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글 읽기
2013.6.11. 누나 곁 개구쟁이

 


  누나가 예쁘게 글을 쓰는데, 동생이 곁에서 알짱알짱 공책에 장난감 자동차를 밀며 히죽히죽 웃는다. 얼씨구. 누나 글씨쓰기 헤살 놓아 너한테도 공책 하나 내주었더니 이러기냐. 그러면 넌 책상 말고 바닥에서 밀며 놀라구.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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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 일기 7] 군내버스 타는 아이들
― 자리 없으면 씩씩하게 서서

 


  읍내마실을 할 적에는 되도록 장날을 비껴 다닙니다. 시골 할매와 할배는 여느 때에는 읍내마실을 잘 안 하시지만, 장날이면 으레 군내버스 타고 마실을 다니셔요. 장날에 볼일 본다며 읍내로 나오면 군내버스가 미어터질 만큼 북적거리기도 해요. 읍내로 나갈 적에도, 집으로 돌아올 적에도 고단합니다. 그런데 장날이 아니어도 읍내마실 나온 할매와 할배가 많아서, 집으로 돌아오는 군내버스에서 무거운 짐 짊어지고 아이들 세워야 할 때가 있습니다. 군내버스 할매는 으레 한 자리에 두 분이 겹쳐 앉습니다. 군내버스 할매는 바닥에도 털푸덕 앉습니다. 군내버스 할배는 겹쳐앉거나 바닥에 털푸덕 앉는 일이 아주 드뭅니다. 이런 날, 아이들도 바닥에 털푸덕 앉을 만하지만, 아이들은 털푸덕 앉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어머니나 아버지가 털푸덕 앉으며 무릎에 앉으라 해도 좀처럼 안 앉아요. 큰아이는 씩씩한지 남우세스러운지 손잡이를 꼭 잡을 뿐입니다. 누나가 이렇게 서면 작은아이도 누나 따라 손잡이를 잡으려 합니다.


  그래, 그런데 손잡이를 잡더라도 한손으로만 잡으며 다른 한손으로 놀지는 말자. 구불구불 시골길 돌아가는 버스이니까 두 손으로 단단히 잡자. 우리 예쁜 아이들은 읍내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어엿하고 다부지게 서서 손잡이 잡고도 갈 수 있지?


  할매들이 무릎에 앉으라고 앉으라고 불러도 고개조차 안 돌리며 손잡이만 붙들더니, 할매들이 웃으면서 고놈 참 고놈 참 하다가 나이 몇 살이냐 물으니, “벼리는 여섯 살, 보라는 세 살” 하고 손가락을 꼽으며 알려줍니다. 4346.6.21.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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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6-21 0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쁜 벼리랑 보라 보며 환하고 즐겁게 웃으시는 할머니들 모습이
와락, 마음에 스며옵니다.
이 아름답고 따스한 사진 보니, 갑자기 돌아가신 엄마 생각에 쪼끔 눈물이
나오려 하네요..^^;;;;

파란놀 2013-06-21 07:40   좋아요 0 | URL
에이고, 죄송합니다 (__)

군내버스에서 할머니들 참 고우시고
이야기도 말씀도 좋아요
 

산들보라 바다에서도 누나 곁에

 


  산들보라를 바라보면 언제나 누나 곁에 찰싹 달라붙듯 따라다니면서 논다. 누나한테 투정을 부리고, 누나한테 떼를 쓰며, 누나한테 귀여움을 떤다. 누나가 혼자서 책을 본다든지 글씨쓰기를 한다든지 그림그리기를 할라치면 어김없이 옆에서 알짱거리면서 저랑 같이 놀자며 살짝 헤살을 놓기도 한다. 바다에서도 누나가 노는 그대로 옆에서 똑같이 따라한다. 4346.6.21.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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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온 어린이

 


  바다로 오면 어김없이 모래밭을 맨발로 밟으며 놀아야 하는 어린이. 바다로 왔으니 모래를 쥐고 뿌리며 모래밭에 그림을 그려야 하는 어린이. 물결 소리 들으며 노래 절로 나오고, 바람 듬뿍 쐬며 춤도 저절로 추는구나. 4346.6.21.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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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6-21 09:30   좋아요 0 | URL
함께살기님 덕분에 아침마다 마음이 정화되는 듯 싶습니다.
푸르고 너른 바다, 사진에 저까지 마음이 확~트이는 듯 해요.~
그런데 이렇게 아름다운 바다라도, 어린이들 모습이 없다면
이야기가 없어진 집처럼 그렇게 조금 쓸쓸하겠지요~?

파란놀 2013-06-21 11:42   좋아요 0 | URL
맞는 말씀입니다.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
예쁘게 놀며 돌볼 때에
어여쁜 바다로 이어가지요.
 

사진보기
― 아름다운 사진

 


  사진이란 무엇인가 하고 누군가 묻는다면, 나는 딱 한 마디로 잘라서 말합니다. “무엇을 찍어도 모두 아름답게 보여주기에 사진이로구나 싶어요.” 하고. 그러면, 무엇이 아름답느냐고 물을 수 있을 텐데, 이때에는 “아름다움이란 바로 내 마음이겠지요.” 하고 말합니다.


  내 마음을 찍기에 아름답고, 내 마음을 찍기 때문에 어떤 모습을 찍더라도 아름답지 싶어요. 곧, 사진을 찍는 사람이란 스스로 어떤 마음인가를 찬찬히 살피면서, 스스로 가장 좋아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즐겁고 홀가분하게 담아내는 일을 한다고 생각해요.


  내 삶을 돌아본다면, 내가 사진으로 찍는 모습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모습입니다. 스스로 사랑하지 않는 모습은 사진으로 담지 못해요. 내가 무엇보다 사랑하는 모습이기 때문에 사진으로 담을 수 있어요. 내가 즐겁게 찾아가는 헌책방, 내가 태어나 오랫동안 살았던 인천 골목동네, 옆지기와 함께 낳은 두 아이, 네 식구 살아가는 시골마을, 아이들 태우고 신나게 다니는 자전거, 이렇게 여러 가지를 마음 깊이 우러나오는 사랑으로 한 장 두 장 사진으로 담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고단한 곳에 있더라도 즐겁게 사진을 찍습니다. 아무리 시끄럽거나 어수선한 데에 있더라도 기쁘게 사진을 찍습니다. 나는 남 눈치 아닌 내 사랑에 따라 사진을 찍기 때문입니다. 나는 남 생각 아닌 내 마음에 맞추어 사진을 찍기 때문이에요.


  늘 아름다움을 떠올립니다. 늘 아름다운 사랑을 되새깁니다. 늘 아름다움을 곱씹으면서 내 삶을 빛낼 사진으로 어떤 모습을 찍을 때에 빙그레 웃고 활짝 웃으며 까르르 웃을 수 있을까 하고 헤아립니다. 나는 내 사진으로 지구별을 따스하게 보듬고, 내 이웃과 동무들은 이녁 사진으로 지구별을 함께 따스하게 보듬는다고 믿습니다. 4346.6.20.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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