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2368 : 새들 만들었


새들은 보금자리를 만들었어요

→ 새는 보금자리를 틀어요

→ 새는 보금자리를 지어요

《별로 안 자랐네》(홍당무, 소동, 2024) 16쪽


보금자리나 둥지나 둥우리는 새가 ‘트는’ 집입니다. “둥지를 틀다”처럼 나타냅니다. “보금자리를 짓다”처럼 나타내기도 합니다. 사람은 집을 ‘짓’습니다. 보금자리나 집은 ‘만들’지 않습니다. 보금자리를 틀거나 짓는 새를 가리킬 적에는 ‘새’라고만 합니다. ‘-들’을 안 붙입니다.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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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선물이야
패트릭 맥도넬 지음, 이경혜 옮김 / 나는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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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2.28.

그림책시렁 1703


《모든 게 선물이야》

 패트릭 맥도넬

 이경혜 옮김

 나는별

 2025.12.7.



  한자말 ‘선물(膳物)’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저 ‘줄’ 뿐이면서, 그대로 ‘받’는 사이였습니다. 가만히 건네거나 띄우거나 내밀어요. 넌지시 안거나 품거나 누려요. 조용히 오가는 빛이면서, 차분히 반짝이는 사랑입니다. 《모든 게 선물이야》는 “The Gift of Everything”을 한글로 옮깁니다. 무척 쉬운 이웃말일 텐데, 우리말로는 “모든 빛”이나 “모든 사랑”이나 “모든 꽃”으로 옮길 만합니다. “모두 고마워”나 “모두 기뻐”나 “모두 빛이야”로 옮길 수 있습니다. “모두 사랑이야”나 “모두 베풀어”나 “모두 꽃이야”로 옮겨도 어울려요. 그냥그냥 써도 나쁘지는 않습니다만, ‘膳 + 物’보다는 ‘드리다’라든지 “드리는 손”이라든지 “베푸는 마음”이라든지 “나누는 빛”이라고 이야기할 만합니다. 어버이는 아이를 빛으로 만납니다. 아이는 어버이를 사랑으로 만납니다. 둘 사이에 사랑이 빛으로 흐르는 줄 느낀다면, ‘손·손길·손끝·손빛’으로 부드러이 어울리면서 맞잡는 새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 우리 눈과 손과 발과 마음과 몸이 닿는 모든 곳이 빛나요. 우리 숨결이 다다르는 모든 자리에 씨앗이 깃들어서 싹을 틔워요. 그림책 한 자락뿐 아니라, 책에 담는 말씨 하나부터 빛과 사랑이기를 비는 마음입니다.


#TheGiftofEverything #PatrickMcDonnell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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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안 자랐네
홍당무 지음 / 소동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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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2.28.

그림책시렁 1706


《별로 안 자랐네》

 홍당무

 소동

 2024.1.9.



  사람도 이따금 나무를 심는 흉내이지만, 막상 푸른숲은 새와 숲짐승이 일굽니다. 새하고 숲짐승은 나무한테서 열매를 얻으면서 곳곳에 나무씨를 심어요. 지난날에는 사람도 새랑 숲짐승과 나란히 푸른숲을 함께 가꾸었으나, 오늘날에는 멀쩡한 들숲메를 밀어대고 밟고 죽이기 일쑤입니다. 서울·큰고장 길거리에 나무를 조금 심는 척하지만 해마다 ‘거의 죽’도록 가지치기를 해댑니다. 《별로 안 자랐네》는 골목집에서 혼자 살아가는 할머니가 꽃그릇 하나에 씨앗을 두면서 천천히 바꾸어 가는 골목살림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조그마한 꽃그릇에서 자라는 풀과 나무는 어느새 조금 더 큰 자리로 옮아가고, 이윽고 더 크게 하늘칸(옥상)을 차지하고, 골목 한켠으로 뻗습니다. 아이가 천천히 자라면서 철이 들듯, 씨앗 한 톨은 천천히 크면서 푸른빛을 더합니다. 나즈막이 지은 골목집은 그저 오래오래 이을 보금자리입니다. 이와 달리 높다랗게 쌓은 잿집(아파트)은 머잖아 허물어야 할 쓰레기입니다. 골목과 시골을 이루던 밭과 뜰과 마당은 온갖 푸나무가 어울리던 터전이면서 새랑 벌레랑 뱀이랑 개구리도 깃드는 살림터였습니다. 우리는 ‘서울밖’에서, 아니 ‘시골’에서, 스스로 씨앗을 거두며 새랑 동무하는 작은숲으로 갈 수 있을까요?


