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취재 (도서관일기 2013.10.1.)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서재도서관 함께살기’

 


  도서관으로 방송취재를 나온다. 곰팡이 핀 책꽂이를 바꾸고 니스를 바르느라 부산한 만큼, 이래저래 어지럽지만, 얼추 치워 놓는다. 작은아이가 똥을 스스로 다 가릴 줄 안 뒤로 도서관으로 함께 나와서 일할 적에 한결 수월하다. 앞으로 작은아이가 더 크면, 두 아이가 도서관에서 한창 뛰놀다가도 조용히 걸상에 앉아 그림책을 읽겠지. 그러면 이동안 아버지는 더욱 느긋하게 오래도록 도서관 책꽂이를 손질하고 청소도 하겠지.


  둘이 잡기놀이를 하더니, 어느새 조용하다. 큰아이는 만화책을 무릎에 올려놓고 읽는다. 작은아이는 바퀴인형을 들고 책꽂이 사이를 누비는 기차놀이를 한다. 방송국 피디한테서 전화가 온다. 마을회관 앞에 왔단다. 마을회관 앞으로 가서 도서관으로 함께 돌아온다. 한국방송에서 〈스카우트〉라는 이름으로 푸름이들 나오는 풀그림을 찍는다고 한다. 올 한글날에 맞추어 한글과컴퓨터 회사에 들어가려고 하는 푸름이 넷이 저마다 다른 솜씨를 뽐내며 겨룬다고 한다. 우리 도서관으로 찾아온 푸름이는 열아홉 살 아이. ‘순 우리 말 가로세로 낱말풀이 게임’을 만든다고 한다.


  재미있게 만들면 되지. ‘순 우리 말’이라고 하지만, 너희가 학교를 다니며 ‘순 우리 말’을 배운 적 있을까? 없을 테지. ‘순 우리 말’ 아닌 ‘우리 말’조차 제대로 배우지 못하는걸. 교과서를 들여다보자. 어디 우리 말다운 우리 말이 있디? 낱말은 낱말대로 엉터리이고, 낱말을 엮는 글월도 글월대로 엉터리이다. 낱말을 놓고 일본 한자말이니 영어이니 하고 나무라면서 다듬느라 사람들이 퍽 애쓰지만, 정작 일본 말투나 영어 번역투에서 홀가분한 사람이 아주 드물다. 국어학자도 한글학자도 전문가도 모두 똑같다. 얼마 앞서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을 꾸짖는 책이 새로 나왔는데, 이 책을 쓰신 분도 ‘일본 말투’와 ‘영어 번역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글월을 엮을 적에 올바르며 알맞고 아름답게 한국말다운 말투가 되지 못하면서, 낱말에만 눈길을 두어서 무엇이 될까.


  말은 ‘낱말’이 아니라 ‘말’인 줄 알아야 하는데, 방송 풀그림에 나오는 이 푸름이는 이 대목을 얼마나 짚을 수 있을까.


  가로세로 낱말풀이를 만든다 할 적에 ‘국어사전에 실린 낱말’로만 만들면 쉬 벽에 부딪힌다. ‘국어사전에 없는 말’을 새로 만들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몇 가지 보기를 알려주었다. “바다에서 고기잡이를 하고, 들에서 새잡이를 하지요. 그런데 우리는 언제나 집에서 파리를 잡고 모기를 잡아요. 그러니까 ‘파리잡이’에 ‘모기잡이’예요. 국어사전에는 이런 낱말 안 나오겠지요. 그러나 우리는 늘 이런 ‘잡이’를 한단 말이지요. ‘내 밥을 몰래 핥아 먹으려 하는 벌레를 잡는 일’이라고 문제를 내면 재미있어요. 저 하늘에 뜬 구름 보았지요? 저 구름 어때요? 무슨 빛 같아요? ‘구름빛’ 아니고는 나타낼 길이 없겠지요? 구름은 하얀 구름도 있고 잿빛 구름도 있는데, 사람들은 흔히 하얀 구름만 생각해요. 그렇겠지요? 그러면, ‘파랗게 빛나는 하늘에 하얗게 물드는 빛’이라는 문제를 낼 수 있어요. 정답은? ‘구름빛’이에요. 생각하는 힘 있는 사람이라면 쉽게 맞출 수 있지만, 생각하는 힘 키우지 않는 사람은 도무지 못 맞추겠지요.”


