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기성용이 누구인지 거의 모르고 지내다가

우연하지 않게

기성용 이야기를 읽었고

여러 날 수많은 기사와 댓글까지

찬찬히 살폈다.

 

왜 이랬을까.

 

나는 어제나 오늘쯤

<이오덕 일기> 넷째 권 느낌글을 쓰려 했는데

밑글은 썼지만 아직 글머리를 못 잡았다.

오늘은 새벽부터 집살림 해바라기 시키고 청소하느라

눈이 빠지게 일했다.

 

이제 작은아이 달래서

낮잠 재울 때가 된다.

 

그래도, 기성용이라는 축구선수 이야기를 썼다면

무언가 뜻이 있었겠지.

 

기성용이라는 젊은이와 전두환이라는 늙은이를 빗댄 글은

참 슬픈 글이로구나 싶었는데,

둘 모두 너무 슬프게 이녁 삶을 망가뜨리니

하는 수 없다.

 

두 사람 스스로 아름다운 삶으로 거듭날 노릇 아닌가.

 

선풍기도 에어콘도 없이 지내는 여름이

올해로 스무 해를 넘는다.

 

부채만 있어도,

때로는 부채조차 없어도

여름은 시원하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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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7-09 12:47   좋아요 0 | URL
예..내 마음이 시원하고 좋으니 좋은 여름이지요. ^^
곡식들이 알차게 무르익어 가는 뜨거운 여름입니다~.

파란놀 2013-07-09 17:07   좋아요 0 | URL
후끈후끈 더우면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요 @.@
 

기성용과 전두환

 


  축구선수 기성용은 예전에 대통령 자리에 있던 전두환이라는 사람을 알까. 군사쿠테타를 일으켜 대통령 자리를 거머쥐다가 물러난 전두환은 축구선수로 뛰는 기성용이라는 사람을 알까. 두 사람은 서로를 알는지 모르고, 서로를 모를는지 모른다. 그런데 두 사람은 한 가지 모습이 꼭 닮았다. 이녁 스스로 하는 일이 다른 사람들한테 어떻게 퍼지는가를 모르고, 이녁 스스로 하는 일을 스스로 돌아볼 줄 모른다.

  전두환이라는 사람한테 물린 ‘죄값’이나 ‘추징금’은 전두환이라는 사람이 대통령 자리에 있을 때에 따지지 않았다. 대통령이라는 자리에서 물러나고 한참 지나서야 겨우 따질 수 있었다. 그리고, 전두환이라는 사람한테 물리는 죄값이나 추징금은 아직 ‘시효가 끝나’지 않았다.


  기성용이라는 축구선수가 저지른 ‘잘못’이나 ‘바보스러운 몸가짐’은 이녁이 훨씬 젊거나 어릴 적에 저질렀다. 그런데, 오늘에 와서도 이러한 잘못과 바보스러운 몸가짐을 되풀이하니까 뭇화살을 맞는다.


  내가 전두환이라는 사람을 봐주느니(용서하느니) 감싸느니 하고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전두환이건 누구이건 ‘사람 탓’을 하지 말라는 옛말이 옳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잘못이 아니라, 그 사람이 그렇게 흐르도록 내몬 제도권 톱니바퀴 얼거리를 따질 노릇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전두환이라고 하는 사람이 보여주는 모습은 오늘까지도 예쁘지 않고 착하지 않으며 참답지 않다. 참 슬픈 노릇이다. 스스로 사람다움을 찾지 않으려는 모습은 얼마나 가녀리며 딱한가.


  내가 기성용이라는 사람을 함부로 말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말할 까닭조차 없다. 그런데 참 안쓰럽고 안타깝다. 그 아름다운 스물너덧 풋풋한 나이에 아름다운 사랑으로 나아갈 낌새가 안 보이니 안쓰럽고 안타깝다. 기성용은 하루빨리 아기를 낳아 아이가 자라 보아야 무언가 깨우칠까. 철없이 살아가면 기성용 스스로한테뿐 아니라, 옆지기와 이웃과 동무와 살붙이 모두한테까지 나쁘게 퍼지는 줄 조금도 못 깨달을까.


