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적화 赤化


 적화 현상이 일어났다 → 빨갛게 바뀌었다 / 붉게 물들었다 / 새빨갛다

 적화될까 염려하는 바라면 → 붉물을 걱정하는 바라면


  ‘적화(赤化)’는 “1. 붉게 됨 ≒ 적색화 2. [사회 일반] 공산주의에 물듦. 또는 그렇게 되게 함 ≒ 적색화·좌익화”를 가리킨다지요. ‘붉다·붉히다·붉물·붉은물’이나 ‘불그스레·불그스레하다·불그스름·불그스름하다’로 손질합니다. ‘빨갛다·빨강·빨강이·빨개지다·빨간물·빨간빛·빨간것’이나 ‘새빨갛다·새빨강·시뻘겋다·시뻘겅’으로 손질해도 되고요.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적화’를 일곱 가지 더 싣는데 다 털어냅니다. ㅍㄹㄴ



적화(赤禍) : 공산주의에 의한 재난

적화(寂化) : [불교] 승려가 죽음 = 입적

적화(賊禍) : 도적들에게 입은 재난

적화(摘花) : [농업] 꽃을 따는 일. 과실나무·화초·야채 따위를 기를 때에, 과실이나 꽃의 크기 및 품질의 향상을 위하여 꽃을 솎아 한 개체의 꽃의 수를 제한하는 일이다 = 꽃따기

적화(敵貨) : 적의 화물. 또는 적성(敵性)을 띤 화물

적화(積貨) : 화물을 배나 차에 실음. 또는 그 화물 ≒ 적하

적화(積禍) : 거듭된 재난. 또는 온갖 재난



엉뚱한 적화(赤化)통일의 야망과 불법남침의 끈질긴 도전에 계속 직면하여

→ 엉뚱히 빨갛게 물들이려는 꾀와 함부로 끈질기게 자꾸 쳐들어와서

→ 엉뚱히 붉게 물들이려는 속셈과 마구 끈질기게 자꾸 쳐들어와서

《韓民族의 國難克服史》(이선근, 휘문출판사, 1978) ⅶ쪽


대한민국의 적화赤化를 염려하는 애국 충정으로만 본다면

→ 이 나라에 붉물 들까 걱정하는 나라사랑으로만 본다면

→ 우리가 붉게 물들까 근심하는 마음으로만 본다면

《안철수의 힘》(강준만, 인물과사상사, 2012) 23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영어] 블랙아웃blackout



블랙아웃(blackout) : 1. [군사] 본격적인 미사일 공격에 앞서 한두 발 정도 쏘는 핵 공격. 적의 미사일 방어 체계를 무력화하는 구실을 한다 2. [예체능 일반] 무대에서의 암전(暗轉) 3. [정보·통신] 텔레비전 브라운관이 갑자기 어두워지는 일. 또는 전파가 갑자기 끊겨 화면이 꺼지는 일 4. [전기·전자] 전력 공급이 중단되어 해당 지역이 어두워지는 일

blackout : 1. 정전(停電) 2. (정부·경찰에 의한) 보도 통제[정지] 3. 특히 英 등화관제 4. (창문에 치는) 암막(暗幕) 5. 일시적인 의식[시력/기억] 상실

ブラックアウト(blackout) : 1. 블랙아웃 2. 장면 전환시 장내나 화면이 어두워지는 일 3. 스포츠 등의 방송을 특정 구역에만 송신함 4. 뉴스의 보도 금지 5. 정전. 등화 관제 6. 기억 상실 7. 통신 등의 두절