  요새는 도시 아이가 되든 시골 아이가 되든 ‘풀’이 왜 풀인 줄 알지 못하고, ‘푸르다’라는 낱말이 왜 ‘푸르다’인 줄 알지 못한다. ‘노랗다·누렇다·파랗다·빨갛다’가 어떻게 태어난 낱말인 줄 생각하거나 깨닫는 사람도 드물다. 이런 말뿌리를 알려주어도 못 믿는 사람도 많다.


  방송국 피디가 오기 앞서 방송작가가 전화를 먼저 걸었는데, 우리 집이 어떤 집인지 묻더라. 아파트인지 빌라인지 뭐 그런 걸 묻더라. 피식 웃었다. 요새는 읍내나 면소재지에도 아파트나 빌라가 서기도 하지만, 우리 집은 시골인데. 도시가 아닌데. “저희 집은 그냥 시골집입니다.” 하고 말하면서도 웃음이 그치지 않는다. 참말 시골을 모를까? 시골은 생각한 적 없을까? 흙과 돌과 나무로 지은 시골집이 아직도 시골에 있는 줄 모를까? 바닥과 벽을 시멘트로 새로 발랐다 하더라도, 아직까지 시골마을 시골집은 뼈대와 속살은 온통 나무와 흙과 돌이다. 시골을 하나도 모르는 도시사람이 방송을 찍고 신문을 엮을 텐데, 이러다 보니 신문이나 방송이나 책이나 온통 도시 이야기만 흐른다. 가끔 시골로 무언가 취재하러 나오더라도 시골빛을 제대로 모르고 생각조차 한 적이 없으니 뚱딴지 같은 말을 하기 일쑤이다. 하기는. ‘쌀’과 ‘벼’를 가리는 사람은 흙일꾼 아니고는 없다 할 만하고, ‘겨’가 무엇이요 ‘짚’이 무엇인 줄 가리는 사람도 흙일꾼 아니고는 이제 없지 않겠나. 학교에서도 안 가르치고 교과서에도 안 나올 테며 수학능력시험에도 이런 이야기는 안 물을 테니까. (ㅎㄲㅅㄱ)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 보태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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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해, 우리 - 함께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레아.여유 지음 / 시공사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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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으로 삭힌 사진책 63

 


사진 찍는 동안 따뜻한 마음
― 따뜻해, 우리
 레아·여유 글·사진
 시공사 펴냄, 2012.12.4. 13000원

 


  사진을 찍는 동안 마음이 따뜻합니다. 사진을 찍기 때문에 따뜻하다기보다, 날마다 맞이하는 새 하루를 마음 따뜻하게 느끼기 때문입니다. 사진을 찍는 동안 마음이 즐겁습니다. 사진을 찍기 때문에 즐겁다기보다, 날마다 마주하는 새 하루를 마음 즐겁게 누리기 때문입니다.


  마음에 따라 사진에 감도는 빛이 달라집니다. 마음이 너그러운 사람은 사진기를 손에 쥘 적에 너그러운 빛 감도는 사진을 찍습니다. 마음이 환한 사람은 연필을 손에 쥘 적에 환한 빛 서리는 글을 씁니다. 마음이 고운 사람은 붓을 손에 쥘 적에 고운 빛 눈부신 그림을 그립니다.


  기계를 다루는 솜씨로는 사진을 찍지 않습니다. 기계 다루는 솜씨로는 작품을 만들거나 기록을 쌓을는지 모르지만, ‘사진이 되’지는 않습니다. 사진이 되자면, 먼저 ‘삶이 되’어야 합니다. 삶이 되자면, 언제나 ‘사랑이 되’어야 합니다.


  곧, 삶도 사랑도 없이 기계만 다루며 작품을 만들거나 기록을 쌓을 수 있어요. 컴퓨터한테 맡겨 멋들어진 작품을 만들 수 있고, 놀라운 기록 쌓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작품과 기록에는 삶이 없어요. 작품은 그저 작품일 뿐이고, 기록은 그예 기록일 뿐입니다.


.. 아내는 사진을 사랑합니다. 남편도 사진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겨우 세 살이 된 딸은 그래서, 운명처럼 카메라를 좋아하고 사진을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  (4쪽)


  사진기를 써서 작품을 만드는 예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요즈음에는 ‘사진예술’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예술가가 제법 많아요. 이들은 사진기라는 연장을 빌어 예술을 합니다. 붓을 빌어 예술을 하기도 하고, 텔레비전 수상기를 빌어 예술을 하기도 해요. 돌을 빌고 종이를 빌어 예술을 하지요. 쓰레기더미에서 이것저것 캐내어 예술을 하기도 합니다.


