짚놀이 1

 


  자전거를 타고 논둑길을 달리다가 짚을 하나 줍는다. 짚을 들고 휘젓고 흔들고 놀다가, 샛자전거에 올라타서 집으로 돌아가려는 길에 코에 대며 스스로 간지럼을 태운다. 재미있지? 짚은 꼬아서 이것저것 만들기도 하지만, 이렇게 짚 그대로 들고 얼마든지 신나는 놀이가 많아. 4346.11.3.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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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큰아이 사름벼리를

맨 처음 수레에 태울 적부터

'아이와 자전거로 놀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글과 사진으로 엮으려 생각했는데

이제까지 이래저래

다른 이야기를 먼저 엮었다.

 

이를테면,

책순이 꽃순이 시골순이 밥순이 그림순이 글순이 ...

들을 먼저 꾸렸다.

 

오늘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자전거순이'를 꾸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느낀다.

"자전거쪽글"로만 뭉뚱그리기에는

아쉽다 싶은 사진과 이야기가 넘친다.

 

예전에 찍은 사진 가운데 아직 선보이지 않은

자전거순이 이쁘장하며 멋스러운 사진도

하나둘 캐내어 '자전거순이'를 엮자고 생각한다.

 

[자전거순이] 게시판 첫 글은

내일 11월 4일부터 띄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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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쪽지 2013.10.24.
 : 가을빛 누리는 자전거

 


- 가을빛이 곱다. 이 고운 날 아이들과 가을빛 듬뿍 누리고 싶다. 그런데 작은아이가 까무룩 잠든다. 아침 일찍 일어나 낮잠을 거르는 듯싶더니, 자전거를 마당에 내려놓을 무렵 고개를 폭 떨구며 잠든다. 얘야, 조금만 더 졸음 참으면 자전거수레에서 잠들며 가을바람 마실 수 있었을 텐데.

 

- 자전거마실 나서기 앞서, 큰아이가 대문을 열어 준다. 이제 큰아이는 기운차게 대문을 잘 연다. 큰아이 뒷모습을 바라보며 참 대견하구나 하고 생각한다. 큰아이가 어머니하고 놀며 이마와 무릎에 그린 별 무늬가 또렷하다. 너는 자전거순이가 되면서 별순이가 되는구나.

 

- 바람을 가르며 가을내음 마시면서 우체국으로 달린다. 시원스레 달려 우체국에 닿아 소포를 부치는데, 아차, 수레에 실은 소포꾸러미 말고 가방에 넣은 소포꾸러미 있는데 가방을 안 메고 나왔다. 다시 집으로 돌아가서 가방을 메고 와야 한다. 큰아이가 가게에 들러 얼음과자 사 달라 말하지만, 얼음과자 담을 봉지도 가방에 넣었으니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훅훅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집으로 돌아간다. 작은아이는 아직 깨어나지 않는다. 가방을 얼른 짊어지고 나온다. 이동안 큰아이가 마을 고샅길에서 자전거를 붙잡아 준다. 참 씩씩하구나. 마을 어귀로 군내버스 지나가고 바람이 살랑살랑 분다.

 

- 다시 자전거를 면소재지로 달린다. 우체국에 들러 소포를 마저 부친다. 가게에 들러 아이들 과자와 얼음과자를 장만한다. 집으로 돌아간다. 아까 달린 길을 또 달리고 싶지 않아 논둑길로 접어든다. 나락을 거의 다 베어 빈들 가득한데, 빈들 가운데 볏짚을 논에 그대로 깔아 둔 곳을 한 군데 본다. 요즈음 시골 흙지기 가운데 볏짚을 쓰는 사람이 거의 없어, 나락을 베면 곧바로 볏짚을 기계로 단단히 묶어 소를 공장처럼 키우는 곳에 팔곤 하는데, 이곳은 볏짚이 논에 있다. 자전거를 멈춘다. 아이한테 볏짚을 만져 보라 얘기한다. “벼리야, 여기 논에 죽 깔아 놓은 저 마른 풀포기는 볏짚이야. 나락 열매를 훑고 남은 볏줄기이지.” 나중에 우리가 지을 논을 장만하면 모를 내어 손으로 심고, 가을에 낫으로 벼를 베어 나락을 훑은 뒤, 이 볏짚으로 새끼롤 꼬아 이것저것 만들어 볼 수 있을 테지. 그릇도 받침도 주머니도 무엇도 모두 읍내 가게에 가면 아주 손쉽게 값싼 플라스틱 물건으로 살 수 있다지만, 머잖아 볏짚으로 살림살이를 조물조물 엮어서 꾸리고 싶다는 꿈을 키운다.

 

- 작은아이도 이 빈논에서 볏짚을 만지며 함께 놀면 더 즐거울 텐데. 우리 식구들 시골에서 살지만 막상 볏짚 하나 구경하거나 만지기도 참 힘들구나.

