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이 똑같은 '곁'과 '옆'이지만,

쓰는 자리는 사뭇 다르다 할 만합니다.

두 낱말 뜻을 잘 살피면

우리 스스로 아름다이 살리면서 살찌울

말길을 깨달을 만합니다.

 

..

 

곁·옆
→ ‘곁’과 ‘옆’은 같은 뜻입니다. 그런데, “옆에 있는 사람”과 “곁에 있는 사람”은 느낌이 달라요. ‘옆’은 그저 자리가 어디인가만 말하고, ‘곁’은 가까이에 있는 사람이거나 누군가를 보살피거나 아끼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옆’은 자리만 가리키기에 “옆으로 눕다”나 “옆을 보다”처럼 쓰지만, “곁으로 눕다”나 “곁을 보다”처럼 쓸 수는 없어요. 두 낱말을 바탕으로 ‘곁지기’와 ‘옆지기’처럼 쓸 수 있는데, 이때에 ‘곁지기’는 ‘옆지기’보다 한결 살가이 아끼거나 보살피는 사람을 가리킨다고 할 만해요.



1. 오른쪽 자리나 왼쪽 자리나 둘레 가까운 자리
 - 곁에서 도와주는 동무들
 - 내가 아플 적마다 어머니는 늘 곁에서 알뜰히 보살펴 주셨어
2. 가까이에서 보살펴 주거나 도와줄 만한 사람
 - 곁을 많이 두어 외롭지 않아
 - 곁이 없으니 몸이 아플 적에 더 힘들다



: 오른쪽 자리나 왼쪽 자리나 둘레 가까운 자리
 - 옆을 잘 보렴
 - 옆에 앉아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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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선생님이 더 시끄럽다.
아니, 선생님이 시끄러우니
어린이집 아이들이 시끄럽다.
왜 이 어른들은 스스로 ‘선생님’ 될까.
왜 이 어른들은 아이들 이름
하나하나 부르지 못하며 ‘얘들아’ 하고
뭉뚱그리기만 할까.

 

순천서 부전으로 가는 기차에
노래가 흐르지는 않는다.
이리 떠들고 저리 소리지르는
어수선하게 귀 따가운
접시 깨지는 소리만 있다.

 

그런데,
어쩌면,
수십 수백 수천 숨결
한꺼번에 몰고 다니려면
이름 부를 틈이 없고,
다 다른 옷 입힐 수 없어,
한몫에 몰아 우르르
상자에 담아 똑같이 키우는
병아리로 만들어야겠지.

 


4346.10.18.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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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13-12-09 06:47   좋아요 0 | URL
아!

파란놀 2013-12-09 09:29   좋아요 0 | URL
기차를 타고 먼길을 다닐 때면,
또 어디에서나 병아리옷 입힌 어린이집 유치원 아이들 볼 때면,
왜 이렇게 시끄럽고 어수선한가 하고 갸우뚱했는데
어느 날 문득 깨달았어요.
통 속에 가두어야 하니까 그렇구나 하고...

희망찬샘 2013-12-13 07:02   좋아요 0 | URL
저의 이 짧은 감탄사의 의미를 아주 정확하게 짚어주셨어요.
 

또 뜯는 겨울부추

 


  봄과 여름에 정구지(부추) 신나게 뜯어서 먹었는데, 꽃대 오르고 씨앗 터지고 난 뒤에도 가을부추 새삼스레 먹었다. 게다가 겨울로 접어들어도 정구지는 푸르게 푸르게 또 푸르고 푸르게 새 잎사귀 뻗는다. 얼마나 고마운가, 얼마나 사랑스러운가, 얼마나 즐거운가, 노래노래 부르면서 한 잎 두 잎 톡톡 끊는다. 손톱으로 살며시 눌러 끊을 때에 들리는 통통 소리는 싱그럽다. 까마중을 훑느라 손톱 언저리 까맣게 물들고, 겨울정구지 끊으면서 두 손에 풀내음 그득 묻는다. 먹을 적에도 즐겁지만, 풀을 뜯고 작은 열매 훑을 적에도 즐겁다. 뜯거나 훑기 앞서 가만히 바라볼 적에도 즐겁다. 눈과 손과 입과 몸으로 즐거우니, 마음으로도 즐겁다. 겨울정구지란 따순 시골에서 살아가는 이한테 하늘이 내려주고 땅이 베푸는 예쁜 선물이다. 벌써 냉이가 오르는 곳이 있다는데, 냉이도 눈 크게 뜨고 찾아봐야겠다. 4346.12.8.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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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12-08 09:27   좋아요 0 | URL
오늘은 정구지 총총 썰어서 고명 얹힌
맛있는 국시를 해 먹고 싶네요~~

파란놀 2013-12-08 11:14   좋아요 0 | URL
아하, 국수에다가 정구지를 썰어서 넣어도 되는군요.
정구지를 끊을 적마다
다른 어디에 넣어 먹기는 아쉽다 여겨
늘 날푸성귀로만 먹었어요~
 

사진과 함께 - 무엇을 즐기는 삶일까

 


  아침을 차려 아이들 불러 함께 먹고 먹이다가, 큰아이가 오이놀이 하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얘야, 밥 먹다가 무얼 하니, 하고 물으니, “나 수박 먹어.” 하면서 오이로 수박 먹듯이 논다. 이 아이가 배 안 고파서 이러나 하고 살짝 생각하다가, 그래 언제나 놀이로 무엇이든 바꾸는 마음일 테지, 하고 깨닫는다. 처음에는 오이 속만 파먹다가, 나중에는 오이 겉만 갉아먹는다. 오이 겉만 갉아먹은 뒤에는 “아버지, 돌이야 돌.” 그러더니 “어, 돌이면서 단추인가.” 한다. 작은아이도 누나처럼 겉만 갉아먹어 ‘동그란 돌’을 만들어 달란다. 작은아이 입을 벌려 조금씩 갉작갉작 먹도록 해서 만들어 준다. “자, 봐, 너도 스스로 할 수 있겠지?”


