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091) -의 : 땅별의 핏줄기

 

도랑물 모여 골짜기 개울로 흐르고, 개울물 모여 들판의 내로 흐르고 … 산과 들을 적시며 흐르는 물줄기는 우리가 사는 지구, 땅별의 핏줄기
《박남일-뜨고 지고, 끼리끼리 재미있는 우리말 사전 1·자연》(길벗어린이,2008) 47쪽

 

  보기글 쓴 분은 ‘지구(地球)별’을 ‘땅별’이라 적습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렇게 적어도 잘 어울리겠구나 싶습니다. 누군가는 이처럼 ‘땅별’이라 일컬을 수 있고, 누군가는 ‘숲별’이라 일컬을 수 있겠지요. ‘푸른별’이라 일컬을 수도 있어요. “들판의 내로 흐르고”는 “들판에서 내로 흐르고”로 손봅니다.

 

 땅별의 핏줄기
→ 땅별 살리는 핏줄기
→ 땅별 이루는 핏줄기
→ 땅별 보듬는 핏줄기
→ 땅별 지키는 핏줄기
 …

 

  땅은 흙으로 이루어집니다. 흙에는 풀이 돋고 나무가 자랍니다. 흙으로 이루어진 땅에서 풀이 돋거나 나무가 자라려면 물이 있어야 합니다. 비가 내려야 하고, 비는 흙을 적시면서 흘러야 해요. 이럴 때에 풀과 나무는 튼튼하고 씩씩하며 푸르게 큽니다. 도랑이든 개울이든 냇물이든 가람이든 물줄기 있어야 해요.


  그러니까, 물줄기는 땅병을 살립니다. 땅별을 살찌웁니다. 땅별을 이루는 핏줄기와 같고, 땅별을 보듬는 핏줄기라 할 만해요. 땅별을 지키는 핏줄기 되고, 땅별을 사랑하는 핏줄기 구실을 하지요. 4346.9.7.흙.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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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랑물 모여 골짜기 개울로 흐르고, 개울물 모여 들판에서 내로 흐르고 … 산과 들을 적시며 흐르는 물줄기는 우리가 사는 지구, 땅별 살리는 핏줄기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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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넨과 거즈 4 - 완결
아이자와 하루카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만화책 즐겨읽기 265

 


마음 깊이 꿈꾸는 빛깔
― 리넨과 거즈 4
 아이자와 하루카 글·그림
 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펴냄, 2013.7.25. 4500원

 


  누구나 스스로 바라는 대로 살아갑니다. 가난하면서 아름답게 살아가려는 꿈을 품는 사람은 가난하면서 아름답게 살아갑니다. 가멸찬 살림살이 바라는 사람은 가멸찬 살림살이 누리며 살아갑니다. 어여쁜 짝꿍 사귀고 싶은 사람은 어여쁜 짝꿍을 사귀며 살아가고, 올바른 빛줄기 가슴에 새기고픈 사람은 올바른 빛줄기 가슴에 새기면서 살아가요. 가시밭길이나 숲길은 모두 스스로 바라면서 이루어지는 길입니다. 노래하는 길이나 춤추는 길 또한 스스로 바라면서 천천히 일구는 길입니다.


  다른 사람이 내 하루를 살아 주지 않습니다. 나 스스로 내 하루를 살아갑니다. 다른 사람이 내 꿈을 이루어 주지 않습니다. 나 스스로 내 꿈을 이룹니다. 다른 사람이 내 사랑을 밝혀 주지 않아요. 나 스스로 내 사랑을 밝히지요.


  내 손으로 수저를 들어 밥을 떠먹습니다. 내 손으로 쌀을 씻고 밥을 안칩니다. 내 손으로 나락을 심고 낫으로 벱니다. 내 손으로 절구를 빻으며 키를 까부릅니다.

  아이들을 와락 품는 가슴은 내 가슴입니다. 아이들 자장자장 재우며 부르는 노래는 내 목청입니다. 아이들과 나란히 걸으려고 잡는 손은 내 손입니다.


