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2.6. 

노려보기를 어디에서 배웠을까. 

아이여도 네가 노려보면 참 무섭단다... -_-;;; 

 

밥먹을 때에는 웃도리를 벗어 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 2011.2.5. 

설날맞이 인천마실. 

잠을 얻어자는 곳에서 

아이는 이불 뒤집어쓰며 논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책으로 보는 눈 151 : 사람을 읽는 책


 사람이 읽는 책은 사람을 읽는 책입니다. 사람을 읽지 못한다면 사람이 읽는 책이 아니라고 느낍니다. 사람은 책으로 사람을 읽어야지, 돈을 읽거나 지식을 읽거나 슬기를 읽거나 정보를 읽거나 시험문제를 읽거나 공식을 읽을 수 없습니다. 아니, 이렇게 읽자면 읽기는 읽겠지요. 그러나 이렇게 읽는 사람은 사람다움이 아닌 돈과 지식과 갖가지 정보조각에 파묻혀 허우적댑니다.

 아이들이 책을 읽습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읽고픈 책을 읽기도 하지만, 어머니 아버지가 책을 사거나 빌려서 읽힙니다. 아이들은 책읽기가 놀이입니다. 책으로 읽는 책이라기보다 새로운 삶과 사람과 사랑을 마주하는 만남입니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책을 읽은 다음 느낌글을 쓰도록 시킨다든지 무엇을 느꼈느냐고 묻는다든지 합니다. 여기저기서 정보를 그러모아 ‘추천 명작 좋은 책’을 잔뜩 읽히려 합니다. 그러면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한테 왜 ‘추천 명작 좋은 책’을 잔뜩 읽히려 하지요? 아이들이 착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십니까? 아이들이 좋은 사람이 되기를 빕니까? 아이들이 고운 사람으로, 아름다운 사람으로, 참다운 사람으로 자라기를 꿈꿉니까?

 어른들이 책을 읽습니다. 바빠서 책이란 거들떠보지 못한다는 사람이 있고, 바쁘기 때문에 살짝 쉴 겨를에 즐겁게 책맛에 빠져드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쁠 때에는 틈을 내어 읽는 책입니다. 한갓질 때에는 신나게 즐기는 책입니다. 바쁘다고 밥을 거르거나 잠을 미룰 수 없습니다. 거른 밥은 나중에 곱배기로 먹기 마련이요, 미룬 잠은 나중에 몰아서 자기 마련입니다. 그러면, 바쁘다며 책을 안 읽는 사람은 나중에 어찌 되나요.

 지식을 얻거나 돈벌 구멍을 찾거나 갖가지 정보조각을 그러모으자며 책을 읽는다면, 이는 책을 읽는다 말할 수 없습니다. 지식읽기·돈읽기·정보읽기입니다. 책읽기가 아닙니다. 사람을 읽을 때에만 책을 읽는다 말할 수 있습니다. 사람을 읽지 않으면서 책을 읽을 수 없고, 사람을 읽지 않는다면 책읽기는 무시무시한 바보짓이 되고 맙니다.

 한 줄을 읽어도 책이고, 열 쪽을 읽어도 책이며, 한 권을 읽든 만 권을 읽든 책입니다. 한 사람을 만나도 사람이며, 만 사람을 만나도 사람입니다. 사람들은 이제 어렴풋하게나마 ‘만 사람을 겉훑기로 사귀기보다는 한 사람을 옳으며 가까이 사귀는 일이 아름답다’고 머리로 헤아립니다. 참다운 동무 한 사람이 거짓스러운 동무 만 사람보다 훨씬 나으며 좋은 줄을 머리로 생각합니다. 그러면 참다이 읽는 책 한 권과 어설피 읽는 책 만 권은 어떠한가요. 지식으로만 읽는 백만 권하고 삶으로 읽는 책 한 권은 어떠하나요.

