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5.12.29.

숨은책 1102


《문이》

 라스칼 글

 소피 그림

 홍성혜 옮김

 마루벌

 1995.5.15.



  1995년에도 그림책은 나왔으나 드물었어요. 1985년에는 ‘전집 그림책’이 제법 있되 웬만한 가난집에는 그림떡이었습니다. 1975년에는 이런저런 그림책도 아예 없다시피 했습니다. 2025년을 헤아리면 숱한 그림책이 엄청나게 나오는데, 고작 서른 해 사이에 아주 새롭습니다. 《문이》는 1995년에 살그머니 태어납니다. 이 그림책을 선보인 ‘마루벌’은 1993년부터 ‘낱그림책’을 내놓습니다. 어린이도 어른도 ‘묶음(전집)’이 아니라 ‘낱(단행본)’으로 하나씩 가슴에 품고서 고이 아끼고 끝없이 되읽을 적에 ‘책’이에요. 우리나라는 일본 그림책을 몰래 베껴서 1950해무렵부터 내기는 했으되, 제대로 그림책을 낸 때라면 1990해무렵이라고 할 만합니다. “애들 책을 뭣 하러 만들어?”라든지 “애들한테 뭣 하러 책을 사 줘?” 하는 소리가 사그라든 지 얼마 안 됩니다. 어린이가 읽을 책에 글을 쓰거나 그림을 맡는다고 하면 하찮게 깔보거나 낮보거나 얕보거나 놀리거나 비웃는 ‘어른글꾼’이 수두룩했어요. 어린이책이나 그림책을 뭣 하러 ‘새책알림(신간소개)’으로 글을 쓰느냐고 여긴 글바치(기자·평론가)가 가득했고요. 그런데 어린이책부터 읽고 나누고 말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뭣 하러 글을 쓰거나 읽어야 할까요? 어린이가 마음껏 뛰놀고 배우고 읽고 나누고 노래하는 터전이 없다면, 책은 무슨 쓸모일까요?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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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5.12.29. 마음글쓰기 일곱걸음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어제는 아침과 낮과 저녁에도 구름조각 하나 없이 맑았습니다. 이른밤에는 초롱초롱 별빛을 보았어요. 이러다가 한밤으로 접어들 즈음 갑자기 가랑비가 듣더군요. 별밤에서 비밤으로 돌아설 수 있네 싶으면서 새삼스레 비내음을 맡았습니다. 비내음은 새벽 즈음 걷힙니다. 새벽에는 다시 별밤입니다.


  서울 강서구 〈악어책방〉으로 ‘마음글쓰기 일곱걸음’을 이으려고 이른아침에 움직입니다. 집일을 추스르다가 느즈막이 길을 나섰고, 옆마을까지 신나게 달립니다. 아이하고 얘기하며 걸을 적에는 20분 걸리는 길을 6분 만에 달렸어요. 숨을 고르며 시골버스를 기다립니다. 땀을 들이면서 노래를 한 자락 쓰니 멀리서 시골버스가 들어옵니다.


  섣달그믐을 앞두고 포근바람으로 바뀌었고, 포근볕을 누리려고 맨발차림입니다. 논두렁을 맨발고무신으로 달려도 발바닥이 차갑지 않아요. 시외버스에서도, 서울에 닿아 전철과 버스를 갈아탈 적에도, 발바닥이 찰 일은 없으리라 봅니다.


  겨울은 추워야 맛이고, 여름은 더워야 맛입니다. 여름에 땀흘리며 걷고 뛰고 달리고 일하기에 더위를 안 먹을 뿐 아니라 겨울에 튼튼해요. 겨울에 좀 떨고 찬바람을 머금기에 추위를 견딜 뿐 아니라 여름에 느긋합니다. 여름볕으로 겨울나기를 하고, 겨울바람으로 여름나기를 하는 철빛이에요.


