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414 : 문제 진영 논리 그 자체 시종일관 -의 포로 데 있다는 것


문제는 진영 논리 그 자체라기보다는 시종일관 진영 논리의 포로가 되는 데 있다는 것이다

→ 담벼락이 잘못이라기보다는 내내 담벼락에 사로잡혀서 잘못이다

→ 갈라치기가 말썽이라기보다는 노상 갇혀서 갈라치니 말썽이다

《안철수의 힘》(강준만, 인물과사상사, 2012) 70쪽


이 보기글 같은 “문제는 + - 데 있다는 것이다” 같은 짜임새는 옮김말씨입니다. 이때에는 “무엇이 + 어떠해서 + 잘못이다/말썽이다”처럼 손질합니다. 담벼락을 치거나 울타리를 쌓거나 갈라치기를 하거나 무리를 짓기에 잘못이나 말썽일 만합니다. 그런데 담벼락을 치느라 담벼락에 내내 사로잡히니 더 잘못이라지요. 갈라치기를 하거나 무리짓기를 하느라 어느새 갈라치기에 길들고 무리질에 갇히니 말썽이라고 합니다. ㅍㄹㄴ


문제(問題) : 1. 해답을 요구하는 물음 2. 논쟁, 논의, 연구 따위의 대상이 되는 것 3. 해결하기 어렵거나 난처한 대상. 또는 그런 일 4. 귀찮은 일이나 말썽 5. 어떤 사물과 관련되는 일

진영(陣營) : 1. 정치적·사회적·경제적으로 구분된 서로 대립되는 세력의 어느 한쪽

논리(論理) : 1. 말이나 글에서 사고나 추리 따위를 이치에 맞게 이끌어 가는 과정이나 원리 2. 사물 속에 있는 이치. 또는 사물끼리의 법칙적인 연관 3. [철학] 바른 판단과 인식을 얻기 위한 올바른 사유의 형식과 법칙 따위를 연구하는 학문 = 논리학

자체(自體) : 1. (다른 명사나 ‘그’ 뒤에 쓰여) 바로 그 본래의 바탕 2. (주로 명사 앞에 쓰이거나 ‘자체의’ 꼴로 쓰여) 다른 것을 제외한 사물 본래의 몸체

시종일관(始終一貫) :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포로(捕虜) : 1. 사로잡은 적 ≒ 군로·노수·부로·부수·부획·생구·수금·전로·피오더블유 2. 어떤 사람이나 일에 마음이 쏠리거나 매이어 꼼짝 못 하는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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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2579 : 처연하고 한스러우면 슬퍼진다



처연하고 한스러우면 슬퍼진다

→ 초라하고 아프면 슬프다

→ 청승맞고 서러우면 슬프다


처연하다(悽然-) : 애달프고 구슬프다

한스럽다(恨-) : 한이 되는 느낌이 있다

한(恨) : 몹시 원망스럽고 억울하거나 안타깝고 슬퍼 응어리진 마음

슬프다 : 원통한 일을 겪거나 불쌍한 일을 보고 마음이 아프고 괴롭다



  한자말 ‘처연’이나 ‘한스럽다’는 밑뜻으로 보면 ‘슬프다’를 가리킵니다. 이 보기글처럼 “처연하고 한스러우면 슬퍼진다”라 하면 “슬프고 슬프면 슬퍼진다”인 셈입니다. 말이 안 되지요. 왜 슬픈가 하고 밝힐 적에는 다른 낱말을 고를 노릇입니다. “초라하고 아프면 슬프다”라든지 “가엾고 서러우면 슬프다”처럼 우리말로 알맞게 가다듬습니다. ㅍㄹㄴ



처연하고 한스러우면 슬퍼진다

→ 초라하고 아프면 슬프다

→ 청승맞고 서러우면 슬프다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손철주, 생각의나무, 2010) 1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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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2578 : 부대 자루



부대 자루에서

→ 자루에서


부대(負袋) : 종이, 피륙, 가죽 따위로 만든 큰 자루 ≒ 포(包)·포대(包袋)

자루 : 1. 속에 물건을 담을 수 있도록 헝겊 따위로 길고 크게 만든 주머니 2. (수량을 나타내는 말 뒤에 쓰여) 물건을 ‘「1」’에 담아 그 분량을 세는 단위



  우리말 ‘자루’를 한자로 옮겨 ‘부대·포·포대’라고도 하지요. “부대 자루”나 “포대 자루”는 잘못 쓰는 말씨입니다. 단출히 ‘자루’만 쓸 노릇입니다. ㅍㄹㄴ



여자가 끌고 온 부대 자루에서

→ 순이가 끌고 온 자루에서

《내 얼굴이 도착하지 않았다》(이설야, 창비, 2022) 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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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2577 : 유빙처럼 떠다니는



유빙처럼 떠다니는

→ 둥둥 떠다니는

→ 뜬얼음 같은


유빙(流氷) : 물 위에 떠내려가는 얼음덩이 = 성엣장

떠다니다 : 1. 공중이나 물 위를 떠서 다니다 2. (비유적으로) 정처 없이 이리저리 오고 가다



  떠서 다니는 얼음이라 한자로 ‘유빙’이라 하지요. 우리말로 하자면 ‘뜬얼음’입니다. “유빙처럼 떠다니는”은 “뜬얼음 같은”으로 손보거나 “둥둥 떠다니는”이라 하면 됩니다. ㅍㄹㄴ



유빙처럼 떠다니는 빌딩 섬들

→ 둥둥 떠다니는 잿빛 섬

→ 뜬얼음 같은 높다란 떼섬

《내 얼굴이 도착하지 않았다》(이설야, 창비, 2022)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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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2576 : 온 세상 천지



온 세상이 눈천지였거든

→ 온통 눈밭이었거든


세상(世上) : 1. 사람이 살고 있는 모든 사회를 통틀어 이르는 말 ≒ 세속 2.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기간. 또는 그 기간의 삶 3. 어떤 개인이나 단체가 마음대로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나 공간 4. 절, 수도원, 감옥 따위에서 바깥 사회를 이르는 말 5. = 세상인심 6. ‘지상’을 천상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 7. ‘비할 바 없이’, ‘아주’의 뜻을 나타내는 말 8. ‘도무지’, ‘조금도’의 뜻을 나타내는 말

천지(天地) : 1. 하늘과 땅을 아울러 이르는 말. ≒ 건곤·천양(天壤) 2. ‘세상’, ‘우주’, ‘세계’의 뜻으로 이르는 말. ≒ 대계(大界) 3. (명사적 표현 뒤에서 ‘천지이다’ 꼴로 쓰여) 대단히 많음”



  한자말 ‘세상’은 ‘온곳’을 가리킵니다. ‘온세상’처럼 쓰는 분이 제법 있는데 ‘온곳’이나 ‘온누리’로 다듬습니다. 눈이 소복소복 내려서 모두 하얗게 덮은 모습을 나타내려고 한다면 “온통 눈밭”이나 “모두 눈밭”이라 할 만합니다. ‘눈천지’는 ‘눈밭’으로 다듬으면 되는데, 한자말 ‘천지’하고 ‘세상’은 같은 말을 겹쳐서 쓴 셈이니 털어낼 노릇입니다. ㅍㄹㄴ



온 세상이 눈천지였거든. 게다가 눈은 허리까지 차올라서 앞으로 나가는 것도 너무 힘들었어

→ 온통 눈밭이었거든. 게다가 눈은 허리까지 차올라서 앞으로 나가기도 너무 힘들었어

《평화는 어디에서 오나요》(구드룬 파우제방/신홍민 옮김, 웅진닷컴, 1997) 1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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