  밥상머리에서 밥만 먹지 않아도 되리라. 참말, 이 아이들처럼, 밥상머리에서 한창 밥을 먹다가 놀 수 있다. 밥을 먹다가 책을 읽을 수도 있고, 밥을 먹다가 잠을 잘 수도 있겠지. 밥을 먹다가 마당으로 뛰쳐나가 땀 흠뻑 쏟으며 놀 수 있다.


  즐기려는 삶이다. 아름답게 즐기고, 신나게 즐기며, 사랑스레 즐기려는 삶이다. 억지로 붙잡거나 붙들 삶이 아니다. 꼭 이것을 해야 하거나 반드시 저것을 해야 하지 않다. 활짝 웃고 맑게 노래할 수 있는 삶으로 나아갈 때에 즐겁다. 즐겁게 누리는 삶일 때에 아름답게 일구는 하루가 될 수 있다.

 

  밥상맡 오이놀이 큰아이 모습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나도 모르게 피식 웃는다. 그래, 밥 바지런히 먹으라 다그치거나 나무랄 일이란 없지. 네가 이렇게 놀면, 이 싱그러운 놀이빛을 사진으로 담으면 되겠네. 천천히 먹으면 되지. 쉬었다가 나중에 먹어도 되지. 놀다가 찬찬히 먹으면 되지. 이 겨울에 밥도 국도 다 식는다 하더라도, 국은 다시 끓여서 따뜻하게 먹으면 되지. 즐겁게 먹고, 즐겁게 놀며, 즐겁게 살아야, 비로소 즐겁게 노래하는 사진을 찍지. 4346.12.8.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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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아의서재 2013-12-08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 끝에 하얀 솜털이 보여요. 애들은 뭘해도 예쁘네요.

파란놀 2013-12-09 04:32   좋아요 0 | URL
언제나 예쁘게 놀 줄 알고,
늘 무럭무럭 잘 자라는 아이들이에요!
 

아이키우기와 트위터

 


  나한테 트위터나 카카오톡 하자는 이웃들이 퍽 많다. 그렇지만 나는 어느 하나도 안 한다. 페이스북도 안 한다. 그러나, 더 헤아려 보면, 이런 여러 가지 가운데 할 만한 것이 없다. 아이들과 살아가며 트위터이니 카카오톡이니 페이스북이니 언제 어떻게 하는가. 더군다나 스마트폰 전자파는 예전 손전화 전자파보다 훨씬 세고 나쁜데, 아이들과 살아가면서 스마트폰을 자꾸 들여다볼수록 아이한테 좋을 일이 없다. 무엇보다, 하루 내내 아이들과 복닥이며 지내는 틈을 쪼개어 트위터라든지 카카오톡이라든지 페이스북 들여다볼 수 없다.


  아이하고 공놀이를 하다가 “얘야, 기다려 봐. 이것 좀 하게.” 하면서 아이한테서 고개를 휙 돌려도 될까? 아이한테 밥을 차려 주다가 “얘야, 배고파도 기다려. 이것 좀 하게.” 할 수 있을까? 아이를 토닥토닥 재우다가 “얘야, 잠은 나중에 자. 이것 좀 하게.” 할 수 있을까? 아침이고 낮이고 저녁이고 밤이고, 트위터·카카오톡·페이스북 어느 하나 할 수 없다.


  요즈음은 아이키우기 하면서도 이런저런 것들 하는 분이 제법 많으리라 본다. 그런데, 손전화 쪽글을 보낼 적에도 아이하고 놀다가 그쳐야 하는 마당에, 이런 것들 자꾸 늘려, 어른들끼리 얼굴조차 안 보고 목소리마저 안 들으면서 노닥거리면, 아이들이 무엇을 배울까. 스마트폰으로 노는 어른들은 아이들한테 무엇을 보여주거나 무엇을 물려주는 셈일까.


  아이들은 삶을 배우고 삶을 누리며 삶을 사랑하는 넋으로 자랄 때에 아름다우리라 생각한다. 아이들은 꿈을 배우고 꿈을 누리며 꿈을 사랑하는 눈빛으로 자랄 때에 착하고 참다우리라 생각한다. 어른들이여, 스마트폰 제발 내려놓자. 고무줄을 쥐고 아이들과 고무줄놀이를 하자. 공을 쥐어 아이들과 공놀이를 하자. 맨손 맨발로 숲길을 걷고 들길을 달리면서 아이들과 싱그럽고 푸른 바람을 함께 마시자. 햇볕을 함께 쬐며 아이어른 할 것 없이 까무잡잡하게 살결 태우자. 4346.12.8.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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