  우리는 누구나 예부터 열 살 무렵부터 소꿉을 일로 가다듬으면서 철든 사람으로 피어났습니다. 벼슬아치나 나리나 임금이라면 철들지 않는 터라, 그만 ‘쓴소리 하는 일꾼’을 치거나 등지기 일쑤였어요. 철드는 사람이라면 겨울바람과 여름볕을 꺼리지 않습니다. 철없는 사람이라면 애벌레를 잡아죽이느라 나비를 못 보고 맙니다. 철드는 사람이라면 봄가을에 씨앗이 씨앗으로 이어가는 길을 읽습니다. 철없는 사람이라면 한겨울에 딸기를 찾으면서 몸을 흔들더군요.


  2025년 12월 29일 저녁 19시 30분 무렵부터 지필 ‘마음글쓰기 일곱걸음’ 자리에서는 ‘나무’를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나무’가 왜 나무인지 짚으면서, ‘나’는 왜 나인지 헤아리는 이야기밭을 일구려고 합니다. 나무와 나를 알아본다면 나비를 나긋나긋 반깁니다. 나무를 등지는 나와 너는 언제나 남남으로 그을 뿐 아니라 그만 놈팡이로 구르고요.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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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가난한 책읽기

이제는 아스라이



  모든 지나간 날은 아스라하다. 그러나 보고 듣고 겪은 모든 일은 사라지지 않는다. 웃음이건 눈물이건 모두 하루이고, 밤에 꿈길로 가면서 되새기는 이야기이다. 오늘 낮에는 곁님하고 면사무소에 다녀왔다. 둘이서 해를 보며 집밖을 걸은 지 꽤 아스라하다. 첫겨울 파란하늘을 감싸는 구름줄기는 놀랍도록 춤짓이다. 이 구름춤을 우리만 보아도 되나 싶을 만큼 눈부시다. 한창 구름바라기를 하자니 곁님이 “저 새는 무슨 새예요?” 하고 묻는다. 그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그냥 매이네. 척 보아도 매인 줄 알겠다. 마을 앞으로 나오는 길에 꿩 한마리가 부리나케 빈논에 시든 부들 사이로 숨으며 꽁 꽁 꽁 소리를 내더니, 매를 알아챘지 싶다.


  매는 우리 머리 위로, 매우 가깝게 맴돈다. 부리랑 눈이랑 깃털이랑 꽁지랑 또렷이 보인다. “대단하구나! 눈부시구나! 기운차구나!” 하는 혼잣말이 절로 나온다.


  맴돌이하던 매는 날갯짓조차 없이 바람을 슥 비끼며 저쪽으로 간다. ‘나래종이(연)는 매를 보며 짓지 않았을까’ 하고 곱씹는다.


  낮일을 마치고서 등허리를 편다. 면사무소나 군청을 다녀오면 힘이 쪽 빠진다. 저녁을 앞두고 일어나서 읍내로 저잣마실을 간다. 책 한 자락을 쥐고서 읽는다. 긴밤(동지)이라 해가 짧지만, 거리불에 기대어 다 읽는다. 아까 시골버스에서 쓴 노래꽃을 옮겨적는다. 이제 하루글을 적어야지.


  서울·큰고장은 언제나 붐비고 시끌벅적하지만, 슥 지나가는 빈소리이다. 시골 읍내는 언제나 썰렁하고 서울흉내이지만, 퀴퀴하고 죽어가는 빈수레이다. 들숲메바다를 눈여겨보기보다는, 이 죽어가는 빈수레를 쳐다보는 시골아이는 하루빨리 이곳을 떠나고 싶을 만하다. 들숲메바다를 파헤치고 밀어서 높고 빽빽하게 세운 서울·큰고장에서 나고자라는 서울아이는 들꽃도 길꽃도 ‘그냥 나무’도 ‘그냥 새’도 ‘그냥 나비’도 ‘그냥 사마귀’도 볼 틈이나 겨를이나 짬이 없이 하루빨리 나이들고 싶어한다고 느낀다.


