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 바다 : 바다만큼 드넓은 말 =

 

 

 물결
  “물이 움직이며 오르락내리락 하는 모습”을 ‘물결’이라고 해요. 한자말로는 ‘파도’라고 합니다.

 

 바닷가
  “바닷물과 땅이 서로 닿은 곳”을 ‘바닷가’라고 해요. ‘냇가’는 “냇물과 땅이 서로 닿은 곳”이에요. 바다나 내나 못하고 땅이 닿은 자리는 모두 ‘물가’입니다.

 

 물고기
  “물에서 사는 고기”라서 ‘물고기’예요. 냇물이나 못물처럼 민물에서 사는 고기는 ‘민물고기’이고, 바닷물에서 사는 고기는 ‘바닷물고기’입니다.

 

 갯벌
  “바닷물이 드나드는 모래톱이나 둘레 넓은 땅”을 ‘갯벌’이라고 합니다. 갯벌에는 ‘개흙’이 있고, 개흙은 여느 땅, 이를테면 논이나 밭에 있는 흙하고 달라요. 갯벌은 땅에서 바다로 흘러나오는 모든 것들이 마지막으로 닿으면서 걸러지는 곳이에요. 이러다 보니 갯벌을 이루는 개흙은 온갖 것이 두루 섞이면서 삭히는 자리이고, 이 개흙은 거무스름하면서 미끈미끈합니다.

 

 늪
  “땅바닥이 우묵하게 빠지고 물이 늘 고인 곳”을 ‘늪’이라고 해요. 한자말로는 ‘습지’라고 가리키기도 해요.

 

 못
  “넓고 오목하게 팬 땅에 물이 고인 곳”을 ‘못’이라 합니다. 못 가운데 연이 자라며 연꽃 피우는 데는 ‘연못’이에요. ‘늪’은 저 스스로 생기지만, ‘못’은 사람들이 따로 파기도 해요. 시골에서 논밭에 물을 대려고 파는 못물을 한자말로 ‘저수지’라고도 하지만, 그냥 다 ‘못’입니다. 조그맣게 파는 못이나 조그맣게 생긴 못을 ‘둠벙’이라고도 하고, ‘웅덩이’는 ‘둠벙’과 같은 낱말이에요.

 

 뭍
  뭍에서 살아가는 짐승은 ‘뭍짐승’이에요. ‘뭍’은 “바다를 뺀 모든 곳”을 가리켜요. ‘땅’도 ‘뭍’과 같은 낱말인데, ‘땅’은 “흙”이나 “논밭”이나 “어느 곳”을 가리키곤 하지만, ‘뭍’은 “섬 아닌 땅”을 가리키는 자리에만 써요. 바다에서 바라보는 땅을 ‘뭍’이라 할 수 있어요.

 

 미세기
  “밀물과 썰물을 통틀어” 가리키는 ‘미세기’입니다. 밀물은 밀려서 들어오는 물이고, 썰물은 쓸려서 나가는 물입니다.

 

 소금밭
  “소금을 얻는 밭”이 ‘소금밭’이에요. 바닷물을 끌어 들여서 논처럼 만들고, 햇볕에 바닷물이 마르게 해서 소금을 얻는답니다.

 

 대목
  “설이나 한가위를 앞두고 북적거리며 장사가 잘 되는 때”를 가리켜 ‘대목’이라 합니다. 한편, “도드라지는 어느 한 곳”을 나타내는 자리에도 써요. “눈여겨볼 대목이다”나 “아쉬운 대목이 많다”라든지, “노래를 부르다가 한두 대목씩 잊었다”나 “이 책에서는 바로 그 대목이 재미있어요”처럼 씁니다.

 

 걸맞다
  “서로 어울릴 만큼 비슷하다”를 뜻하는 ‘걸맞다’입니다. “입학식 자리에 걸맞게 차려서 입은 옷”이나 “나한테 걸맞지 않은 책”처럼 써요. ‘들어맞다’는 “꼭 맞다”를 뜻합니다. “생각한 대로 들어맞다”나 “어제 한 말이 그대로 들어맞았다”처럼 쓰지요. ‘알맞다’는 “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다”를 뜻합니다. “나들이를 하기에 알맞게 따뜻하다”나 “얼음을 알맞게 넣어서 먹는다”처럼 씁니다.