싸움터에서 쓰다가 퍼진 영어 ‘블랙아웃’이라 할 텐데, 우리로서는 ‘깜깜하다·껌껌하다·깜깜길·껌껌길’이나 ‘깜깜터·껌껌터·깜깜나라·껌껌나라’로 옮길 만합니다. ‘새까맣다·새카맣다·시꺼멓다·시커멓다’로 옮기고, ‘어둡다·어둠·어두움·어두컴컴하다·어둠빛·어둠꽃’이나 ‘어둠길·어둠터·어둠판·어둠누리·어둠나라·어둠칸’으로 옮길 만하지요. ‘캄캄하다·컴컴하다·캄캄길·컴컴길’이나 ‘캄캄터·컴컴터·캄캄나라·컴컴나라·캄캄칸·컴컴칸’으로 옮깁니다. ‘검정·검다·검은빛·까만빛·깜빛’이나 ‘검정꽃·검은꽃·까만꽃·깜꽃·거무스름·거무튀튀’로 옮기고요. ‘까마득하다·가마득하다·까망·까맣다’나 ‘퀭·퀭하다·퀭눈’으로 옮겨도 됩니다. ㅍㄹㄴ



진짜 블랙아웃이 올 수 있는 것이다

→ 참말 깜깜할 수 있다

→ 참으로 새까말 수 있다

《착한 전기는 가능하다》(하승수, 한티재, 2015) 53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환 環


 환(環)의 형태로 제작된다 → 고리로 짓는다 / 둥글게 짓는다

 환(環)의 모양이다 → 둘러싼 모습이다 / 두른 모습이다


  ‘환(環)’은 “1. [수학] 두 개의 연산에 대하여 닫혀 있는 집합. 일반적으로 덧셈과 곱셈에 대하여 닫혀 있는 경우를 이르며, 이때 결합 법칙, 분배 법칙이 성립하고 덧셈에 대해 가환군을 이루는 경우이다. 정수, 실수, 유리수, 복소수, 계차 행렬 따위가 있다 2. [화학] 고리 모양으로 결합되어 있는 원자 집단. 벤젠핵 따위가 있다”를 가리킨다는군요. ‘가락지’나 ‘고·고리·공’으로 고쳐씁니다. ‘돌다·두르다·둘러싸다·둘러안다’로 고쳐써요. ‘동그라미·동그랗다·동글다·동글동글·동글이’나 ‘둥그러미·둥그렇다·둥글다·둥글둥글·둥글이’로 고쳐써도 됩니다. ㅍㄹㄴ



빛의 환이 그려진다

→ 빛고리를 그린다

→ 빛가락지를 그린다

→ 빛이 둥글다

→ 빛이 동그랗다

《이름을 몰랐으면 했다》(박태건, 모악, 2020) 68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송화 松花


 송화를 터뜨리는 어원(御苑) 속에서 → 솔꽃을 터뜨리는 임금뜰에서

 송홧가루 흩날리는 → 솔꽃가루 흩날리는


  ‘송화(松花)’는 “소나무의 꽃가루. 또는 소나무의 꽃. 빛은 노랗고 달착지근한 향내가 나며 다식과 같은 음식을 만드는 데 쓴다 ≒ 송황”이라 하고, ‘송홧가루(松花-)’는 “소나무의 꽃가루. 또는 그것을 물에 넣고 휘저어 잡물을 없앤 뒤 말린 가루”를 가리킨다지요. ‘솔꽃·소나무꽃’이나 ‘솔꽃가루·소나무꽃가루’로 고쳐씁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송화’를 넷 더 싣는데 다 털어냅니다. ㅍㄹㄴ



송화(松火) : 관솔에 붙인 불 = 관솔불

송화(松禾) : [지명] 황해도 송화군의 중앙부에 있는 읍. 군청 소재지이다

송화(送貨) : 화물을 부쳐 보냄

송화(送話) : 전화로 상대편에게 말을 보냄



송홧가루 구하기도 쉽지 않고

→ 솔꽃가루 찾기도 쉽지 않고

→ 솔가루 얻기도 쉽지 않고

《밥을 지어요》(김혜경, 김영사, 2018) 49쪽


송홧가루 덮인 연못 아래

→ 솔꽃가루 덮인 못에

→ 솔꽃가루 덮인 물밑에

《백날을 함께 살고 일생이 갔다》(배영옥, 문학동네, 2019) 75쪽


송화가루 날리면

→ 솔꽃가루 날리면

《이름을 몰랐으면 했다》(박태건, 모악, 2020) 41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이름을 몰랐으면 했다 모악시인선 19
박태건 지음 / 모악 / 202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노래꽃 / 문학비평 . 시읽기 2026.1.9.

