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송화 松花


 송화를 터뜨리는 어원(御苑) 속에서 → 솔꽃을 터뜨리는 임금뜰에서

 송홧가루 흩날리는 → 솔꽃가루 흩날리는


  ‘송화(松花)’는 “소나무의 꽃가루. 또는 소나무의 꽃. 빛은 노랗고 달착지근한 향내가 나며 다식과 같은 음식을 만드는 데 쓴다 ≒ 송황”이라 하고, ‘송홧가루(松花-)’는 “소나무의 꽃가루. 또는 그것을 물에 넣고 휘저어 잡물을 없앤 뒤 말린 가루”를 가리킨다지요. ‘솔꽃·소나무꽃’이나 ‘솔꽃가루·소나무꽃가루’로 고쳐씁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송화’를 넷 더 싣는데 다 털어냅니다. ㅍㄹㄴ



송화(松火) : 관솔에 붙인 불 = 관솔불

송화(松禾) : [지명] 황해도 송화군의 중앙부에 있는 읍. 군청 소재지이다

송화(送貨) : 화물을 부쳐 보냄

송화(送話) : 전화로 상대편에게 말을 보냄



송홧가루 구하기도 쉽지 않고

→ 솔꽃가루 찾기도 쉽지 않고

→ 솔가루 얻기도 쉽지 않고

《밥을 지어요》(김혜경, 김영사, 2018) 49쪽


송홧가루 덮인 연못 아래

→ 솔꽃가루 덮인 못에

→ 솔꽃가루 덮인 물밑에

《백날을 함께 살고 일생이 갔다》(배영옥, 문학동네, 2019) 75쪽


송화가루 날리면

→ 솔꽃가루 날리면

《이름을 몰랐으면 했다》(박태건, 모악, 2020) 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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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몰랐으면 했다 모악시인선 19
박태건 지음 / 모악 / 2020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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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문학비평 . 시읽기 2026.1.9.

노래책시렁 531


《이름을 몰랐으면 했다》

 박태건

 모악

 2020.8.31.



  새도 벌레도 노래하지만, 쥐도 뱀도 노래합니다. 사람과 다르게 소리를 내고, 가락을 입히며, 하루를 살아가는 숨결이 흐릅니다. 눈을 감고서 바라보면 구름빛을 느끼면서 바람가락을 알아채고 볕살마다 출렁이는 이야기를 느낄 만합니다. 여러모로 보면 큰고장 부릉부릉 왁자지껄한 길거리도 노래판입니다. 매캐하게 일어날 뿐 아니라, 들숲메바다를 몽땅 잊은 서울도 시끌시끌한 쿵쿵질로 노래입니다. 《이름을 몰랐으면 했다》를 읽는데, 젖고랑을 지난다는 땀방울을 구경한다든지, 경주 현대호텔에서 보임틀을 쳐다본다든지, 냇가에서 메기를 굽는다든지, 어쩐지 별나라 삶 같습니다. 손수 토란대를 삶아서 다듬는 손길이 아니고, 몸소 메기랑 멧골에서 헤엄치는 삶길이 아니고, 부채나무(은행나무)하고 한마음으로 어울리는 가락이 아닌 채 구경하는 붓끝이 휘날리는구나 싶습니다. 누구나 어디에서나 모든 삶은 글로 담아서 가락을 입힐 수 있습니다. 이때에 가만히 짚을 수 있기를 바라요. 그냥그냥 모든 소리를 슬쩍 매만져서 ‘시’라고 내놓는지, 아니면 온몸으로 푸른땀빛으로 일구는 하루를 고스란히 옮겨서 ‘노래’로 부르는지, 이제는 처음부터 다시 헤아릴 때라고 봅니다.


ㅍㄹㄴ


은행나무는 트럼펫을 품었다 참새 떼가 날아간 자리 젖은 글씨로 번진다 먼 하늘을 건너온 한 사내가 접을 붙이기 위해 가지를 자른다 가지가 잘릴 때마다 사내가 디디고 선, 한 뼘 하늘이 흔들린다 (트럼펫 나무/38쪽)


여자가 마루에 앉아 토란대를 다듬는다 / 늘어진 메리야스를 입은 여자처럼 // 푹, 삶은 토란대가 벗겨질 때마다 / 여자의 목덜미에 땀이 흐른다 // 젖고랑을 지나 아랫배에 살집으로 스미는 기억이 / 길을 찾아가는 여름밤 (토란대/42쪽)


경주 현대호텔 722호 욕조에서 나는 왕가의 사생활이 궁금해졌다. 거실의 TV는 오호츠크 해에서 발달한 기단을 타고 아무르 강을 건너는 중이다 (호텔 욕조에서의 명상/54쪽)


강가에서 메기를 굽는다 / 메기는 돌 모서리마다 몸을 비벼대느라 / 비늘이 없다 / 누군가 숯불을 피우는지 / 비늘 속처럼 환한 저녁 놀 / 가족을 부르는 소리, 강물 위로 성긴 그물을 편다 (메기 굽는 저녁/72쪽)


+


《이름을 몰랐으면 했다》(박태건, 모악, 2020)


빗방울처럼 외로워질 것이니

→ 빗방울처럼 외로울 테니

25쪽


콧노래를 불렀다 리드미컬하게

→ 콧노래를 불렀다 가볍게

→ 콧노래를 불렀다 신나게

→ 콧노래를 불렀다 구성지게

34쪽


송화가루 날리면

→ 솔꽃가루 날리면

41쪽


캄캄한 말들이 달려온다

→ 캄캄한 말이 달려온다

51쪽


빛의 환이 그려진다

→ 빛고리를 그린다

→ 빛가락지를 그린다

→ 빛이 둥글다

→ 빛이 동그랗다

68쪽


지금의 나와 이십 년 전의 내가 이열종대로 광주 간다

→ 오늘 나와 스무 해 앞선 내가 두줄로 광주 간다

68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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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1.9.

