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웃음

 


  아이들은 누구한테 웃음을 흘리는가. 누구한테나. 참말 누구한테나. 누구나 사랑을 받아먹으며 아름답게 살아갈 적에 즐거울 테니까. 웃음은 사랑이 피어나도록 이끄는 씨앗이다. 아이들과 먼 마실을 다니느라 기차나 버스를 타면, 두 아이는 서로서로 앞뒷자리 사람들 쳐다보며 웃음을 흘리느라 바쁘다. 쉬잖고 10분 30분 한 시간 한결같이 웃음을 흘린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아이들 바라보며 귀엽다 여겨 같이 웃지만, 이내 스마트폰에 고개를 처박는다. 그래도 이 아이들은 웃음꽃을 거두지 않는다. 한 번 피어난 꽃이 사람들이 안 쳐다본대서 꽃이 아니지 않듯, 한 번 웃음 터뜨린 아이들이 사람들이 안 마주본대서 웃음꽃이 아니지 않다. 사랑 어린 웃음을 받아들여 즐겁게 하루를 누리고픈 이들은 이 웃음을 받아먹는다. 싱그러움 듬뿍 밴 웃음을 맞아들여 우리와 똑같이 먼먼 길을 떠나는 동안 밝은 넋 되려는 이들은 이 웃음을 두 팔 벌려 껴안는다. 어른은 아이들 웃음으로 삶을 잇는다. 아이는 어른들 웃음으로 삶을 가꾼다. 4346.10.1.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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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파면 돈 나오나

 


  ‘땅을 파면 돈이 나오느냐?’ 하는 말을 듣다가 문득 생각합니다. 혼자서 조용히 마음속으로만 생각합니다. ‘네, 땅을 파면 돈이 나오네요.’ 시멘트길이나 아스팔트길은 팔 수도 없지만, 흙으로 되고 풀과 나무가 자라는 땅을 파면 돈이 나오네요. 상품가치나 화폐가치로 따지는 돈이 아닌, 삶을 밝히는 돈이 나오네요. 땅을 파서 콩을 심으면 식구들 즐거이 누릴 콩알이 나와요. 땅을 파서 풀뿌리를 캐면 맛난 먹을거리가 나와요. 땅을 파지 않고 풀을 뜯으면 한 끼니 소담스레 즐길 수 있어요.


  시골사람이 땅을 판들 도시사람이 누릴 물질문명을 사들일 돈은 안 되리라 느껴요. 그렇지만, 시골사람이 시골에서 살아가자면 늘 땅을 아끼고 살찌우고 파고 돌보고 사랑하면서 지내면 넉넉하리라 느껴요. 시골사람 하는 일이란 ‘땅파기’인걸요. 흙땅에서 들꽃을 만나고, 흙땅에서 풀벌레를 마주해요. 들바람을 쐬고 풀노래를 들어요. 그 어느 돈으로도 채울 수 없는 아름다운 삶빛을 땅뙈기가 베풀어요. 나무그늘 싱그러운 시월이에요. 4346.10.1.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헌책방과 책과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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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꼐 살아가는 말 163] 집술

 


  전라남도 고흥군 포두면 오취섬 조그마한 가게에서 동동주를 팝니다. 조그마한 가게를 꾸리는 할매가 이녁 집에서 손수 빚는 술입니다. 집에서 빚으니 ‘집술’이지요. 예전에 나라에서는 이런 술을 ‘밀주(密酒)’라고 깎아내렸어요. 몰래 빚는 술, 곧 ‘몰래술’이란 이름을 붙였어요. 그렇지만, 술을 빚든 떡을 빚든 두부를 빚든 무엇을 빚든, 손수 흙을 일구어 거둔 곡식으로 빚을 뿐입니다. 나라에서 허가를 하거나 말거나 할 일이 아닙니다. 단술을 담거나 김치를 담가 먹거나, 집살림 꾸리는 사람이 스스로 즐겁게 하는 일입니다. 요사이에는 바깥에서 사다 먹는 것이 부쩍 늘어, ‘집밥·집두부·집떡·집만두’처럼 따로 ‘집-’이라는 앞머리를 붙여야 집에서 손수 차려 먹는 무언가를 제대로 가리킬 수 있습니다. 집살림 돌보는 집일꾼이 집논과 집밭에서 일군 곡식을 갈무리해서 집식구와 즐기려고 집술을 빚는다, 이렇게 말해야겠지요. 4346.10.1.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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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10-01 09:42   좋아요 0 | URL
전라남도 고흥군 포두면 오취섬 조그마한 가게에서 할머니가 손수
빚으신 동동주는 무척 만난 술이 될 듯 합니다~*^^*
이거 10월의 첫날 아침부터, 집술과 집두부와 집만두가...^^;; ㅎㅎ

파란놀 2013-10-01 09:52   좋아요 0 | URL
읍내나 면내 막걸리는 한 통에 2500원이지만, 그 할매 동동주는 5000원이에요. 가끔 그곳까지 자전거를 달려 두 통씩 장만하곤 하는데, 그 섬(이 아닌 섬)에까지 자전거로 다녀오는 데에 한 시간 반 즈음 걸리지요~ ^^
 

꽃밥 먹자 24. 2013.9.29.

 


  우리 집 대문 위로 뻗은 호박넝쿨에 달린 아이 머리통만 한 호박을 드디어 딴다. 드디어 따고는 무얼 해 먹을까 생각하다가 스텐팬을 여린불로 오래 달구고는 천천히 익혀 본다. 조금 두껍게 썰었더니 한참 걸리지만, 맛이 퍽 좋다. 작은아이도 큰아이도 옆지기도 모두 맛나게 먹는다. 이제부터 한동안 밥상에는 호박익힘이 오르겠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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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3-09-30 11:44   좋아요 0 | URL
아직 아침 점심도 안 먹었는데...ㅠㅠ 너무 맛 있게 보입니다!!*^^*
사진만 보는데도 입안에서 군침이 마구 도네요.ㅎㅎ
비벼 먹으면 정말 맛 있겠어요~*^^*
라면 먹어야겠어요.ㅋㅋ

파란놀 2013-09-30 13:10   좋아요 0 | URL
이궁, 배고프시겠어요.
얼른 밥 자셔요~~
 

빗물먹기 1

 


  비가 온다. 얼마만에 내리는 단비인가. 마당에서 빗물을 받아서 먹는다. 큰아이가 혀를 낼름 내민다. 빗물 듣는 마당을 달리면서 혀를 자꾸자꾸 쭉쭉 내밀면서 빗물을 받아서 먹는다. 맛있니? 시원하니? 상큼하니? 4346.9.30.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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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3-09-30 11:44   좋아요 0 | URL
너무 예쁩니다~!!!*^^*
대구에도 비님이 오십니다.

파란놀 2013-09-30 13:10   좋아요 0 | URL
네, 시원한 비 듬뿍 맞으며 후애 님도 비맛을 보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