  예술을 하는 사람은 예술을 합니다. 사진을 하는 사람은 사진을 하지요. 왜냐하면, 사진은 사진일 뿐, 사진은 작품이나 기록이 아니에요. 예술도 예술일 뿐, 예술은 작품이나 기록이 아니에요.


  가을걷이를 하는 시골 흙지기들 삶은 예술이나 문화가 아닙니다. 그저 삶입니다. 가을을 맞이해 이녁 삶으로서 가을걷이를 합니다. 그런데, 가을걷이를 하며 나락을 말리려고 볏다발 묶은 모습을 보셔요. 참깨를 베고 콩포기를 베어 묶어서 말리는 다발을 보셔요. 흙지기마다 다르게 묶습니다. 마을마다 다르게 엮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진가는 볏짚다발만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기도 했어요. 시골 흙지기는 스스로 ‘예술’이라 여기지 않고 ‘삶’으로 볏짚다발 묶거나 엮었지만, 어떤 사진가 눈에는 이보다 어여쁜 ‘예술’은 없겠다고 보여, 이 사진가는 볏짚다발을 사진으로 찍었어요. 작품도 기록도 아닌 ‘사진’으로.


  가을걷이를 마치고 나락을 말리려고 길바닥에 싯누런 나락을 죽 펼칩니다. 싯누런 나락을 여러 날 해바라기 시킵니다. 하루에도 여러 차례 나락을 뒤집습니다. 나락을 뒤집으려고 슬슬 긁으며 모양이 달라져요. 일본사람은 앞마당 잔돌을 찬찬히 쓸어서 예쁜 무늬를 만드는데, 한겨레 흙지기는 나락말리기를 하며 고운 무늬를 만들어요. 예술가 아닌 흙지기로서 삶을 아름답게 일굽니다.

 


.. 모든 것이 다 눈물겹다. 사람도 공기도 촉감도 심지어 아가를 위해 틀어놓은 경쾌하기만 한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까지도 … 워낙 키도 작고 자그마한 체격이라 아기띠를 하고 가는 모습이 벅차 보였나 보다. 커다란 생수통을 어깨에 든 아저씨가 빵 봉투를 들어 주겠다고 하셨다. 아저씨 어깨에 있는 생수통이 더 무거워 보여요, 라고 말했더니 아저씨는 인상 좋게 웃으며 애기 엄마가 너무 힘들어 보여 도와주고 싶었다고 했다. 이럴 땐 꼭 서울이 봄처럼 따뜻하다 ..  (19, 26쪽)


  아이들 모습을 사진으로 찍는 사람이 많습니다. 아니, 요새는 손전화 기계로도 멋지거나 예쁜 사진 쉽게 찍을 수 있으니, 이제는 누구나 아이들 모습을 언제 어디에서라도 즐겁게 찍습니다. 그런데, 아이들 어머니가 아이들 모습을 스스럼없이 찍는 사진보다는 아이들 아버지가 아이들 모습을 가끔 찍는 사진이 더 많지 싶어요.


  성평등 시대라고는 하지만, 정작 아버지가 집에서 살림을 건사하거나 보살피는 일이 몹시 드뭅니다. 어머니가 바깥일을 하며 돈을 벌 적에, 아버지가 집을 지키며 아이들과 지내는 일은 아주 드물어요. 거꾸로, 아버지가 바깥일을 하며 돈을 벌 때에, 어머니가 집을 지키며 아이들과 지내는 일은 참 흔합니다. 아버지 어머니 모두 바깥일을 하며 돈을 번다면, 아이들은 어린이집에서 하루 내내 지내거나 할머니 할아버지 손길을 타며 자라지요.


  오늘날에도 지난날에도 아버지 자리에 선 사람들은 아이들과 마주할 틈이 아주 적습니다. 아침저녁으로 아이들 얼굴을 보더라도, 하루 동안 아이가 놀고 뛰고 먹고 입고 구르고 자고 하는 온갖 모습을 골고루 만나지 못합니다. 젖을 물리고 젖떼기밥을 먹이며 여느 쌀밥을 먹이는 일을 아버지가 맡아서 하거나 조금이라도 거드는 일이 드뭅니다. 집일을 도맡고 아이들 또한 도맡아 보살피는 어머니는 몹시 바빠요. 아이들이 까르르 웃고 떠들며 예쁜 모습을 보여주더라도 사진기를 꺼내어 찰칵 찍을 겨를이 없고, 손전화 기계를 얼른 켜서 사진으로 남길 틈이 없기 마련입니다. 이와 달리, 집일을 거의 안 맡거나 안 하면서 가끔 아이들과 노는 아버지는 쉽게 사진기를 들지요. 그래서, 아이들과 노는 모습은 곧잘 아버지가 사진으로 남기곤 하지만, 아이들이 자라나는 찬찬한 흐름과 빛과 결과 이야기까지 아버지가 사진으로 남기는 일은 거의 없거나 아예 찾아볼 수 없다고까지 할 만합니다.


