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 모든 아이들이 즐겁고 사랑스러운 나날을 맞이할 수 있기를 빈다... 우리 아이들도, 이웃 아이들도 모두 사랑을 먹고 자라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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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는 악어가 살지
파비오 제다 지음, 이현경 옮김 / 마시멜로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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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 아이들도, 꽃 풀 나무를 사랑하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누리면서, 이 이야기를 찬찬히 적바림할 수 있는 나날을 맞이할 수 있기를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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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예반 소년들
우오즈미 나오코 지음, 오근영 옮김 / 양철북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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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몰랐으면 좋겠어! - 여름 이야기 구름골 사계절 2
박경진 지음 / 미세기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오줌쟁이, 오줌싸개, 오줌바보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159] 박경진,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어!》(미세기,2006)

 


  박경진 님 살가운 그림책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어!》(미세기,2006)에 실린 글을 찬찬히 읽으며 생각합니다. 아이하고 그림만 들여다보며 ‘이야기를 아이 나름대로 새로 꾸며 읽을’ 때에는 꽤 재미나다고 느끼지만, 어버이 혼자 조용히 글줄을 찬찬히 읽으며 줄거리를 살필 때에는 좀 어설프거나 억지스럽구나 싶습니다. 어쩌면, 우리 시골집에서만 이 줄거리가 어설프거나 억지스럽다 느낄 뿐, 다른 시골집이나 다른 도시 아이들로서는 이 줄거리가 안 어설프거나 안 억지스러울 수 있을는지 모릅니다.


.. 꼬꼬댁꼬꼬댁, 마을 닭들이 울어댔어요. 시끄러운 닭 울음소리에 나는 그만 잠에서 깨어났지요. ‘앗, 축축해. 이게 뭐야?’ ‘아잉, 나 오줌 쌌나 봐!’ ..  (4쪽)

 


  나는 닭이 우는 소리를 시끄럽다고 느낀 적이 한 차례조차 없습니다. 우리 시골집이나 이웃 시골집 가운데 닭을 치는 집이 없기도 하지만, 어릴 적부터 여러 시골마을에서 온갖 닭울음을 듣는 동안 ‘좋구나’ 하고 생각한다든지 딱히 깊이 헤아리지 않으며 ‘여느 들새와 멧새 소리와 섞어 받아들였’다든지 했습니다. 왜냐하면, 닭들만 새벽이나 아침에 울지 않아요. 수많은 들새와 멧새도 새벽부터 지저귑니다.


  나는 으레 새벽 서너 시부터 일어나서 하루를 엽니다. 어느 새보다 일찌감치 부시럭거려요. 새들이 언제부터 우나 하고 살피면, 한겨울이고 한여름이고 새벽 다섯 시 앞뒤에 처음으로 웁니다. 새벽 다섯 시 사십 분쯤이면 꽤 시끌시끌하고, 여섯 시부터 일고여덟 시 사이에는 퍽 시끌벅적하다 할 만합니다.


  그렇지만 자동차 지나가는 소리를 따지면, 새들 지저귀는 소리는 구성진 노래와 같아요. 아니, 어느 새이든 소리가 살갑습니다. 새소리는 살갑기에, 그냥 소리라기보다 노래라고 느껴요. ‘새소리’라기보다 ‘새노래’라 할까요.


  새벽을 여는 새소리는 맑으며 그윽해요. 그림책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어!》가 시골마을에서 살아가는 여름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다면 ‘도시 눈길’이 아닌 ‘시골 눈길’로 바라보며 담을 때에 훨씬 걸맞으리라 생각합니다. 닭울음은 “시끄러운 닭 울음소리” 아닌 “우렁찬 닭 울음소리”입니다.


.. ‘에잇, 영아네 집으로 도망갈래!’ 살그머니 문을 열어 방 밖을 살폈어요. 부엌에서 엄마가 그릇을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렸고, 뒷마당에서 아빠가 헛기침하는 소리도 들렸고 ..  (8쪽)

 

 


  그림책 아이는 간밤에 수박을 잔뜩 먹은 나머지 그만 밤에 쉬를 누었습니다. 이부자리에 오줌이 흥건히 뱁니다. 이럴 수 있겠지 하고 생각하다가도, 시골 아이인데 이러할 수 있을까 아리송합니다. 도시에서 시골로 찾아온 아이들이 밤에 오줌 누러 나가기 무섭다고 내처 자다가 이부자리에 오줌을 쌀 수 있겠지요. 시골 아이라 하더라도 어제 하루 아주 개구지게 놀다가 곯아떨어져 그만 밤오줌 누기를 건너뛰었을 수 있겠지요.