 헌책방에서 만화책 《아프리카의 꿈》(문계주 그림,서화 펴냄,1993)을 찾아서 읽습니다. 고등학생 때 벌써 읽은 만화이지만 새삼스럽다 싶어 다시 장만해서 읽습니다. 예전에 읽은 책으로 다시 읽기도 하지만, 아예 새로 사서 다시 읽기도 합니다. 읽고픈 책이라면 두 번 세 번 사는 값이 아깝지 않습니다. 읽을 만할 뿐 아니라 선물하고픈 책이기에 여러 권 사서 우리 집 책꽂이에 넉넉히 갖추었다가, 틈틈이 만나는 좋은 벗님한테 기쁘게 선물하곤 합니다. 나한테 좋은 책이니까 언제나 새로 장만해서 거듭 읽은 다음 건사하고, 나한테 좋은 사람이니까 늘 새 마음으로 새로운 책을 선물합니다. 《아프리카의 꿈》 85쪽에 “나와 같이 (아프리카로 다시) 가자. 이제 다시는 널 슬프게 하지 않을 거야.” 하고 속으로 말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어버이와 다른 살붙이 모두 잃은 외로운 아이가 아프리카에 버려졌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아이는 아프리카 수풀에서 자연스레 하나되어 예쁘게 살아간다고 생각합니다. 요즈음은 이런 만화나 책을 찾을 수 없습니다. (4344.2.18.쇠.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Ansel Adams


 안젤 아담스라 해야 할는지 안셀 아담스라 해야 할는지 알쏭달쏭한 미국땅 사진쟁이 사진책을 하나 장만한다. 지난해 12월에 이 사진책을 처음 마주하고선 이내 장만하고 싶었으나 그때에는 다른 사진책들 장만하느라 벌써 27만 원을 쓴 나머지, 이 사진책까지 장만할 수 없었다. 다음에 서울마실 할 때에 지나가면서 사자고 생각한다.

 그러나 두 달 가까이 좀처럼 서울마실을 할 수 없었고, 사이에 살짝 서울을 거쳐 지나가기는 했으나 나라밖 사진책을 새책으로 많이 갖추어 놓고 파는 이곳까지 찾아오지는 못한다. 설마 팔리지는 않았을까. 바깥에 내보이는 책 하나만 남았을 텐데, 이 책이 팔리면 이제 다시는 만날 수 없을 텐데.

 어제 드디어 홍대전철역 안쪽 골목에 자리한 책방 앞을 지나간다. 합정역부터 신촌역까지 책으로 무거운 가방이랑 빨래한 아이 옷가지를 잔뜩 짊어지고 땀 뻘뻘 흘리며 걸어서 찾아간다. 안젤 아담스는 팔리지 않았다. 모르는 노릇이지만 여러 해째 안 팔리지는 않았을까. 60리터짜리 내 베낭에조차 안 들어가는 커다란 판크기로 된 꽤 묵직해서 작은 아령 하나 같은 사진책인데, 값이 고작 7만 원. 책방 일꾼한테 묻는다. “와, 이 책은 되게 싸네요.” “네, 이 책은 꽤 싸게 들어왔던 책이에요.” 다른 사진책 값을 가눈다면 이 사진책은 십오만 원쯤은 될 듯했는데, 참 값싸게 샀다. 고작 칠만 원밖에 안 하는 안셀 아담스였는데, 왜 사진쟁이들은 홍대 앞을 그토록 뻔질나게 드나들거나 오간다 하면서 이 녀석을 알아보지 않았을까.

 나는 안젤 아담스 사진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걷는 사진길하고는 많이 다르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찍는 사진감이 다를 뿐, 사진감을 사진으로 담아내려는 땀이나 품이나 넋이나 뜻이나 꿈이나 씨는 다를 수 없다. 사람과 삶을 사랑하지 않고서야 사진을 할 수 없다. 사람 삶을 들여다보지 않고서야 사진에 다가설 수 없다. 사랑하는 삶이 무엇인가를 늘 헤아리며 고이 껴안지 않고서야 사진을 껴안을 수 없다. 사진은 삶이고, 사진은 사랑이며, 사진은 사람이다. 안젤 아담스는 너른 자연을 많이 찍은 사진쟁이이지만, 너른 자연만 사진으로 찍지 않았다. 사람도 꽤 많이 찍었다. 안젤 아담스가 찍은 자연은 사람 얼굴이고, 안젤 아담스가 찍은 사람은 자연이다.