- “어떻게 생각해? 남자 친구한테서 문자나 전화를 받아 본 적이 없어. 언제나 만나러 가는 것도 나고. 그래도 착해. 고양이 같은 걸 주워 와 키우는 사람이야. 원래 여자 친구가 있었는데, 함께 알바했던 가게 회식 때 억지로 키스도 하고 이렇게 저렇게 대시해서 서서히 빼앗아 버렸지. 결국 그 여자, 말없이 알바를 그만뒀어.” (5쪽)
- ‘이런 작은 생채기들이 쌓이고 쌓여, 마음을 약하게 만든다. 언제든 쉽게 눈물이 날 만큼. 이런 마음고생을 보상받을 날이 언젠가 오긴 할까?’ (17쪽)


  마음 깊이 어떤 빛깔을 바라는지 가만히 헤아려요. 마음 깊이 어떤 빛깔 드리우기를 꿈꾸는지 곰곰이 돌아봐요. 스스로 밥을 먹듯, 스스로 숨을 쉽니다. 스스로 물을 마시듯, 스스로 그림을 그립니다. 마음속으로 그림을 그려요. 내가 나아갈 길을 내 마음속에 살포시 그림으로 그려요.


  맑은 하늘 보고 싶나요. 밝은 빗소리 듣고 싶나요. 눈부신 햇살 보고 싶나요. 환한 웃음꽃 피우고 싶나요. 즐겁게 노래하고 싶나요. 씩씩하게 달리고 싶나요. 신나게 뛰놀고 싶나요.


  하고 싶은 일을 조용히 품어요. 살아가고 싶은 보금자리를 찬찬히 생각해요. 사랑하는 님을 곰곰이 떠올려요. 해님이 온누리 골고루 비추면서 따순 볕 베풀듯, 내 마음속에 정갈한 빛을 품으면서 내 넋이 온누리 골고루 보듬도록 힘을 써요.


- “부탁해요. 이건 앞쪽 손님. 이건 안쪽 회색 양복 입은 분.” “네. 같은 추천 메뉴잖아요? 뭐가 다른 거죠?” “응? 일단 그 사람을 위한 커피를 내리려고 신경쓰고 있거든. 가량 대화를 듣고 과음해서 위가 약한 사람에겐 신맛을 강하게 한다거나, 피곤한 사람은 약간 진하게 내린다거나. 사쿠라 군의 경우, 뭔가 고민이 있는 것 같으니 좋은 생각이 떠오르도록 온도는 뜨겁게 양은 넉넉하게, 하는 식으로.” (12∼13쪽)

 


  아이자와 하루카 님이 빚은 만화책 《리넨과 거즈》(학산문화사,2013) 넷째 권을 읽으며 생각합니다. 만화책 《리넨과 거즈》는 넷째 권으로 마무리됩니다. 이 만화에 나오는 젊은이들은 서로 갈팡질팡합니다. 무엇인가 가슴속에 꿈을 품은 듯하지만 아직 또렷하지 않습니다. 아니, 가슴속에 품은 것이 꿈인지 아닌지조차 모릅니다. 스스로 꿈을 품을 만큼 넉넉한 가슴인지 아닌지조차 헷갈려 합니다.


  망설이고 조바심을 냅니다. 마음속에서 피어나는 기운이 사랑인지 시샘인지 생채기인지 무엇인지 제대로 모릅니다. 앞으로 나아가는 길인지 뒷걸음질하는 길인지 아리송합니다. 그러나, 저마다 생각합니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야지 하고 생각합니다. 힘들면 땀을 훔치고 더 기운을 내야지 하고 생각합니다. 아직 어떤 그림을 그릴는지 흐릿흐릿하지만, 스스로 가장 정갈하면서 고운 빛깔로 그림을 그리겠다는 뜻을 씩씩하게 붙잡습니다.


