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책 하나 (도서관일기 2013.11.6.)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서재도서관 함께살기’

 


  사진책 하나 도서관으로 옮긴다. 살림집에 이 사진책을 둔 지 이태쯤 되었지 싶은데, 책꽂이에 꽂기만 하고서, 또 책꽂이에서 책상맡으로 옮기기만 하고서, 막상 이 사진책 이야기를 아직 쓰지 못했다.


  이야기 하나 쓰기는 어렵지 않다. 이야기 하나 쓰기까지 품은 그리 많이 안 든다. 다만, 사진과 삶과 넋과 빛을 어우르면서 빚은 사진책 하나를 이야기하기까지 곰곰이 생각을 갈무리한다. 어떠한 길을 걸어 태어난 사진책인가를 돌아보고, 이 사진책을 껴안은 내 삶은 어떻게 빛나는가 헤아린다.


  마가렛 버크 화이트라는 분은 어떤 사진을 찍었을까. 이녁은 어떤 마음으로 한국땅을 밟으며 전쟁을 지켜보았을까. 이녁 자서전에는 안 실린 끔찍한 모습 사진들을 싸움터에서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고 사진으로 담았을까. 이녁 사진과 삶을 다룬 사진책 하나 한국말로 ‘해뜸’이라는 출판사에서 내준 적 있지만 그리 오래 사랑받지 못하다가 사라졌다. 헌책방에 《마가레트 버그-화이트》라는 책이 가끔 들락거리기는 하는데 얼마나 두루 읽히는지는 알 길이 없다. 앞으로 이 책이나 다른 책이 한국말로 나올 수 있을까. 이분 자서전이 한국말로 나올 수 있을까. 이분 사진책이 한국말로 나올 수 있을까.


  우리 도서관으로 찾아오는 분 가운데 이 책을 알아볼 분이 있겠지. 우리 도서관에 마가렛 버크 화이트 님 자서전과 해뜸 사진책이 하나씩 있으니, 이 책 하나를 만나려고 먼길을 마다 하지 않는 분이 있겠지. (ㅎㄲㅅㄱ)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 보태 주셔요 *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 되어 주는 분들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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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91. 2013.12.21.ㄴ 함께 읽어 재미있네

 


  아직 작은아이는 혼자 먼저 책을 펼치는 일이 없다. 만화책도 그림책도 스스로 펼치지 않는다. 누나가 한참 책에 빠져서 혼자 놀면, 어쩔 수 없이 슬쩍 만화책이나 그림책을 기웃거리지만, 으레 거꾸로 들고는 장난을 친다. 큰아이는 동생하고 신나게 놀다가도 어느 때에는 조용히 앉거나 엎드리거나 누워서 만화책을 펼친다. 곁에 동생이 살그마니 붙으면 만화책에 나오는 글밥 가운데 읽을 수 있는 대목을 짚으면서 읽어 주기도 한다. 둘이 함께 읽으면 둘이 함께 뛰어놀 때처럼 재미있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책순이 책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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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3-12-24 20:22   좋아요 0 | URL
다정한 모습이 참 보기가 좋습니다~*^^*
무슨 만화인지 몰라도 푹 빠져 있네요.ㅎㅎ

파란놀 2013-12-25 01:48   좋아요 0 | URL
아톰 만화입니다~ ^^
 

책아이 90. 2013.12.21.ㄱ 치마저고리와 밥상

 


  치마저고리로 갈아입고 놀겠다는 큰아이가 밥을 먹다가 그림책을 방바닥에 펼친다. 얘, 밥은 어쩌고? 배가 안 고플까. 배가 안 고프니 그냥 놀고 싶을까. 아니면 바바파파 그림책이 밥보다 재미있니? 아버지가 차린 밥은 바바파파한테는 뒤로 밀리니?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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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3-12-24 20:24   좋아요 0 | URL
밥보다 그림책이 더 좋은가봅니다.^^

파란놀 2013-12-25 01:49   좋아요 0 | URL
뭐... 바바파파이니... ^^;;;;;
ㅠㅜ
 

잠들어 주어 고맙구나

 