  그러나, 개구지게 노는 아이라면 날마다 개구지게 놀 테니, 밤오줌 가리기쯤이야 대수롭지 않으리라 느껴요. 더구나, 아이가 이불에 오줌을 누었는데, 어머니한테 꾸지람을 들을까 봐 몰래 내뺀다는 얼거리가 그닥 사랑스럽지 않습니다. 개구지게 잘 노는 아이요, 어머니 아버지하고 한 방에서 자는 아이가 아니라, 혼자 방을 얻어 지내는 아이라 한다면, 또 시골에서 살아가는 씩씩한 아이라 한다면, 새벽 일찍 잠에서 깨어 이불을 들고 마당으로 나와 바지랑대 받치고 빨랫줄에 척 하고 널 때에 더 멋스러우며 이야기 흐름도 재미나리라 느낍니다. 동무들이 ‘어라, 너 오줌 쌌니? 왜 이불을 널어?’ 하고 물으면 ‘이 바보야, 이 좋은 햇살이 이불에 스며들어야 밤에 잠을 잘 때에 좋다구. 자면서 햇볕 냄새를 맡아 봤니? 난 햇볕 냄새를 맡고 싶어 이렇게 아침부터 일찍 이불을 넌단다.’ 하고 대꾸하겠지요.


  또는, 아이가 ‘아이고, 큰일이네. 그래, 오늘은 나 혼자 이 이불을 빨아 볼까?’ 하면서 이불을 꽁꽁 싸들고 냇가로 찾아가 빨래를 혼자 하려는 ‘모험’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아이로서는 내뺄 까닭이 없으니까요. 너덧 살 아주 어린 아이가 아닌데, 글도 알고 동무네 집에 혼자서 찾아갈 수 있는 제법 큰 씩씩한 아이인데.


  이를테면, ‘삐삐 긴양말’은 이와 같은 때에 어떻게 할까 생각해 봅니다. 쉬를 누었으면 속옷과 치마도 젖었겠지요. 옷도 갈아입어야 하겠지요. 그러니까, 옷도 빨고 이불도 빨아야 합니다. ‘삐삐 긴양말’은 ‘자, 오늘 빨래놀이 실컷 하자!’ 하고 생각했으리라 봅니다.


.. 옥수수밭에서, 까옥, 까옥까옥, 까마귀들이 시끄러웠어요. ‘큭, 큭큭, 오줌싸개 대장이다!’ 까마귀들이 나를 비웃으며 뒤쫓는 것 같았지요 ..  (15쪽)

 

 


  시골 닭울음이 시끄럽지 않듯, 시골 들새와 멧새는 시끄럽지 않습니다. “까마귀들이 시끄러웠어요”가 아니라 “까마귀들이 한꺼번에 큰소리로 울었어요”라 해야 알맞습니다.


  새들 지저귀는 소리도, 개구리와 벌레가 노래하는 소리도, 바람이 부는 소리도, 빗물 흩날리는 소리도, 눈발 내리는 소리도, 하나하나 아름다우면서 살갑고 재미난 시골 자연이라고 느껴요.


  아무래도 이 그림책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어!》는 시골 아이 아닌 도시 아이한테 들려주는 그림책이 될 텐데, 시골마을 살림살이와 자연을 ‘시끄럽’거나 ‘무섭’거나 얄궂은 쪽으로 모는 일은 못마땅합니다.


  시골살이는 자연스러운 삶입니다. 시골살이는 자연이랑 하나되는 삶입니다. 시골살이는 자연을 좋아하고 아끼며 사랑하는 삶입니다.