 

- 다시 자전거를 달린다. 억새가 잘 자란 논둑길 지나는데 샛자전거에 앉은 큰아이가 하나 꺾어 달라 한다. 동생 몫까지 두 포기 꺾는다. 집으로 달린다. 큰아이가 대문을 열어 준다. 그런데 집에 아무도 없다. 옆지기가 작은아이를 데리고 마을 한 바퀴 돌러 나왔나 보다. 어디에 있을까. 마을 언저리 휘 둘러보는데 저 앞에 있다. 작은아이도 손에 억새 한 포기를 쥔다. 너는 어머니가 하나 꺾어 주었구나. 두 아이가 집안에서 억새놀이를 하며 억새꽃이 온통 날린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시골에서 자전거와 함께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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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쪽지 2013.11.1.
 : 혼자 달린 자전거

 


- 아이들이 아침부터 낮까지 말을 안 듣는다는 핑계를 대고는 샛자전거를 내 자전거에서 뗀다. 아버지가 저희를 자전거에 태우고 마실을 갈 줄 여기던 아이들 얼굴에 아쉬운 빛이 또렷하게 드러난다. 샛자전거를 뗀 뒤 수레를 내 자전거에 붙인다. 우체국에 가져가서 부쳐야 할 커다란 상자를 싣는다. 큰 상자를 싣고 보니 작은아이 탈 자리도 없다. 그러나, 아버지로서 아이들을 귀엽게 바라보면서 ‘말을 안 듣는다’가 아니라, 조금 더 놀고 싶다든지, 밥을 먹다가도 살짝 놀고픈 아이들 마음을 찬찬히 읽는다면, 이렇게 아버지 혼자 토라져서 자전거를 타고 나갈 일은 없겠지.

 

- 면소재지 우체국에 들러 커다란 상자를 소포로 부친다. 책 몇 권을 함께 부친다. 그러고서 면소재지 가게에 들른다. 아이들 달랠 과자를 몇 점 살까 하고 생각하다가 그만둔다. 나중에 아이들 데리고 마실을 나오면 그때에 사자고 생각한다.

 

- 집으로 돌아오니, 아이들이 웃는 낯으로 아버지를 반긴다. 그래, 아이들은 늘 웃는 낯인데, 왜 아버지는 웃는 낯이 아닐까. 작은 일 하나를 괜히 스스로 부풀려서 토라지는 모습 아닌가. 그래도 오늘은 혼자 자전거를 달려 면소재지를 다녀오면서 땀을 후줄근히 빼면서 마음을 달랜다. 아이들아, 네 아버지를 귀엽게 봐주렴. 오늘 혼자 자전거를 달려 보니 아버지도 재미없더라. 아무래도 너희들 샛자전거와 수레에 태우고 함께 천천히 달려야 재미나더라. 밥 따숩게 지어서 차리면, 따스할 때에 맛나게 먹자. 밥그릇 싹싹 비우고 함께 자전거마실 다니자.

 

- 큰아이가 제 자전거 짐받이에 앉아서 타는 놀이를 한다. 재미있지? 네 아버지도 어릴 적에 너처럼 짐받이에 앉아 자전거 타는 놀이를 곧잘 했다.

 

(최종규 . 2013 - 시골에서 자전거와 함께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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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길

 


  가장 아름다운 길은 가장 쉬운 길입니다. 가장 즐거운 길은 가장 사랑스러운 길입니다. 이러한 길을 스스로 알뜰살뜰 느끼면, 스스로 삶을 알뜰살뜰 일굴 수 있습니다.


  책을 읽는 길은 하나입니다. 스스로 아름답게 살아가려는 길이요, 스스로 사랑스럽게 살아가려는 길입니다. 지식을 얻고 싶든, 정보를 가지고 싶든, 마음을 살찌우고 싶든, 심심풀이로 누리고 싶든, 책을 읽는 길은 아름다움과 사랑스러움을 누리는 길 하나입니다.


  아름다움을 누리지 않고서는 즐겁지 않습니다. 사랑스러움을 나누지 않고서는 기쁘지 않습니다.


  끼니를 때우려고 먹는 밥이란 없습니다. 살아가려고 먹는 밥이요, 살아가려는 까닭은 아름다움을 찾고 사랑스러움을 밝히고 싶기 때문입니다. 돈을 벌려고 일을 한다 하더라도, 돈을 버는 까닭을 찾고, 번 돈을 쓰는 까닭을 찾으며, 번 돈을 쓰는 곳에서 이루어지는 삶을 살필 수 있다면, 살아가는 길이란 아름답게 나아가는 길이면서 사랑스럽게 걷는 길인 줄 느끼리라 생각합니다.


  마음을 밝게 비추는 책을 헤아립니다. 마음을 곱게 보듬는 책을 돌아봅니다. 마음을 맑게 어루만지는 책을 눈여겨봅니다. 책을 읽는 길은, 마음을 밝게 비추며 아름답게 사랑하는 길입니다. 책을 읽는 길은, 마음을 곱게 보듬으며 아름답게 사랑하는 길입니다. 책을 읽는 길은 마음을 맑게 어루만지며 아름답게 사랑하는 길입니다. 4346.11.3.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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