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내내 아이들이랑 복닥이고

 도서관 무거운 책꽂이 나르고

 이래저래 하다 보니

 온몸이 욱신욱신 힘들어

 글을 도무지 못 쓰겠어요.

 

 드러누워야겠습니다.

 그래도 새로 찾아들

 이듬날 새벽에는

 어제 드디어 담은

 우리 집 처마 제비 이야기를

 꼭 써서 띄우려 해요!

 

 맛보기 사진만 한 장 먼저 걸쳐요~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마녀고양이 2012-04-24 12:14   좋아요 0 | URL
어, 제비집이 있어요?
어머.... 좋다..... 맘이 푸근하네요.

그런데, 욱신욱신 할 정도면 안 되는거잖아요. 빨리 쉬셔요.

파란놀 2012-04-25 03:00   좋아요 0 | URL
어쩔 수 없이 온몸이 고단하지만
그럭저럭 하루를 보냅니다 @.@
 


 힘들 때에 만화책

 


  만화책 《치하야후루》 1권과 2권을 읽는다. 온몸이 뻑적지근 힘들기에 일찌감치 잠들까 하다가 살짝 들여다보기라도 하자 생각하다가 그만 1권이랑 2권을 내처 읽고 만다.


  만화책이기에 사람을 더 잡아끌지는 않는다. 이야기가 좋고, 줄거리가 아기자기하기 때문이다. 사람들마다 마음에 품는 좋은 기운을 잘 풀어내니 반갑다. 곰곰이 돌이키면, 나부터 내 삶을 좋은 기운으로 풀어내어 내 몸을 따스히 돌보고, 옆지기와 아이들하고 따사로운 이야기꽃을 피우고 싶지 않은가.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나부터 좋은 넋으로 좋은 말을 예쁘게 나눌 수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자고 생각한다. 옆지기와 아이들이 스스로 가장 사랑할 만한 나날을 누리면서 우리 보금자리를 서로 북돋울 수 있는 길을 생각한다.


  다섯 살 첫째 아이 오줌그릇을 섬돌에 놓은 까닭을 헤아리자. 아이 쉬를 누이며 마루문 열고 바깥으로 나가도록 하려는 까닭은, 밤에 논자락 개구리 우는 소리를 듣도록 하고 싶기 때문이다. 아이가 쉬를 눌 때에 나도 함께 일어나서 개구리 우는 소리를 나란히 듣다가 다시 즐겁게 잠들고 싶기 때문이다. 바깥바람 살짝 쐬며 밤별을 느끼고, 밤새 노래하는 소리도 함께 듣고 싶기 때문이다.


  만화책 《치하야후루》를 읽기 앞서 고정희 시집 《지리산의 봄》을 천천히 조금 읽는다. 아침저녁으로 고정희 님 시를 몇 꼭지씩 읽는다. 며칠에 한 차례쯤 호시노 미치오 님 글이랑 어니스트 톰슨 시튼 님 글을 몇 쪽씩 읽는다. 요즈음은 로라 잉걸스 와일더 님 글도 며칠에 한 차례씩 열스무 쪽씩 읽는다.


  엊저녁부터 《조선인민군 우편함 4640호》도 읽는다. 하루만에 백서른 쪽이나 읽는다. 세 식구 잠든 밤나절 나도 곧 자리에 누워야지 하고 생각하다가 내가 오늘 하루 책을 얼마나 읽었나 하고 돌아보았더니 꽤 많이 읽었다. 이밖에 ‘빛깔있는 책들’ 가운데 하나인 《울릉도》도 마저 다 읽었다. 《일본의 작은 마을》이라는 책도 오늘 아침에 일흔 쪽쯤 읽었다. 그림책 몇 권 살짝 읽기도 했고, 이렁저렁 다른 책도 꽤 손에 쥐었다.