  생각해 보셔요. 아이들을 한두 살 적부터 어린이집에 보내면, 어린이집에서 자라고 배우는 동안, 어버이는 아이들을 자라게 이끌지 못하고 가르치지 못해요. 그만큼 아이들 눈빛과 몸빛과 마음빛을 못 읽고 못 느껴요.


  아침저녁으로만 얼굴을 보더라도 놀라운 사진을 찍을 수는 있지요. 그러나, ‘놀라운 사진’에서 그쳐요. 삶을 보여주는 사진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삶을 가꾸는 사진으로 넘어서지 못해요. 함께 살아가는 한솥밥지기인 줄 느끼는 하루를 차근차근 누리는 동안 한 해 두 해 세 해 네 해 이어지면서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일구는 삶이 사진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함께 살아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사진으로 찍어요. 가끔 한두 시간 놀아 준다면 ‘가끔 놀아 주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요.

  이 사진이 더 낫고 저 사진이 모자라지 않습니다. 어느 사진이든 마음을 담아 찍으면 아름답습니다. 스스로 삶을 즐길 때에 사진이 즐겁고, 스스로 삶을 사랑할 적에 사진이 사랑스럽습니다.


.. 레아야, 이건 눈이야. 너와 함께 눈을 밟다니 정말 감격스럽다 ..  (56쪽)

 


  사진으로 가는 길은 삶으로 가는 길입니다. 사진을 찍는 길은 삶을 일구는 길입니다. 사진으로 가는 길은 사랑으로 가는 길입니다. 사진을 찍고 읽으며 나누는 길이란 사랑을 빚고 찾으며 함께하는 길입니다.


  아이 손을 잡고 들길을 걸어요. 아이를 품에 안고 숲길을 걸어요. 아이를 등에 업고 바닷물로 첨벙 뛰어들어요. 갓난쟁이 똥오줌 기저귀를 손으로 즐겁게 빨래하며 노래를 불러요. 아이들 옷을 개며 노래를 부르고, 식구들 옷을 개면서 노래를 불러요. 비질과 걸레질을 하면서 노래를 불러요. 밥상을 차리며 노래를 부르고, 설거지를 하며 노래를 불러요. 칼을 갈며 노래를 부르고, 마당을 쓸며 노래를 불러요.


  언제나 노래를 부르며 하루하루 누리는 어버이 곁에서 아이들이 어버이 모습 말똥말똥 지켜본다면, 이 아이들은 어느새 빙그레 웃음짓고는 까르르 빛노래 부르겠지요.


.. 내 눈으로 직접 조리과정을 보지 못한 음식을 아이에게 먹이는 게 아무래도 내키지 않아 직접 만들어 먹이기로 결심했다 … 남편도 아가도 잠이 들면 집안의 불을 모두 끈 채로 살금살금 나 혼자 분주해진다. 남편이 얼마 전부터 도시락을 싸서 다니겠다고 해서 밤 12시가 넘은 시간에 도시락 반찬을 만들고, 정확히 새벽 5시 30분에 밥이 되도록 쌀을 씻어 예약 버튼을 눌러둔다 ..  (73, 104쪽)


  레아 님과 여유 님이 함께 일군 사진책 《따뜻해, 우리》(시공사,2012)를 읽습니다. 그동안 레아 님은 혼자서 사진책을 내놓았는데, 《따뜻해, 우리》는 옆지기가 나란히 나오고, 레아 님과 옆지기가 낳은 아이가 함께 나옵니다. 세 사람이 이루는 보금자리가 ‘따뜻하구나’ 하고 느껴 따뜻하게 누리는 삶을 들려주는 사진책을 선보입니다.


  책 끝자락을 보면, 레아 님네 세 식구에 이은 넷째 숨결이 나옵니다. 앞으로 한 해나 두 해가 더 흐르면, 네 식구 살림살이 복닥이는 이야기 흐드러지는 새로운 ‘따뜻한 삶’을 사진과 글로 선보일 수 있겠지요.


