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28] 사진책


  한국말사전에서 ‘그림책’을 찾아보면 “(1) 그림을 모아 놓은 책 (2) 어린이를 위하여 주로 그림으로 꾸민 책”이라 풀이합니다. 그러니까, 그림을 그리는 분들이 빚은 그림을 그러모은 책이 그림책이라는 뜻입니다. ‘화집(畵集)’이나 ‘화첩(畵帖)’은 한국말이 아니라는 뜻이에요. 그런데, 그림으로 꾸민 책이 왜 어린이가 보도록 꾸민 책일까 알쏭달쏭합니다. 그림책은 어린이만 읽지 않아요. 어린이부터 읽을 수 있도록 꾸미는 책이에요. 한국말사전에는 ‘글책’이나 ‘사진책’이라는 낱말을 안 실어요. 그래도 ‘만화책’이라는 낱말을 싣습니다. 예부터 글책과 그림책이 함께 있었으나 아직 글책은 옹근 낱말로 대접받지 못해요. 만화책과 함께 사진책이 일찍부터 있었지만 여태 사진책을 오롯한 낱말로 다루지 못해요. 책이라면, 이야기책도 있고, 노래책도 있습니다. 꿈을 담은 꿈책이라든지, 사랑을 밝히는 사랑책이 있어요. 밥짓기를 다루면 밥책(요리책)이 되고, 흙을 가꾸는 길을 보여주면 흙책(농사책)이 됩니다. 어린이한테 베푸는 어린이책과 푸름이한테 베푸는 푸른책이 있어요. 생태와 환경을 헤아리는 환경책이 있고, 생각을 곰곰이 돌아보는 생각책(철학책)이 있으며, 문학을 담은 문학책이 있어요. 낱말을 다루는 낱말책(사전)이 있는 한편, 역사를 밝히는 역사책과 인문학을 나누려는 인문책에, 과학을 파헤치는 과학책이 있습니다. 4347.5.15.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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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랑 놀자 27] 첫물


  오월로 접어들어 드디어 들딸기를 땁니다. 첫물 들딸기입니다. 처음으로 익는 들딸기는 아직 통통하지 않습니다. 첫물이 지나고 나서 새로 돋는 들딸기는 차츰 통통하게 익으며, 새빨간 빛도 한결 곱습니다. 오이나 토마토를 심은 분이라면 첫물 오이와 토마토가 나온 뒤 꾸준히 새 오이와 토마토를 얻습니다. 씨앗을 받으려면 첫물 열매를 갈무리하곤 해요. 처음 맞이하기에 첫물입니다. 처음 누리기에 첫물입니다. 처음 얻으면서 처음으로 맛보기에 첫물입니다. 제철에 먹는 첫물 들딸기란 싱그러운 오월빛이 고스란히 녹아든 사랑스러운 숨결입니다. 4347.5.15.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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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그림놀이 1 - 그림이 되는 손바닥


  마당 한쪽에 고인 빗물에 손바닥을 대어 물을 묻힌 뒤, 뒷간 벽에 척척 찍는다. 두 아이가 갈마들면서 손바닥그림을 그린다. 누나는 키가 크니 높은 곳에 손바닥그림을 그리고, 동생은 키가 작으니 낮은 곳에 손바닥그림을 그린다. 4347.5.15.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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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을 훨훨 나는 구름으로 빵을 굽는다. 하늘을 훨훨 나는 구름으로 구운 빵이기에, 이 빵을 먹는 사람은 하늘을 훨훨 난다. 처음부터 구름빵은 사람들이 훨훨 날도록 구운 빵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사람들 누구나 구름으로 빵을 구워서 먹는다면? 모든 사람이 하늘을 훨훨 날 수 있겠지. 모두들 하늘을 훨훨 날 수 있으면 굳이 자동차를 몰아야 하지 않고, 굳이 고속도로를 낼 까닭이 없으며, 굳이 비행기나 배가 있어야 할 까닭이 없다. 어찌 보면, 이 지구별에서 현대문명을 누리는 우리들은 하늘을 날려는 생각을 처음부터 접었을 뿐 아니라, 사이좋고 아름다우며 사랑스러운 길은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는지 모른다. 서로 아끼고 보듬는 넋이라면, 수수한 밥 한 그릇조차 구름밥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 4347.5.15.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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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빵
백희나 글.사진 / 한솔수북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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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5월 15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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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월 시골 도서관 (사진책도서관 2014.5.11.)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지난겨울에 아이들하고 어떤 노래를 불렀던가 돌아본다. 봄에는 봄노래를 불렀고, 여름에는 여름노래를 불렀는데, 곰곰이 헤아려 보니 아이들한테 들려주면서 함께 즐긴 노래는 거의 다 ‘봄을 그리는 노래’이지 싶다. 참 그렇다. 봄을 그리는 노래가 가장 많구나 싶고, 다음으로 여름을 그리는 노래가 많으며, 가을과 겨울을 그리는 노래는 퍽 적구나 싶다.