숨은책 1115


《月刊 中央 155호》

 양태조·이종기 엮음

 중앙일보사

 1988.12.1.



  전두환을 끌어내리고서 맞은 1988년에 온나라가 꽤 바뀌는 듯했습니다. 17시만 되면 온마을에 ‘뚜!’ 하고 울리며 누구나 길에서 멈춘 뒤에 ‘가까운 한나래(태극기)’를 바라보며 왼가슴에 오른손을 올려야 하던 바보짓이 사라집니다. 우두머리(대통령)가 길거리를 지나간다고 할 적에 모든 어린이·푸름이가 길가에 서서 한나절을 기다리고서 작은 한나래를 펄럭이던 짓도 사라집니다. ‘새마을청소’를 이제는 더 안 해도 됩니다. 다만 전두환 씨는 사슬터에서 안 죽고 용케 나왔고, 목숨을 마치는 날까지 술에 절어서 얼뜨기로 뒹굴다가 떠납니다. 《月刊 中央 155호》는 ㅈㅈㄷ이 하루아침에 얼마나 옷갈이를 할 수 있는지 놀랍게 보여주는 얼거리입니다. 이때까지 ‘빨갱이’ 소리를 듣던 ‘이철수·반쪽이’ 같은 사람한테서 그림을 받아서 실을 뿐 아니라, “백기완의 첫 미국기행” 같은 꼭지를 큼직하게 실어요. 게다가 “전두환 영구집권의 꿈”처럼, 뒤늦게 전두환 씨를 나무라는 꼭지가 수두룩합니다. 살아남으려고 눈치를 보았을 테고, 살아남은 뒤에 보이는 민낯은 언제나 창피합니다. 그런데 큰 펴냄터는 이런 달책에 알림글을 노상 실었습니다. ㅈㅈㄷ만 탓하기에는 우리 몸짓과 말씨와 모습부터 바로세울 일이지 싶습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2026년 1월 9일에 '내란 재판'을 한다는데

'사형 선고'가 나오지 않는다면

놀랄 일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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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1.9.

숨은책 1114


《論註 月印千江之曲 上》

 박병채 글

 정음사

 1974.3.10.



  열일곱 살을 앞둔 1990년에 뭇언니가 살살 놀립니다. “이제 고등학교에 가면 중학교하고는 견줄 수 없이 힘들걸?” 이모저모 보면, 우리는 어린이·푸름이·젊은이로 잇는 ‘즐거울 배움길’을 그만 ‘지치고 괴로운 죽음길’로 몰아넣습니다. 이제는 이 불늪 같은 죽음길이 살짝 누그러졌다지만 ‘누그러진 불늪’일 뿐 외려 담벼락이 더 높다고 할 만합니다. 뭇언니가 왜 ‘고전문법’을 ‘고문’이라 줄여서 말했는지 알아채면서 ‘고전문학’을 배우는데 《월인천강지곡》 몇 대목을 가르치는 길잡이도 스스로 버거워 노상 땀을 뺐습니다. 우리 이야기도 아닌 중국 이야기를 왜 배워야 할까요? 1400년이나 1500년에 우리 옛사람이 어떻게 살아오고 살림했는가 같은 이야기는 없이, 그저 중국섬김질(중국사대주의)로 가득한 글을 ‘우리옛글’이라 해도 될는지 모를 노릇입니다. 그러나 불늪을 치르려면 배움책에 나오는 한두 꼭지로는 모자랍니다. 따로 《論註 月印千江之曲》 같은 책을 헌책집에서 찾아내어 머리를 쥐어짜며 혼자 읽고 새겼습니다. 이 헌책을 예전에 읽은 분도 틀림없이 머리에 쥐가 났을 만합니다. 삶글도 살림글도 사랑글도 숲글도 아닌, ‘훈민정음’으로 옮겼을 뿐인 먼먼 임금과 얽힌 토막글은 누구한테 이바지할까요?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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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마스터베이션masturbation



마스터베이션(masturbation) : 손이나 다른 물건으로 자기의 성기를 자극하여 성적(性的) 쾌감을 얻는 행위 = 수음

masturbation : 수음

マスタ-ベ-ション(masturbation) : 마스터베이션, 자위(自慰), 수음(手淫)



우리 낱말책에 영어 ‘마스터베이션’까지 실어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털어낼 노릇입니다. ‘혼놀이·혼자놀다’나 ‘혼잣짓·혼짓’으로 고쳐쓸 만하고, ‘다독이다·달래다·추스르다’나 ‘쓰다듬다·어루만지다·비다듬다’로 고쳐씁니다. 때로는 ‘용두·용두질’로 고쳐쓰고요. ㅍㄹㄴ



우리 편의 마스터베이션으로 정권 교체를 이룰 순 없다

→ 우리 쪽 쓰다듬기로 나라를 바꿀 순 없다

→ 우리 쪽 어루만지기로 판갈이를 할 순 없다

《안철수의 힘》(강준만, 인물과사상사, 2012) 2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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