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독재 獨裁


 독재 정권 → 얼음나라 / 재갈나라 / 사슬나라 / 돌담벼락

 국민들은 독재에 항거하여 궐기하였다 → 사람들은 만무방에 맞서며 일어섰다

 국민이 깨어 있으면 독재하는 권력은 나타날 수 없다 → 들풀이 깨면 짓밟는 나라는 나타날 수 없다

 그러려고 독재한 건 아니야 → 그러려고 마구 굴진 않았어


  ‘독재(獨裁)’는 “1. 특정한 개인, 단체, 계급, 당파 따위가 어떤 분야에서 모든 권력을 차지하여 모든 일을 독단으로 처리함 2. [정치] 민주적인 절차를 부정하고 통치자의 독단으로 행하는 정치 = 독재정치”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가시울·가시울타리·가시담·가시담벼락·가시덤불’이나 ‘고랑·수렁·모둠길·모둠틀’이나 ‘사슬·사슬살이·사슬터·사슬나라·쇠사슬·쇠고랑’으로 다듬습니다. ‘쇠가시그물·쇠가시울·쇠가시울타리·쇠가시덤불·쇠가시담·쇠가시담벼락’이나 ‘언떵·언나라·얼음나라·얼음땅’으로 다듬어요. ‘날개꺾다·날개꺾이다·나래꺾다·나래꺾이다’나 ‘누르다·내리누르다·억누르다·짓누르다’로 다듬지요. ‘짓뭉개다·짓밟다·지르밟다·즈려밟다·짓이기다·짓찧다’나 ‘놈·놈팡이·부라퀴·어리석다’로 다듬고, ‘눈멀다·덜먹다·아무렇게나·함부로’나 ‘닥치다·닥쳐들다·닥쳐오다·닫힌터’로 다듬습니다. ‘담·담벼락·담쌓기·돌담·돌담벼락·돌울·돌울타리’나 ‘돌덩이·돌덩어리·돌더미·돌무더기·돌무지’로 다듬어요. ‘모질다·모진길·모진밭·모진바람’이나 ‘사납다·사납빼기·사납질·사납짓·사납치’로 다듬습니다. ‘마구·마구마구·마구나라·막나라’나 ‘마구잡이·마구잡이판·마구죽임·마구죽음’이나 ‘마다·빻다·쪼다·쪼아대다’로 다듬을 만해요. ‘마음대로·맘대로·멋대로·제멋대로·막·막나가다·막하다’나 ‘막놈·막되다·막돼먹다·막질·막꼴·막짓·막터’로 다듬고, ‘만무방·망나니·개망나니·망나니짓·망나니질·망탕’으로 다듬어도 어울립니다. ‘입틀막·틀어막다·재갈·재갈질·재갈 물리기·재갈나라·재갈판’이나 ‘좁다·좁다랗다·비좁다·속좁다·좁쌀’로 다듬지요. ‘숨은담·숨은담벼락·숨은굴레·숨은돌·숨은바위·숨은것’이나 ‘오르다·오름질·올라가다·올라서다·올라앉다’로 다듬으며, ‘우리·울·울타리·웃임금·윗담·윗담벼락·윗굴레’로 다듬어요. ‘꽁·꽁꽁·꽁하다·꿍하다·꽁쟁이’나 ‘쥐어박다·줴박다·쥐여살다·줴살다·쥐여지내다·줴지내다’로 다듬습니다. ‘차꼬·차꼬질·차꼬나라·차꼬판’이나 ‘철없다·철딱서니없다·천둥벌거숭이·철없놈’로 다듬고요. ‘총칼나라·총칼누리·총칼틀·총칼길·총칼질·총칼수렁·총칼굴레’나 ‘총칼사람·총칼꾼·총칼잡이·총칼바치’로 다듬으면 됩니다. ‘칼나라·칼누리·칼굴레·칼수렁’이나 ‘칼잡이·칼꾼·칼님·칼사람·칼바치’로 다듬어요. ‘하늘임금·하얀담·하얀담벼락·하얀굴레’나 ‘호로놈·호로질·호로짓·후레놈·후레질·후레짓’으로 다듬고, ‘혼놀·혼놀이·혼자놀다·혼자차지·혼자쥐다·혼자잡다’나 ‘휘두르다·힘질·힘꼴·힘짓’로 다듬을 수 있습니다. ㅍㄹㄴ



