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뇌사상태



 업무 중에 뇌사상태에 빠졌다 → 일하다가 잠들었다

 결국 뇌사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 끝내 고요잠에 빠지고 말았다

 뇌사상태로 치료를 받는 도중에 → 굳잠인 채로 돌보다가


뇌사상태 : x

뇌사(腦死) : [의학] 뇌의 기능이 완전히 멈추어 본디 상태로 되돌아가지 않는 상태

상태(狀態) : 사물·현상이 놓여 있는 모양이나 형편



  골이 움직이지 않으면서 몸을 쓰지 못 하고서 마치 죽은듯이 누울 때가 있습니다. 이때에는 말을 않고 움직이지 않는다는 얼거리를 살펴서 ‘고요·고요하다·고요님·고요귀·고요넋·고요길’이나 ‘고요꽃·고요빛·고요숨·고요잠·고요쉼’으로 나타낼 만합니다. ‘굳잠·한잠·한꿈’이나 ‘누운몸·눕다·눕몸·눕빛·눕꽃’으로 나타내도 어울립니다. ‘숨만 쉬다·오솔·오솔하다·오솔빛·오솜소리·오솝소리’라 할 수 있어요. ‘자다·잠·잠들다·잠자다’로 나타내면 되고, ‘잠잠이·잠잠님·잠잠꽃’이나 ‘잠길·잠빛·잠꽃·잠든몸·잠든꽃’이라 해도 되어요. ㅍㄹㄴ



(카메라는) 지금도 뇌사 상태다

→ (찰칵이는) 아직도 잔다

→ (빛틀은) 오늘도 뇌사이다

→ (꽃틀은) 여태 맛이 갔다

→ (빛그림틀은) 아직 못 고쳤다

《낡은 카메라를 들고 떠나다 2》(성남훈, 청어람미디어, 2006) 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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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소작 小作


 소작을 부치다 → 얻어서 부치다

 소작하고 있는 → 받아쓰는 / 빌려쓰는

 소작하지 못하게 되었다 → 둘러대지 못하였다

 몇 대를 소작농으로 → 몇 길을 삯꾼으로

 소작농을 지어서 근근이 → 논밭낛꾼으로 겨우

 소작인이 지세를 물다 → 얻어쓰는 삯을 물다

 소작인과 지주 사이에는 → 삯꾼과 땅임자 사이에는


  ‘소작(小作)’은 “[농업] 농토를 갖지 못한 농민이 일정한 소작료를 지급하며 다른 사람의 농지를 빌려 농사를 짓는 일 ≒ 반작”을 가리키고, ‘소작농(小作農)’은 “[농업] 일정한 소작료를 지급하며 다른 사람의 농지를 빌려 짓는 농사. 또는 그런 농민 ≒ 도지농사”를 가리키며, ‘소작인(小作人)’은 “다른 사람의 농지를 빌려 농사를 짓고 그 대가로 사용료를 지급하는 사람 ≒ 작인·작자”를 가리킨다지요. 우리말로는 ‘낛꾼·낛일꾼·낛지기’나 ‘논밭낛꾼·논밭삯꾼·논밭낛지기·논밭삯지기’로 고쳐씁니다. ‘빌린일꾼·빌린지기·빌린흙일꾼·빌린흙지기’나 ‘삯꾼·삯일꾼·삯일지기’로 고쳐쓸 만합니다. ‘도르다·도림꽃·두르다·두름·둘러대다·돌라대다’로 고쳐쓸 수 있어요. ‘받다·받음·받아들이다·얻다·얻어들이다·얻어쓰다’로 고쳐쓰고, ‘빌리다·빌려주다·빌려쓰다’로 고쳐씁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소작’을 다섯 가지 더 싣는데 다 털어냅니다. ㅍㄹㄴ



소작(小斫) : 잘게 팬 장작

소작(小酌) : 1. 조촐하게 차린 술자리 2. 술을 조금 마심

소작(所作) : 1. 어떤 사람의 제작. 또는 그 작품 2. 해 놓은 짓

소작(燒灼) : [의학] ‘지짐술’의 전 용어

소작(蘇雀) : [동물] 되샛과의 새. 몸의 길이는 13cm 정도이며, 이마에서 머리 위까지는 붉은색, 등은 검은 갈색, 가슴은 장밋빛, 배는 흰색이고 날개에는 흰 띠가 두 줄 있다. 겨울 철새로 북반구에서 번식하고 남쪽 온대 지역에서 겨울을 보낸다 = 홍방울새