  졸린 눈빛이 무엇인지는 큰아이가 태어난 2008년부터 깨달았다. 이무렵까지 어떤 얼굴을 놓고 ‘졸린 눈빛’이라 하는지 알지 못했고 헤아리지 않았다. 2008년에 큰아이가 우리한테 온 뒤 날마다 하루 내내 마주하며 지내고 보니, 이제는 아이 얼굴을 바라보지 않아도, 아이 말씨와 뒷모습과 느낌만으로도 얼마나 즐겁거나 졸립거나 기쁘거나 힘들거나 한가를 또렷하게 알아챈다. 아이가 언제 배고파 하는가를 굳이 말로 들려주지 않아도 안다. 아이가 얼마나 졸리는가를 애써 말로 밝히지 않아도 안다. 그러나, 한창 신나게 뛰노는 아이들은 “얘야, 많이 졸립지? 자고 일어나서 또 놀자.” 하는 말을 한귀로 흘리려 한다. 재미있으니까. 신나니까. 즐거우니까. 잠을 쫓으면서 놀이로 빠져든다. 그래서 더 놀도록 물끄러미 지켜본다. 다시금 아이한테 묻지만, 좀처럼 잠들려 하지 않는다. 그러니 더 놀도록 새삼스레 바라본다. 그러고 나서, 이제 더 아이 몸이 못 견디겠다 싶을 무렵 “쉬 하자, 쉬.” 하고 부른다. 그러면 문득 ‘아하, 내가 쉬가 마려웠구나.’ 하고 아이가 깨닫는다. 잠들기 앞서 쉬를 누이지 않으면, 자다가 쉬가 마려워 깨야 하니 아주 찡얼거린다. 한창 자다가 쉬를 누러 깨야 하면 아이로서 얼마나 부아가 날까. 놀이를 뚝 그치고 쉬를 누고 보면, 아이는 ‘어, 내가 몸이 좀 힘들구나. 졸립구나.’ 하고 알아챈다. 이때에 살살 달래고 다독이면서 품에 안는다. 무릎에 앉힌다. 섣불리 눕히지 않고 따사롭게 품에 안고 토닥토닥 노래를 부른다. 이러면 어느새 아이는 눈이 스르르 감기고 고개를 폭 떨군다. 꿈나라로 깊디깊이 날아간다. 살그마니 아이를 무릎에 누인다. 이렇게 한동안 있은 뒤에 비로소 잠자리에 눕힌다. 이불을 덮는다. 그러면 어느새 아이는 온몸을 쪽 펴고는 살그마니 돌아눕는다. 새근새근 나즈막히 숨소리를 내며 달게 잔다. 참으로 고맙지. 잘 놀고 잘 먹고 잘 자는 아이란, 더할 나위 없이 고맙지. 4346.12.24.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

 

아이를 품에 안고 재우는 모습은 남이 사진으로 찍어 주지 않아,

아이가 놀다가 제풀에 지쳐 곯아떨어진 사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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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3-12-25 01:38   좋아요 0 | URL
잘 먹고 잘 놀고 잘 자는 아이~ 건강한 아이죠!
잠잘 때는 정말 천사가 따로 없죠.^^

파란놀 2013-12-25 01:48   좋아요 0 | URL
언제나 이 세 가지로 즐겁게 자랄 수 있기를 빌고,
어버이로서 이 세 가지를 즐겁게 돌볼 수 있어야지 싶어요~
 

전업주부+전업작가 글쓰기

 


  아이들이 깊이 잠든 한밤에 일어나 새벽까지 글을 쓴다. 밤 한 시부터 새벽 여섯 시 오십 분쯤 겨우 하루 일을 마치고 아이들 사이에 눕는다. 아이들이 여덟 시 무렵부터 잠에서 깼다고 느낀다. 몸이 무거워 도무지 못 일어나는데, 큰아이가 동생 쉬를 누여 주고 같이 노는 소리를 귓결로 듣는다. 아홉 시가 되어 기지개를 켜고 일어난다. 아이들 먹일 밥을 헤아린다. 두 아이는 마당 한쪽에서 꽃삽으로 땅을 쪼다가 맨발로 털퍽 주저앉아 온몸에 흙을 덮으면서 논다. 얘들아, 오늘 날짜가 십이월 이십사일 한겨울이거든. 너희들 여기가 한여름 바다인 줄 아니.