  첫째 아이 밥을 차리고 둘째 아이 죽을 먹이고 빨래를 하고 개고 이것저것 하느라 부산하다 여겼는데, 뒷간에서 똥을 눈다든지 살짝 숨을 돌리며 등허리 펴려고 자리에 누운 때라든지, 이래저래 틈을 쪼개어 펼친 책이 꽤 된다 싶어 놀랍다. 어쩌면, 내 몸이 차츰 제자리를 찾으며 책 한 권 손에 슬쩍 쥐어도 금세 마음을 잘 가다듬어 꽤 많이 읽는 노릇 아닌가 싶기도 하다. 마음모으기가 잘 된다고 할까. 그러고 보니, 둘째 죽을 먹이고 나서 토닥토닥 재우느라 마당에 앉아 해바라기를 할 때에 책을 퍽 읽기도 했다. 첫째 아이 노는 모습을 마당에서 바라보는 한편, 제비가 제비집 손질하는 모습을 살피다가 책을 제법 들추기도 했다.


  스스로 생각하는 대로 살아간다고 했다. 오늘은 뒷밭 돌고르기를 조금만 했다. 이듬날에도 조금만 할는지 꽤 할는지 모르겠지만, 차근차근 마무리짓자. 뒷밭 돌고르기를 마치면, 뒤꼍 땅뙈기를 빙 돌며 돌을 골라 보자. 빙 두르며 흙을 갈아 이곳부터 무언가를 심자. (4345.4.23.달.ㅎㄲㅅㄱ)

 

 

 

 

 

 

 

 

 

 

 

 

 

 

 

 

 

 

 

 

 

 

 

 

 

 

 

 

 

 

 

 

 

 

 

 

 

 

 

 

 

 

 

 

 

 

.. 그러고 보니, 요즈음 <숲 유치원>도 읽는데, 미처 얘기하지 않았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출처 : stella.K님의 "[코멘트]나는 왜 책을 읽고 (알라딘에서) 글을 쓰는가"

저로서는 적립금 받는 일조차 참 드문데... 받는다 하더라도, 제가 책값에 쓰는 돈으로 치면 1/30이나 1/50도 안 되기 때문에... @.@ 그야말로 아무 느낌이 없어요. 제 마음에 드는 제 좋은 꿈을 담는 글을 쓰지 않는다면 나 스스로 반갑지 않거든요. 그런데 하나, 가끔 무슨무슨 당선작으로 제 글이 뽑힐 때가 있는데, 뽑힌 글 가운데 '제가 아주 좋아하는 마음으로 쓴 글'은 몇 안 돼요. -_-;;; 그렇다고 어느 글은 더 마음을 담고, 어느 글은 덜 마음을 담고, 하는 일은 없어요. '당선작'을 놓고, '당선 안 된 다른 내 글'을 보았을 때, '어, 왜 이 글을 뽑아 주지? 뽑아 주려면 다른 글을 뽑아 주면 더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이 늘 들더군요. .. 아무튼, 논쟁이든 투쟁이든 무슨무슨 말다툼이건 이야기꽃이든... 서로 가장 사랑하는 마음을 북돋울 대목을 즐겁게 짚으면서 좋은 생각을 나눌 수 있기를 빌 뿐이에요..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재는재로 2012-04-23 22:07   좋아요 0 | URL
예전에 비하면 요즘은 적립급 받기 힘들죠 일주일 내내 천원도 안되는 요즘 그래도 가끔 책을 읽다보면 꼭 소개하고 싶은 구절이나 이야기하고 싶은 책들은 한번쯤 끄적이게 되는
내 시간 써가며 쓰는데 그래도 이런 책은 한번쯤 이야기하고 싶기도 해요 자기가 좋아하는 장르의 책들 요즘 읽고 있는 방과후 미스테리,마토바 히토미 댄스 때때로 탐정 같은 미스테리 소설은 읽고나서 리뷰를 남기고 싶은데 요즘통 못남기고 있네요 돈을 뒤로 하고 어차피 얼마되지도 않는데 그냥 자기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 글을 쓰다는 생각이드네요

파란놀 2012-04-23 23:22   좋아요 0 | URL
스스로 좋아하니까 쓸 뿐이겠지요. 모두들.

그래서, 어쩌면, 남을 비판하거나 비난한다며,
또 논쟁한다며 쓰는 글 또한 모두
스스로 좋아하니까 쓰는 셈 아닌가 하고...

좋아하는 책을 읽고
좋아하는 글을 쓰겠지요 !.!