소작료 인하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하였다

→ 논밭낛을 내리기를 바라는 글을 냈다

→ 논밭삯을 내려 달라는 글을 올렸다

《20세기 화호리의 경관과 기억》(20세기 민중생활사 연구단, 눈빛, 2008) 51쪽


소작농들은 기근 동안 음식을 구경할 수 없었지만, 시중에는 먹을거리가 많았다

→ 논밭낛꾼은 굶는 동안 밥을 구경할 수 없지만, 마을에는 먹을거리가 많았다

→ 낛일꾼은 굶주리며 밥을 구경할 수 없지만, 저자에는 먹을거리가 많았다

《흙》(데이비드 몽고메리/이수영 옮김, 삼천리, 2010) 154쪽


부모가 혼인할 무렵에는 자기 땅이 한 뙈기도 없는 순수 소작농이었다

→ 어버이가 짝맺을 무렵에는 제 땅이 한 뙈기도 없이 낛지기였다

→ 엄마아빠가 맺을 무렵에는 땅이 한 뙈기도 없이 그저 빌려썼다

《박원순이 걷는 길》(박원순·임대식, 한길사, 2015) 51쪽


소작농들이 이런 상태로 살고 있다는 것을

→ 논밭낛꾼이 이렇게 사는 줄을

→ 삯일꾼이 이런 모습으로 사는 줄을

→ 낛일꾼 살림이 이러한 줄을

《재일의 틈새에서》(김시종/윤여일 옮김, 돌베개, 2017) 46쪽


소작농과 땅 주인이 함께 윈윈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삯꾼과 땅임자가 함께 좋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인권으로 살펴본 기후위기 이야기》(최우리와 다섯 사람, 철수와영희, 2023) 1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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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경제동물



 소와 닭 같은 경제동물로 치부한다 → 소와 닭 같은 돈짐승으로 친다

 인간 자신이 경제동물이다 → 사람 스스로 돈벌레이다 / 사람 스스로 구리다

 지금은 경제동물이 다 되었다 → 이제는 돈에 눈멀다 / 이제는 돈바라기이다 / 이제는 고약하다


경제동물(經濟動物) : [동물] 인간 생활에 도움을 주는 경제적으로 가치가 있는 동물



  일본말씨인 ‘경제동물’은 사람한테 돈이나 살림살이로 이바지하는 짐승을 가리킨다고 하는데, 이보다는 돈에 눈먼 사람을 나타내는 자리에 으레 씁니다. 이런 쓰임새를 헤아려 ‘돈바라기·돈에 물들다·돈에 찌들다·돈에 매이다’나 “돈을 밝히다·돈만 보다·돈만 바라다·돈만 바라보다”로 손볼 만합니다. ‘돈바치·돈꾼·돈꽃·돈쟁이’나 ‘돈님·돈벌레·돈버러지·돈짐승·돈놈’으로 손볼 수 있습니다. ‘돈에 빠지다·돈에 눈멀다·돌머리’나 ‘고리다·고린내·고린짓·고리타분하다·코리타분하다’로 손보고, ‘구리다·구린내·구린짓·구리터분하다’나 ‘고약하다·고얀·고얀놈·고얀것·고얀짓’으로 손보고요. ‘미치다·미치광이·미친것·미친짓·미친지랄’이나 ‘바보·바보같다·바보스럽다·바보씨·바보짓·바보꼴·바보꿈’으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얄궂다·얄딱구리하다·얄망궂다·얄궂길·얄궂질·얄궂짓·얕다’나 ‘어리석다·어리숙하다·어리보기’로 손보며, ‘절다·쪼다·찌들다·짜들다’로 손보지요. ‘푼수·푼수데기’나 ‘허방·허방다리·허튼·허튼것·허튼놈’으로 손봐도 돼요. ‘허튼이·허튼바람·허튼일·허튼짓’이나 ‘헛것·헛되다·헛말·헛소리·헛이름·헛다리·헛발’로 손보고, ‘헛물·헛바람·헛심·헛일·헛짓·헛짚다·헛헛하다·헛배우다’로 손봅니다. ㅍㄹㄴ



자기 이익과 명예만 위하는 경제동물 같으니라고

→ 제 몫과 이름만 따지는 돈짐승 같으니라고

→ 길미와 이름값만 좇는 돈벌레 같으니라고

《깜찍한 사랑 하니 3》(이진주, 예음, 1989) 1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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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크게