  소리 하나가 자연스럽고 좋습니다. 빛깔 하나가 자연스럽고 사랑스럽습니다. 그림책을 빚은 박경진 님이 이와 같은 대목을 조금 더 찬찬히 헤아리거나 살필 수 있었으면, 얼거리라든지 줄거리라든지 빛깔이라든지 결이라든지 사뭇 새롭게 거듭났으리라 봅니다.


.. 나는 또 달아나고만 싶었는데, “엄마는 방실이가 오줌싸개라도 좋아. 하지만 방실이가 도망친 걸 알고 엄마는 슬펐어. 도망칠 때마다 점점 용기를 잃어버려서 겁쟁이로 변해 버릴 텐데…… 누가 방실이를 겁쟁이라고 놀리면 어쩌지?” 엄마가 내게 말하셨지요 ..  (27쪽)

 


  그림책은 ‘가르침(교훈)’으로 마무리짓습니다. 가르침이 나쁘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가르침은 반드시 깃들어야 합니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보내는 ‘훈계’나 ‘훈시’ 같은 다그침이 아니라, 어버이로서 아이를 사랑하고 믿으며 아끼는 가르침은 꼭 담겨야 합니다.


  그런데, 그림책 어머니가 아이한테 “용기를 잃어 겁쟁이로 바뀔”까 걱정하니 알쏭달쏭합니다. “겁쟁이라고 놀린”다 한들 무엇이 대수로운지 궁금합니다.


  그림책 어머니는 그림책 아이한테 ‘오줌을 누었으면 빨랫줄에 널거나 담벼락에 널어 잘 말리면 되잖니’ 하고 얘기해야지요. 또는 ‘마침 이불 빨래한 지 오래되었으니까, 어머니랑 같이 냇가에 가서 즐겁게 빨자’ 하고 얘기해야지요. 오줌 싼 이불을 내팽개치고 내뺐대서 무슨 겁쟁이가 되나요. 이는 겁쟁이가 아니에요. ‘내 삶을 나 스스로 다스리지 못하는 바보’라 할 만해요.


  물을 쏟을 수 있고, 그릇을 깰 수 있습니다. 신 한 짝 잃을 수 있고, 옷에 고추장을 흘릴 수 있습니다. 너그러이 바라보는 눈길이라기보다, 따스히 바라보는 눈길이 되어, 함께 삶을 꾸리고 삶을 돌보며 삶을 짓는 하루가 되도록, 어버이와 아이가 예쁘게 얼크러질 때에 아름다우리라 생각합니다.


  줄거리 흐름으로 볼 때에, 그림책 어머니가 “엄마는 슬펐어” 하고 말하지만, 이때에는 “엄마는 서운했어”라 말해야 올바릅니다. 슬픈 일이 아니라 서운한 일입니다. 곧, 그림책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어!》는 예쁘며 빛나는 그림결을 알뜰살뜰 잘 보여주지만, 줄거리 흐름과 얼거리가 튼튼하게 서지 못한 탓에, 퍽 서운합니다. (4345.4.29.해.ㅎㄲㅅㄱ)

 


―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어! (박경진 글·그림,미세기 펴냄,2006.7.15./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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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얼 보고 있을까?
이와고 히데코 글, 이와고 미쓰아키 사진, 유문조 옮김 / 진선아이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서로서로 즐겁게 바라보는 곳
어린이가 읽는 사진책 13 : 이와고 미쓰아키, 《무얼 보고 있을까?》(진선아이,2011)

 


  밤안개가 하얗게 핍니다. 구름 한 점 없는 밤일 텐데 별빛도 달빛도 느낄 수 없습니다. 아니, 느낄 수는 있으나 올려다볼 수 없습니다. 이웃집조차 아스라이 먼 듯합니다. 온 들판이 뿌옇습니다. 날이 더 따스해지려고 밤안개까지 끼는가 하고 생각합니다.


  밤안개 걷힐 새벽에는 밭자락이며 논둑이며 이슬이 촉촉히 내려앉을 테지요. 봄날씨 한창 무르익는 사월 끝물에 활짝 흐드러지는 후박꽃 송이송이 이슬방울 맺힐 테지요. 고흥 시골로 찾아들어 처음 마주하는 후박꽃이 반갑다 느껴 날마다 새롭게 사진으로 담습니다. 나는 마흔 줄 나이를 코앞에 두고서야 비로소 후박꽃을 처음으로 만납니다. 우리 집 아이들은 아주 어릴 적부터 후박꽃을 만납니다. 앞으로 오래오래 후박꽃을 바라보고, 꽃내음을 맡을 테며, 꽃빛을 헤아리겠지요.