- ‘코코미와 함께면 왜 이렇게 열심인 건지. 혼자였다면 난 아마 지금도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었을 텐데.’ (46∼47쪽)
- “코코미는 파랑이 좋아.” “설득 좀 해 봐.” “괜찮지 않아요? 코코미한테 어울려요, 파랑. 게다가 여자아이니까, 남자아이니까 하는 식으로 색을 정하는 건 난센스예요.” (92∼93쪽)


  시골 흙일꾼은 씨앗을 믿습니다. 흙 품에 곱게 심은 씨앗이 햇볕과 바람과 빗물을 머금으면서 튼튼히 자라나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리라 믿습니다. 씨앗이 흙 품에 안기면 씨앗을 믿고 자리를 뜹니다. 때때로 김을 매거나 거름을 주지만, 씨앗이 제힘으로 씩씩하게 자라기를 바랍니다. 물끄러미 지켜보고 가만히 살펴봅니다. 따사로이 지켜보고 즐겁게 살펴봅니다.


  만화책에 나오는 젊은이들도, 이 땅에서 살아가는 젊은이들도, 저마다 씨앗 한 톨과 같이 씩씩하겠지요. 또한, 저마다 마음밭에 씨앗 한 톨을 심고는 마음이 살찌고 자라도록 온 사랑을 쏟으며 하루를 맞이하겠지요.

 

 


- “난 누구의 도움도 필요없어. 그동안 내내 사쿠라 군을 잊으려는 노력만 했어. 오랜 시간이 걸렸고, 힘들었지만 덕분에 나 변한 것 같아. 그래서, 이제 다시 돌아가지 않을 거야. 사쿠라 군을 좋아했던 나로.” (70∼71쪽)
- “강해진 거라면 다 실연 덕분이야. 그리고 코코미 덕분.” (72쪽)


  씨앗도 사람도 스스로 섭니다. 아기도 어른도 스스로 섭니다. 곁에서 손을 잡아 줄 누군가 있을 수 있으나, 씨앗은 스스로 줄기를 뻗고 잎을 틔웁니다. 모자란 살림돈 보태 주는 이웃이나 동무가 있기도 할 테지만, 사람은 스스로 일어서고 스스로 살림을 꾸리며 스스로 나아갑니다.


  그런데, 씨앗이나 사람 모두 스스로 서지만, 혼자 설 수 있지는 않아요. 해와 비와 바람과 흙이 있기에 스스로 서요. 곧, 이웃과 동무와 살붙이가 있기에 어린이도 푸름이도 젊은이도 어른도 씩씩하게 설 수 있습니다. 미처 느끼지 못했다 하더라도 바람과 햇볕 머금으며 나무가 우람하게 서고, 아직 깨닫지 못했다 하더라도 이웃과 동무와 살붙이가 베푸는 따순 손길을 받아 나 스스로 다부지게 한길을 걷습니다.


  그러니, 마음으로 그림을 그려요. 내 마음에 담을 가장 맑으면서 밝은 빛깔을 떠올려 그림을 그려요. 내 마음에 피어날 가장 싱그러우면서 고운 빛깔을 되새겨 그림을 그려요. 그림을 그리면 모두 이루어집니다. 4346.9.7.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만화책 즐겨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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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아이 똥가리기

 


  작은아이가 똥을 잘 가린다. 아주 고맙다. 옆지기가 미국으로 배움길 떠나던 지난 유월 첫머리부터 똥을 가리다가는, 옆지기가 집에 없는 동안 똥을 다시 안 가리더니, 옆지기가 집으로 돌아온 구월부터 다시 똥을 잘 가린다. 요놈 보아라. 쳇.


  똥오줌을 씩씩하게 가릴 수 있도록 큰 작은아이는 똥을 누든 오줌을 누든 어머니랑 아버지를 부른다. “아버지, 나 응가!” “그래, 잘 눠 봐.” “응가 안 나와.” “그러면 쉬만 했니?” “응, 쉬.” 큰아이는 첫돌 지나고 얼마 안 지나, 아마 열넉 달쯤 될 무렵부터 스스로 쉬를 가렸고, 똥도 비슷한 때에 가렸다. 작은아이는 세 살에 똥오줌을 가리니 퍽 오래 걸렸다 할 만한데, 그동안 누나가 잘 돌봐 주었으니 늦게 가렸구나 싶다.