 

 거북하다
  “몸이 무겁거나 힘들어 가볍게 움직일 만하지 않다”를 뜻하는 ‘거북하다’예요. 이 뜻이 그대로 이어져 “마음에 들지 않아 힘이 들다”를 뜻하는 자리에도 써요. “뱃속이 거북하다”나 “발바닥이 아파서 걷기 거북하다”처럼 쓰고, “거친 말은 듣기에 거북하다”나 “어두운 곳은 어쩐지 있기가 거북하다”처럼 써요.

 

 드넓다
  “활짝 트이고 아주 넓다”를 뜻하는 ‘드넓다’예요. ‘드높다’는 “아주 높다”를 뜻하고, ‘드세다’는 “아주 세다”를 뜻합니다.

 

 저잣거리
  옛날부터 “여러 가지 물건 사고파는 가게가 있는 곳”을 ‘저자’라 했어요. 오늘날에는 거의 ‘시장’이라는 한자말을 씁니다. “가게가 여럿 늘어서면서 거리를 이루”면 이곳을 ‘저잣거리’라 합니다. 책방이 여럿 늘어선 곳은 ‘책방거리’라 합니다.

 

 모래밭
  “모래가 넓게 덮인 곳”을 ‘모래밭’이라 합니다. ‘해수욕장’이라 하는 곳은 모두 모래가 넓게 덮인 ‘모래밭’입니다.

 

 우람하다
  “몹시 크고 튼튼하다”거나 “목소리가 크고 힘차다”고 할 때에 ‘우람하다’라 합니다.

 

 짭짤하다
  “입에 당길 만큼 맛있도록 조금 짜다”를 ‘짭짤하다’고 해요. 이 말뜻을 바탕으로 “어떤 일이나 움직임이 제법 크고 튼튼하다”라든지 “일이 잘 이루어져 얻을 것이 많다”를 뜻하는 자리에도 써요.

 

 비롯하다
  “처음 생기다”와 “처음으로 하다”와 “여럿 가운데 어느 하나를 첫째로 삼아 다른 것이 이어진다”를 뜻하는 ‘비롯하다’입니다. “작은 손길 하나에서 비롯한 사랑”이나 “이 일을 비롯한 때가 언제일까”나 “어머니를 비롯해 우리 식구 모두”처럼 씁니다.

 

 뽐내다
  “어떤 일을 잘 해서 기쁘거나, 솜씨를 남한테 드러내 보이려”는 모습을 가리켜 ‘뽐내다’라 합니다. “내가 남보다 더 좋거나 낫다고 여기면서 내세우려”는 모습을 가리켜 ‘뻐기다’라 해요. “나 스스로 남한테서 좋은 말을 들을 만하다고 여기며 내세우려”는 모습을 가리켜 ‘자랑하다’라 합니다.

 

 살찌우다
  “몸에 살이 붙도록 하다”가 ‘살찌우다’예요. 살이 찐다고 다 좋다 할 수 없지만, 몸이 튼튼하도록 살을 붙인다는 뜻을 바탕으로 “힘이 세지도록 하거나 살림이 넉넉하게 한다”는 자리에 써요. 또는 “마음을 살찌우는 책”이라든지 “생각을 살찌우는 이야기”처럼 씁니다.

 

 슬기롭다
  “옳고 그름을 바르게 살피는 마음가짐”을 ‘슬기’라고 해요. “옳고 그름을 바르게 살필 줄 안다”고 해서 ‘슬기롭다’입니다. ‘똑똑하다’는 “또렷하게 잘 알다”나 “셈을 또렷하게 한다”를 가리킵니다.

 

 주검
  ‘주검’과 ‘송장’은 같은 말이에요. “죽은 사람 몸”을 가리킵니다. 다만, ‘송장’은 사람한테만 쓰는데, ‘주검’은 “새 주검”이나 “들짐승 주검”처럼 쓰기도 해요.

