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4. 수국꽃과 할머니


  마을회관 앞 조그마한 꽃밭에 온갖 꽃이 천천히 피고 진다. 오래도록 이 꽃 저 꽃 알뜰히 돌본 손길이 있으니, 때 맞추고 철 맞추어 이 꽃 저 꽃 시나브로 흐드러질 수 있으리라. 생각하기에 즐겁고 바라보아서 즐거우며 함께 누릴 수 있어 즐거운 하루가 이어진다. (4345.7.1.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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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들보라 마루똥

 


  어린 산들보라가 바지에 쉬를 한다. 바지를 벗기고 마룻바닥을 걸레로 훔친다. 오줌으로 젖은 바지를 곧장 빨거나 대야에 담근다. 어린 산들보라는 이동안 새삼스레 쉬를 더 누기도 하고 똥을 누기도 한다. 마침 바지를 벗은 때라 오줌이든 똥이든 바닥에 질펀하게 흐른다. 어린 산들보라가 눈 똥을 치우며 생각한다. 밥을 잘 안 먹는 듯하더니 그래도 먹기는 먹었으니 이렇게 수북하게 똥을 눌 테지. 언제나 똥오줌 치우기에 바쁘지만, 마룻바닥 한복판에 질펀히 눈 똥을 치우다가 사진 한 장 남긴다. (4345.7.1.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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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이접기 어린이

 


  빛종이를 접는다. 집을 만들고 네모를 만든다. 천천히 어떤 꼴 하나를 이룬다. 바지런히 손을 놀리고, 접힌 종이가 쌓인다. 아이 뒤에 서서 어깨너머로 가만히 바라본다. (4345.7.1.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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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2-07-01 10:33   좋아요 0 | URL
한참 종이접기에 재미들릴 때네요^^

파란놀 2012-07-02 19:52   좋아요 0 | URL
종이접기뿐 아니라 종이오리기에도
마음을 쏟더라구요... @.@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296) 향하다向 15 : 위를 향하고 있었다

 

먼저 화분의 풀을 둘러봤더니 놀랍게도 낮에는 축 늘어져 있던 잎들이 꼿꼿하게 위를 향하고 있었다
《우오즈미 나오코/오근영 옮김-원예반 소년들》(양철북,2012) 19쪽

 

  “화분(花盆)의 풀을 둘러봤더니”는 “화분에 있는 풀을 둘러봤더니”나 “꽃그릇에서 자라는 풀을 둘러봤더니”나 “꽃그릇에 난 풀을 둘러봤더니”로 다듬을 수 있습니다. “축 늘어져 있던”은 “축 늘어졌던”으로 손질하고, “-하고 있었다”는 “-했다”로 손질합니다.


  익숙하게 쓰는 말투를 굳이 다듬거나 손질하지 않아도 된다 여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익숙하게 쓰는 말투인 만큼 사랑스레 다듬거나 어여삐 손질할 때에 한결 빛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자주 쓰는 말투이기에 이냥저냥 그대로 둘 수 있지만, 자주 쓰는 말투인 만큼 한껏 싱그러이 빛나도록 가다듬거나 추스를 수 있어요.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생각을 어떻게 다스리느냐에 따라 바뀝니다. 고칠 수 없다고 여기면 고칠 수 없습니다.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고칠 수 있습니다. 비틀린 정치나 사회를 고칠 수 없다고 여기면 고칠 수 없으나, 슬픈 굴레와 틀을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고칠 수 있어요.

 

 잎들이 꼿꼿하게 위를 향하고 있었다
→ 잎들이 꼿꼿하게 섰다
→ 잎들이 꼿꼿하게 위로 뻗었다
→ 잎들이 꼿꼿하게 하늘을 바라보았다
→ 잎들이 꼿꼿하게 하늘로 곧게 뻗었다
→ 잎들이 꼿꼿하게 하늘을 보았다
 …

 

  ‘向하다’ 같은 외마디 한자말이야 이냥저냥 쓸 수 있습니다. 이 한 마디를 가다듬을 줄 안대서 더 훌륭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향하다’ 같은 외마디 한자말은 얼마든지 씻을 수 있습니다. 이 한 마디를 비롯해 숱한 얄궂은 외마디 한자말을 말끔히 털 수 있습니다.


  이냥저냥 쓴대서 나쁜 말투는 아닙니다. 그저, 생각이 모자랄 뿐입니다. 스스로 더 깊이 생각하지 않으니 그대로 둘 뿐이요, 스스로 더 널리 헤아리지 못하니 그냥 쓸 뿐입니다.


  생각할 수 있어야 사랑할 수 있습니다. 사랑할 수 있어야 살아갈 수 있습니다. 살아갈 수 있어야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생각은 사랑을 낳고 사랑은 삶을 낳으며 삶은 아름다움을 낳습니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아름다움을 낳지 못하고, 생각하는 사람일 때에 아름다움을 낳습니다.


  나라말을 지킨다거나 겨레말을 북돋운다는 거룩한 뜻 때문에 글다듬기나 말다듬기를 하지는 않습니다. 내 삶을 생각하고 내 넋을 사랑하면서 내 하루를 아름다이 누리고 싶으니 글다듬기나 말다듬기를 합니다. (4345.7.1.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먼저 꽃그릇에서 자라는 풀을 둘러봤더니, 놀랍게도 낮에는 축 늘어졌던 잎들이 꼿꼿하게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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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안 곳곳마다 보금자리를 이루는 새들이나 벌레들이나 짐승들이나 푸나무들 이야기를 아기자기하게 책 하나로 묶어 내는 흐름이 곱게 이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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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탐조일기
김은미.강창완 지음 / 자연과생태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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