  글을 아무리 잘 써도 사람됨이 엉망이라면 기쁘지 않다. 그림이 아무리 훌륭해도 착한 넋이 없으면 반갑지 않다. 만화도 사진도 노래도 춤도 이와 같다. 손재주 발재주 몸재주 좋다 한들 무엇이 대수로울까. 아름다운 사랑이 없다면 빼어난 손재주나 발재주나 몸재주는 한낱 ‘다람쥐 쳇바퀴질’에서 그친다.


  기성용도 전두환도 착한 사람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나는 국가대표 선수들 공차기보다 동네 아이들 공차기가 훨씬 재미있다고 느끼는 사람이다. 그런데, 동네 아이들이 서로 다투고 혼자 공 차지하겠다며 동무한테 건네주지 않고 다툼질을 하면, 동네 아이들 공차기마저 재미없다고 느끼는 사람이다. 기성용 선수여, 축구라는 운동경기를 이녁 혼자서 하는가? 전두환 할배여, 대통령이라는 자리를 이녁 혼자서 맡아 나라를 돌보는가? 제발 제 넋 좀 찾기를 빈다. 4346.7.9.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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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라는 책읽기

 


  아이들한테 아침밥 먹이고 나서 책을 한 권 펼친다. 아이들한테 아침밥 먹이기까지 오늘 아침 일곱 시부터 열 시까지 집안에 있는 ‘나무로 된’ 것들 평상으로 내놓아 해바라기를 시킨다. 베개와 이불도 마당에 내놓고, 어른 이불 한 채와 아이 이불 두 채를 빨래한다. 잠자는 방에 놓는 나무평상 세 벌도 마당에 내놓고 방바닥을 쓸고 닦는다. 이제 내가 할 일이란 느긋하게 한숨을 돌리면서 등허리 펴기.


  《얘들아, 학교 가자》(푸른숲,2006)라는 사진책을 펼친다. 책 끝부터 앞으로 넘기며 본다. 어제는 앞부터 끝으로 한 번 보았고, 오늘은 끝부터 앞으로 다시 읽는다. 호주와 캐나다와 프랑스 같은 나라에 있는 학교를 보여주는 대목에서 ‘큰 학교’나 ‘한국에서 널리 받아들이려 하는 앞선 유럽 학교’ 모습은 하나도 없다. 호주에서도 캐나다에서도 프랑스에서도 ‘문명과 문화가 앞선 나라에서 짓눌리거나 짓밟히거나 시달리는 작은 겨레’ 자그마한 학교 이야기가 나온다.


  아프리카 카메룬에 있는 학교는 ‘피그미 겨레’ 이야기를 보여준다. 프랑스에서 온 선교사들이 피그미 겨레 아이들한테 ‘프랑스말로 프랑스 역사와 문화’를 가르친단다. 이러면서 피그미 겨레 아이들은 사냥도 풀뜯기도 집짓기도 어느 하나도 이녁 어버이한테서 안 배운다고 한다. 남녘땅 선교사들 아프리카에 가면 무엇을 가르치려 할까? 남녘땅 선교사는 아프리카에서 ‘아프리카 그 나라 그 겨레 고유하며 오래된 문화와 삶과 말을 즐겁게 쓰도록 가르치는 일’을 할까? 유럽사람이 브라질에 들어와서 이 나라를 식민지로 삼기 앞서까지 자그마치 1200가지가 넘는 겨레말이 있었다 하는데, 이제는 100가지가 채 안 남았다고 한다.


