냇물고기

 


골짝물에 발 담그고
10초쯤 가만히 숨죽이면
손톱달보다 작은 냇물고기
살살 다가와 복복
발등과 발가락 입맞춘다.

 

간지럽네 하며 발가락 꼼지각하면
작은고기 화들짝 놀라
쌩쌩 꼬리를 뺀다.

 

간지럼 참으며 다시
발을 담그면

 

냇물고기 살살 다가와
종아리와 발등과 발가락 골고루
쪽쪽 입맞추어 준다.

 


43436.9.27.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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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9-29 23:04   좋아요 0 | URL
함께살기님의 시는, 머리로 쓴 시가 아니라
삶으로 만나고 쓰신 아름다운 시라, 늘 읽으며~냇물고기가 다가와
발등과 발가락에 입을 맞추듯 즐겁고 참, 좋습니다..
늘 좋은 시, 행복한 시 읽게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파란놀 2013-09-30 06:30   좋아요 0 | URL
머리로는... 쓸 수가 없어서요 ^^;;;
제 머리는 시를 쓸 머리가 안 되어
머리로는 시를 못 쓰는구나 싶어요 ^^;;;
 

탱자 열매와 고들빼기

 


  탱자나무 열매가 익는 한가을로 접어든다. 탱자 열매 노란 빛깔을 바라보면서 하늘빛이 얼마나 높고, 가을바람이 얼마나 보드라운가를 읽는다. 탱자는 탱자알을 보아야 비로소 탱자로구나 하고 깨닫는다. 탱자나무는 생김새가 퍽 남달라 잎사귀 모두 떨어진 겨울이나 아직 새잎 안 돋은 봄에도 알아볼 만하지만, 탱자알 동그랗고 노랗게 빛나는 가을에 그야말로 ‘탱자네!’ 하면서 눈웃음을 지으며 반가운 마음에 손을 뻗는다.


  탱자나무 열매 곁에 고들빼기꽃이 하얗다. 고들빼기는 꽃이 필 무렵 키가 쑥쑥 올라 탱자나무 곁에서 제법 큰 풀줄기를 선보인다. 가을날 고들빼기 풀줄기는 어른 키를 훌쩍 넘곤 한다. 꽃을 피워 씨를 맺을 적에는 더 멀리 더 고루 씨앗 퍼지라고 이처럼 줄기가 쑥쑥 오르겠지.


  탱자나무는 씨앗을 어느 만큼 퍼뜨릴 수 있을까. 탱자알은 어떤 넋을 품에 안고 새로운 어린나무로 자랄 빛을 이 동그란 알에 담을까. 가을이 무르익는다. 4346.9.29.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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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9-29 23:06   좋아요 0 | URL
참~신기해요!
탱자는 저도 알고 어렸을 때는 자주 본 것 같았는데
이렇게 나무에 달려있는 모습은 처음 만나요.^^
줄기는 면류관처럼 뾰족한 가시지만...잎은 참 순하게 생겼네요~
갑자기 어디선가, 아련히.. 탱자의 향기가 나는 듯 합니다!! ㅎㅎ

파란놀 2013-09-30 06:08   좋아요 0 | URL
탱자나무는 줄기에 가시가 굵고 커서 울타리로 많이 써요. 그래서 예부터 '탱자나무 울타리'라고 했어요. 탱자나무 한 그루 바깥에 심으면 몇 해 뒤 아무도 못 넘어올 자연스러운 울타리가 돼요~
 

[시로 읽는 책 57] 때

 


  고즈넉한 새벽도 ,잠자리에 드는 때도,
  햇볕 따사로운 때도, 달이 뜨는 때도,
  저마다 가장 빛나는 사랑스러운 한때.

 


  아이들과 살아가면서 날마다 새로운 삶을 배웁니다. 나 스스로 누리고 지낸 어린 나날을 새롭게 돌아볼 뿐 아니라, 내가 잊었던 내가 어릴 적 놀던 모습을 떠올리고, 내가 어릴 적 느낀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우리 아이한테는 어떤 즐거운 웃음빛으로 풀까 하는 생각까지 짚습니다. 아이들은 개구지게 놀지만, 어버이 속 썩이는 일이 없습니다. 어버이가 속을 썩는다면 어버이 스스로 아이와 더 즐겁게 놀지 못한 탓입니다. 곧, 아이들과 신나게 놀고 실컷 얼크러지면, 아이들은 어버이를 살가이 보듬고 어루만지면서 삶에 새로운 빛을 나누어 줍니다. 언제나 아름다운 하루입니다. 4346.9.29.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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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44. 2013.9.27.