카스피 2012-04-23 23:22   좋아요 0 | URL
ㅎㅎ 워낙 리뷰를 잘쓰시는 분들이 많으시니 전 그냥 패쑤하지용~~~
 
히스토리에 Historie 7
이와키 히토시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빛나는 삶은 어디에서 찾을까
 [만화책 즐겨읽기 143] 이와아키 히토시, 《히스토리에 (7)》

 


  아침에 마당으로 내려서다가 마루턱에서 제비 날갯짓을 봅니다. 어제 하루 들마실을 하면서 백 마리가 훨씬 넘는 제비떼 날갯짓을 보며 이 제비들 가운데 누가 우리 집 처마에 둥지를 틀까 하고 생각했는데, 참말 우리 집 처마에 새 둥지를 틀려 하는지 제비 몇 마리가 처마 둘레에서 맴돌더군요.


  제비가 멀리 날아간 다음 섬돌로 내려옵니다. 처마 자리를 올려다봅니다. 어, 제비집 자리가 세 군데 있습니다. 둘은 허물어진 둥지고, 하나는 말끔히 남은 모습입니다. 그래, 우리 집에 제비가 살았구나. 아마 지난해에 살던 둥지인지 모르고, 곁에는 더 예전에 살던 둥지인지 모릅니다. 우리 식구가 이곳에 새로 들어올 때에 사람들은 제비집 헐라고 했지만 우리 식구는 그대로 두었어요. 제비똥 떨어지는 일은 대수롭지 않으니까요. 제비가 우리 집에 함께 살면 파리 모기 다 잡아서 먹을 텐데 무어 걱정인가요.


- ‘너 정말로 왕의 아이, 필리포스의 자식이냐? 너와 필리포스가 닮았어? 어쩌면, 에 아비는, 저기에 널브러져 있는 게 네 친구, 아닐까?’ (75∼76쪽)

 


  이른아침부터 깬 둘째를 안고 마당으로 다시 내려옵니다. 아이들은 참 일찍 깹니다. 늦게 자도 일찍 깨고 일찍 자도 일찍 깹니다. 좀 넉넉히 자면 안 될까 싶지만, 일찍 일어난 아이들을 나무랄 수 없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마당에 나와 따사로운 아침볕을 받습니다. 그래, 아이들은 이 따사로운 아침볕을 받고 싶어 일찍 깨는지 모릅니다. 아침볕 쬐며 하늘을 누비는 제비랑 들새랑 어울리고 싶어 일찍 일어나는지 몰라요.


 찍찍 삣삣 제비 소리를 들으며 생각합니다. 아침에 보는 날갯짓으로도 온갖 생각을 끌어올리는 제비입니다. 아침에 내가 아이들한테 들려주는 이야기나 보여주는 모습은 아이들한테 생각이나 꿈이나 사랑을 얼마나 끌어올릴까요.


  제비는 흙과 짚을 그러모아 둥지를 짓습니다. 제비가 지은 집은 다 허물어지면 논이나 밭으로 돌아가 좋은 거름이 됩니다. 숲으로 돌아가도 좋은 거름이 되어 풀과 나무과 싱그러이 자라는 바탕이 됩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집을 지을까요. 사람이 지은 집이 허물어지면 어떻게 될까요. 사람이 지은 집은 허물어지기 앞서, 그러니까 사람 스스로 집을 짓고 살아가는 동안 사람한테 얼마나 좋거나 아름답거나 즐거운 터전이 될까요. 흙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시멘트덩이나 플라스틱덩이일 집들은 얼마나 좋은 자연이거나 보금자리이거나 쉼터 구실을 할까요.