  가만히 보면, 한국에도 제주말 전라말 경상말 울릉말 강원말 경기말 충청말 서울말 모두 달랐다. 그러나, 이제는 뭐가 어떻게 다른지 알 길이 없다. 우리 식구는 전라남도에서도 가장 두멧자락인 고흥에서 살아가는데, 고흥에서 고흥말 듣기란 쉽지 않다. 할매도 할배도 텔레비전과 공무원 말씨에 길들어 ‘텔레비전 말마디’에다가 ‘공무원 말씨(농사지을 때에 쓰는 말)’를 읊기 일쑤이다.


  전라남도 해남이나 강진에서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은 해남말이나 강진말을 듣거나 배울 수 있을까. 서울 아이들은 참다운 서울말이나 서울살이를 학교에서 배울 수 있을까. 소련이 무너지며 저마다 독립나라 된 러시아연방 나라들은 이제서야 ‘겨레말’을 학교에서 가르친단다. 카자흐스탄이나 우스베키스탄이 저마다 다른 겨레말을 쓴 줄 한국사람은 알기나 했을까. 네팔과 부탄과 파키스탄과 버마와 스리랑카도 저마다 이녁 겨레말이 따로 있는 줄 아는 한국사람은 얼마나 있을까. 표준말 쓴다는 우리들이지만, 정작 우리들은 한국말다운 한국말을 모르는 채, 삶다운 삶도 잊은 채, 그저 멀거니 문명과 문화라는 굴레에 갇힌 쳇바퀴놀이 아닌지 궁금하다. 4346.7.9.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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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3-07-09 11:09   좋아요 0 | URL
'고유의 언어'가 사라지는 일만큼 무서운 일도 없으리라 생각해요.

2011년에 우즈베키스탄을 갔을 때 보고 들었던 일도 떠오르네요. 오랫동안 '러시아어'를 표준어로 쓰다가 최근에 다시 여러 학교에서 자기네 나라 고유의 언어를 다시 '표준어'로 가르치기 시작했다고 하더라구요.

파란놀 2013-07-09 12:01   좋아요 0 | URL
우와.. 우즈베키스탄을 가 보셨군요 @.@
참 예쁜 나라였을 테지요?

한국사람은 이 나라를 그저 '축구 경쟁국'으로만 잘못 알지만,
참 아름다운 사람들이 빚는 아름다운 나라 아닌가 싶어요.

한국말도 그렇지만,
그 우즈베키스탄도 고장마다 고장말이 사뭇 다를 거예요.
 

'꽃밥 먹자'에서 '무놀이' 사진 올렸지만, '무놀이'라 하는 재미난 놀이를 하나 적바림해 놓으려고 사진 한 장 덜어, 이렇게 다른 글 하나를 남겨 본다.

 

..

 

무놀이 1

 


  놀이는 언제 떠오를까. 놀이는 왜 떠오를까. 놀이는 즐거운 마음일 때에 떠오를 테지. 놀이는 즐겁게 누리는 삶이기에 떠오르겠지. 큰아이가 밥상맡에서 무채로 얼굴그림 놀이를 한다면, 큰아이는 즐거운 마음으로 하루하루 신나게 누린다는 뜻이라 할까. 어버이로서 할 일이라면, 아이들이 늘 즐거우며 홀가분하고 아름다운 마음 되도록 보살피고 돌보며 사랑하는 일이라 할까. 4346.7.9.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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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15. 2013.7.8.

 


  무와 오이와 곤약을 썰어 접시에 담은 다음 밥상에 올린다. 다른 것보다 이 접시를 먼저 올려서, 아이들이 배고프다 하면 스스로 집어먹도록 한다. 밥은 나중에, 국도 나중에, 천천히 준다. 무랑 오이랑 곤약을 한참 집어먹더니 큰아이가 문득 무놀이를 한다. 얼씨구, 먹는 것으로 노네? 마당에서 풀을 뜯어 밥상에 올릴 즈음 무놀이를 하던 무를 모두 접시로 옮긴다. 얘야, 그 무 누가 먹으라고 그렇게 섞어 놓니.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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