.. 오후의 빛과 가족의 뒷모습이 꼭 들어맞는 하나의 감정이 되어 물드는 것을 나는 보았다. ‘따뜻해, 우리’ 이러면서 ..  (135쪽)

 


  살아가는 대로 생각하고, 생각하는 대로 살기에, 살아가는 대로 사진을 찍고, 생각하는 대로 사진을 찍습니다. 살아가는 마음자락에 따라 사진빛이 바뀝니다. 생각하는 마음결에 따라 사진결이 달라집니다.


  레아 님한테 옆지기가 나타나고, 두 사람이서 새 숨결을 낳아 돌보는 삶을 일구면서, 레아 님이 그동안 찍던 사진에 새 무늬가 감돕니다. 새로운 사람들이 레아 님 사진을 빛내면서 새로운 내음과 결이 서립니다.


  앞으로 네 식구 살림일 적에는 어떤 사진빛이 환할까요. 옆지기가 바깥일 하느라 집을 오래 비우는 동안 두 아이와 복닥이며 고된 나머지 사진기를 손에 쥘 겨를도 힘도 없을까요. 바쁘고 힘들어도 사진기만큼은 씩씩하게 손에 쥐면서 새로운 하루를 새로운 사진으로 엮을까요.


  나를 바라보는 사람이 있고 내가 바라보는 사람이 있습니다. 내가 기대는 사람이 있고 나를 기대는 사람이 있습니다. 내가 살아가는 곳에서 옆지기와 아이들이 함께 살아가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누리는 마을과 보금자리와 숲이 있습니다.


.. 언제 또 부산에 갈 수 있을까. 너무 착하고 아름답고, 목소리가 시끌시끌 정신없이 큰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 누나들 좀 챙기라는 면박에 괜히 파프리카를 한 상자나 보내주는 엉뚱한 순수가 아무렇지도 않게 존재하는 곳. 기장만 가면 오징어를 샀던 우리 부부를 떠올려 주는 아름다운 그들이 있는 곳 … 나는 지금 삼십 대 후반을 달리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지금 아기를 낳아 시간이 부족하거나 예쁘지 않은 외모로 집을 지켜도 딱히 억울하거나 곤란하지 않다. 이십 대와 삼십 대의 시간이 저릿저릿 아플 만큼 좋았기에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내가 그리 우울하지 않다 ..  (152, 223쪽)

 


  사진은 바로 이곳에서 찍습니다. 사진은 바로 오늘 찍습니다. 무지개는 바로 이곳에서 오늘 만납니다. 미리내도, 달도, 별도, 해도, 바람도, 비도, 눈도, 모두 바로 이곳에서 오늘 만나요.


  내가 바라보는 아름다운 삶을 내 손으로 담아 사진이 됩니다. 내가 가꾸는 아름다운 하루를 내 손으로 일구어 사진이 됩니다. 내가 누리는 사랑스러운 나날을 내 손으로 가꾸며 사진이 됩니다.


  사진은 바로 우리들 가슴에서 태어납니다. 사진은 이론가들 책상머리에서 태어나지 않습니다. 사진은 바로 우리들 보금자리에서 샘솟습니다. 사진은 최신사진도 첨단사진도 서양사진도 유행사진도 아닙니다. 사진은 언제나 내 삶이고, 내 삶은 언제나 사진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 집 안에 무지개가 떴던 아침 ..  (185쪽)


  집 안에 별이 뜹니다. 집 안에 귀뚜라미가 노래합니다. 집 안에 햇살이 드리웁니다. 집 안에 개구리가 노래합니다. 집 안에 가을바람이 붑니다. 집 안에 제비가 노래 한 가락 부르고 휙 날아갑니다.


  우리들은 흙땅에 나무 한 그루를 심습니다. 우리들은 마음밭에 사랑씨 한 톨을 심습니다. 우리들은 사진기를 빌어 삶이야기 한 가락을 심습니다. 사진 찍는 동안 따뜻한 마음은 나한테서 아이한테 이어지고, 다시 아이한테서 나한테 흐릅니다. 4346.10.4.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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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과 책

 


  헌책방에서는 연필을 써서 책값 적는 곳이 꽤 있습니다. 연필로 책값을 숫자로 적어 넣지요. 단골은 연필 숫자를 읽으며 책값을 어림합니다. 단골 아닌 책손은 아직 숫자읽기를 못해서 책값을 어림하지 못하기 일쑤이지만, 한 번 두 번 드나든 뒤에는 숫자읽기를 할 수 있습니다.


