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집 1. 초피나무 범나비 2013.6.22.

 


  아이들 저녁 먹이려고 부산하게 밥을 짓고 국을 끓인 다음, 마당 꽃밭에서 풀을 뜯다가, 갓 깨어나 날개를 말리는 범나비 한 마리 본다. 이야, 드디어 ‘우리 집 나비’를 만나는구나. 지난해에도 지지난해에도 틀림없이 ‘우리 집 나비’가 꽤 태어났을 텐데, 제대로 알아본 적이 없다. 오늘 비로소 ‘허물벗기’까지 마친 범나비를 본다. 풀뜯기와 저녁차리기는 뒤로 미룬다. 작은아이가 아버지 사진 찍는 곁에 찰싹 달라붙는다. 큰아이는 마루에서 만화책 보느라 바쁘다. “보라야, 저 범나비는 바로 우리 집에서 알을 깬 나비란다. 우리 집 풀잎과 나뭇잎 실컷 뜯어먹고서 이제서야 예쁜 나비로 태어났지.” 곰곰이 생각하니, 올봄에 풀을 뜯다가 범나비 애벌레를 한 마리 보고는 “요 녀석, 너 혼자 이 풀 다 먹으면 안 돼. 우리 식구 다 같이 먹는 풀이야.” 하고 말한 적 있다. 그때 그 애벌레일까. 마을에 초피나무는 우리 집에만 있으니, 가을에도 또 알을 낳고, 이듬해에도 새롭게 알을 낳아 우리 마을에 나비춤 한껏 나누어 주렴.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고흥 우리 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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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6-24 09:32   좋아요 0 | URL
아~범나비군요.~^^
함께살기님 집의 범나비야, 안녕~!! ^^

파란놀 2013-06-24 10:33   좋아요 0 | URL
다들 호랑나비라고 하지만...
'호랑'이란 말 쓰인 지
참 얼마 안 되었답니다...

예전엔 모두 범나비라고 했는데
이제는 99.99% 호랑나비라고만 하지요...
 

책아이 18. 2013.6.22.

 


  책을 거꾸로 들고 들여다보는 산들보라. 그러나 어찌 보면 거꾸로 들여다본다고만 할 수 없다. 산들보라한테는 거꾸로 들여다보는 셈이지만, 산들보라 앞에 앉은 누나한테는 똑바로 들여다보는 셈이 되니까. 산들보라도 알면서 거꾸로 들여다볼는지 모르고, 산들보라는 재미 삼아서 거꾸로 쥐어 들여다볼는지 모른다. 한 살쯤 더 먹으면 산들보라도 누나처럼 똑바로 들고 보리라 생각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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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그림 읽기
2013.6.22. 큰아이―다 그려서 끼우기

 


  밥상이자 책상에 올려놓고 그릴 수 있지만, 엎드려서 그림 그리기를 한결 즐긴다. 아이들은 엎드려서 놀고 책을 만지고 연필을 쥐고 할 때에 더 좋아할까. 아마 집에서만 이렇게 할 수 있겠지. 어린이집이나 학교 같은 데를 다닌다면 이렇게 할 수 없으리라. 집이기에 뒹굴면서 그림도 그리고 글씨놀이도 하고 책도 붙잡을 수 있다. 이제 그림 한 장 거뜬하게 그려내어 파일꾸러미에 손수 잘 끼워넣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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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 누나와 함께 맨발로

 


  누나가 목긴신 신으면 저도 목긴신. 누나가 고무신 신으면 저도 고무신. 누나가 예쁜 신 신으면 저도 예쁜 신. 무엇이든 누나 꽁무니 졸졸 좇는 산들보라는 누나가 맨발 되어 달리니 저도 맨발 되어 달린다. 누나 따라쟁이 볼볼볼 노래하며 달린다. 4346.6.24.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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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6-24 10:06   좋아요 0 | URL
이날 찍으신 사진들, 아무리 봐도 너무 좋아요.~^^

파란놀 2013-06-24 10:34   좋아요 0 | URL
등에 무거운 짐 잔뜩 짊어진 채 아이들
꽁무니만 졸졸 좇아다니며
집으로 낑낑거리며
들어가던 날이었어요 ^^;;;;
 

맨발로 달리며 좋은 어린이

 


  큰아이가 왜 이렇게 맨발로 다니기를 좋아하나 생각해 본다. 그야말로 거침없다. 신을 벗기 무섭게 맨발로 척척 날듯이 달린다. 바닥 얇은 고무신이 굴레는 아닐 텐데, 외려 맨발로 한결 즐겁게 날면서 달린다. 발바닥으로 감기는 느낌이 훨씬 크기에 좋을까. 두 발로 더욱 성큼성큼 씩씩할 수 있어 재미있을까. 맨발로 맨발로 다닐 수 있는 곳이란 하늘나라일 테지. 4346.6.24.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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