 


  그림책을 펼친다. 동생이 곁에 달라붙어 “나도 볼래.” 하니 “보라야, 여기 봐 봐. 이것 봐.” 하면서 눈길을 다른 데로 돌리려 한다. 동생이 이 그림책을 손에 쥐면 혼자만 보려 하고 같이 안 보려 하기 때문이다. 동생은 누나가 큰목소리로 여기 보라 하니 여기를 들여다보고, “자, 여기도 봐 봐.” 하니 또 다른 데도 들여다본다. 이리하여, 여섯 살 큰아이는 세 살 작은아이를 잘 타이르면서 함께 그림책을 읽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책 읽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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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9-29 23:07   좋아요 0 | URL
아휴~~너무나 예쁩니다!!
이렇게 예쁜 책아이들이 이다음에 얼마나 아름다운 어른이 되어
이 세상을 환하게 변화시킬런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고 두근두근 설레입니다~*^^*

파란놀 2013-09-30 06:55   좋아요 0 | URL
아름다운 숨결 골고루 나누어 주는 어른이 될 테지요~
 


 놀고 일하고 읽고 (도서관일기 2013.9.27.)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서재도서관 함께살기’

 


  아이들은 도서관에 놀러간다. 나는 도서관에 일하러 간다. 아이들은 실컷 뛰놀며 땀을 쪽 빼고 나서는 “아이고, 힘들어!” 하면서 그제서야 털썩 걸상에 앉아 그림책을 펼친다. 나는 땀을 쭉 빼며 책꽂이 새로 짜고 옮기고 나르고 책을 닦고 하면서 “아이고, 힘들어!” 소리는 내지 않는다. 언제나 마음속으로 ‘서두르지 말자. 차근차근 하자. 다섯 해가 걸리건 열 해가 걸리건, 우리 책숲으로 일구자.’ 하고 되뇐다.


  아이들이 도서관 안팎에서 뛰어노는 동안, 엊그제 니스를 다 바른 책꽂이를 교실 안쪽으로 옮긴다. 책꽂이 네 개에 니스를 발랐으니, 앞으로 열여섯 개에 더 바르면 된다. 니스값이 퍽 많이 들 텐데, 곰팡이 핀 책꽂이를 버릴 수 없다. 닦고 다시 닦은 뒤 니스를 발라서 쓰자.


  곧 니스를 바르려고 골마루로 꺼낸 책꽂이에 핀 곰팡이를 닦는다. 큰아이가 다가와 “곰팡이 닦아? 아이, 지저분해.” 하더니 저도 함께 닦겠단다. “곰팡아, 곰팡아, 사라져라.” 하고 노래하면서 “여기도 닦고, 여기도 닦고, 저기도 닦고, 저기도 닦고, 깨끗하게 닦지요, 깨끗하게 닦지요.” 하고 종알종알 노래를 곁들인다. 작은아이도 누나 꽁무니에 붙어 “나도! 나도!” 하고 외친다. 그래, 너희들도 닦을 테면 닦아 보렴.


  두 아이가 한참 아버지 일손을 거든다. 그러고 나서 큰아이는 스스로 손을 닦고 동생 손을 닦아 준다. 나는 다른 책꽂이에 핀 곰팡이까지 더 닦는다. 아이들은 도서관 문간에서 풀개구리 구경하다가는, 둘이서 잡기놀이를 한다.


  너희들한테는 놀기가 삶이고, 놀이가 책이며, 노는 하루가 살아가는 보람이 되겠지. 몸이 튼튼해야 책을 읽지. 몸이 튼튼하며 마음이 튼튼할 적에 책마다 깃든 이야기를 슬기롭게 받아먹지. 하늘이 파랗구나. 우리 도서관 탱자나무에 탱자알 노랗게 익는구나. 여름 지나 가을 되어 풀빛이 더 짙구나. 풀바람이 도서관 구석구석 어루만지면서 고운 빛과 내음 나누어 주는구나. (ㅎㄲㅅㄱ)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 보태 주셔요 *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 되어 주는 분들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1.341.7125.) *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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