  책은 종이로 만들고, 종이는 나무로 만듭니다. 연필은 나무로 만듭니다. 책도 연필도 나무로 만듭니다. 책방 책시렁은 으레 나무로 짭니다. 나무로 짠 책시렁에 둘 나무로 만든 책에 나무로 만든 연필로 책값을 적어 넣습니다. 책값을 적어 넣는 손은 숲에서 자란 풀밥을 먹으며 기운을 냅니다.


  책을 읽는 사람은 나무를 읽겠지요. 종이로 바뀌었다가 책으로 다시 태어난 나무를 읽어요. 연필로 거듭난 나무를 읽어요. 풀밥 먹고 기운내어 일하는 책지기 손길을 읽어요. 4346.10.4.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헌책방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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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45. 2011.9.18.

 


  동생은 어머니 품에 안겨 잠든다. 큰아이는 말똥말똥 낮잠 건너뛴다. 잠이 안 오니? 그러면 너도 이 사진책 함께 볼래? 응. 그래, 그러면 동생 깨지 않게 조용히 보자, 알았지? 응. 동생은 고즈넉한 한낮을 낮잠으로 누린다. 큰아이는 조용히 흐르는 책읽기로 한낮을 즐긴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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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왕국 5
라이쿠 마코토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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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만화책 즐겨읽기 270

 


내 몸에서 살아숨쉬는 넋
― 동물의 왕국 5
 라이쿠 마코토 글·그림,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펴냄,2012.3.25./4500원

 


  맑은 바람을 마시는 사람 몸에는 맑은 바람이 흐릅니다. 퀴퀴한 바람을 마시는 사람 몸에는 퀴퀴한 바람이 흐릅니다. 탄가루 날리는 공장이나 탄광 곁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탄가루 바람을 마십니다. 숲속에서 살거나 숲 곁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숲바람을 마십니다.


  핵발전소 곁에서 일하는 사람은 방사능 바람을 마시겠지요. 화력발전소 곁에서 일하는 사람은 석탄이나 가스나 여러 가지를 태우는 바람을 마시겠지요. 유리공장 곁에서 지내는 사람은 유리가루 섞인 바람을 마시고, 시멘트공장 곁에서 지내는 사람은 시멘트가루 섞인 바람을 마십니다.


  저마다 살아가는 자리에 따라 마시는 바람이 다릅니다. ‘새집증후군’이라는 말이 태어난 까닭도, 시멘트를 비롯한 화학제품이 가득한 집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마셔야 하는 바람 때문입니다. 너무 마땅한 노릇이에요. 소나무 곁에 있으면 솔내음을 마셔요. 잣나무 곁에 있으면 잣내음을 마셔요. 동백나무 곁에 있으면 동백내음을 마시지요. 둘레에 나무가 없다면 푸른 바람을 마시지 못해요.


- ‘불을 잡지 않고는, 쥬를 막을 수 없어!’ (22쪽)
- “타로우자, 불을 만들 수 없을까?” “쥬가 할 수 있다면 너도 할 수 있지 않겠어?” “나, 또 군고구마 먹고 싶어.” “아. 안 돼! 아직 불을 죽일 방법을 찾지 못했어! 우선 그것부터 찾지 않았다간 또다시 숲이 죽고 말 거야! 쥬가 온다면 모두 불에 죽고 말 거라고!” “체!” (59쪽)


  스스로 살아가는 터전이 이녁 몸을 이룹니다. 어떤 곳에서 살아가느냐 하는 이야기는, 스스로 어떤 몸이 되고 어떤 마음이 되느냐 하는 이야기와 같습니다. 이리하여, 사람으로 태어나 살아간다 할 적에는, 집을 어디에 마련하느냐 하는 대목을 잘 살필 줄 알아야 합니다. 아무 데에나 집을 마련할 수 없어요.


  군부대 곁에 집을 마련하는 사람은 없겠지요. 공장 옆에 집을 마련하는 사람은 없겠지요. 닭공장이나 돼지공장 곁에 집을 마련하는 사람은 없겠지요. 쓰레기 태우거나 파묻는 곳 둘레에 집을 마련하는 사람은 없겠지요. 고속철도 옆에다 집을 마련하는 사람은 없겠지요. 고속도로 옆에도, 골프장 옆에도, 놀이공원이나 야구장 옆에도, 이런 곳에 집을 마련하려는 사람은 없겠지요.


  아주 마땅합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이런 온갖 시설을 자꾸 만들어요. 공항 곁에 집을 지어 살 사람은 없을 테지만, 공항이 있어야 한다고 말해요. 군부대도 전쟁무기도 있어야 한다고 말하지요. 발전소도 골프장도 고속도로도 고속철도도 모두 있어야 한다고 말해요. 도시에서는 쓰레기가 철철 넘치니까 쓰레기 파묻거나 태우는 곳도 있어야 한다고 말해요.