- “설마, 설마, 모두가 싫어하는 날 위해 울어 주는 사람이 있다니.” (93쪽)
- “허나, 그렇다고 해서 노력을 포기하는 건, 단순한 ‘도피’야.” “아, 네에.” “그 학교에서, 동년배 동료들 사이에 껴서 이것저것 배우다 보면 뭔가, 이런 나에게도 뭔가 ‘답’이 보이겠지. 그런 예감이 들어,” “네에.” “필시 네게도 너만을 위한 ‘답’이 있을 게야.” (118쪽)

 

 


  아침녘 좋은 햇살을 느끼며 빨래를 합니다. 좋은 햇살 머금는 빨래는 보송보송 잘 마를 뿐 아니라, 이 옷을 입고 살아갈 살붙이들 넋에도 좋은 기운 나누어 주리라 믿습니다. 아침녘 좋은 햇살을 느끼며 쌀을 불립니다. 좋은 손길로 짓는 밥은 좋은 사랑이 스며들리라 믿습니다. 봄이 되어 흐드러지는 온갖 풀은 풀대로 좋은 기운을 우리 몸에 나누어 주리라 믿습니다.


  내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은 내 둘레 사람들한테 사랑이 될 수 있습니다. 내 손에서 태어나는 글은 내 이웃과 동무한테 꿈이 될 수 있습니다. 내 몸짓으로 이루어지는 춤은 바로 나한테 가장 빛나는 삶이 될 수 있습니다.


  밭흙을 가는 몸짓은 가장 빛나는 삶이 됩니다. 어린 아이들을 안고 까부르며 함께 뒹구는 나날은 가장 즐거운 삶이 됩니다. 고운 옆지기를 넉넉히 얼싸안는 이야기꽃은 가장 아리따운 삶이 됩니다.


  들풀은 좋은 햇살과 좋은 흙과 좋은 빗물과 좋은 바람을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들풀은 자동차 배기가스나 비닐집 뜨거운 김이나 수도물이나 선풍기 바람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습니다. 어른이나 아이나 가장 좋은 밥을 먹고, 가장 좋은 옷을 입으며, 가장 좋은 집에서 살고 싶습니다. 가장 좋은 무엇은 가장 비싼 무엇이 아닙니다. 가장 사랑스럽고 가장 믿음직스러우며 가장 빛나는 무엇입니다.


- “앞으로 몇 년이나 먹고살 걱정 안 해도 될 만큼 사례 받았잖아? 나도 수업료가 기숙사 생활비는 공짜고.” “왕자님의 친절, 아니, 변덕인가? 고귀한 분의 생각은 알 길이 없구만.” “그런 거 아냐! 그런 거.” (108쪽)
- “왕이 왕자에게 그리 쉽게 양위 따윌 할 순…….” “무슨 말씀이세요? 이건 ‘장기’라는 반상놀이인데.” “하지만 이 말의 얼굴이 좀.” “하아, 하지만 여기서 ‘왕위’를 왕자에게 양보하지 않으면, 전멸입니다.” (128∼129쪽)

 

 


  이와아키 히토시 님 만화책 《히스토리에》(서울문화사,2012) 일곱째 권을 읽습니다. 《히스토리에》 일곱째 권에서는 근심하는 왕자가 나옵니다. 끝없이 오르는 길을 꾀하는 왕후가 나옵니다. 어떤 자리 하나 튼튼히 지키려는 신하가 나옵니다. 땅을 일구는 둥 마는 둥 하느작거리는 사람이 나옵니다. 그리고, 꿈을 꾸는 사람들이 나옵니다.


  꿈을 꾸는 사람들은 저마다 빛나는 삶을 찾습니다. 어디에서 이 빛나는 삶을 찾아야 할까 걱정합니다. 걱정을 하다가는 꿈을 꿉니다. 꿈을 꾸다가는 걱정을 합니다. 차근차근 생각을 빚기도 하지만, 슬프게 눈물짓다가 아프기도 합니다. 그런데, 걱정을 하면 걱정이 다시 샘솟습니다. 생각을 하면 여러 생각이 차츰 가지를 뻗습니다. 좋은 꿈으로 사랑을 하면 천천히 좋은 꿈과 사랑이 퍼집니다.


- “하지만, 그렇게 되면 도시의 수비가…….” “그리스의 최강 육군이 도시 성벽에 포진하고 있는데! 감히 어느 누가 쳐들어온다는 거죠?” (176쪽)


  빛나는 삶이란 따로 없습니다. 오늘 하루 빛나게 누린다 여기면 빛나는 삶입니다. 날마다 빛나는 말로 빛나는 이야기를 엮으면 빛나는 하루요, 빛나는 하루가 모이고 모여 빛나는 삶으로 자리잡습니다.


