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살아가는 말 138] 꽃동무

 


  책을 함께 즐기니 책동무입니다. 이야기를 함께 나누니 이야기동무입니다. 책동무는 책벗이기도 하고, 이야기동무는 이야기벗이기도 합니다. 같이 배우며 삶을 일구니 배움동무이자 배움벗이면서, 삶동무나 삶벗 됩니다. 먼길 나서며 도란도란 말을 섞기에 말동무이자 말벗이고, 길동무나 길벗 됩니다. 마실을 나란히 다니면서 마실동무나 마실벗 되고, 나들이동무나 나들이벗 되지요. 꽃을 바라보고, 풀을 들여다보며, 나무를 올려다봅니다. 우리는 서로 꽃동무나 꽃벗 되고, 풀동무나 풀벗 되며, 나무동무나 나무벗 됩니다. 영화를 함께 보면서 영화동무나 영화벗입니다. 만화책 함께 읽으면서 만화동무나 만화벗입니다. 노래를 함께 부르면서 노래동무나 노래벗 되고, 사진을 찍으러 같이 움직이니 사진동무나 사진벗 돼요. 글월 적어 띄우는 글월동무 또는 글동무 있어요. 글월벗이나 글벗도 되겠지요. 밥을 함께 먹어 밥동무이자 밥벗이요, 생각을 살뜰히 나누는 생각동무나 생각벗 있어요. 꿈을 함께 이루려는 꿈동무와 꿈벗 있으며, 사랑을 따스히 나누는 사랑동무와 사랑벗 있습니다. 마음으로 사귀는 마음동무와 마음벗입니다. 햇살처럼 환한 햇살동무와 햇살벗 있어요. 우리는 저마다 어떤 동무를 사귈까요. 우리는 스스로 어떤 동무 되어 살아가나요. 어깨동무 일동무 놀이동무 소꿉동무에, 어떤 동무가 되는가요. 4346.4.2.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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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067) -의 : 집 앞의 눈

 

눈이 내렸습니다. 아저씨는 집 앞의 눈을 치웠습니다
《사노 요코/이선아 옮김-두고 보자! 커다란 나무》(시공주니어,2004) 16쪽

 

  집 앞에 눈이 내리니, 집 앞에 있는 눈을 치우겠지요. 집 뒤에 눈이 내리면, 집 뒤에 있는 눈을 치울 테고요. 눈이 쌓이기에 눈을 치웁니다. 눈이 쌓인 만큼, 눈을 치우기 앞서 눈을 굴려 눈사람을 빚고, 눈을 뭉쳐 눈놀이를 합니다.

 

 집 앞의 눈을
→ 집 앞에 있는 눈을
→ 집 앞에 쌓인 눈을
→ 집 앞에 내린 눈을
→ 집 앞에 소복한 눈을
→ 집 앞에 가득한 눈을
 …

 

 눈은 집 앞에 어떻게 있을까요. 눈은 그저 ‘있는’ 모습일까요, ‘쌓인’ 모습일까요, ‘내린’ 모습일까요. 또는, 눈은 ‘소복히’ 있을까요, ‘가득’ 있을까요.


  아마, 잔뜩 있을 수 있고, 한가득 쌓일 수 있으며, 조금 내렸을 수 있어요. 어떤 모습일는지 곰곰이 헤아려 봅니다. 얼마나 있거나 쌓이거나 내리는 눈일는지 생각해 봅니다. 4346.4.1.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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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렸습니다. 아저씨는 집 앞에 내린 눈을 치웠습니다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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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놀잇감

 


  경기도 일산에서 사시는 장모님이 택배 한 상자를 보내셨다. 무엇을 보내셨나 하고 상자를 여니, 아이들 놀잇감이 가득하다. 아마, 이웃 누군가 장모님한테 주신 듯하다. 우리 아이들 시골에서 잘 갖고 놀라는 뜻으로 고마운 이웃이 즐겁게 물려주셨겠지.