  그런데, 옆지기는 큰아이가 오줌이나 똥을 눌 적마다 어머니랑 아버지를 부르던 일을 까맣게 잊은 듯하다. 작은아이더러 왜 자꾸 어머니랑 아버지를 부르느냐고, 그냥 네가 혼자 누면 된다고 말한다. 여보쇼, 아주머니, 우리 큰아이하고 똑같잖아요. 이렇게 몇 해를 오줌 누느니 똥 누느니 알려주고 나서야 비로소 아이들이 혼자서 조용히 오줌을 누고 똥을 누지요. 4346.9.7.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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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쓰는 마음

 


  첫째 아이 태어나고부터 ‘육아일기’를 씁니다. 아이랑 살아가니 마땅히 쓰는 육아일기인데, 육아일기를 쓰는 까닭은 이 글을 쓰면서 나 스스로 아주 즐겁고 새로우며 사랑스럽기 때문입니다. 육아일기를 쓰면서 아이를 한결 따사롭고 보드랍게 마주할 수 있기도 하지만, 이보다 내가 나를 한결 따사롭고 보드랍게 바라봅니다. 내가 나를 참말 사랑하도록 이끄는 육아일기로구나 하고 느껴요.

 

  첫째 아이와 여섯 해, 둘째 아이와 세 해 살아오면서, 육아일기를 느긋하게 쓸 틈은 한 차례도 없습니다. 언제나 졸음과 고단함을 쫓으며 씁니다. 때로는 바쁜 일 넘치지만 뒤로 미루고 씁니다. 왜냐하면, 다른 어느 글보다 ‘아이들과 살아가는 이야기’를 쓸 적에 나 스스로 빙그레 웃음꽃이 피어나거든요. 이렇게 즐거운 글을 가장 먼저 더 마음을 기울여 쓸 수밖에 없다고 느껴요.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을 적에도 이와 똑같은 마음이에요. 아이들이 참으로 예뻐서 찍는다고만 할 수 없어요. 아이들을 바라보는 눈길이란 바로 나 스스로 나를 바라보는 눈길이 되어요. 아이들한테서 예쁜 빛을 느껴 사진을 찍는다면, 바로 나 스스로 나를 예쁜 눈빛으로 어루만진다는 이야기가 돼요.


  살림 도맡는 어머니가 가계부 쓰는 까닭은 살림돈 아끼려는 뜻만이 아닙니다. 살림을 돌아보면서 어머니 스스로 이녁 마음을 보살피고 사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기를 쓰는 까닭은 ‘하루 일 기록’ 하는 뜻이 아니에요. ‘하루 일 기록’도 할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스스로 내 삶을 깊고 넓게 사랑할 수 있기에 일기를 써요.


  내가 육아일기를 쓸 적에 누군가 옆에서 내 얼굴을 바라본다면, 아마 이렇게 말할 테지요. “이야, 환하게 웃으면서 글을 쓰네?” 하고. 4346.9.7.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삶과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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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9-07 08:35   좋아요 0 | URL
아버지가 환하게 웃으면서 육아일기를 쓰시니 이렇듯
환하고 착하고 예쁘게, 벼리와 보라가 날마다 즐겁게 무럭무럭 자라겠지요~
이 사진 참으로 예쁘고 정말 좋습니다~*^^*

파란놀 2013-09-07 08:40   좋아요 0 | URL
육아일기 쓸 때뿐 아니라
언제나 웃으려고 합니다 ^^;;;;

일에 치이면 해롱해롱거리니까요 @.@
 

책아이 40. 2011.4.9.

 


  우리 집 아이가 언제부터 ‘책아이’였을까. 아마 어머니 뱃속에서 꿈꾸며 자랄 적부터 책아이였으리라. 아이 아버지인 내가 ‘책어른’으로 살았으니까. 참말, 나와 옆지기는 아이가 어머니 뱃속에 있을 적부터 ‘아름답다 싶은 이야기’를 소리내어 읽었다. 아이가 갓난쟁이일 적에도 ‘사랑스럽다 싶은 이야기’를 소리내어 읽었다. 이리하여, 우리 집 큰아이는 ‘책아이’로 무럭무럭 자라는구나 싶다. 큰아이 네 살 적 ‘책아이’ 모습을 새롭게 돌아본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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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9-07 08:37   좋아요 0 | URL
아웅~정말 귀여운 책아이예요~!!

파란놀 2013-09-07 08:39   좋아요 0 | URL
네, 아주 귀엽고 예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