사악한 독재자처럼 그 굉장한 역사처럼

→ 몹쓸 망나니처럼 대단한 발자취처럼

→ 못난 가시울처럼 엄청난 발걸음처럼

《봄 여름 가을 겨울》(이은봉, 창작과비평사, 1989) 26쪽


맹목적이고 음험하고 무자비하며, 그 어떤 미치광이 독재자보다도 더 잔인하다

→ 꼴값이고 고리고 끔찍하며, 어떤 미친 사납이보다 더 모질다

→ 젬것이고 구리고 무시무시하며, 어떤 미친 망나니보다 더 그악스럽다

《만화의 기법 1》(베르나르 뒤크/이재형 옮김, 까치, 2002) 20쪽


회장님의 독재에 불만이 많은 두 사람

→ 모둠빛이 멋대로라 못마땅한 두 사람

→ 살림님 맘대로가 싫은 두 사람

→ 꼭두님 혼짓이 서운한 두 사람

《알바고양이 유키뽕 7》(아즈마 카즈히로/김완 옮김, 북박스, 2004) 73쪽


국회는 군사독재정권과 유착되었던 반민주세력이 그대로 점령하고 있었고

→ 나라모임은 총칼나라에 빌붙던 고약한 무리가 그대로 차지하였고 

→ 나라길은 얼음나라에 들러붙던 시커먼 떼거리가 그대로 쥐었고

《역사가의 시간》(강만길, 창비, 2010) 512쪽


장기 독재에 의해 처참하게 유린되고 형태만 남게 되었다

→ 오래 억누른 탓에 끔찍하게 찢기고 허울만 남았다

→ 얼음나라가 긴 탓에 갈기갈기 찢기고 껍데기만 남았다

→ 오래도록 짓눌려 갈가리 찢기고 껍데기만 남았다

《진보와 저항의 세계사》(김삼웅, 철수와영희, 2012) 283쪽


국민의 힘으로 독재를 끝내고 국가의 폭력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할 수 있게 되었죠

→ 사람들 힘으로 막짓을 끝내고 나라주먹에서 사람들을 지킬 수 있었지요

→ 우리 힘으로 망나니를 끝내고 나라막짓에서 우리를 보살필 수 있었지요

《선생님, 헌법이 뭐예요?》(배성호·주수원·김규정, 철수와영희, 2019) 19쪽


독재가 끝나고 민주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할 무렵인

→ 막짓이 끝나고 꽃바람이 불 무렵인

→ 닫힌터가 끝나고 들꽃누리 바람이 불 무렵인

《눈물은 한때 우리가 바다에 살았다는 흔적》(김성광, 걷는사람, 2019) 128쪽


독재와 부패 세력의 지배를 받게 되었지요

→ 가시울과 각다귀가 억눌렀지요

→ 쇠사슬과 곰팡이가 짓눌렀지요

《선생님, 친일파가 뭐예요?》(김삼웅, 철수와영희, 2023) 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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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1.13.

숨은책 987


《여의주 칼럼》

 홍보실 엮음

 쌍용그룹

 1984.9.1.



  언제부터인지 모르나 우리집에 ‘쌍용 사외보’가 다달이 왔습니다. 아마 아버지가 받아보았을 텐데, 2000년에 들어설 즈음까지 숱한 큰일터(대기업)는 달책(사외보·무료배포 월간지)을 펴내어 온나라에 엄청나게 뿌렸습니다. 1980∼90해무렵에 가장 많이 뿌린 줄 압니다. 떠난 우두머리를 이은 새 우두머리가 이 땅에서 무슨 짓을 일삼든 눈감고서 ‘좋은말’만 좋게좋게 하라는 속뜻이었다고 느낍니다. 그들(대기업)은 ‘왼오른을 아울러’서 ‘좋은글’을 받으려고 무척 용썼고, 이따금 뜬금없다 싶은 어른들 글을 만나곤 했습니다. “사보 ‘쌍용’ 통권 100호 발간기념·별책부록”인 《여의주 칼럼》은 ‘안파는책(비매품)’인데 ‘부산 학사서점’ 종이가 붙었습니다. 이미 ‘달책(대기업 무료배포 사외보)’은 책싸개나 헌종이(폐품)로 다 썼기에 저한테 하나도 안 남았습니다만, 예전에 누구 글을 실었나 돌아보려고 들추니, 송건호·이오덕 같은 이름이 보입니다. 게다가 1979년에 두 분 글을 실었다니 놀랍군요. 비록 그들(대기업)이 다른 그들(독재자)과 나란히 길을 걸었어도, ‘달책 일꾼(사외보 편집자)’은 몰래 곧은소리를 실으려고 힘썼구나 싶습니다.