  그러나, 이런 시설 옆에서 살려 하는 사람은 없어요. 이런 시설 옆에서 살자면, ‘마시는 바람’과 ‘먹는 물’과 ‘늘 보는 모습’ 어느 하나 아름다울 수 없어요. 그러니, 이런 시설 옆에서 안 살지요. 골프장에 농약 얼마나 많이 뿌리는데, 골프장 옆에서 살겠어요. 다들 자가용 몰고 골프장으로 찾아가려 하지, 골프장 옆에서는 안 살아요. 그러나, 골프장을 끝없이 또 짓고, 골프장에 농약을 엄청나게 뿌려대요. 평화를 지키려면 군대가 있어야 한다고요? 그러면, 아예 이녁 살림집을 군부대 옆에 두셔요. 무기공장 옆에 이녁 살림집을 두셔요. 군부대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모으는 곳 곁에 이녁 살림집을 두셔요.


- “엄마, 내가 해 온 일이 다 거짓이었나?” “난, 거짓 같은 거 잘 몰라.” “종류가 다른 동물끼리는 사이좋게 살면 안 되는 거야?” “그렇지 않아! 사이좋게 사는 건 기쁜 거야! 타로가 한 일은 기쁜 일이야! 다른 동물과 사이좋게 사는 것도, 밭도, 축제도, 다리도! 전부 다 기쁜 일이었다베!” (39쪽)
- “어이, 타로우자. 무엇이 거짓이고 무엇이 진짜인지, 그걸 왜 쥬나 네가 결정하는 거지?” (45쪽)


  들에서 일하며 들풀을 바라보는 사람 마음은 들마음이 됩니다. 들넋이 되고 들얼이 되어요. 들사랑이 숨쉬고 들꿈을 키웁니다. 바다에서 일하며 바다를 바라보는 사람 마음은 바다마음이 됩니다. 바다넋이 되고 바다얼이 되어요. 바다사랑이 숨쉬고 바다꿈을 키웁니다. 꽃에 둘러싸인 사람은 꽃마음이에요. 나무를 아끼는 사람은 나무마음이에요.


  별을 바라보는 사람은 별넋입니다. 숲을 껴안는 사람은 숲마음입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이 나라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은 어떤 마음 어떤 넋 어떤 사랑이 되려나요. 우리 어른들은 우리 아이들이 어떤 마음과 넋과 사랑으로 살아가기를 바라는가요. 아이들에 앞서 우리 어른들은 어떤 마음과 넋과 사랑이 되어 살아가는가요.


  맑게 빛나는 넋으로 서로 어깨동무하는 어른인가요. 밝게 춤추는 꿈으로 서로 손잡는 어른인가요. 환하게 감싸는 빛으로 서로 믿고 기대는 어른인가요.


  시골 면소재지에도 책방이 없지만, 도시 한복판에서도 책방을 찾아볼 길 없습니다. 크거나 작은 책방 웬만한 데에서 모조리 사라집니다. 시골 면소재지에 술집 넘칩니다. 도시 한복판에도 술집 가득합니다. 시골 면소재지에도 옷집은 있고, 도시 한복판에는 옷집이 넘칩니다.

  먹고 마시고 입어야 살아간다 할 테지만, 먹고 마시고 입기만 해서 살아갈까요. 그러면 먹고 마시고 입는 것은 어디에서 나올까요. 시멘트땅에서? 아스팔트땅에서? 공장에서? 공장에서 나오는 것은 감(재료)을 어디에서 얻어야 하지요? 바로 흙땅이나 숲이나 바다입니다. 시멘트땅 아닌 흙땅에서 나오는 감(재료)을 기계로 바꾸어 물건을 만듭니다. 숲이 사라지거나 흙이 죽거나 시골이 무너지면, 도시는 버틸 수 없습니다.