노래책시렁 531


《이름을 몰랐으면 했다》

 박태건

 모악

 2020.8.31.



  새도 벌레도 노래하지만, 쥐도 뱀도 노래합니다. 사람과 다르게 소리를 내고, 가락을 입히며, 하루를 살아가는 숨결이 흐릅니다. 눈을 감고서 바라보면 구름빛을 느끼면서 바람가락을 알아채고 볕살마다 출렁이는 이야기를 느낄 만합니다. 여러모로 보면 큰고장 부릉부릉 왁자지껄한 길거리도 노래판입니다. 매캐하게 일어날 뿐 아니라, 들숲메바다를 몽땅 잊은 서울도 시끌시끌한 쿵쿵질로 노래입니다. 《이름을 몰랐으면 했다》를 읽는데, 젖고랑을 지난다는 땀방울을 구경한다든지, 경주 현대호텔에서 보임틀을 쳐다본다든지, 냇가에서 메기를 굽는다든지, 어쩐지 별나라 삶 같습니다. 손수 토란대를 삶아서 다듬는 손길이 아니고, 몸소 메기랑 멧골에서 헤엄치는 삶길이 아니고, 부채나무(은행나무)하고 한마음으로 어울리는 가락이 아닌 채 구경하는 붓끝이 휘날리는구나 싶습니다. 누구나 어디에서나 모든 삶은 글로 담아서 가락을 입힐 수 있습니다. 이때에 가만히 짚을 수 있기를 바라요. 그냥그냥 모든 소리를 슬쩍 매만져서 ‘시’라고 내놓는지, 아니면 온몸으로 푸른땀빛으로 일구는 하루를 고스란히 옮겨서 ‘노래’로 부르는지, 이제는 처음부터 다시 헤아릴 때라고 봅니다.


ㅍㄹㄴ


은행나무는 트럼펫을 품었다 참새 떼가 날아간 자리 젖은 글씨로 번진다 먼 하늘을 건너온 한 사내가 접을 붙이기 위해 가지를 자른다 가지가 잘릴 때마다 사내가 디디고 선, 한 뼘 하늘이 흔들린다 (트럼펫 나무/38쪽)


여자가 마루에 앉아 토란대를 다듬는다 / 늘어진 메리야스를 입은 여자처럼 // 푹, 삶은 토란대가 벗겨질 때마다 / 여자의 목덜미에 땀이 흐른다 // 젖고랑을 지나 아랫배에 살집으로 스미는 기억이 / 길을 찾아가는 여름밤 (토란대/42쪽)


경주 현대호텔 722호 욕조에서 나는 왕가의 사생활이 궁금해졌다. 거실의 TV는 오호츠크 해에서 발달한 기단을 타고 아무르 강을 건너는 중이다 (호텔 욕조에서의 명상/54쪽)


강가에서 메기를 굽는다 / 메기는 돌 모서리마다 몸을 비벼대느라 / 비늘이 없다 / 누군가 숯불을 피우는지 / 비늘 속처럼 환한 저녁 놀 / 가족을 부르는 소리, 강물 위로 성긴 그물을 편다 (메기 굽는 저녁/72쪽)


+


《이름을 몰랐으면 했다》(박태건, 모악, 2020)


빗방울처럼 외로워질 것이니

→ 빗방울처럼 외로울 테니

25쪽


콧노래를 불렀다 리드미컬하게

→ 콧노래를 불렀다 가볍게

→ 콧노래를 불렀다 신나게

→ 콧노래를 불렀다 구성지게

34쪽


송화가루 날리면

→ 솔꽃가루 날리면

41쪽


캄캄한 말들이 달려온다

→ 캄캄한 말이 달려온다

51쪽


빛의 환이 그려진다

→ 빛고리를 그린다

→ 빛가락지를 그린다

→ 빛이 둥글다

→ 빛이 동그랗다

68쪽


지금의 나와 이십 년 전의 내가 이열종대로 광주 간다

→ 오늘 나와 스무 해 앞선 내가 두줄로 광주 간다

68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