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빨래

 


 빨래를 해서 마당에 널 때면 으레 대문 옆 동백나무를 바라본다. 참말 천천히 한 송이 두 송이 꽃을 피우는 동백나무를 바라보며 가까이 서면, 먼저 곁에 있는 뒷간 똥내음이 나지만, 동백꽃에서 살그마니 퍼지는 꽃내음을 함께 느낀다. 뒷간 치우는 일꾼을 불러야 하는데 늘 깜빡 잊는다. 얼른 뒷간을 치우고 집손질도 마무리해야 하지 않나.

 

 집식구 옷가지가 햇살과 동백꽃 내음 함께 마시기를 바란다. 집식구 옷가지에 내 까끌까끌한 손길을 거쳐 스밀 사랑이 깃들기를 꿈꾼다. 집식구 옷가지가 시골마을 예쁘게 일구는 할매 할배 이야기를 조곤조곤 맞아들이기를 빈다. 집식구 옷가지에 이 보금자리에서 꽃피울 보배로운 열매가 녹아들기를 기다린다. (4344.12.15.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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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12-15 16:47   좋아요 0 | URL
아, 동백꽃이 피었나요.... 예쁘네.

파란놀 2011-12-15 18:18   좋아요 0 | URL
우리 집이 가장 늦게 피던데 ^^;;
가장 오래까지 피리라 생각해요~ ^__^
 


 꿈결 글쓰기

 


 꿈속에서 글을 썼다. 꿈속에서 나 스스로 눈물을 쏟을 만한 글을 썼다. 꿈속에서 쓴 글을 여덟 줄로 된 시. 이 시를 찬찬히 되읽으면서 참말 가슴이 벅찼다. 그러다 문득, 어, 내가 이 글을 볼펜을 쥐어 빈책에 끄적이지 않았네, 내가 꿈속에서 이렇게 글을 쓰네, 하고 생각하다가 퍼뜩 잠에서 깬다. 첫째 아이가 뒤척이며 동생 곁으로 데굴데굴 굴러 발로 동생 옆구리를 찌른다고 옆지기가 말하는 소리를 듣는다. 눈을 뜨고 일어나니 꿈속에서 쓴 글을 모두 잊는다. 아니, 떠올리지 못한다. 가만히 떠올려 볼까. 꿈속에서 무슨 글을 썼기에 나 스스로 가슴이 벅차 눈물을 쏟을 만했는지 되새겨 볼까.

 

 도리도리 고개를 젓는다. 아마, 내 가슴에 아로새겨진 글일 테니까, 이 글은 언제라도 떠오르겠지.

 

 내 사랑을 글로 쓴다. 내 삶을 글로 쓴다. 내 사람을 글로 쓴다.

 

 나는 내 사랑을 억지로 만들지 못한다. 나는 내 삶을 거짓으로 꾸미지 못한다. 나는 내 사람을 아무렇게나 닦아세우지 못한다. 티없는 넋일 때에 쓰는 글이다. 거짓없는 얼일 적에 쓰는 글이다. 허물없는 꿈인 동안 쓰는 글이다. (4344.12.15.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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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춤추는 어린이

 


 춤추며 노는 아이를 바라보며 생각합니다. 나도 네 살 어린이였을 때 우리 아이처럼 춤추기를 좋아했을까? 우리 형은 네 살 어린이였을 때 신나게 춤을 추면서 노래하기도 했을까? 내 어머니와 아버지는, 또 옆지기 어머니와 아버지는, 당신들이 네 살 어린이였을 때에는 어디에서 누구랑 무엇을 하며 놀았을까? 이렇게 예쁘게 춤을 추며 노는 우리 아이는 누구한테서 어떤 따순 사랑을 물려받으면서 씩씩하고 튼튼하게 자랄 수 있을까? (4344.12.15.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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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쓰기를 하려는데,

상품등록이 안 된다 -_-;;;

 

리뷰는 상품등록을 해야

글을 올릴 수 있다.

 

어쩌라고요...

알라딘 아저씨 아줌마.

 

이 새벽에 뭔 일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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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1-12-15 04:22   좋아요 0 | URL
내가 글을 못 올리는 동안
다른 사람은 글을 올렸다.
또 뭐냐...

참 안쓰러운 알라딘이다.
 

자전거쪽지 2011.12.5.
 : 문에 바를 천을 사러

 


- 돌이키면, 바쁘거나 힘들다는 말은 늘 핑계가 아니었을까. 네 식구 살아가는 집을 더 바지런히 손질하고 다듬어야 하지 않는가. 한겨울이 닥친 지 언제인데, 이제서야 문에 바를 천을 사러 나온다. 이장님 댁 아주머니가 창호종이만 바르지 말고 안쪽에 천을 하나 대면 더 따숩다 하신 말씀을 듣고는 면에 천을 사러 간다. 어느 집에서 팔려나.

 

- 면으로 가는 길에 새로운 길로 접어들기로 한다. 옆 마을로 슬쩍 접어들다가는 논둑길을 달린다. 아이는 수레에 앉아 “왜 이 길로 가?” 하고 묻는다. “오늘은 다른 길로 달릴게. 저기 좀 봐. 여기에서는 우리 집이 안 보이지만, 마을이 넓게 잘 보여.”

 

- 커텐 파는 집에 들른다. 이곳에서 천을 판다. 문 크기를 헤아리면서 조금 넉넉하게 장만한다. 할머니가 썩썩 자른다. 아이는 평상에 앉아 커텐집 할머니가 천 자르는 모습을 구경한다. 커텐집 할머니는 호덕마을에 사신단다.

 

- 면내 빵집에 들른다. 아이를 수레에 태우고 달릴 무렵, 빵집 건너편 살림집 쇠문을 바라본다. 쇠문에 ‘1967’이라는 숫자가 새겨졌다. 옳거니, 집을 새로 지을 때에 이런 무늬를 넣을 수 있구나. 1967년에 지은 집이라니. 인천에서는 1950년대 첫무렵에 지은 집을 참말 자주 많이 보았다. 시골에서는 가장 오래된 여느 살림집이 언제 적 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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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12-14 19:48   좋아요 0 | URL
된장님~ 보내주신 책 잘 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 꾸벅^^
책선물보다 책읽기여야 하는데 요즘 날새기로 하는 일이 있어 금세 읽기는 어렵지만, 독서회원들이랑 지역주민들과 같이 읽겠습니다~
오늘은 16차 `도서관 자원봉사자` 교육을 마치고 14명이 우리집(작은도서관)을 둘러보러 왔었어요~ 앞으로도 심화교육과 실습 등 지속적인 모임을 가질 예정인데 늘푸른 작은도서관에서도 모입니다. 누군가에게 쓰임이 된다는 건 좋은 일이지요.^^

파란놀 2011-12-14 20:04   좋아요 0 | URL
좋은 이야기 새록새록 나누면서
언제나 살뜰한 책쉼터로
이어가시리라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