  그런데, 나는 상자를 열자마자 다시 닫는다. 이 놀잇감은 모두 플라스틱이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집안에 ‘고마운 이웃한테서 물려받은 플라스틱 놀잇감’ 많아서 여러모로 골머리 앓는데, 또 ‘플라스틱 놀잇감’이기 때문이다.


  아마 장모님도 이 놀잇감 보내시기 앞서 생각하셨겠지. 우리 아이들한테 플라스틱 놀잇감이 하나도 안 좋으리라고 뻔히 알면서도, 보내야 할까 말아야 할까 생각하시다가, 보내셨겠지.


  어떻게 하면 좋을까. 집안에서 이 놀잇감을 아이들한테 보여주어야 할까. 도서관에 갖다 놓고, 도서관에 갈 적만 갖고 놀게 해야 할까. 아니면, 슬그머니 도서관 한쪽에 놓고 ‘플라스틱 놀잇감 유물’처럼 모셔 놓을까.


  여섯 살 큰아이와 세 살 작은아이는 놀잇감 하나 없이 마당에서고 논자락에서고 마음껏 뛰어논다. 작은아이는 졸음에 겨워 곯아떨어질 때까지 온몸이 흙투성이 되도록 뛰어놀다가 아버지 품에 안겨서 엉엉 운다. 졸립다는 아이 손과 발과 낯을 씻긴 다음 작은 이불로 돌돌 감싸서 품에 안는다. 품에 안기 무섭게 잠든다. 새근새근 토닥이다가 자리에 눕힌다. 큰아이도 무척 졸린 눈치이지만 좀처럼 잠들려 하지 않는다. 그래, 일곱 시까지 버텨라. 일곱 시 반이나 여덟 시까지 버텨도 돼. 너도 그때까지 버티고 나서 아버지가 살며시 안아 자리에 눕히면 이듬날 아침까지 깊이 곯아떨어지겠지.


  나도 옆지기도 ‘삐삐’를 참 좋아하는데, 우리 아이들 모두 삐삐처럼 실컷 놀고 개구지게 놀며 신나게 놀면서 하루하루 누리기를 빈다. 뉘엿뉘엿 해가 기운다. 4346.4.1.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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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맞이하는 마음

 


  잠들었다가 깨어 자리에서 일어나서 물 한 모금 마시고 생각하니 어느새 사월입니다. 사월이로구나. 사월 첫날이네.


  이제 삼월 지나 사월이라고 새삼스레 느낍니다. 몇 해 앞서 살던 충청북도 멧골집에서는 십이월 첫머리에 얼어붙은 물이 사월이 되도록 녹지 않았어요. 사월 한복판 되어서야 겨우 물이 녹았어요. 겨우내 이웃집 샘터에서 언손 녹이면서 손빨래 했어요. 여러 해 지난 일이면서 바로 엊그제 같은 일이라고 떠오릅니다. 그러고 보면, 내가 갓 스무 살이던 때에 혼자 살겠다며 내 어버이 집에서 뛰쳐나와 신문사지국에서 밥해 먹고 신물 돌리며 지내던 때에, 한겨울에도 찬물로 바지를 빨고 겉옷 빨던 일 아스라이 떠오릅니다. 군대에서도 겉옷이며 속옷이며 늘 얼음 깬 찬물로 빨아서 입던 일 또렷하게 떠오릅니다. 어느새 스무 해나 묵은 일이면서, 이 또한 바로 엊그제 같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라도 고흥에서 지내며, 삼월이 아직 안 된 이월에도 찬물로 손빨래를 했습니다. 이월 끝자락조차 참 따스해 찬물로 손빨래를 하면서 ‘즐겁다’ 소리 절로 튀어나와 노래노래 부르며 손빨래 했어요. 나는 빨래로 봄을 느껴요. 찬물에 손을 담그면서 손이 시리지 않으면, 그래 봄이로구나, 하고 느껴요. 그리고, 바로 이러한 날을 맞이할 무렵, 들판에 풀이 파릇파릇 돋고, 갓 돋은 풀을 뜯으면서, 이제 우리 밥상 푸르게 빛나겠네, 하는 소리 시나브로 튀어나오면서 두 팔 번쩍 치켜듭니다. 야호, 아이들아, 우리 풀밥 먹자.