 시골아이도 서울아이도 이 겨울 첫머리에 무엇을 보고 듣고 받아안는 삶길일까. 두멧시골에서는 고개만 들어도 파랑하양으로 어울리는 낮그림에, 까망하양으로 아우르는 밤그림이 있다. 불빛이 아닌 별빛과 햇빛으로 서로 천천히 녹아들 수 있는 섣달을 마무르는 새해로 건너갈 수 있기를. 그냥 나무를 품고, 그냥 새랑 이웃하고, 그냥 나비랑 동무하고, 그냥 사마귀랑 노는 ‘온아이’와 ‘온어른’이 어울릴 수 있기를.


  붓을 쥐어 손으로 쓰던 하루글을 멈춘다. 시골버스는 우리 마을 앞에 닿는다. 작은아이가 마중을 나온다. 작은짐을 작은아이한테 건넨다. 둘이서 긴밤 별하늘을 올려다보며 걷는다. 포근히 우리 보금숲으로 깃들어 비로소 저녁을 먹는다. 《요츠바랑! 16》을 읽는데 매우 따분하다. 일고여덟 살 아이가 아닌 애늙은이를 그린 듯하다. 하기는, 어버이가 아이랑 뛰놀고 노래하고 춤추고 조잘대고 뒹굴지 않으면, 아이는 차츰차츰 ‘어린빛’을 잃고 잊고서 ‘애늙은이’가 되고 말더라. 2025.12.22.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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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원래 元來/原來


 원래의 가격보다 훨씬 싸다 → 제값보다 훨씬 싸다

 계획은 원래대로 진행되었다 → 일은 처음대로 한다

 원래부터 흰머리가 많던 → 워낙 흰머리가 많던 / 예전부터 흰머리가 많던

 원래의 그것으로 되돌아가 → 처음으로 되돌아가 / 바탕으로 돌아가

 원래 서울 사람이다 → 이미 서울사람이다 / 마땅히 서울사람이다

 원래 네 물건이던 것 → 늘 네 살림이던 / 언제나 네 세간이던

 원래 탓하지 않는 법 → 참으로 탓하지 않는 / 무릇 탓하지 않는


  ‘원래(元來/原來)’는 “= 본디”를 뜻한다고 합니다. ‘본디(本-)’는 “1. 사물이 전하여 내려온 그 처음 2. 처음부터 또는 근본부터”를 뜻한다고 합니다. ‘곧·바로·곧바로·바로바로·그대로’나 ‘그뿐·이뿐·그야말로·이야말로’로 다듬고, ‘노·노상·늘·마냥·언제나·언제라도’나 ‘누구보다·무릇·무엇보다·차라리’로 다듬습니다. ‘누구나·누구든지·누구라도·누구도’나 ‘단물·바탕·바탕길’로 다듬지요. ‘속·속내·속빛·속길·마음·맘·마음꽃’이나 ‘돋다·돋아나다·솟다·솟아나다·솟구치다·솟아오르다’로 다듬어요. ‘마땅하다·먼저·모·모름지기·숫제’나 ‘꼭·꼭꼭·반드시·마치’로 다듬으며, ‘바탕·바탕길·바탕꽃·뿌리’나 ‘밑·밑동·밑빛·밑바탕·밑절미·밑꽃’으로 다듬을 만합니다. ‘밑짜임·밑틀·밑판·밑뿌리·밑싹·밑씨·밑자락’이나 ‘싹·싹눈·싹수·싸가지·느자구·움’으로 다듬으면 되어요. ‘아무것도 아니다·아무것이 아니다·아무래도·아무러면’이나 ‘아예·어찌·어찌나·얼마’로 다듬을 수 있고, ‘예·예스럽다·옛날스럽다·예전·옛·옛날’이나 ‘옛길·옛날길·옛적길·옛빛·옛날빛·옛적빛’으로 다듬어도 어울리지요. ‘오래빛·오랜빛·오래밭·오랜밭·오래씨·오랜씨·오래씨앗·오랜씨앗’으로 다듬습니다. ‘워낙·으레·이미·제·진작·짜장’이나 ‘참·참것·참말·참말로·참으로’로 다듬고요. ‘처음·첨·처음으로·처음부터·첨부터’나 ‘트다·트이다·틔우다’로도 다듬습니다. ㅍㄹㄴ