  어른노래는 잘 모르겠고, 어린이노래는 그렇다. 어린이노래는 으레 봄을 노래하고, 봄꽃을 노래하며, 봄볕을 노래한다.


  왜 어린이노래는 봄을 많이 노래할까. 아무래도 어린이를 ‘봄’으로 여기기 때문일까. 어린이가 봄과 같은 기운을 가슴에 품고 씩씩하게 자라기를 바라기 때문일까.


  겨우내 부르던 봄노래를 곱씹으면서 아이들한테 봄날 봄노래를 들려준다. 봄에 부르는 봄노래가 아주 즐겁다. 그야말로 봄에는 봄노래가 가장 잘 어울린다. 우리 도서관도 봄에 봄빛이 젖어들면서 싱그럽다. 풀이 새롭게 돋아 풀내음이 가득하고, 나무에도 나뭇잎이 푸르게 돋으니 해맑다. 더욱이, 딸기밭은 지난해보다 더 넉넉하다. 지난해에 들딸기알을 이곳저곳에 많이 뿌린 보람을 거두는구나 싶다. 들딸기도 먹는 사람 손길이 있으니 더 널리 더 많이 퍼지지 싶다.


  오월빛이란 얼마나 환한가 하고 생각에 잠긴다. 조용히 만화책을 펼치며 읽는 아이들을 바라본다. 창밖으로 새소리가 깃들고, 바람소리가 춤춘다. 바람을 타고 맑은 기운이 스며든다.


  그러고 보니, 웬만한 도서관은 창문을 열지 않는다. 창문을 열어 창밖에서 흘러드는 바람을 쐬는 도서관이 얼마나 있을까. 창문을 열고는 햇빛과 바람소리와 새소리에다가 개구리소리까지 골고루 받아들이는 도서관이 얼마나 있을까. 시골에 지은 도서관 가운데 시골내음을 마시면서 나누는 곳은 몇 군데가 될까. 서울에 있는 도서관은 책 말고 무엇이 있을까. 서울이든 시골이든 이 나라 도서관에서는 책과 함께 어떤 빛과 숨결을 누릴 수 있는가.


  오월에 오월을 생각한다. 오월에 환한 꽃빛과 나무빛을 생각한다. 사월과 다른 오월빛을 그린다. 유월과 또 다른 오월을 그린다. 참말 오월이다. ㅎㄲㅅㄱ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 보태 주셔요 *

* 도서관 지킴이 되기 : 우체국 012625-02-025891 최종규 *

* 도서관 지킴이 되어 주는 분들은 쪽글로 주소를 알려주셔요 (010.5341.7125.) *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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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4-05-14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찔레꽃의 환한 꽃빛과, 벼리의 보라의 고운 모습과 도서관의 삶빛과
빨갛고 예쁜 들딸기의 고운빛이 다 하나로 참~ 어울립니다~*^^*

파란놀 2014-05-15 07:49   좋아요 0 | URL
아름다운 오월에
모두들 아름다운 빛과 삶을
노래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