- “동물이나 벌레가 죽어 흙 위에 있으면, 그 사체는 흙의 양분이 되잖아? 그러니 불에 죽은 풀이며 나무도, 이 땅의 영양분이 되어 큰 고구마가 자랄지도 몰라.” (66쪽)
- “분명 우린 고기를 먹는다. 하지만 거기에도 규율이 있어.” “규율?” “암컷, 새끼는 먹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가 존경했던 자만 먹는다.” “존경. 그럼 역시 죽은 그 동료도.” “그렇다. 쟈라는 나의 친구이자 용감한 전사였다. 쟈라의 강한 힘을, 살아온 방식을, 그 고기를 먹음으로써 모두의 육체의 일부로 만드는 것이다. 그 녀석은 내 몸 안에 살아 있다.” (134∼135쪽)


  라이쿠 마코토 님 만화책 《동물의 왕국》(학산문화사,2012) 다섯째 권을 읽으며 생각합니다. 내 몸은 내가 먹는 밥으로 이루어집니다. 내 몸은 내가 마시는 바람으로 이루어집니다. 내 몸은 내가 바라보는 모습으로 이루어집니다.


  아름다운 밥을 먹는 사람은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운 바람을 마시는 사람은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운 모습을 늘 바라보는 사람은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운 말을 듣고 자라는 아이들 마음은 아름답지요. 아름다운 가락으로 노래를 부르는 어버이는 아이들한테 아름다운 빛을 물려주지요.


- “기린은 키가 큰 데다 눈이 좋아. 저 큰 눈은 괜히 큰 게 아니라고. 그러니 만일 고기를 먹는 동물이 있다면, 저 녀석이 제일 먼저 눈치챌 거야. 내가 옛날에 봤던 기린 무리에는, 기린 외에도 풀을 먹는 동물들이 주위에 많았어. 기린을 보초로 삼아 의지하고 있었던 거야.” (103쪽)
- “에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 새끼 말을 죽이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하는 건 기라야. 그 거짓말로 에나들과 말들이 서로 죽이기 시작했어. 이대로 계속 싸우면 말도 하이에나도, 양쪽 다 속아 죽게 될 거야. 내가 말들의 오해를 풀 거야. 더 이상 죽는 동물이 나와선 안 돼!” (153쪽)


  삶은 사랑에 있습니다. 사랑은 삶을 살찌웁니다. 살아가자면 사랑이 있어야 합니다. 사랑은 삶을 따스하게 보듬고 싶은 꿈을 키우는 사람이 보살핍니다.


  사랑을 담아 밥을 짓습니다. 사랑을 담은 밥을 먹으며 사랑을 얻습니다. 사랑을 얻으며 삶을 새롭게 일구고, 삶을 새롭게 일구는 동안 새로운 사랑이 샘솟습니다. 곧, 사랑을 먹으며 사랑이 태어나요. 사랑을 즐기며 사랑이 빛나요. 사랑을 나누며 사랑을 노래해요.


  사랑 아닌 다른 것을 먹으면 어떻게 될까요. 사랑 아닌 영양소만 먹는다면, 사랑 없이 돈만 먹는다면, 사랑하고 동떨어진 이름값이나 주먹힘(권력)을 자꾸 먹는다면, 우리 삶은 어느 쪽으로 나아가며 어떤 모습이 될까요.


  싸우기만 하면 어떻게 될까요. 어깨동무나 품앗이를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들에 농약을 자꾸 뿌리기만 하면 어떻게 될까요. 시골학교에서 시골아이 시골마을에 남아 시골살이 빛내는 길 찾도록 북돋우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 “너는, 이런 짓을 안 해도 살아갈 수 있다. 난 도망칠 수 없었다. 살기 위해 이 이빨에서 도망칠 수 없었어. 하지만 넌 도망치면 돼. 아직은 피를 보지 않아도, 비명소리를 듣지 않아도, 살 수 있다. 내가 어릴 때 겪었던 고통을, 넌 몰라도 돼.” (184∼185쪽)


  누구나 스스로 가장 아름답다 느끼는 밥을 먹으면서, 누구나 스스로 가장 아름답다 여기는 삶을 일굴 수 있기를 빕니다. 누구나 스스로 가장 사랑스러운 길을 걸어가면서, 누구나 스스로 가장 사랑스러운 말로 이야기꽃 피울 수 있기를 빕니다.


  아름다움은 아름다움을 낳고, 싸움은 싸움을 낳습니다. 사랑은 사랑을 낳으며, 전쟁은 전쟁을 낳습니다. 곧, 맑은 눈빛은 맑은 눈빛으로 이어지지만, 전쟁무기는 전쟁무기로 이어집니다. 권력은 권력끼리 만나고, 꿈은 꿈끼리 만나요.


  꽃빛을 느낄 수 있기를 빕니다. 풀빛을 아낄 수 있기를 빕니다. 하늘빛과 별빛과 물빛과 삶빛을 곱게 돌보는 길을 서로서로 기쁘게 걸어갈 수 있기를 빕니다. 4346.10.3.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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