 

 정갈하다
  ‘깨끗하다’는 “더럽지 않다”를 뜻합니다. ‘맑다’는 “더럽지 않아 물속이 잘 보인다”나 “더럽지 않아 바람이 시원하다”나 “더럽지 않아 하늘이 탁 트이며 빛깔이 곱다”를 뜻합니다. 뜻은 거의 같지만, 느낌이나 쓰임새가 살짝 달라요. ‘깔끔하다’는 “군더더기나 어수선한 모습이 없다”를 뜻하고, ‘말끔하다’는 “티가 없이 시원스럽다”를 뜻하며, ‘산뜻하다’는 “새로우면서 시원스럽다”를 뜻합니다.‘정갈하다’는 “깨끗하고 깔끔하다”를 뜻해요. 더럽지 않으면서 군더더기나 어수선한 모습이 없는 느낌이 ‘정갈하다’입니다. 가지런한 모습이라든지, 얌전하거나 반듯한 모습을 가리킬 때에 ‘정갈하다’를 쓰곤 해요. 쓰임새를 더 살피면, ‘깔끔하다’는 “솜씨가 야무지며 알뜰하다”를 가리키는 자리에도 씁니다. ‘정갈하다’는 “밥상이 정갈하다”나 “옷차림이 정갈하다”나 “말씨가 정갈하다” 같은 자리에도 써요. “깨끗하면서 보기 좋도록 곱다”를 가리키는 ‘정갈하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셈
  “수를 세는 일”을 ‘셈’이라 하고, “돈이 얼마인가 살피는 일”도 ‘셈’이라 해요. 이런 뜻을 바탕으로 “옳고 그름을 따질 줄 아는 마음가짐”을 가리키는 자리에도 씁니다. ‘컴퓨터’가 처음 한국에 들어왔을 적에, 이 물건을 ‘셈틀’로 쓰면 되겠다고 말한 분들이 있어요. ‘셈’이라는 낱말이 “숫자 세기”부터 “옳고 그름을 따지는 마음가짐”까지 나타내기에 두 가지 느낌을 살려서 ‘셈틀’이라 하면 어울리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드리우다
  “한쪽이 위에 붙은 천이나 줄이 아래로 늘어지다”를 뜻하는 ‘드리우다’는 “빛이나 어둠이나 그늘이나 그림자가 덮이다”를 뜻하는 자리에도 씁니다.

 

 보들보들
  “살갗에 무엇이 닿을 때에 매우 보드랍다”고 하면 ‘보들보들’이라고 해요.

 

(최종규 . 2013 - 숲말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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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8-01 19:44   좋아요 0 | URL
"밀물과 썰물을 통틀어" 가리키는 '미세기'는
처음 접하는 낱말이에요 ^^;;;
참 우리말은 아름다워요~

파란놀 2013-08-01 23:06   좋아요 0 | URL
'미세기'라는 이름을 쓰는 출판사도 있답니다~
 

아이 그림 읽기
2013.7.27. 큰아이―빨간 해

 


  큰아이가 해를 빨갛게 그렸다. 게다가 햇살이랍시고 빨간 동그라미 둘레에 줄을 죽죽 그었다. 이런 엉터리 해를 어디에서 보았니? 갑자기 확 짜증이 솟는다. 곰곰이 생각하니, 큰아이가 본 어느 만화, 아마 뽀로로 만화였겠지, 그런 데에 나오는 해를 그대로 따라 그렸구나 싶다. 그러면, 그런 만화를 보여준 내가 잘못했다. 아이는 해가 그렇게 나오니 그러려니 하고 여기며 그림으로 옮겼을 뿐이다. 이날 낮, 두 아이를 자전거에 태우고 발포 바닷가로 달린다. 바닷가를 다녀오며 해를 자꾸 쳐다보게 한다. 가물가물 기울어지는 해도 바라보게 한다. 노을이 물들지 않을 적에는 해가 빨갛게 안 보인다. 노을이 아주 붉게 물들어야 비로소 해도 빨갛게 보인다. 저 먼 바다 끝으로 해가 천천히 떨어질 적이 되면 비로소 발그스름하게 보이지만, ‘빨갛게’까지 보이는 일은 드물다. 해를 빨갛게 그리자면, 저 먼 바다 끄트머리에 살짝 고개를 내밀 언저리여야 한다. 새벽에 일어나는 아이를 불러 새벽해를 보게 한다. 자, 벼리야, 해가 어떤 빛깔이니. 햇살이 어떻게 퍼지니. 만화로 보는 해가 아니라, 네 눈으로 스스로 본 해를 그리자. 네가 몸으로 느끼고 네가 살갗으로 받아들인 해를 그리자.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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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그림놀이] 자전거 아이 (2013.7.27.)