  두 아이 옷을 모두 갈아입히고 씻겨야 한다고 느끼며, 밥부터 차린다. 옷 갈아입히고 씻기고 나서 바로 따순 밥을 먹을 수 있도록 끓인다. 아이들이 마당에서 온통 흙투성이 되어 노는 모습을 보면서, 밀린 글을 조금 쓴다. 작은아이가 “추워, 이제 안 해.” 하면서 마루로 올라서려는 소리를 듣는다. 부리나케 자리에서 일어나 작은아이가 마루에 못 올라오도록 막는다. “자, 밖에서 옷 다 벗고 들어와. 씻어야지.” 따순 물 나오도록 보일러 단추를 누른다. 미리 챙긴 아이들 옷가지를 씻는방 앞에 갖다 놓는다. 큰아이는 혼자서 옷을 씩씩하게 다 벗고, 또 씩씩하게 옷가지에 묻은 흙을 탁탁 턴다. 두 아이를 함께 씻는방으로 들어오도록 한다. 이동안 나는 반바지와 반소매 차림으로 갈아입는다. 따순물을 튼다. 먼저 머리가 긴 큰아이부터 머리를 감긴다. 어느덧 물이 따끈따끈하고, 두 아이한테 물을 골고루 뿌리면서 비누질을 하고 천천히 씻긴다.


  다 씻긴 아이들 머리를 말리고 물기를 닦은 뒤 방으로 들어가자 하면서 “달려!” 하고 말한다. 벌거숭이 두 아이가 방으로 달려간다. 방에서 큰아이는 스스로 옷을 꿰고, 작은아이는 하나하나 입혀 준다. 옷을 다 입은 아이들더러 부엌에 앉으라고 말한다. 대접에 밥이랑 국을 함께 담는다. 오늘 국은 수제비국. 아이들끼리 풀이랑 밥 골고루 먹으라 말하면서 빨래를 한다. 흙투성이 옷을 조물조물 주무른다. 흙때 잘 빠지도록 여러 차례 되비빔질 한다. 오늘은 여러 달만에 빨래기계를 쓰기로 한다. 비빔질을 모두 마친 빨래를 빨래기계에 넣는다. 이렇게 하면 빨래기계 쓰는 뜻이 있느냐고도 하지만, 비빔질 안 하고 빨래기계에 넣으면, 나중에 마당에 널 적에 보면 옷소매나 옷깃이 제대로 안 빨리기 마련이다. 비빔질을 잘 해서 넣어야 제대로 빨린다.

 

  빨래를 하는 김에 걸레를 빨았고, 방과 마루를 쓸고 닦는다. 걸레를 빨아서 마당에 넌다. 방에 깔았던 깔개를 마당에 널어 해바라기 시킨다. 부엌으로 돌아가니 큰아이는 밥을 다 먹었다. 작은아이도 거의 다 먹었다. 내 몫을 뜨기 앞서, 오늘 저녁에 먹을 쌀을 냄비에 담아 씻는다. 엊그제부터 뜯은 누런쌀 봉투에 바구미가 꽤 많다. 이 녀석들은 이 겨울에도 용하게 이렇게 새끼를 치며 쌀을 파먹는구나.


  작은아이 곁에 앉아 작은아이 입에 풀을 넣어 준다. 나와 작은아이는 이윽고 밥을 다 먹는다. 이동안 빨래기계가 빨래를 다 해 주었다. 옷걸이를 챙겨 마당으로 옷가지를 들고 나온다. 차곡차곡 펴서 넌다. 두 아이는 마루를 가로지르면서 신나게 논다. 등허리를 조물주물 주무른다. 눈두덩도 주무르고 손목과 팔뚝을 주무른다. 오늘 쓸 글은 얼마나 있지? 아이들이 서로 잘 보듬으며 노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조금 더 일하기로 한다. 이따가 작은아이 낮잠을 재워야지. 4346.12.24.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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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남매맘 2013-12-24 15:06   좋아요 0 | URL
님 혼자서 다 하시나 봅니다.
정말 대단하세요.
새벽까지 글 쓰시고 얼마 눈도 못 붙이시고 아이들 돌보시느라 고생이 많으세요.
그래도 글 속에 행복이 묻어납니다.

파란놀 2013-12-24 19:14   좋아요 0 | URL
네, 혼자서 바깥일과 안일 도맡고
아이들하고도 혼자서 지낸다고 할까요.
@.@

가게아재는 아니지만
씩씩하고 꿋꿋하게,
마치 아이들마냥
야무지게 살아갑니다~ ^^

순오기 2013-12-25 01:36   좋아요 0 | URL
참 부지런하고 행복한 삶을 꾸려가는 분이라 느껴요!^^

파란놀 2013-12-25 01:49   좋아요 0 | URL
스스로 이렇게 살도록 제가 만들지 않았나 싶곤 해요.
그리고 이렇게 살면서 날마다 새롭게 배우는 일이 아주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