원래 어머님을 지키기 위해 만든 요도요

→ 워낙 어머님을 지키려던 도깨비칼이요

→ 처음부터 어머님을 지키려던 깨비칼이요

→ 무릇 어머님을 지키려던 톳제비칼이요

→ 바로 어머님을 지키려던 토째비칼이요

《견야차 2》(타카하시 루미코/하주영 옮김, 하이북스, 2001) 185쪽


원래는 꼴찌천사를 위해서 꼴찌를 하자는 말로 시작한 얘기였다

→ 워낙 꼴찌빛님을 도우려고 꼴찌를 하자는 말로 비롯한 얘기였다

→ 처음엔 꼴찌나래를 돕자고 꼴찌를 하자는 말로 나온 얘기였다

《꼴찌천사》(오카다 준/손미선 옮김, 가람문학사, 2001) 142쪽


사진을 볼 때 우리는 그 표면을 넘어서 원래의 피사체를 보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 우리는 빛꽃을 볼 때 겉모습보다는 찍힌 모습이 무엇인가를 보려고 한다

→ 우리는 빛꽃에서 겉모습보다는 참모습이 무엇인가를 보려고 하기 마련이다

→ 우리는 빛꽃에서 겉모습 아닌 제모습이 무엇인가를 보려고 한다

《사진의 유혹》(데이브 요라스/정주연 옮김, 예담, 2003) 9쪽


너희들 귀신은 원래 환상 속의 존재잖아

→ 너희들 깨비는 워낙 꿈나라에 살잖아

→ 너희 도깨비는 으레 꿈님이잖아

《불가사의한 소년 6》(야마시타 카즈미/윤지은 옮김, 대원씨아이, 2008) 223쪽


네 친구들은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왔더라

→ 네 동무들은 예전 모습으로 되돌아왔더라

《호동이랑 호동이랑》(다카도노 호코·니시무라 아츠코/계일 옮김, 계수나무, 2008) 29쪽


원래대로 돌아왔네

→ 예전대로 돌아왔네

→ 처음대로 돌아왔네

《개구쟁이 특공대의 들판 정글》(유키노 유미코·우에노 요시·스에자키 시게키/정인선 옮김, 꼬마대통령, 2009) 39쪽


원래의 뜻대로 박을 타서 만든 바가지는

→ 처음 뜻대로 박을 타서 지은 바가지는

→ 제뜻대로 박을 탄 바가지는

→ 말뜻대로 박을 타서 쓰는 바가지는

→ 뜻 그대로 박을 타서 얻는 바가지는

《도사리와 말모이, 우리말의 모든 것》(장승욱, 하늘연못, 2010) 45쪽


다툼에서 패하면 원래 이런 법이니까

→ 다퉈서 지면 워낙 이러니까

→ 다퉈서 물러나면 늘 이러니까

《에도로 가자 3》(츠다 마사미/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11) 24쪽


마침내 돌풍이 그를 그곳에서 떼어내 원래 있던 곳으로 되돌려 보냈다

→ 마침내 돌개바람이 그를 그곳에서 떼어내 처음 있던 곳으로 보냈다

→ 마침내 회오리가 그를 그곳에서 떼어내 처음 있던 곳으로 되돌렸다

《시간의 목소리》(에두아르도 갈레아노/김현균 옮김, 후마니타스, 2011) 18쪽


원래의 마을로 돌아오겠지

→ 예전 마을로 돌아오겠지

→ 옛마을로 돌아오겠지

→ 처음 마을로 돌아오겠지

《수역 下》(우루시바라 유키/오경화 옮김, 대원씨아이, 2011) 182쪽


사전은 원래 동어반복적이야

→ 낱말책은 늘 되풀이말이야

→ 낱말책은 워낙 되풀이야

《두근두근 내 인생》(김애란, 창비, 2011) 238쪽