  사월입니다. 삼월 첫머리에 개구리 울음소리 한 번 들었는데, 이제부터 개구리들 무논에 알을 낳고 하나둘 새로 깨어나 온 고을 울려퍼질 노래잔치 베풀겠지요. 개구리 잡아먹는다며 큰새 논자락마다 내려앉을 테고, 제비들도 새끼 먹이 물어다 나르려고 바지런을 떨 테지요.


  사월이란 얼마나 아름다운 달인지요.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이 아름다운 사월에 못난 짓 저질렀고, 이 못난 짓을 거꾸러뜨리려고 숱한 사람들 가랑잎처럼 우수수 떨어졌습니다. 아름다운 달에 아름다운 삶 누리면서 나누면 참 기쁠 텐데요. 왜 혼자 힘과 돈과 이름을 거머쥐려 할까요. 왜 힘을 나누어 두레를 못하나요. 왜 돈을 나누어 어깨동무를 안 하지요. 왜 이름을 나누어 품앗이를 손사래치고 말까요.


  종달새처럼 즐거운 노래 함께 불러요. 소쩍새처럼 그윽한 노래 함께 불러요. 봄나물 함께 뜯어서 먹어요. 그리고, 봄나물 뜯어서 먹자면 논이나 밭에 농약 뿌리면 안 돼요. 우리, 손으로 풀 뜯고, 손으로 밭 일구어요. 우리, 다 함께 숲을 돌보고, 숲을 누려요. 4346.4.1.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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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4-01 09:17   좋아요 0 | URL
함께살기님의 4월을 맞이하는 마음,에서 푸른 생기 가득 담아 갑니다~^^
감사드리며 오늘도 좋은 날 되세요. *^^*

파란놀 2013-04-01 09:45   좋아요 0 | URL
좋으며 즐거운 새 아침처럼
언제나 웃음 묻어나는
하루 누리소서~
 
두고 보자! 커다란 나무 생각하는 숲 8
사노 요코 글 그림, 이선아 옮김 / 시공주니어 / 200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256

 


하늘이 내린 선물
― 두고 보자! 커다란 나무
 사노 요코 글·그림,이선아 옮김
 시공주니어 펴냄,2004.9.20./6500원

 


  아이를 안고 밤에 잠들었는데, 새벽에 문득 깹니다. 어라 조금 쌀쌀하네 싶더니, 내 오른팔을 베개 삼아 잠든 작은아이가 어느새 이불을 걷어찼군요. 얘야, 너 내 왼팔을 베개 삼아 잤잖아. 언제 오른팔로 기어들어서 이렇게 이불 걷어찼느냐?


  자면서 아마 열 차례나 스무 차례쯤 이불을 새로 여미는데, 지난밤에는 이불 여미고 여미다가 깜빡 지나치고 곯아떨어진 듯합니다. 그래, 이불 새로 여미면서 덮고 아이들 가슴 토닥이다가, 요 녀석, 자면서 왜 자꾸 이불 걷어차니, 너 혼자 자지 않고 네 아버지랑 누나하고 함께 덮는 이불인데 네가 사이에서 걷어차면 모두 이불 없이 자는 꼴 되잖아, 하고 종알거립니다.


  큰아이가 올해에 여섯 살이니, 나는 아직 여섯 해 아이하고 지내는 셈입니다만, 여섯 해를 하루같이 돌아보노라면, 어느 날이고 아이들이 사랑스럽지 않던 날 없습니다. 어느 날이든 아이들이 귀여우며 예쁩니다. 참으로, 아이란, 하늘이 나를 어버이로 삼으며 빛내도록 내려준 선물이구나 싶어요. 곧, 나 또한 내 어버이한테 하늘이 내린 선물로 찾아왔겠지요. 누구나 하늘이 내린 선물로 이녁 어버이한테 찾아가고, 누구나 하늘이 내린 선물을 받는 삶 누릴 수 있어요.