ㅍㄹㄴ


발등과 손가락과 얼굴의 차례로 입은 내 상처는 일과 장난과 놀이로 자라던 어린 시절이 남긴 표적이다. 나는 이런 상처를 입음으로서 지금의 나로 성장한 것이 틀림없다. 요즘 아이들은 상처 없이 고이 자라나는 듯 보인다. 도시 아이들은 낫이고 호미고 도끼 같은 걸 쓰는 것은 물론이고, 저들이 먹는 쌀이나 갑자기 어떻게 생겨나는지도 모르지만, 농촌 아이들조차 장작이 없으니 도끼를 잡을 줄 모르고, 보리농사가 쇠퇴해지고 보니 보리 베는 일도 드물고, 보릿짚 가리도 찾기 힘들게 되었다. (22쪽/이오덕·국민학교 교장 1979)


유난스레 남녀평등, 아니 여남평등(女男平等)을 주장하던 E. 거기다 심하게 말하면 첨단을 치닫는 개방성과 거침없는 솔직한 성격. 군대와 더불어 수직적인 사회라는 직장에서 과연 제대로 일할 수 있을까? 무척 걱정이 되었다. 물론 강제나 강권이 있을 리는 없으리라고 생각했지만, 시멘트 회사의 딱딱하고 견고한 보수성을 우려했기 때문이었다. (296쪽/유순옥·한진출판사 1980)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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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1.13.

숨은책 1120


《공산주의자는 사고를 전환해야 한다》

 J.슐라이프슈타인 외 글

 김정환 옮김

 새길

 1990.5.25.



  이른바 ‘이론가’라는 이들치고 땅바닥에 발바닥을 붙이는 이가 드물거나 없기 일쑤입니다. ‘활동가’는 한동안 땅바닥에 발바닥을 붙이되, 어느 때에 이르면 슬그머니 몸을 빼서 구름(벼슬길)에 올라앉습니다. 우리나라에도 ‘브나로드 운동(В народ 運動)’이 일어난 적이 있습니다만, 처음부터 우리말을 쓸 마음도 없고, 그 뒤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본말씨를 섞어 “민중 속으로”를 외치기도 했는데, 처음부터 들풀(민중)이 아닌 ‘이론가·활동가’이기에 “들풀 곁으로” 가자고 목소리만 높인 셈입니다. 이미 들풀로 태어났고 들꽃으로 살며 들녘이 삶터인 사람은 어쩌란 셈일까요. 《공산주의자는 사고를 전환해야 한다》 같은 책에서도 엿볼 수 있듯 “마음을 바꿔야”라든지 “생각을 고쳐야”처럼 ‘들풀말(민중용어·생활어)’을 아예 안 쓰고 “사고를 전환해야”처럼 씁니다. 우리는 왜 ‘두레’가 아닌 ‘공산주의’라는 일본옮김말을 써야 할까요? 이미 말부터 어긋나고 들풀 곁에 없는 터라, 모든 ‘이론·활동’이 붕뜬 구름처럼 떠들다가 벼슬자리로 슬그머니 꽁지를 뺀 얼개이지 싶습니다. “적의 적은 친구”라는 말은 참으로 얼뜨고 엉터리이지만, 오늘날에도 이대로 굳게 믿는 분이 꽤 많습니다.


ㅍㄹㄴ


이른바 당지도부의 ‘소유’로 간주됐던 모든 분야의 경우 발전이, 그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거의 없어요. (94쪽)


즉 우리의 적의 적은 우리의 친구라는 슬로건하에 행동했습니다. 그러니까 그들(인도)은, 영국 제국주의자가 여전히 주적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했고, 파시즘에 맞선 세계운동과의 동맹을 거부했습니다. (110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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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1.13.

숨은책 1119


《국민 교육 헌장 이념 구현을 위한 장학자료 9 안전 교육 지침》

 편집부 엮음

 문교부

 1971.8.6.



  기름(석유)이 펑펑 솟는 나라가 적잖습니다. 넘치는 기름을 알뜰히 건사해서 온나라가 나누기도 할 테지만, 흥청망청 뒷짓을 꾀하며 몇몇이 거머쥐기도 합니다. 베네수엘라나 이란은 우두머리·벼슬아치·돈바치가 끼리끼리 돌담을 세워서 그들끼리 휘두르며 사람들을 억누르고 틀어막는 사슬나라(독재국가)로 오래 이었습니다. 《국민 교육 헌장 이념 구현을 위한 장학자료 9 안전 교육 지침》은 1968년에 나라지기가 내린 ‘국민교육헌장’에 따라서 온나라 배움터를 틀어막으려고 내놓은 숱한 길잡이책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 작고 노란 꾸러미는 1979년 뒤로 싹 없애려 했지만 곳곳에 용케 남습니다. “성북국민학교 접수 71.11.6.”이 찍힌 노란책을 펴면 “거리에서 군것질을 하는 비위생적인 행동을 예방할 수 있는 태도를 기른다. (국민학교 중학년/65쪽)” 같은 대목이 있습니다. 2026년 오늘날 ‘길거리밥’은 여러 한물결(K-푸드) 가운데 하나로 여기는데 무척 오래도록 나쁜밥(불량식품)으로 삼았어요. 지난날 길거리밥을 파는 아주머니나 언니나 아저씨는 으레 ‘없는집’이었고 “누구 엄마”나 “누구 아저씨”였어요. 모두 이웃이자 동무 사이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나라다울까요? 살림을 어떻게 나누어야 나라일꾼인가요?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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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선생님의 말이 길어 - 후쿠야마 료코 단편집
후쿠야마 료코 지음, 김서은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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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6.1.13.