  오늘 이곳에서 가장 좋아하는 삶입니다. 오늘 이곳에서 가장 사랑하는 삶입니다. 오늘 이곳을 즐길 때에 내 삶이 빛납니다. 오늘 이곳을 아낄 때에 내 삶이 거듭납니다. 삶은 곧 숨이고, 숨이란 목숨이며, 목숨이란 이야기요, 이야기는 꿈인데, 꿈은 사랑으로 태어납니다. (4345.4.23.달.ㅎㄲㅅㄱ)


― 히스토리에 7 (이와아키 히토시 글·그림,오경화 옮김,서울문화사 펴냄,2012.4.30./5000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자말 ‘존재’가 어지럽히는 말과 삶
 (159) 존재 159 : 요지경 같은 존재

 

“일단 잠자리가 편한지 확인해 보고 싶거든.” “정말로 에우메네스 맞지?” “응. 만날 때마다 요지경 같은 존재가 되어 가고 있어.”
《이와아키 히토시/오경화 옮김-히스토리에 (7)》(서울문화사,2012) 182쪽

 

  ‘일단(一旦)’은 ‘먼저’나 ‘무엇보다’로 다듬고, ‘편(便)한지’는 ‘좋은지’나 ‘아늑한지’나 ‘쓸 만한지’나 ‘될 만한지’로 다듬으며, ‘확인(確認)해’는 ‘알아보고’나 ‘살펴보고’로 다듬을 수 있습니다. ‘정(正)말로’는 ‘참말로’로 손봅니다. ‘요지경(瑤池鏡)’은 그대로 두어야 할 테지요. 다만, 글흐름을 살펴 새롭게 풀어낼 수 있어요. “-가 되어 가고 있어”는 “-가 돼”로 손질하면 됩니다.


  그나저나 이 글월에서도 ‘존재’를 곰곰이 돌아봅니다. 반드시 이 낱말을 넣어야만 했는가 살핍니다. 이 낱말이 아니라면 어떻게 내 넋이나 뜻을 나타낼 수 있는가 헤아립니다.


  곧, 아직 ‘존재’라는 한자말을 모르는 어린이가 이와 같은 자리에서 이야기를 한다고 떠올리면서, 어떤 낱말로 내 마음이나 생각을 들려줄 수 있는가를 곱씹습니다.

 

 요지경 같은 존재가 되어
→ 요지경같이 되어
→ 요지경 같은 녀석이 되어
→ 알쏭달쏭한 놈이 되어
→ 알 수 없는 모습이 되어
→ 아리송한 삶이 되어
→ 뭔지 모를 사람이 되어
 …

 

  여러 사람이 주고받는 말씨라 한다면, “만날 때마다 알쏭달쏭해진다니까”라든지 “만날 때마다 아리송하게 달라져”처럼 적을 수 있습니다. 따로 ‘녀석’이나 ‘모습’이나 ‘사람’ 같은 낱말로 다듬지 않아도 돼요. 말끔히 털어도 잘 어울립니다. ‘요지경’이라는 낱말을 그대로 살린다면 “요지경같이 되어”나 “요지경처럼 되어”로 적습니다. 또는, “요지경이 되어”로 적습니다.


  말빛을 생각합니다. 말넋을 돌아봅니다. 말결을 헤아립니다. 말씨를 톺아봅니다. 말마디를 살찌우는 길을 찾습니다. 말무늬를 북돋우는 길을 다스립니다. 말자리를 단단히 다지는 길을 갈고닦습니다.


  내가 쓰는 말은 나 스스로 생각합니다. 내가 나누는 말은 나 스스로 배워서 찾습니다. 내가 들려주고 싶은 말은 나 스스로 꾸준하게 갈고닦으면서 알차게 빛냅니다. 생각을 기울일 때에 비로소 살아나는 말입니다. 생각을 기울이지 않으면 지식을 쌓더라도 싱그러이 빛나지 못하는 말입니다. (4345.4.23.달.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먼저 잠자리가 어떠한지 살펴보고 싶거든.” “참말로 에우메네스 맞지?” “응. 만날 때마다 알쏭달쏭한 모습이 되는구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