.. 아저씨는 나무 아래서 차 마시기를 좋아했습니다. 차를 마시는데, 찻잔에 뭔가가 떨어졌습니다. 새똥이었습니다. 아저씨는 나무를 걷어차면서 말했습니다. “어디 두고 보자.” ..  (6쪽)

 


  다만, 스스로 ‘하늘이 내린 선물’인 줄 못 느끼는 사람 많습니다. 나도 내 어버이도 모두 ‘하늘이 내린 선물’이에요. 내 어버이는 내 할매 할배한테 ‘하늘이 내린 선물’이요, 내 할매와 할배 또한 당신 어버이한테 ‘하늘이 내린 선물’입니다. 먼먼 옛날 옛적부터 모두들 ‘하늘이 내린 선물’로서 이 땅에 태어나 어린 나날 누리면서 무럭무럭 자랐어요. 어버이는 아이한테 사랑을 물려주면서 하루하루 기쁨 가득한 웃음꽃 피웠지요.


  나와 옆지기가 우리 아이들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보낼 수 없는 까닭은 오직 하나입니다. 이 아이들하고 누리는 하루하루 즐거움이자 기쁨인데, 이 즐거움과 기쁨을 왜 남한테 맡기겠어요. 즐겁게 밥을 차리고 기쁘게 빨래를 합니다. 즐겁게 그림놀이 하고 기쁘게 글놀이 합니다. 즐겁게 자전거마실 다니고 기쁘게 들놀이 누립니다.


  노래는 어버이가 먼저 스스로 익혀 아이들한테 들려주면 됩니다. 노래 부르다 목이 아프면 평상에 드러누워 쉬지요. 그러면, 들새와 멧새가 마당 둘레로 찾아와서 찌찌빼빼 온갖 노래 들려줍니다. 가만히 누워서 조용히 귀를 기울이면 새소리에 벌레소리에 바람소리에 풀소리에 물소리에, 아름다운 노랫소리 한가득 듣습니다. 나도 듣고 아이들도 들어요.


  아이들 모두 신나게 뛰어노니까 밥 잘 먹지요. 밥그릇 싹싹 비웁니다. 밥알 한 톨 남기지 않아요. 개구지게 뛰어놀며 기운을 듬뿍 쏟는 만큼, 이 아이들이 밥알 흘릴 턱 없습니다. 밥알 흘리면 곧바로 주워서 먹지요.


  봄을 한껏 누리는 요즈음, 아버지는 어디에서나 풀을 뜯어 냠냠 맛을 봅니다. 이름을 알건 모르건 아랑곳할 까닭 없습니다. 입에 넣어 씹으면 됩니다. 먹을 만하면 삼키고 너무 쓰면 뱉지요. 그러나, 봄에는 쓴 풀 하나 없어요. 어느 풀이건 다 먹을 만하며, 푸른 내음 가득하고, 배가 차르르 부릅니다. 곁에서 여섯 살 큰아이가 아버지 바라보다가 “먹는 풀이야?” 하고 물어요. “너도 줄까?” “응. 난 꽃 달린 걸로 줘.” “이것도 먹고 꽃 달린 풀도 먹으면 되지.” 어제 낮에는 대문 앞 좀꽃마리 한 줄기 꺾어서 먹자니, 곁에서 “나도 뜯어야지.” 하더니 조그마한 꽃송이 예쁘게 핀 좀꽃마리 수북하던 꽃밭을 거의 다 큰아이가 뜯어서 먹습니다. 대문 앞에 쪼그리고 앉아 내도록 뜯어서 먹어요.