원래 참가자미는 해저에 사는 걸 좋아하고

→ 워낙 참가자미는 바다밑에 살고

→ 모름지기 참가자미는 바닥에 살고

《허공의 깊이》(한양명, 애지, 2012) 28쪽


거기 원래 여대거든

→ 워낙 순이만 가거든

→ 순이배움터거든

《내 이야기!! 3》(카와하라 카즈네·아루코/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13) 185쪽


원래 농업은 광합성 작용만으로도 가능했다

→ 워낙 논밭은 햇볕만으로도 지었다

→ 모름지기 해바라기로 짓는 논밭이다

《유기농을 누가 망치는가》(백승우와 네 사람, 시금치, 2013) 185쪽


원래부터 아버지도 어머니도 없습니다

→ 처음부터 아버지도 어머니도 없습니다

→ 예전부터 아버지도 어머니도 없습니다

→ 이미 아버지도 어머니도 없습니다

→ 그야말로 아버지도 어머니도 없습니다

《기계 장치의 사랑 1》(고다 요시이에/안은별 옮김, 세미콜론, 2014) 29쪽


호사가들이란 원래 비교하기를 좋아하는 법이니까

→ 남말쟁이란 워낙 견주기를 좋아하니까

→ 재미쟁이란 으레 빗대기를 좋아하니까

→ 구경꾼이란 늘 비기기를 좋아하니까

《제비원 이야기》(주호민, 애니북스, 2014) 25쪽


풍경이란 원래 오감으로 파악하는 것이고, 거기에는 본래 소리의 요소도 포함되어 있다

→ 둘레란 워낙 마음으로 헤아리고 소리도 깃든다

→ 모습이란 숨결로 읽고 소리가 함께 있다

《소리의 재발견》(토리고에 게이코/한명호 옮김, 그물코, 2015) 181쪽


아전인수 격이나 자기 멋대로 한자를 해석하지 말고 원래의 뜻대로 읽자는 것이다

→ 입맛대로나 제멋대로 한자를 풀이하지 말고 참뜻대로 읽자는 얘기이다

→ 제멋대로나 함부로 한자를 풀이하지 말고 말뜻 그대로 읽자는 소리이다

《한글의 발명》(정광, 김영사, 2015) 22쪽


원래 음악을 좋아하는 사슴은

→ 워낙 노래를 좋아하는 사슴은

→ 노상 노래를 좋아하는 사슴은

→ 참말 노래를 좋아하는 사슴은

《나는 곰처럼 살기로 했다》(로타르 J. 자이베르트/배정희 옮김, 이숲, 2016) 85쪽


원래는 나무와 어깨동무를 하려 했는데

→ 첨에는 나무와 어깨동무를 하려 했는데

→ 마음은 나무와 어깨동무를 하려 했는데

→ 마땅히 나무와 어깨동무를 하려 했는데

《우물밖 여고생》(슬구, 푸른향기, 2016) 164쪽


제발 원래대로 돌아와요

→ 제발 예전대로 돌아와요

→ 제발 처음대로 돌아와요

《판다의 딱풀》(보니비, 북극곰, 2017) 30쪽


원래 내가 발표하려고 했던 말들이 줄줄이 생각나

→ 내가 하려던 말이 줄줄이 생각나

→ 내가 하고픈 말이 줄줄이 생각나

《사과가 필요해》(박성우, 창비, 2017) 23쪽


원래는 임대주택에 설치되어 있던

→ 워낙 빌린집에 있던

→ 처음에는 빌림집에 놓았던

《오늘 하루가 작은 일생》(우미하라 준코/서혜영 옮김, 니케북스, 2018) 65쪽


기억상실을 앓을 때는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서 원래 갖고 있던 자신의 일부를 되돌리는 치료를 받는다