ㅍㄹㄴ


《별로 안 자랐네》(홍당무, 소동, 2024)


별로 안 자랐네

→ 얼마 안 자라네

→ 잘 안 자라네

6쪽


할머니는 매일 화분에 물을 줬어요

→ 할머니는 늘 꽃그릇에 물을 줘요

7쪽


작은 싹은 점점 크게 자라났어요

→ 작은 싹은 차츰 커요

→ 작은 싹은 조금씩 자라나요

11쪽


옥상은 고양이들이 만나는 장소가 됐어요

→ 지붕뜰은 고양이가 만나는 곳이 돼요

→ 이제 하늘뜰에서 고양이가 만나요

→ 어느덧 지붕숲은 고양이 만남터예요

14쪽


새들은 보금자리를 만들었어요

→ 새는 보금자리를 틀어요

→ 새는 보금자리를 지어요

16쪽


어디에서나 할머니의 집을 알 수 있었어요

→ 어디에서나 할머니집을 알 수 있어요

→ 어디에서나 할머니네를 알 수 있어요

28쪽


할머니의 집은 모두의 놀이터가 됐어요

→ 할머니집은 모두한테 놀이터예요

→ 할머니집은 우리 모두 놀이터예요

→ 할머니네에서 우리 모두 놀아요

29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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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반딧불 책고래마을 64
정중식 지음, 해랑혜란 그림 / 책고래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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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12.28.

그림책시렁 1687


《나는 반딧불》

 정중식 글

 해랑혜란 그림

 책고래

 2025.11.20.



  좋아하는 대로 가는 일은 ‘나쁘지 않’고, 나쁘지 않은 대로 가려 하니 ‘좋다’고 하지요. 좋으냐 나쁘냐 하고 따질 적에는 ‘맞냐 틀리냐’에다가 ‘옳으냐 그르냐’라는 두 갈래를 봅니다. 그런데 ‘좋다·맞다·옳다’나 ‘나쁘다·틀리다·그르다’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누구는 이쪽이 좋고 맞고 옳지만, 누구는 저쪽이 좋고 맞고 옳습니다. 좋아하는 대로 갈 적에는 불씨가 번져요. 나한테는 좋더라도 너한테는 나쁘다 보니, 어느새 싸우고 다투고 겨루면서 불바다를 이룹니다. 《나는 반딧불》은 서울 한복판에서 작은벌레인 개똥벌레로 빛나고 싶다는 뜻을 노래로 들려주는 듯싶습니다. 모든 사람이 다르고, 모든 벌레가 다릅니다. 모든 풀이 다르고 모든 바람이 다릅니다. 그렇지만 서울에서는 모두 똑같이 맞춥니다. 이제는 시골조차 모두 똑같이 줄세웁니다. 개똥벌레가 살려면 다슬기가 살아야 하고, 다슬기가 살려면 가재가 살아야 하고, 가재가 살려면 멧새가 살아야 하고, 멧새가 살려면 푸르게 우거지는 들숲메여야 합니다. 개똥벌레와 다슬기와 가재와 멧새가 나란히 어울리는 곳에서는 밤마다 별내가 흘러요. 겉보기와 겉말로만 “나는 벌레”라고 하기보다는, “서울을 내려놓”고서 숲으로 가는 푸른벌레를 바라봐야지 싶습니다.