  큰아이를 수레에 태워 자전거를 몰아 면소재지를 다녀올라치면, 면소재지와 가까운 큰길부터 자동차 소리 시끄럽습니다. 시골에서도 두메자락이라 할 시골이지만, 면소재지에는 드문드문 자동차 지나다닙니다. 그리 많지 않은 자동차인데, 아이는 자동차 소리 시끄럽다며 귀를 막습니다. 돌이키면, 나도 자동차 소리 시끄럽습니다. 자동차 드나들 일 없는 두메자락에서 살아가다 보니, 어쩌다 마주쳐야 하는 면소재지 자동차 소리마저 참 귀가 아픕니다. 큰아이는 도시에서 살 적에도 이렇게 자동차 소리를 싫어했을까, 하고 헤아려 봅니다. 그때에는 그닥 시끄럽다 외치며 귀를 막지는 않았다고 느낍니다. 아무래도 도시에서는 언제 어디에서라도 자동차 넘치고 가득하니까, 이 소리를 시끄럽다 느낀다면 아무 데도 다니지 못해요. 걸을 수도, 달릴 수도, 설 수도, 앉을 수도 없어요. 도시에서는 가게에서 내보내는 노랫소리를 시끄럽다 여겨도 아무것을 못해요. 도시에서는 사람들 손전화 소리를 시끄럽다 여기면 아무것을 못합니다.

 


  우리는 무엇을 보면서 살아가는 하루일까요. 우리는 어디에서 살아가는 나날일까요. 우리는 무엇을 느끼거나 누리거나 즐기는 삶일까요. 우리는 어떤 꿈이나 사랑을 아끼며 가슴으로 곱게 품으려 하나요.


  좋은 이야기를 바라보는 어버이입니까. 살가운 이야기를 마주하는 어른입니까. 따사로운 이야기를 얼싸안는 어버이입니까. 너그러운 이야기를 어깨동무하는 어른입니까.


  내 아이들이 무엇을 함께 느끼며 바라보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어버이입니까. 이웃 아이들이 무엇을 나란히 느끼며 내 아이와 함께 자라나기를 바라는 어른입니까. 이 지구별에서 앞으로 새로 태어나 살아갈 뒷사람한테 무엇을 물려주거나 이어주면서 빛과 소리와 무늬를 아로새기려 하는 내 모습입니까.


  이와고 미쓰아키 님 사진책 《무얼 보고 있을까?》(진선아이,2011)를 읽습니다. 한국에는 ‘들고양이 사진’을 멋들어지게 잘 찍는 사람으로 이름이 높은 이와고 미쓰아키 님입니다. 그러나, 이와고 미쓰아키 님은 ‘들고양이 사진’만 찍지 않아요. 이녁은 ‘들짐승’ 사진을 찍으며 살아갑니다. 사람들하고 이웃한 짐승들 가운데 사람들 손길에서 홀가분하게 삶을 일구는 짐승들을 바라보며 사진을 찍습니다.

 

 


  더없이 마땅한 소리이지만, 들짐승을 사진으로 찍기 때문에 ‘모델한테 이런 모습 저런 낯빛이 되라’ 이야기하듯 들짐승더러 이런 모습 저런 낯빛으로 이녁을 바라보라 하는 이야기를 할 수 없습니다. 언제나 가만히 들짐승한테 다가섭니다. 늘 조용히 들짐승하고 이웃이 되거나 동무가 되듯 마주합니다.


  들짐승을 구경꾼이 사진 찍듯, 또는 나그네가 사진 찍듯, 또는 파파라치가 사진 찍듯 찍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구경꾼이나 나그네나 파파라치처럼 찍는 들짐승 사진이라 한다면, 어딘가 그럴듯한 모양새는 드러날는지 모르나, 아이들과 같이 즐겁고 재미나게 들여다볼 좋은 빛과 느낌과 결은 나타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사람을 찍을 때에도 서로 이웃이 되거나 동무가 되며 사진을 찍을 때하고, 그냥저냥 구경꾼이나 나그네나 파파라치처럼 사진을 찍을 때에는 사뭇 달라요. 서로 마음으로 사귀려는 매무새로 사진을 찍을 때하고, 그저 ‘좋은 그림’ 얻으려고 사진을 찍을 때에는 무척 달라요.