→ 생각을 잃을 때는 잃어버린 곳을 찾아서 예전 몸을 되돌리도록 추스른다

→ 깜빡깜빡할 때는 잊어버린 곳을 찾아서 예전대로 몸을 살리도록 돌본다

《생명을 만들어도 괜찮을까》(시마조노 스스무/조혜선 옮김, 갈마바람, 2018) 45쪽


낯선 그림자가 원래 내 그림자인 양

→ 낯선 그림자가 내 참 그림자인 듯

→ 낯선 그림자가 마치 내 그림자처럼

→ 낯선 그림자가 꼭 내 그림자라며

《줄리의 그림자》(크리스티앙 브뤼엘·안 보즐렉/박재연 옮김, 이마주, 2019) 17쪽


원래 뜻을 모르면서

→ 제뜻을 모르면서

→ 참뜻을 모르면서

→ 속뜻을 모르면서

《보석의 나라 8》(이치카와 하루코/신혜선 옮김, YNK MEDIA, 2019) 35쪽


밭의 쪽도 일단은 혼자서 괜찮으니까 내일부터는 각자 원래의 생활로 돌아가요

→ 아무튼 밭도 혼자서 할 만하니까 이튿날부터는 처음대로 돌아가요

→ 밭일도 뭐 혼자서 할 만하니까 다음날부터는 예전대로 돌아가요

《마이의 곤충생활 2》(아메갓파 쇼죠군/정은서 옮김, 대원씨아이, 2019) 9쪽


원래 있던 스케줄이 캔슬됐는데

→ 워낙 있던 일감이 사라졌는데

→ 처음 있던 일거리를 미뤘는데

《순백의 소리 20》(라가와 마리모/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0) 117쪽


종종 위법과 편법을 목격했다. 선거라는 것이 원래 이런가 싶었다

→ 가끔 거짓과 눈속임을 봤다. 뽑기가 워낙 이런가 싶었다

→ 곧잘 얼룩과 땜질을 봤다. 뽑는 일이 워낙 이런가 싶었다

→ 으레 추레와 허름을 봤다. 뽑는 자리가 워낙 이런가 싶었다

《김지은입니다》(김지은, 봄알람, 2020) 79쪽


그러나 지금도 중국인들은 곳곳에서 원래의 한자를 사용한다

→ 그러나 요새도 중국사람은 곳곳에서 예전 한자를 쓴다

《세계의 문자, 설형 문자에서 이모티콘까지》(비탈리 콘스탄티노프/이미화 옮김, 지양사, 2020) 27쪽


머물렀던 집은 원래 여인숙이었다

→ 머물던 집은 워낙 길손집이다

《제주 북쪽》(현택훈, 21세기북스, 2021) 17쪽


버림받는다는 건 원래 슬픈 거야

→ 버림받으면 워낙 슬퍼

→ 버림받으면 언제나 슬퍼

→ 버림받으면 마냥 슬퍼

→ 버림받으면 참으로 슬퍼

《냄새 폭탄 뿜! 뿜!》(박세현, 한솔수북, 2021) 37쪽


애지니가 낳은 말 속에서 아빠는 말의 원래 뜻을 배웠다

→ 아빠는 애지니가 낳은 말로 처음 말뜻을 배운다

→ 아빠는 애지니가 낳은 말로 오랜 말뜻을 배운다

《말을 낳는 아이, 애지니》(애지니아빠, PAROLE&, 2021) 127쪽


원래 조신하거든요

→ 워낙 차분하거든요

→ 첨부터 곱거든요

《순백의 소리 22》(라가와 마리모/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2) 149쪽


그 풀은 원래 당신 같은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니까요

→ 그 풀은 워낙 그대 같은 사람들 때문에 있으니까요

《별의 아이들》(미츠보시 타마/이소연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2) 73쪽


증쇄 결정! 원래 사내에서도 호평이었지만

→ 더찍기! 워낙 일터에서도 단비였지만

→ 되박이! 그야말로 일판에서도 반겼지만

《내 옆에 은하 5》(아마가쿠레 기도/박소현 옮김, 소미미디어, 2023) 4쪽


원래 그런 체질이라서

→ 워낙 그런 몸이라서

→ 이미 그런 바탕이라

《약사의 혼잣말 12》(휴우가 나츠·네코쿠라게/김예진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3) 80쪽