ㅍㄹㄴ


《나는 반딧불》(정중식·해랑혜란, 책고래, 2025)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

→ 못 믿은 적 없죠

→ 안 믿은 적 없죠

→ 갸우뚱한 적 없죠

4쪽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

→ 난 내가 벌레인 줄

6쪽


그래도 괜찮아

→ 그래도 돼

→ 걱정하지 마

→ 걱정 없어

8쪽


소원을 들어주는 작은 별

→ 빌면 들어주는 작은별

→ 바라면 들어주는 작은별

10쪽


밤하늘의 별들이 반딧불이 돼 버렸지

→ 밤하늘 별이 반딧불이 되었지

→ 밤별이 반딧불이 되었지

→ 별빛이 반딧불이 되었지

29쪽


내가 널 만난 것처럼 마치 약속한 것처럼

→ 내가 널 만나 듯이 마치 맞춘 듯이

→ 내가 널 만나 듯이 마치 말한 듯이

34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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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재킷·자켓jacket



재킷(jacket) : 1. 앞이 터지고 소매가 달린 짧은 상의. 보통 털실 따위의 모직물로 만든다 2. 음반의 커버 3. [기계] 보일러, 파이프 따위를 싸서 열의 방산(放散)이나 기관의 과열을 방지하는 피복물(被覆物)

자켓 : → 재킷

jacket : 1. 재킷, (셔츠 위에 입는) 상의; 반코트 2. (책에 덧입히는 종이로 된) 커버 3. (수도 배관 등에 입히는) 덮개 4. (통째 구운 감자의) 껍질

ジャケット(jacket) : 1. 재킷 2. 짧은 상의의 총칭 3. 책이나 레코드의 커버

4. 보일러·스팀 히터의 파이프의 방열 방지용 피복물



겉에 입는 옷이라면 일본말 ‘자켓’이나 영어 ‘재킷’이 아닌, 우리말 ‘겉옷·겉저고리·겉두루마기’라 하면 됩니다. ‘덧옷·마고자’나 ‘위·윗도리·윗옷’라 할 만하고, ‘저고리·적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겉을 꾸미거나 씌우는 구실이라면 ‘겉·겉가죽·겉살·겉싸개’나 ‘겉그림·겉낯·겉얼굴·겉종이’라 하면 돼요. ‘덮개·덮다·덮이다·뚜껑’이라 할 만하지요. ‘싸다·싸개·쓰개’나 ‘쓰다·씌다·씌우다·씌우개’라 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바지와 재킷을 만드는 작은 직물 공장에서 약간의 페소를 벌었다

→ 바지와 적삼을 짜는 작은 옷지음터에서 조금씩 돈을 벌었다

→ 바지와 윗도리를 짜는 작은 옷지음터에서 겨우겨우 벌었다

《눈물나무》(카롤린 필립스/전은경 옮김, 양철북, 2008) 42쪽


때에 따라 방풍(wind stopping) 재킷을 덧입거나

→ 때에 따라 바람막이를 덧입거나

→ 때에 따라 겉겉옷을 덧입거나

《자전거홀릭》(김준영, 갤리온, 2009) 187쪽


그동안 덜렁 보관하던 도장을 위해 못 입는 가죽재킷으로 케이스를 만들 거예요

→ 그동안 덜렁 건사하던 이름꽃한테 못 입는 가죽옷으로 집을 마련해 주려고요

→ 그동안 덜렁 두던 새김글한테 못 입는 가죽옷으로 주머니를 지어 주려고요

《오늘도 핸드메이드! 1》(소영, 비아북, 2017) 108쪽


그녀는 날뛰는 야생마와 선인장이 수놓아지고 스팽글이 달린 멋진 황갈색 재킷 차림에

→ 그이는 날뛰는 들말과 하늘꽃으로 꾸미고 반짝이가 달린 멋진 흙빛 겉옷 차림에

→ 그분은 날뛰는 말과 하늘손으로 덮고 반짝단추가 달린 멋진 흙빛 덧옷 차림에

《당신은 아이가 있나요?》(케이트 카우프먼/신윤진 옮김, 호밀밭, 2021) 1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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