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회심 會心


 회심의 일격 → 온힘으로 한주먹 / 힘차게 한주먹

 회심의 반격이었다 → 애써서 되쳤다 / 피나게 맞받았다

 회심의 한 방을 날리다 → 온힘 다해 주먹을 날리다


  ‘회심(會心)’은 “(주로 ‘회심의’ 꼴로 쓰여) 마음에 흐뭇하게 들어맞음”을 가리킨다고 해요. 이러한 뜻처럼 “회심의 미소”는 “흐뭇한 웃음”으로 손보면 됩니다. 그런데 “회심의 역작”이나 “회심의 일격” 같은 대목은 ‘흐뭇한’하고는 좀 다릅니다. 여러모로 살펴서 ‘달갑다·어화둥둥·좋다·즐겁다·해낙낙’이나 ‘환하다·훤하다·흐드러지다·흐뭇하다’로 고쳐씁니다. ‘애쓰다·힘쓰다·힘쏟다’나 ‘끝내다·마지막’으로 고쳐써요. ‘숨기다·안간힘·온힘·온힘으로·온힘 다해·온힘바치다’나 ‘기운차다·기운넘치다·힘차다·힘넘치다’로 고쳐쓸 만합니다. ‘피나다·피눈물·뼈를 깎다·뼈깎이·수고·수고하다’나 ‘땀노래·땀빼다·땀흘리다·땀쏟다·땀내다’나 ‘멋있다·멋지다·멋잡다’로 고쳐쓸 수 있습니다. ㅍㄹㄴ



그것은 할아버지의 회심의 미소였는지도 모른다

→ 이는 할아버지 흐뭇한 웃음이었는지도 모른다

→ 이는 할아버지 흐뭇웃음이었는지도 모른다

《백귀야행 5》(이마 이치코/강경원 옮김, 시공사, 1999) 39쪽


선배의 회심의 저작 《조선유학사》의 서문

→ 그분이 땀흘려 쓴 《조선유학사》 머리말

→ 그님이 애써서 지은 《조선유학사》 머리글

→ 그분이 온힘 바친 《조선유학사》 머리말

《학계의 금기를 찾아서》(강성민, 살림, 2004) 9쪽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 흐뭇하게 웃는다

→ 즐겁게 웃는다

→ 환하게 웃는다

→ 좋아서 싱긋 웃는다

《이문재 산문집》(이문재, 호미, 2006) 37쪽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 씩 웃음을 지었다

→ 살짝 웃음을 지었다

→ 빙그레 웃음을 지었다

→ 됐다며 웃음을 지었다

→ 즐겁게 웃음을 지었다

《숲속 수의사의 자연일기》(다케타즈 미노루/김창원 옮김, 진선북스, 2008) 168쪽


드디어 나의 회심의 카드를 꺼내 들 때가 왔다

→ 드디어 숨긴 길을 꺼내들 때가 왔다

→ 드디어 마지막을 꺼내들 때가 왔다

→ 드디어 멋진 꾀를 꺼내들 때가 왔다

→ 드디어 내 끗을 즐겁게 꺼내들 때가 왔다

《우리는 플라스틱 없이 살기로 했다》(산드라 크라우트바슐/류동수 옮김, 양철북, 2016) 134쪽


혹 저들은 개돼지들의 들끓던 분노가 공직자 파면으로 조용해졌다고 회심의 미소를 짓진 않을까

→ 어쩜 저들은 개돼지들이 미움으로 들끓다가 벼슬아치를 쳐서 조용하다며 웃음을 짓진 않을까

《흔들리는 촛불》(손석춘, 철수와영희, 2019) 279쪽


무언가를 알아냈다는 회심의 미소를 짓고서 애지니는 단호하게 대답한다

→ 애지니는 뭘 알아냈다며 웃음짓고서 똑부러지게 말한다

→ 애지니는 뭘 알아냈는지 웃으면서 다부지게 얘기한다

《말을 낳는 아이, 애지니》(애지니아빠, PAROLE&, 2021) 1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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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생일


 오늘은 누구의 생일이더라 → 오늘은 누가 태어났더라

 나의 생일을 축하하러 → 내 꽃나날을 기뻐하러

 엄마의 생일이거든 → 엄마 난날이거든


  ‘생일(生日)’은 “세상에 태어난 날. 또는 태어난 날을 기념하는 해마다의 그날 ≒ 생세일”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의 + 생일’ 얼개라면 ‘-의’를 털고서, ‘태어나다·태나다·태어난날·태어난때’나 ‘나다·나오다·낳다’로 손볼 만합니다. ‘난날·난때·난무렵·난해’나 ‘난해난날·난해달날·해달날·해달날때’로 손볼 수 있어요. ‘돌·돐’이나 ‘꽃날·꽃나날·반짝날·반짝나날·반짝철’로 손보고요. ‘빛나다·빛내다·빛빛·빛있다·빛접다·빛눈·빛눈길·빛마루’나 ‘빛날·빛나날·빛철·빛찾다’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새날·오다·오신날·온날·온나날’이나 ‘첫날·첫무렵·첫때’로 손보아도 되고요. ㅍㄹㄴ



일 년에 한 번 있는 우리 몸의 생일날

→ 한 해에 하루 우리 몸 태어난날

《입이 똥꼬에게》(박경효, 비룡소, 2008) 5쪽


나무의 생일은 언제일까

→ 나무는 생일이 언제일까

→ 나무는 언제 태어났을까

《내 안의 자연인을 깨우는 법》(황경택, 가지, 2018) 84쪽


이 책의 생일로 삼아 세상에 내놓게 되었습니다

→ 이 책이 나온 날로 삼아 내놓습니다

→ 이 책이 태어난 날로 삼아 내놓습니다

《내가 사랑한 서점》(서점을잇는사람들, 니라이카나이, 202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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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어데블 : 본 어게인 시공그래픽노블
프랭크 밀러 지음, 데이비드 마추켈리 그림, 최원서 옮김 / 시공사(만화) / 2022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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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6.1.3.