.. 아저씨는 봄이 온 줄 몰랐습니다. 커다란 나무가 꽃을 피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저씨는 “쯧.” 하고 혀를 차고는 조그만 민들레를 바라보았습니다 ..  (22쪽)

 


  풀을 먹는 아이는 풀내음 가득한 웃음을 짓습니다. 꽃을 먹는 아이는 꽃빛 싱그러운 웃음을 베풉니다. 풀을 먹는 어버이는 풀빛으로 아이를 껴안습니다. 꽃을 먹는 어버이는 꽃내음 그윽한 이야기잔치 아이한테 물려줍니다.


  아름다운 그림책 읽어 주어도 아름답고, 스스로 이야기 지어 아이하고 나누어도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운 숲 깃든 시골마을에서 아름다운 하루 누리면 그림책 백 권이나 천 권 읽는 셈입니다.


  처마 밑 제비집 바라보다가 어미 제비 날아들어 새끼 제비한테 먹이 물리는 모습 맞닥뜨립니다. 아, 좋아라, 예뻐라. 어버이도 아이도 제비짓 바라봅니다. 제비짓이란 얼마나 사랑스러운 다큐멘터리 영화인지. 제비들 날갯짓 바라보노라면, 영화 백 편 천 편 보는 셈이로구나 싶어요. 우리 집 처마 밑에 제비집 둘 있어 얼마나 반가우며 고마운지 모릅니다. 날마다 펄떡펄떡 생생한 영화를 보여주거든요.


.. 아저씨는 새벽같이 일어나 새싹 옆으로 곧장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새싹에 물을 주고, 꼼꼼히 살펴보고는 나무 둘레를 빙글빙글 돌았습니다 ..  (44쪽)


  사노 요코 님 그림책 《두고 보자! 커다란 나무》(시공주니어,2004)는 바보스러운 아저씨가 커다란 나무를 그만 싹뚝 베고 나서 눈물짓는 이야기를 잔잔히 보여줍니다. 그림책 아저씨는 늘 나무 앞에서 투덜거렸지만 늘 나무하고 함께 살았어요. 나무가 있기에 즐거운 나날이었고, 나무가 있어서 이야기 샘솟는 나날이었어요. 그러다가 바보스레 나무를 베고 나니, 이때부터 삶에서 즐거움 싹 사라지고 이야기 몽땅 없어집니다. 나무를 벤 이듬날부터 아주 또렷하게 깨닫습니다. 그래서, 그림책 아저씨는 바보스럽게, 참말 바보스럽게, 베어서 뭉텅이 사라진 나무 그루터기에 엎드려 엉엉 웁니다. 그리고, 엉엉 울었기에 이 울음을 거름 삼아 그루터기 한켠에서 새 가지 하나 삐죽 솟아요.

  나무는 다시 자랍니다. 풀도 다시 자랍니다. 풀을 뜯어서 먹고 또 먹어도, 봄부터 가을까지 씩씩하게 자라요. 나무도 그렇지요. 가지를 치고 또 잘라도, 나무는 꿋꿋하게 새 가지를 냅니다. 아름답지요. 사랑스럽지요. 고맙지요. 좋지요.


  아이들은 모두 나무와 같습니다. 곧, 아이에서 어른이 된 우리들 모두 나무와 같아요. 사람은 누구나 나무와 같아요. 웃음을 늘 길어올립니다. 이야기를 언제나 퍼올립니다. 사랑을 노상 새로 빚습니다. 아름다운 삶입니다. 4346.4.1.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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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4-01 09:17   좋아요 0 | URL
이 그림책, 담아갑니다. ^^
<두고보자! 커다란 나무>.
그런데 벌써부터 나무를 벤 이듬날이 슬프네요..

파란놀 2013-04-01 09:45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그러나 그렇게 베었기에
작은 싹 돋아 작은 나무 다시 자랄 적에는
너른 사랑으로 아낄 수 있는 마음
배우는 셈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