만화책시렁 799


《교장 선생님의 말이 길어》

 후쿠야마 료코

 김서은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5.11.30.



  갈수록 ‘학원물’이라는 이름을 붙인 글이나 그림은 ‘푸른나이에 짓는 살림길’이 아닌 ‘더 어린 나이에 처음 좋아하는 사이’로 줄거리를 잡는 틀에 갇히거나 고인다고 느낍니다. 왜 이렇게 ‘사랑’도 아니고 ‘살림’도 아닌 ‘짝맺기(연애)’에 얽매이나 하고 돌아보면, 우리나라도 이웃나라도 ‘배우는 터전’이 아니라 ‘불늪(입시지옥·취업지옥)’을 곧 앞두었다고 여기는 탓이지 싶습니다. 불늪에 발을 담그면 이미 맛가고 폭삭 늙기에, 한 살이라도 어린 나이에 짝맺는 노닥질에 온힘을 기울이는 굴레라고 할까요. 《교장 선생님의 말이 길어》를 읽으며 ‘배움터지기’라는 분치고 참말로 말이 짧은 사람은 보기 힘든 대목을 새삼스레 되새기되, 이 그림꽃에 나오는 모든 아이는 짝맺기 말고는 아예 안 쳐다봅니다. 손수 도시락을 싸지도 않고, 손수 빨래를 하지도 않고, 손수 집안일이나 집살림 어느 하나에도 마음이 없어요. 그냥 나이가 들어 몸이 크면서 ‘좋아하고 이쁨받을’ 길만 쳐다봅니다. 그런데 이렇게 짝을 맺는 줄거리를 그려야 팔리고 눈길받아요. 어린이가 어린살림을 짓는다거나 푸름이가 푸른살림을 짓는 줄거리를 그려서는 안 팔리는 듯싶습니다. 그러나 살림짓기와 사랑짓기가 없는 채 짝만 맺어서 아기를 낳으면 누가 어떻게 돌볼까요?


ㅍㄹㄴ


“사랑에 빠진 시선은 어떤 보석보다 아름답군.” (16쪽)


“나도 만들 수 있다면, 그런 옷을.” “할 수 있잖아. 바늘 귀신이라면. 그런 걸 만들려고 학교에 들어가는 거 아냐?” (37쪽)


‘검은고양이의 취향을 파악하는 데 일주일을 써버렸어. 멋진 고백은 대체 어디로 간 거냐.’ (69쪽)


“굽힐 줄을 모르네. 지는 걸 얼마나 싫어하는 거가. 니가 딱 교칙 위반이지, 핑크 머리.” “아니, 내는 이너 컬러니까 아무리 봐도 내가 낫제, 금발.” “시끄럽다, 핑크!” “누구보다 핑크라 하나, 금발.” (99쪽)


“지금이라면 교장 선생님의 인사말보다 간단명료하게 말할 수 있어.” (161쪽)


#校長の話が長い #福山リョウコ


+


《교장 선생님의 말이 길어》(후쿠야마 료코/김서은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5)


그 공연에서 처음으로 백덤블링을 성공했어

→ 그 자리에서 처음으로 뒤돌아뛰기를 해냈어

→ 그 판에서 처음으로 뒤로 빙글 돌았어

36쪽


검은고양이의 취향을 파악하는 데 일주일을 써버렸어

→ 검은고양이 입맛을 읽느라 이레를 써버렸어

→ 검은고양이 마음을 살피느라 이레를 써버렸어

69쪽


멋진 고백은 대체 어디로 간 거냐

→ 아니 멋진 말은 어디로 갔느냐

→ 왜 멋지게 털어놓지 못 하느냐

→ 어쩜 멋지게 못 밝히느냐

69쪽


지금이라면 교장 선생님의 인사말보다 간단명료하게 말할 수 있어

→ 여기서라면 배움터지기 말씀보다 깔끔하게 말할 수 있어 

→ 오늘이라면 배움어른 말마디보다 단출하게 말할 수 있어

161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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