 


  종이를 조그맣게 자른다. 작은아이가 ‘동그라미’를 아직 못 그리는구나 싶어, 동그라미 놀이를 하다가 ‘동’이라는 글씨도 하나 적어 본다. 음, 동그라미로구나. 동그라미를 빛깔 입혀 한참 그리다가 자전거가 떠오른다. 아이들과 늘 타고 움직이니까. 자전거에 앞서 아이를 먼저 그렸으면 자전거 타는 아이 그림이 되었을 테지만, 자전거를 먼저 그렸으니 어떻게 할까 하다가, 그래, ‘자전거 아이’를 안장에 세운다. 바람을 가르며 자전거를 훨훨 날듯 달리는 아이가 된다. 꽃밭을 날아가고 바닷물을 가로지르며 하늘과 숲을 넘나드는 ‘자전거 아이’. 이 그림은 우리 집 부엌 벽에 붙인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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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3-08-01 11:24   좋아요 0 | URL
산들보라의 그림은 아주 역동적인데요!

파란놀 2013-08-01 17:51   좋아요 0 | URL
죽죽 긋는 금들이 아주 힘찹니다~

appletreeje 2013-08-01 19:48   좋아요 0 | URL
언제나 그림이 그려지는 과정,을 만나는 일이 참 즐겁습니다.
그림에 덧 붙여지는 모양과 색깔들을 따라가다 어느덧 완성된, 그림을 보면
"와~!" 감탄이 절로 나오네요~~^^

파란놀 2013-08-01 23:06   좋아요 0 | URL
언제 한 번 집에서 즐겁게 그림놀이 해 보셔요~~~
 

시골아이 7. 골짜기 (2013.7.12.)

 


  골짜기에 물이 흐르고, 골짝물은 아이가 몸을 폭 담그기에 꼭 알맞을 만하다. 어른이라면 무릎도 안 잠기는 골짝물이지만, 늘 졸졸 노래하며 흐르는 골짝물은 사랑스럽도록 시원하다. 아이들 몸을 적시고, 돌을 적시며, 숲과 들을 적시는 골짝물이 흐른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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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3-08-01 09:21   좋아요 0 | URL
아 너무 시원하겠어요
휴가가 따로 없네요

파란놀 2013-08-01 09:30   좋아요 0 | URL
자전거에 아이들 태우고 멧골짜기 올라가자면
땀이 엄청나게 쏟지만,
골짜기에서 놀고 웃도리 벗어서 빨아서 넌 다음,
멧비탈을 신나게 내려와 집으로 돌아오면
오래도록 시원하답니다.

더위 가실 때까지
날마다 골짝마실 할까 싶기도 해요~~
 

팔월에는 옆지기가 미국에서 돌아온다.

아이들은 이제 팔월에 드디어

어머니를 만날 수 있다.

 

팔월에는 <숲말> 낱말풀이를 모두 마친 뒤

내 어떤 글로 책이 태어나도록 할까를

슬기롭게 생각해서 글삯 벌어

옆지기 미국에서 공부하느라 들어간 돈

갚을 길 찾아야 한다.

 

팔월에는 전남 순천 헌책방 <형설서점>에서

'책 읽는 아이' 사진잔치를 연다.

우리 아이들 '책 읽는 모습' 사진을

이제 여섯 해만에 바깥에 선보인다.

 

팔월에는 더위가 한껏 무르익다가

차츰 선들선들 바람이 찾아들 테지.

 

팔월에는 마을사람들 농약뿌리기가

한껏 가장 드세리라.

 

팔월에는 팔월꽃 무엇일까

두리번두리번 잘 살피며

풀내음 한껏 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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