서

아이들 하나씩 맡아서

투표소에 들어갔어요.

 

자전거 타고 나갔으면

아이들이 다 코 자면서 들어왔을 텐데,

택시를 타고 나갔다가 오니...

집에 와서 다들 뗑깡만 부리는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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