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꽃

 


저기 민들레꽃 있네.
여기 이 꽃은
무슨 꽃이야?
추운 겨울에도
노랗게 피고 하얗게 피는
이 꽃들은 이름이 뭐야?

 

어떤 이름일까?
어떤 숨결로 찬바람 찬햇살
찬비까지 머금으며
꽃을 피울 수 있을까?

 

겨울에도 노랗게 꽃송이 밝으니
겨울노랑꽃이라 할까?
겨울이어도 하얀 꽃망울 예뻐
겨울하양꽃이라 할까?

 


4345.12.14.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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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아가는 말 129] 풀지기

 


  山野草, 野生草, 山草, 野草는 모두 중국말이거나 일본말입니다. 한국말이 아니요, 한국말일 수 없습니다. 다만, 이 낱말은 몽땅 한말사전에 실려요. 그러면, 한국말은 무엇일까요? , 한국말은 입니다. 이래도 풀이고 저래도 풀입니다. 굳이 가르자면, ‘들풀이고 멧풀입니다. ‘들멧풀이나 메들풀처럼 써도 되겠지요. 그러나, 예부터 한겨레는 그저 이라 했어요. 들에서 나든 멧골에서 나든 풀은 입니다. 풀 스스로 씨앗을 퍼뜨려 자라는데 사람이 먹는 풀은 나물이라고 다른 이름을 붙여요. 풀 가운데 사람이 씨앗을 받아 밭에 따로 심으면 남새라고 새 이름을 붙여요. 나물과 남새를 아울러 푸성귀라고 하지요. 간추리자면, 사람이 심든 들과 멧골에서 얻든, 사람이 먹는 풀은 푸성귀인 셈입니다. 옛날사람은 누구나 시골사람이었고 흙사람이자 들사람이었어요. 옛날 옛적에는 누구나 땅을 손수 일구고 갈아서 먹을거리를 얻었어요. 그러니, 누구나 흙에서 일하기에 흙사람이고, 누구나 들에서 일하기에 들사람입니다. 누구나 흙을 만지는 삶터를 누리니 시골사람이고요. , 풀씨를 받아 풀을 먹던 옛사람입니다. 풀을 즐기고 누리며 먹으니, ‘풀먹기남새먹기라 할 테고, 옛사람은 누구나 풀을 잘 알고 건사하며 지켰기에 풀지기남새지기라 할 만합니다. 요즈음은 야생초 전문가라느니 산야초 전문가라고들 하지만, 옛사람은 풀지기에 남새지기에 흙지기에 시골지기에 삶지기였습니다. 4346.2.22.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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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무리 예쁜 밤

 


  어젯밤 아이들과 함께 달무리를 바라본다. 아, 예쁘네. 고개 척 꺾어 올려다보는 밤하늘에 크고 둥그런 달무리가 참 예쁘다. 그런데, 옆지기는 달무리가 늘 있었다고 말한다. 쳇, 언제 늘 있었다구, 하고 대꾸하려다가, 내가 눈으로는 못 본 달무리가 늘 있었을는지 모르겠다고 깨닫는다. 왜냐하면, 내 눈으로 바라볼 수 있는 저 먼 별이 있지만, 내 눈이 느끼지 못하는 아주 먼 별이 있을 테고, 내 코앞에 있는 어떤 정령이나 도깨비를 나로서는 못 느낄 수 있다. 달무리를 놓고도 똑같은 셈이다. 달무리는 날마다 늘 있는데, 여느 사람 또한 느낄 만큼 굵고 짙은 달무리 있을 테고, 여느 사람은 누구도 못 느낄 가늘고 얇은 달무리 있으리라.


  내가 알아보기에 더 예쁜 달무리가 아니다. 내가 못 알아보기에 안 예쁜 달무리가 아니다. 내가 알아보는 달무리는 내가 알아보는 달무리일 뿐이다. 내가 못 알아보는 달무리는 내가 못 알아보는 달무리일 뿐이다. 그러니까, 나는 오늘 바라보는 달무리가 더할 나위 없이 예뻐 내 가슴을 촉촉히 적신다고 느끼면 된다. 아이들아, 너희 눈에 달무리 예쁘니? 우리 함께 달무리 실컷 누리자. 4346.2.23.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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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바라는 쪽글을 받고 이틀쯤 묵혔다가, 오늘 비로소 답글을 보낸다. 그냥 잊고 지나갈까 하다가, 애써 쪽글 보낸 마음을 생각하며, 글 하나 적어 본다. '서평 바라는 책읽기'란 무엇일까.

 

..

 


  쪽글 잘 받았습니다.

 

  즐겁게 애써 내시는 책을 보내 주신다는 뜻은 더없이 고맙습니다. 온누리 모든 책은 아름다운 손길 받아서 태어나잖아요.

 

  그런데, 저는 ‘부탁받는 서평’은 안 써요. 책을 선물받는 일이 더러 있지만, 선물을 받건 안 받건, 그 책이 얼마나 아름다우냐를 살필 뿐, 아름답지 않은 책일 때에는 ‘읽어도 아무 느낌글을 안 쓴다’든지, ‘읽고 나서 쓰는 느낌글에 어떠한 즐거움도 묻어나’기 힘들어요.

 

  저는 ‘서평 쓰는 기계’가 아니랍니다. 저는 ‘시골에서 아이들과 살아가며 책을 즐기는 살림꾼’입니다. 어느 선물받은 책은 두 해쯤 지나서야 비로소 느낌글을 쓴 적 있어요. 저로서는, 책읽기보다 아이들과 부대끼는 삶이 더 앞에 있어요. 저한테는, 아름다운 책 읽고 나서도 느낌글 쓰는 일보다 밥을 차리거나 빨래를 하거나 비질이랑 걸레질 하는 일을 더 앞서서 하자는 생각 가득해요. 제가 손수 산 책 가운데에도, 사서 읽은 지 다섯 해가 넘거나 열 해가 지났으나 아직 느낌글 못 쓰는 책도 많아요. 즐겁게 사서 읽고도 스무 해 넘도록 아직 느낌글 안 쓰고 ‘마음으로 묵히며 기다리는’ 책도 무척 많아요.

 

  책을 선물받고 한 주만에 뚝딱 하고 서평을 만드는 일이란 그리 즐겁지 못하리라 생각합니다. 책을 보내 주시면 고맙게 받고 싶습니다. 마음껏 즐겨야지요. 언제나 즐거움과 사랑으로 책을 빚으시기를 빌어요.


― (최종규)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신호리 973번지 동백마을 (548-892)


  저희 집은 시골집입니다. 저한테는 책소포나 택배나 편지가 많이 옵니다. 등기 아닌 일반우편으로 부치셔도 책이 사라지거나 없어지는 일 없어요. 고흥군 우체국 배달일꾼은 다 저를 알아요. 시골에서는 꽃샘추위 수그러들며 봄바람 가득해요. 봄내음 함께 누릴 수 있기를 빕니다. 4346.2.22.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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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눈물

 


  좋아하는 책 하나 읽고 좋아하는 느낌글 하나 적바림하면서 살짝 눈물 핑 돕니다. 이 느낌글 읽는 사람들도 내 좋은 이야기 살며시 깃들 수 있기를 바라는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눈물 한 방울. 느낌글 쓰면서 눈물 두 방울. 느낌글 내 글방에 띄우면서 눈물 세 방울. 4346.2.22.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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