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눈밭 어린이

 


 아침부터 눈발이 짙게 날린다. 이 눈발은 내리자마자 거의 녹는다. 논과 밭에 내리는 눈은 살짝 녹으며 얼기도 하지만 얼마 쌓이지는 않는다. 다른 시골이라면 이만 한 눈이라면 제법 쌓였을 텐데, 전라남도 고흥 시골은 참 폭하기는 폭하다. 그러나 아이와 둘이 마을을 한 바퀴 빙 돌고 웃마을까지 살짝 돌 무렵 내 손가락은 얼어붙는다. 아이 손을 만져 보면 아이는 손이 따뜻하다. 나는 사진을 찍고 아이는 마냥 달리기를 하며 눈밭에서 놀기 때문일까. 그래도 아이 얼굴은 꽁꽁 언다. (4345.2.21.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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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화책
 [‘사진책 도서관’ 함께살기] 도서관일기 2012.2.11.

 


 집에서 아이들이랑 복닥이는 나날이다 보니, 도서관으로 와서 책을 갈무리하는 겨를을 내기에는 만만하지 않다. 한 주에 한두 차례 도서관으로 와서 한두 시간쯤 책을 갈무리할 수 있으면 고맙다. 둘째가 스스로 걷고 뛸 무렵까지는 집에서 복닥이는 나날이 더 길밖에 없으리라 생각한다. 더욱이, 둘째가 스스로 걸을 무렵에는 뒤꼍 땅뙈기를 갈아엎어 푸성귀 심는 품을 많이 들여야겠지.

 

 아직 상자에 담긴 책이 많다. 겉에 아무 글을 안 적은 상자가 꽤 있어 하나하나 끌른다. 나중에 책꽂이 더 들인 다음에 끌릴 상자가 있고, 미처 알아보지 못해 뒤늦게 끌르는 상자가 있다. 어느덧 사진책, 어린이책, 그림책, 만화책, 교육책은 얼추 자리를 잡는다. 어디에 파묻혔나 싶던 책들이 나중에 끌르는 상자에서 하나둘 튀어나온다.

 

 사진책도 그렇지만, 만화책도 때를 놓치면 두 번 다시 만나기 참 힘들다. 어린이책은 꽤 오래도록 꾸준히 사랑받으니, 딱히 때를 놓칠 일이란 드물다. 사진책이나 만화책은 꽤 사랑받는다는 책마저 어느 결엔가 판이 끊어지거나 출판사가 사라지곤 한다. 그때그때 갖추어야 한다.

 

 흩어진 짝을 하나씩 찾으며 맞추다가, 이제 사라져 남은 짝을 찾을 길 없는 만화책을 쓰다듬다가, 내 곁에서 곱게 살아남은 만화책을 들여다보다가, 곰곰이 생각에 잠긴다. 이 책들마다 어떤 삶 어떤 이야기 어떤 웃음 어떤 꿈이 깃들었을까. 우리 아이들하고 오래오래 나눌 사랑스러운 이야기는 무엇일까. 우리 아이들은 이 만화책을 읽을 때에 어떤 사랑과 꿈과 이야기를 받아먹을 수 있을까.

 

 도서관에는 훌륭하다거나 좋다거나 아름답다고 하는 책을 갖추어야겠지. 그런데, 훌륭하다거나 좋다거나 아름답다고 하는 책만 갖추면 도서관 몫을 다 하는 셈일까. 어버이로서, 어른으로서, 이만큼 하면 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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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2-02-21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하실 때 엄청 나셨겠어요. 어느 정도 정리하시고 팔다리 안 쑤셨는지요?
저는 이제 책 모을 엄두가 안나요. 예전엔 절판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책은 나와는 인연이 아니다,란 생각을 가지고 살려고요^^
대단 하시긴 해요. 쉬운 일이 아닌데 말입니다. 열정이 없으면 절대 못하는 일이죠.

파란놀 2012-02-21 17:42   좋아요 0 | URL
나른 책이 참 대단하기는 대단했어요.
그런 일을 다시는 하고 싶지 않기에
부디 이모저모 오래오래 뿌리내리며
살아가고 싶답니다 ㅠ.ㅜ

 


 두 아이와 함께
 [‘사진책 도서관’ 함께살기] 도서관일기 2012.2.4.

 


 잘 듯 말 듯하는 둘째를 안는다. 첫째는 손을 잡는다. 둘 모두 낮잠을 잘락 말락 하면서 안 자며 버틴다. 낮잠을 자고 나서 신나게 놀면 좋으련만. 어떻게 할까 생각하다가 도서관으로 간다. 첫째는 마음껏 달리면서 놀고, 둘째는 아버지 품에서 논다. 도서관에 닿아 포대기로 둘째를 업는다. 포대기로 업으니 둘째는 금세 곯아떨어진다. 잠든 아이를 바닥에 살며시 눕힌다. 첫째 아이도 졸음에 겨워 옆에 눕는데, 졸리면서 끝까지 버틴다.

 

 그래도 한 아이는 잠들고 한 아이는 엎드려 그림책 읽으며 놀아 주니, 이동안 도서관 책을 조금 갈무리한다. 아이들이 도와줄 때에 도서관 책 갈무리를 할 수 있다. 내가 아이들하고 즐거이 놀 때에 아이들은 마음껏 놀다가는 스르르 잠들거나 조용히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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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할 옷가지 쌓이면
맨 먼저
갓난쟁이 기저귀부터
다음으로
갓난쟁이 옷가지를
다음으로
첫째 아이 옷가지를
다음으로
아이 어머니 옷가지를
그러고 나서
힘이 남거나
물이 남거나
짬이 나거나
한갓지다면
비로소 내 옷가지를
복복 조물조물 비비며
빨래한다.

 


4345.2.21.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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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어른

 


아기는
배고플 때 으앵
오줌 누고 으앵
졸리니 으앵
놀아 달라 으앵
아파서 으앵
힘들어서 으앵
답답해서 으앵
똥이 안 나와 으앵
언제나 으앵.

 

어른은
조잘조잘 떠들고
술 마시고 담배 피우고
텔레비전 보고
전화 걸고
늘어지게 자고
약을 먹고 밥을 먹고
언제나 제멋대로.

 


4345.2.20.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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