 헌책방을 사진으로 찍거나 골목길을 사진으로 찍으면서 생각한다. 헌책방 둘레나 골목길 언저리에서 오가는 사람들을 함께 담아야 헌책방 사진이 더 빛나거나 골목길 사진이 더 어여쁘지 않다. 사람을 따로 더 담아야 할 사진이 아니라, 사람내음과 사람소리와 사람결을 담아야 할 사진이다. 손길을 담지 못하면서 손만 찍는다 해서 제대로 찍은 사진이 아니다. 활짝 웃거나 슬피 우는 얼굴을 찍었대서 이 한 장 놓치지 않고 붙잡았다 말할 수 없다. 사진이 삶이요 사람이며 사랑이라 말하는 까닭은 사진은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이루는 사진이기 때문이다.

 글과 그림과 노래와 춤과 연극과 영화도 매한가지이다. 모두 이야기를 다룬다. 이야기를 다루는 틀이 저마다 다르기에 글이 되고 그림이 되며 노래나 춤이 된다. 사진은 그저 사진이다. 사진은 그림이나 예술이 아니다. 사진은 그예 사진이다. 안젤 아담스는 예술사진이 아니라 사진이다. 안젤 아담스는 풍경사진이나 자연사진이 아니라 사진이다. 사진하는 마음을 안젤 아담스한테서 읽거나 느껴야 한다. 사진하는 삶과 사진하는 사랑을 안젤 아담스한테서 깨달아야 한다. 나는 안젤 아담스 사진을 썩 좋아하지 않지만, 안젤 아담스 사진책이 보이면 돈이 얼마가 들든 아랑곳하지 않고 주머니를 턴다. 주머니를 털어서 안젤 아담스 사진책을 사야 한다.

 유진 스미스 사진책도 사고 싶은데, 아직까지는 찾아내지 못한다. 그립다. 돈이 있다 해서 살 수 있는 사진책이 아니니까, 참말 그립다. 언젠가 어디에선가 몹시 비싼 판으로든 뜻밖에 아주 값싼 판으로든, 유진 스미스도 안젤 아담스처럼 나한테 스며들 날을 맞이하겠지. (4344.2.18.쇠.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셈을 못하는 사람


 어제가 큰보름인지 몰랐다. 그저 달이 참 밝다고 느꼈다. 애 아빠 혼자 서울로 볼일 보러 나와서 서울 종로 뒷골목을 걷다가 문득 생각이 나기에 형한테 전화를 건다. 형은 지난 설날 몸에 아프다면서 음성 부모님 집에 찾아오지 못하고 목포에 혼자 머물었다. 형한테 전화를 걸면, 형은 늘 동생한테 “뭐 필요한 거 없어?” 하고 묻는다. 내가 형이고, 형이 동생이었으면 나도 이렇게 묻지 않았을까. 지난 설날에 어떠했는가 말하고 형은 잘 지내는가를 물으며 둘째가 오월에 태어나니까 그무렵에 한번 놀러오라고 이야기한다. 형이 또 “뭐 필요한 거 없어?” 하고 묻기에, “글쎄, 뭐가 있어야 할까?” 하다가 “그러면 기름 보내 줘.” 하고 말한다. “무슨 기름?” “보일러에 넣는 기름.” “내가 기름을 보내 줄 수는 없고, 기름을 살 수 있는 돈을 보내 줄게.” “지난해 12월에 300리터를 넣을 때에 삼십이만 원인가 들었는데 지난달에 넣을 때에는 삼십오만 원인가 들었어. 아마 이달에는 36만 원쯤 되겠지.” 형은 알았다고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더 하다가 전화를 끊는다. 잠을 얻어 자려고 인천으로 전철을 타고 간다. 이듬날 시골집으로 돌아갈 찻삯이 없기에 은행에 들른다. 늦은 때라 600원이나 물어야 하지만 돈을 찾기로 한다. 이듬날 아침 일찍 움직이자면 은행 있는 데까지 돌아올 발걸음이 아쉽기 때문이다. 이 발걸음만큼 다른 골목길을 거닐며 사진 한 장을 더 찍고 싶다. 600원은 몹시 쓰리고 아프지만, 사진 한 장 얻는 값을 헤아리면 아무것 아닌 돈이다. 그런데 내 은행계좌에 자그마치 2000리터 넣을 만한 기름값이 들어왔다. 형, 300리터면 된다고 했는데, 형은 왜 이리 셈을 못하시우? 에그. 잠잘 집을 찾아 걸어가면서 조용한 골목 한켠에서 눈물 몇 방울 훔친다. (4344.2.18.쇠.ㅎㄲㅅㄱ)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