  사람을 사진으로 찍을 때부터 서로 믿고 아끼며 사랑하는 넋이어야 사진쟁이 구실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들짐승을 사진으로 찍거나 들풀·들꽃·들나무를 사진으로 찍을 때에도 서로 믿고 아끼며 사랑하는 넋이어야 사진쟁이 노릇이 빛난다고 생각합니다.


  큰 짐승이든 작은 짐승이든 서로 믿고 아끼며 사랑해야지요. 작은 풀이든 큰 나무이든 서로 어깨동무하는 삶이 되어 살가이 믿고 따스히 아끼며 넉넉히 사랑해야지요.


  손재주로 찍을 수 없는 사진이에요. 값진 기계나 장비로 만들 수 없는 사진이에요. 오직 사랑으로 빚는 사진이에요. 언제나 꿈과 생각과 믿음으로 이루는 사진이에요.

 

 


  아이들한테 손재주를 가르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아이들한테 보배나 돈이나 이름값이나 땅문서나 권력을 물려줄 수 없다고 생각해요. 아이들한테는 사랑을 온몸으로 보여주면서 가르치고, 꿈과 믿음을 온마음으로 드러내면서 물려줄 뿐이라고 생각해요.


  사진책 《무얼 보고 있을까?》를 아이와 나란히 드러누워 읽습니다. 아이는 짐승들 이름을 모르지만 넌지시 물어 봅니다. 무슨 짐승일까? 아이는 아이 나름대로 생각해 봅니다. 정답으로 삼을 만한 이름은 없기에, 아이는 아이대로 이름을 부르면 됩니다. 학술이름으로 짐승을 알아야 하지 않고, 라틴이름이라든지 영어로 짐승을 알아야 하지 않아요. 아이 스스로 둘레에서 늘 마주하는 좋은 벗님과 같은 들짐승이라 여기면서, 서로 아끼고 사랑할 수 있으면 즐겁다고 느껴요.


  얼룩말은 누구를 볼까요? 무늬범은 어디를 볼까요? 물뚱뚱이는 어느 쪽을 볼까요? 아마, 모두들 서로서로 좋아하는 꿈결로 따사로이 바라보겠지요. 서로서로 봄햇살을 바라보고, 봄꽃을 바라보며, 봄구름을 바라볼 테지요. (4345.4.29.해.ㅎㄲㅅㄱ)

 


― 무얼 보고 있을까? (이와고 미쓰아키 사진,이와고 히데코 글,유문조 옮김,진선아이 펴냄,3022.5.27./8500원)

 

..

 

덤 사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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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박꽃을 쓰다

 


  후박꽃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지난가을부터 후박나무 후박꽃 몽우리를 들여다보았다. 언제 피려나 하고 손꼽아 기다렸다. 아이들하고 마당에 서면, 아침 낮 저녁으로 저기 후박나무야, 저기 발갛게 몽우리가 맺혔어, 언제 피어날까, 하고 얘기했다. 둘째 아이를 하늘로 휙휙 던지며 후박꽃 몽우리를 느끼라고 해 보기도 했다.


  이제부터 후박나무 모든 몽우리가 한꺼번에 터진다. 둘째 아이를 번쩍 안아 눈이랑 코가 후박꽃 앞에 놓이도록 해 준다. 첫째 아이도 번쩍 들어 후박꽃 내음과 빛깔을 느껴 보라 한다.


  푸른 잎사귀도 싱그럽고, 옅으며 푸르스름한 꽃잎도 싱그럽다. 암술과 수술 노랗고 바알간 빛깔이 앙증맞게 잘 어울린다. 높다란 가지에 피어 높다라니 해바라기 즐기는 후박꽃은 앞으로 어떤 열매를 맺을까.


  싯푸른 잎사귀가 햇살을 받아 반짝거린다. 무르익는 봄날이 좋다. (4345.4.29.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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