원래 살던 별로 도망쳐 돌아간

→ 처음 살던 별로 돌아간

→ 예전 살던 별로 달아난

《드래곤볼 슈퍼 22》(토요타로·토리야마 아키라/유유리 옮김, 서울문화사, 2024) 11쪽


소문이란 원래 쉬이 듣기 좋게 왜곡되기 마련이니까요

→ 뜬말이란 워낙 쉬이 들으라고 꾸미게 마련이니까요

→ 도는 말이란 늘 쉬이 들으라며 뒤틀게 마련이니까요

《책벌레의 하극상 4부 2》(카즈키 미야·카즈키 히카루·시이나 유우/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24) 82쪽


원래도 개점휴업 다름없잖아

→ 워낙 비었잖아

→ 늘 쉬는 셈이었잖아

《미식탐정 5》(히가시무라 아키코/김진희 옮김, 애니북스, 2024) 151쪽


원래 지역 산업은 목각인형이니까요

→ 예부터 마을일은 나무둥이니까요

→ 워낙 마을에서 작은나무를 깎았어요

《행복은 먹고자고 기다리고 4》(미즈나기 토리/심이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4) 21쪽


원래 주거라는 건, 자신의 몸에 맞는 고장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게 맞지 않을까

→ 모름지기 집이란, 제 몸에 맞는 고장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야 맞지 않을까

→ 아무래도 땅은, 우리 몸에 맞는 고장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야 맞지 않을까

《행복은 먹고자고 기다리고 4》(미즈나기 토리/심이슬 옮김, 서울미디어코믹스, 2024) 32쪽


원래 낙과가 맛있습니다

→ 떨어져야 맛있습니다

→ 워낙 곤두가 맛있습니다

《심장보다 단단한 토마토 한 알》(고선경, 열림원, 2025)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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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낳는 아이, 애지니
애지니아빠 지음, 이강훈 그림 / 파롤앤(PAROLE&)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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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5.12.29.

다듬읽기 286


《말을 낳는 아이, 애지니》

 애지니아빠 글

 이강훈 그림

 PAROLE&

 2021.1.27.



  누구나 어버이랑 어른한테서 말을 배웁니다. 아이는 좋거나 나쁘다는 말을 안 가립니다. 둘레에서 쓰는 모든 말을 귀담아듣고서 즐겁게 배웁니다. 아이는 바람소리도 새소리도 풀벌레소리도 고스란히 듣고서 기쁘게 받아들입니다. 아이는 부릉부릉 빵빵 왁자지껄 떠들썩한 소리까지 그저 듣고서 가만히 맞아들입니다. 아이가 듣는 소리란, 어버이와 어른이 늘 누리거나 헤아리는 소리입니다. 아이가 쓰는 말이란, 우리가 어버이나 어른으로서 물려주려는 숨결입니다. 《말을 낳는 아이, 애지니》는 아이가 어쩜 이렇게 빛나는 말씨를 펼 수 있나 놀라면서 지켜본 바를 조금 담아낸 꾸러미입니다. 아버지로서 이모저모 곁들이는 줄거리가 꽤 길어서 살짝 군더더기 같습니다. 서로 나누는 마음만 읽으면 됩니다. ‘우리 아이’만 말을 낳을 뿐 아니라, ‘모든 아이’가 말을 낳는 줄 헤아려야지 싶습니다. 또한 아이한테 하는 말이 그대로 씨앗으로 자라는 줄 살펴야지 싶습니다. 우리가 어진 사람이라면 아이한테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따위는 아예 안 묻습니다. 우리가 슬기로운 사람이라면 아이한테 “오늘은 바람이 무슨 얘기를 들려주니?”라든지 “오늘은 나무가 무슨 말을 하니?” 하고 꼬박꼬박 물을 테지요. 아이가 스스로 말빛을 가꿀 만한 말씨를 심을 뿐 아니라, 스스로 어른이라는 마음으로 ‘어른이 어른스러울’ 말결을 찾아야 할 텐데, 이런 대목에서는 몹시 아쉬운 책입니다.