만화책시렁 795


《사이보그 로닌 상·하》

 프랭크 밀러 글·그림

 이상 옮김

 가배

 1992.4.18.



  손수 씻고 설거지하고 빨래를 하면 물을 적게 씁니다. 손수 일할 적에는 빛(전기)을 안 씁니다. 손수 안 하려니 물도 빛도 펑펑 씁니다. “더 많이·더 빨리·더 크게”를 외치기에 물과 빛과 돈을 엄청나게 들일 뿐 아니라, 오히려 품까지 잔뜩 들입니다. 망석중(사이보그)을 다루었다는 《사이보그 로닌》은 1976년에 처음 나왔다는데, 《배트맨》을 그렸다는 분이 맨 처음 선보인 그림꽃이라더군요. ‘사이보그·인조인간·로봇·에이아이’처럼 이름을 바꾸는 흐름인데, 어떤 이름이건 “사람으로서 사람이 하면 될 일”을 사람 스스로 안 하려고 하면서 옆에 두는 ‘심부름꾼’입니다. 어떤 이름인 무엇을 쓰려 하던 물·빛·돈·품을 엄청나게 쏟아부어야 합니다. 이러면서 막상 살림터나 들숲메바다를 망가뜨려야 합니다. 더구나 숱한 망석중은 살림자리가 아닌 싸움자리에 몰아놓습니다. 지음길이 아닌 죽음길입니다. 나눔길이 아닌 굴레나라입니다. “살림을 안 하고 싶”기에 심부름꾼이자 망석중을 옆에 놓고, “싸움을 일으켜 빼앗고 싶”기에 망석중과 심부름꾼을 앞세웁니다. 서로 어깨동무하는 푸른별이라면 심부름꾼도 망석중도 쓸 일이 없어요. 스스로 빛나는 사람으로 살자면 그저 눈을 밝히는 사랑으로 살림을 펼 테지요.


#Ronin #FrankMiller (1976)

#배트맨 #데어데블 #다크나이트리턴즈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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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시를 씁니다 ― 63. 못하지만



  어느 분은 “잘하는 누구”를 보면 시샘한다고 하는데, 저는 “잘하는 누구”를 보더라도 아예 시샘이 없이 살았습니다. “잘하는 누구”는 그저 까마득했습니다. “잘하는 시늉으로 눈가림을 하는 누구”를 보면 혀를 찼습니다. “잘하는 척하며 돈과 이름과 힘을 거머쥐는 누구”를 보면 가엾더군요. 예나 이제나 못하는 삶이자 살림인데, 앞으로는 “못하는 나”도 “잘하는 나”도 아닌 “스스로 하는 나”에다가 “하루를 새롭게 그리며 걸어가는 나”를 바라보려고 합니다. 못하느라 부딪히기에 고개숙여 밑바닥부터 다시 배웁니다. 못하느라 넘어지고 쓰러지기에 벌렁 자빠져서 하늘을 바라보며 숨을 고르고서 다시 일어섭니다. 가만 보면, “잘하는 누구”는 “잘하는 매무새”를 지키려고 어마어마하게 힘을 쏟아요. “못하는 나”도 늘 힘을 쏟는데, 한꺼번에 몰아붓지 말자고, 찬찬히 쉬면서 하자고, 더 느긋이 달래면서 하자고 여깁니다. 뱁새가 한새를 따라가려 하면 가랑이가 찢어질 텐데, 뱁새는 뱁새로서 이웃 박새나 딱새나 오목눈이나 제비나 참새처럼 작은몸으로 더 가볍게 하늘을 날며 노래할 만합니다. 어설프고 엉성한 줄 알기에 어설픈 대로 가다듬으며 노래합니다. 엉성한 대로 다시 가꾸고 새로 일구면서 땀흘립니다. 저는 “서울에서 잿집(아파트)을 거느릴 뜻”부터 없기도 하지만, “큰쇠(대형차) 아닌 작은쇠(소형차)조차 안 거느릴 뜻”이기도 합니다. 시골에서 조촐히 살림을 돌보면서 풀꽃나무를 품는 오늘을 모락모락 지피려고 합니다.


ㅍㄹㄴ


못하지만


한 마디 말도 더듬더듬

두어 줄 글은 삐뚤빼뚤

짧은 얘기도 허둥지둥

그야말로 못하지만


다짐한 일도 어영부영

좀 익숙해도 헐레벌떡

한참 지나도 어리둥절

아직까지 못하지만


툭하면 다시 넘어지고

어쩌다 돼도 부딪히고

모처럼 하면 가로막혀

한결같이 못하지만


그래도 더 해볼게

그러니까 또 할게

첫자리를 짚고서

새로 길을 나설게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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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어제 나는



어제(2025.12.28.) 나는

우리집 동박나무 곁에서 우는

개구리 한 마리를 멀리서 지켜보았다

곧 새해에 한겨울인데

넌 겨울잠이 없니?


그제 나는

광주마실 가려고 마을앞에서

시골버스 들어오기를 기다리는데

한참 서성여도 안 오더라

또 이러는구나


그러나 그저 집에서 쉬면 되고

우리집 하루를 느긋이 보면 돼

개구리는 곧 다시 굴로 깃들겠지


2025.12.29.달.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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