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살 큰아이 버스 무릎잠 책읽기

 


  여섯 살 큰아이 시외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졸립다. 마실을 가는 길과 마실에서 돌아오는 길 내내, 제 놀이동무인 여섯 살 아이랑 나란히 앉더니, 졸음이 억수로 쏟아지니까 아버지를 비로소 찾는다. 걸상에 기대어 자기보다는 아버지 무릎에 누워 자고 싶단다. 네가 그리 자고 싶다면 그리 자야지. 기다리렴.


  아이 눕힐 자리를 마련한다. 아이 안전띠를 끌른다. 아이더러 네 신 챙기라 이른다. 덥석 안는다. 머리를 내 오른팔로 받치고 누인다. 여섯 살로 접어든 큰아이는 이제 머리는 버스 골마루까지 튀어나오고, 다리는 구부정하게 있어야 버스에서 아버지 무릎잠을 잘 수 있다.


  요 커다란 몸뚱이로 무릎잠을 자겠다고? 요렇게 구부정하게 자서야 잠을 잤다고 할 만하겠니? 네 몸무게도 제법 나가니, 버스에서 네 무릎잠을 재우자면 아버지 무릎이며 팔이며 꽤나 저린단다. 네가 바라면 일곱 살이나 여덟 살에도 버스 무릎잠을 재울 텐데, 다음부터는 누워서는 못 자고 아버지 무릎에 앉아서 몸을 뒤로 기대어 자야겠구나. 4346.1.15.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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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 나누는 마음

 


  부산으로 먼길 마실을 다녀오면서 고흥으로 돌아갈 시외버스를 기다리는 순천역에서, 큰아이가 “나 과자 먹고 싶어.” 하고 말합니다. 그래, 이 늦은저녁까지 애 많이 썼지, 버스에서 김밥 먹기로 하고 과자 한 봉지 주마.


  큰아이하고 과자 한 봉지 나누어 먹습니다. 이윽고 큰아이 혼자 다 먹으라 하고 나는 손을 뗍니다. 큰아이는 혼자서 과자를 먹다가 손바닥에 두 알 남습니다. 큰아이는 문득 “저기 언니들 줘도 돼?” 하고 묻습니다. 응? 너는 안 먹고? 그래, 주고 싶으면 주면 되지. 큰아이는 시외버스 기다리는 언니 둘한테 웃으며 다가가서는 과자 한 알씩 나누어 줍니다.


  곱네. 고운 마음으로 씩씩하게 잘 살아가는구나. 네 고운 마음은 네 어머니와 아버지한테서 왔을 테고, 네 어머니와 아버지 마음은, 네 어머니와 아버지를 낳은 어머니랑 아버지한테서 왔을 테며, 네 어머니와 아버지를 낳은 어머니와 아버지 마음은, 또 네 어머니와 아버지를 낳은 어머니와 아버지를 낳은 어머니와 아버지 마음에서 왔을 테지.


  고운 마음은 오랜 옛날부터 차근차근 이어지고, 착한 마음은 먼 옛날부터 솔솔 이어지며, 즐거운 마음은 아스라한 옛날부터 하나하나 이어지겠지. 그리고, 이 마음은 너와 네 아이와 네 아이가 낳을 아이한테 새삼스레 곱게 이어지겠지. 4346.1.15.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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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럼놀이 1

 


  어린이집 안 다니고 학교 다닐 일 없는 아이들로서는 시골에서 살아가며 미끄럼틀 탈 일이 없다. 이웃마을 어느 이야기잔치에 마실을 갔다가 여성농업인센터 앞마당에 있는 미끄럼틀을 본 큰아이 미끄럼틀 올라가서 타고 싶단다. 그래, 타렴. 큰아이가 미끄럼틀 타니 작은아이도 타고 싶다. 큰아이는 겅중겅중 계단을 올라가 미끄러지며 내려오고, 작은아이는 엉금엉금 계단을 올라가 뒤로 벌러덩 자빠지며 내려온다. 4346.1.15.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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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사람들은, 스스로 흙을 한 줌 만지지 않으면서도 무척 배부르고 먹고, 밥쓰레기를 잔뜩 내놓는다. 도시마다 음식물쓰레기(밥쓰레기)를 아주 어마어마하게 쏟아낸다. 왜 그러겠는가? 스스로 흙을 안 일구고, 스스로 곡식(씨앗)을 갈무리하지 않으니까, 밥쓰레기가 철철 넘친다. 도시에서 살아간다 하더라도, 스스로 땅뙈기 마련하거나 꽃그릇 건사해서 씨앗을 심고 먹어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야 스스로 바보가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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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미래- 자급자족 사회를 위한 農이야기
변현단 지음 / 들녘 / 2011년 6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2월 20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3년 01월 13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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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가 예부터 심고 거두어 먹던 '씨앗'이 무엇인가를 들려주는 책이 나올 수 있어 고마우며 반갑다. 참 늦었다 할 만하지만, 이제부터 씩씩하고 즐겁게 씨앗을 갈무리하며 나눌 수 있으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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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곡식- 씨앗에 깃든 우리의 미래
백승우.김석기 지음 / 들녘 / 2012년 11월
12,000원 → 10,800원(10%할인) / 마일리지 600원(5% 적립)
2013년 01월 13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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