키도 작고 몸도 작고

힘도 없고 말도 더듬고

온통 못하는 투성이라서

얼른 나이가 들기를 바랐는데

한 살 먹기가 너무 오래 걸린다고

도무지 언제 클는지 알 길 없었다


집을 크게 세울 수 있지만

돈을 실컷 벌 수 있다지만

큰힘이 나쁘지 않을 테지만


씨앗 한 톨이 어느새 숲을 이루듯

가만히 놀며 걸어 보니 오늘이다


2025.11.13.나무.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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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가난한 책읽기

안부전화



  나더러 어찌 ‘안부전화·안부인사’도 없이 사느냐고 타박한다. 아이곁에서 보금자리를 일구면서 글쓰고 책읽는 사람으로 지내는 나날이라서, 굳이 “잘 지내나요?” 하고 묻는 말을 안 한다. 이미 푸른별 온사람은 마음과 마음으로 이은 사이인걸. 손소리를 걸거나 보따리를 지고서 찾아가지 않더라도, 손글월을 띄우거나 새로 낸 책을 보내잖은가.


  말로만 “잘 지내십니까?” 하고 여쭐 마음이 없다. 겉절(형식적 인사)을 해야 한다고 여기는 나라이지만, 겉절보다는 속절·마음절을 하고 싶다. 별빛으로 절하고, 숲빛으로 절하고, 풀내음으로 절하고, 멧새가락으로 절하려고 한다.


  목소리만 낼 마음은 없다. 이곳저곳에 얼굴을 내밀 마음이 없다. ‘목소리내기’하고 ‘얼굴내밀기’를 다 끊으며 산다. 무슨 일이든 맺고 풀려면 ‘안부전화·안부인사’를 꼭 해야 한다는데, 겉절이 아닌 속절과 빛절로 어울리면서 새롭게 이야기하고 푸르게 노래하는 길을 그린다. 곰곰이 보면, 벼슬자리 사람들은 책도 글도 안 읽는다고 하니, 손글월이나 책을 띄운들 그분들한테 덧없을 만하다. 그러나 벼슬자리 여러분이 책이나 글을 곁에 안 두는 줄 알기 때문에, 더더욱 그분들한테 손글월이나 책을 띄우거나 건네려고 한다.


  늦겨울비가 내린다. 꽃샘비로구나 싶다. 이제 꽃망울을 틔울 때라고 살살 북돋우는 빗방울이라고 느낀다. 얼핏 찬비 같지만 가만히 풀고 녹이면서 깨우는 봄맞이비이지 싶다. 살갗으로 빗물을 받노라면 이 비가 얼마나 고맙고 놀라운지 읽을 수 있다. 빗소리를 귀여겨들으면, 이 빗소리가 노랫소리요 풀숲소리에 하늘소리에다가 바닷소리인 줄 느낄 수 있다.


  나는 늘 풀꽃나무한테 하루를 묻고서 듣는다. 나는 풀꽃나무를 동무하는 너를 반가이 만난다. 함께 보고 함께 걷고 함께 놀고 함께 자란다. 같이 보고 같이 걷고 같이 놀고 같이 큰다. 나란히 보고 나란히 걷고 나란히 놀고 나란히 나아간다. 너하고 나는 한 손에 씨앗을 쥔다. 나하고 너는 다른 손에 햇볕을 놓는다.


  잎을 틔우는 입으로 말 한 마디를 그린다. 잎사귀를 여미는 입술로 바람줄기 한가닥을 쓰다듬는다. 이제 고흥읍 버스나루에 나온다. 손소리를 쩌렁쩌렁 틀며 듣는 아가씨한테 제발 소릿줄을 쓰라고, 5000원이면 산다고 열 벌쯤 말했는데, 오늘 드디어 소릿줄을 귀에 꽂네. 하면 되는 일이다. 다만 할매랑 할배랑 아지매랑 아재랑 푸름이랑 어린이는 온(100) 벌 넘게 얘기했어도 여태 아무도 소릿줄을 안 쓴다.


  눈을 감자. 제비꽃이 필 즈음을 그리자. 꽃피고 제비가 날아들 날을 그리자. 부산 가는 시외버스가 들어온다. 천천히 탄다. 자리에 앉는다. 짐을 내린다. 종이를 꺼내어 하루글을 쓴다. 오늘 차근차근 내딛는 걸음마다 드리울 이야기를 한 자락 두 자락 여민다. 내 몸은 버스에 싣되, 내 마음은 바람에 얹는다. 나는 버스라는 쇳덩이에 몸을 두되, 파랗게 틔울 하늘빛에 마음을 놓는다. 2026.2.27.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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