ㅍㄹㄴ


《말을 낳는 아이, 애지니》(애지니아빠, PAROLE&, 2021)


아이는 어른으로부터 말을 배우는 것일까

→ 아이는 어른한테서 말을 배우나

→ 아이는 어른 곁에서 말을 배울까

4쪽


아이의 말들은 처음 그것이 생겨난 그 먼 옛날의 힘을 지니고 다시 태어난다

→ 아이 말은 처음 말이 생겨난 옛날처럼 힘있게 다시 태어난다

→ 아이 말씨는 말이 비롯한 옛날처럼 힘있게 다시 태어난다

4쪽


계속 씰룩거린다. 덜컹 겁이 나서 인터넷을 뒤져 보니 ‘틱’이란다 … 다행히도 일주일 정도 지나니 눈 깜박임은 잦아들었다

→ 자꾸 씰룩거린다. 마음이 덜컹해서 누리집을 뒤져 보니 ‘쥐’란다 … 그래도 이레쯤 지나니 눈은 덜 깜빡인다

→ 또 씰룩거린다. 덜컹 무서워 누리집을 뒤져 보니 ‘떨림’이란다 … 고맙게 이레쯤 지나니 눈은 덜 깜빡인다

12쪽


종일 집에 있는 것이 무료해 보여

→ 내내 집에 있으니 심심해 보여

→ 그저 집에 있으니 따분해 보여

15쪽


이런 말들이 자연스러운 것은 몇 살까지일까

→ 이런 말은 몇 살까지 스스럼없을까

→ 이런 말은 몇 살까지 고스란할까

18쪽


할아버지에게는 저녁마다 애지니와 전화하는 것이 큰 즐거움이다

→ 할아버지는 저녁마다 애지니와 말을 섞으며 즐겁다

→ 할아버지는 저녁마다 애지니하고 말하며 즐겁다

26쪽


난 내가 죽을까 봐 겁나

→ 난 내가 죽을까 무서워

→ 난 내가 죽을까 두려워

42쪽


본방을 사수하기 위해서 우리 가족은 일요일 저녁에는

→ 제때보려고 우리는 해날 저녁에는

→ 바로보려고 우리집은 해날 저녁에는

53쪽


교육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기 위한 것임을 애지니에게 배운다

→ 즐겁게 살도록 가르치는 줄 애지니한테서 배운다

→ 애지니는 기쁘게 살라고 가르친다

82쪽


무언가를 알아냈다는 회심의 미소를 짓고서 애지니는 단호하게 대답한다

→ 애지니는 뭘 알아냈다며 웃음짓고서 똑부러지게 말한다

→ 애지니는 뭘 알아냈는지 웃으면서 다부지게 얘기한다

109쪽


그러나 그런 기억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집요하게 이 질문을 애지니에게 계속한다

→ 그러나 이런 줄 알면서도 또 애지니한테 물어본다

→ 그러나 이런 일이 있어도 자꾸 애지니한테 묻는다

125쪽


애지니가 낳은 말 속에서 아빠는 말의 원래 뜻을 배웠다

→ 아빠는 애지니가 낳은 말로 처음 말뜻을 배운다

→ 아빠는 애지니가 낳은 말로 오랜 말뜻을 배운다

127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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