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 무엇이 대수로운가 하고 묻는다면, 삶이 대수롭다고 말한다. 내 삶이 대수롭고, 우리 곁님 삶이 대수로우며, 우리 아이들 삶이 대수롭다. 우리 어버이 삶도, 곁님 어버이 삶도 대수롭다. 우리 동무들과 이웃들 삶 모두 대수롭다. 마당에서 자라는 나무와 풀이 대수롭고 하늘과 바람과 흙과 들과 멧골 모두 대수롭다. 대수롭지 않은 것을 들라면, 첫째 전쟁이요, 둘째 정치와 행정이며, 셋째 자동차와 학교쯤 들 수 있을까. 학교는 뜻이 있다고 할 테지만, 숲보다는 뜻이 없다. 자동차를 얻어타며 고맙기는 하지만, 갯벌보다는 뜻이 없다. 정치와 행정은 두말할 것이 없고, 전쟁은 세말할 것조차 없다. 나한테는 야구장보다 풀 한 포기가 대수롭고, 텔레비전보다 나무 한 그루가 대수롭다. 야구장이나 전쟁이나 자동차나 학교가 없더라도 살아갈 수 있으나, 들이나 숲이나 풀이나 냇물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다. 이 지구별 아이들한테 무엇이 대수로울까? 바로 하나 사랑이요, 다음 둘 꿈이요, 이어서 셋 빛이리라. 4346.12.12.나무.ㅎㄲㅅㄱ


9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당신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요?
야마모토 토시하루 지음, 강석기 옮김 / 넥서스주니어 / 2006년 2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2013년 12월 12일에 저장
절판

세상에서 가장 수명이 짧은 나라
야마모토 토시하루 지음, 문종현 옮김 / 달과소 / 2003년 5월
9,000원 → 8,100원(10%할인) / 마일리지 450원(5% 적립)
2013년 12월 12일에 저장
절판

國際協力師になるために (單行本)
야마모토 토시하루 / 白水社 / 2007년 6월
21,410원 → 19,910원(7%할인) / 마일리지 600원(3% 적립)
*지금 주문하면 "3월 6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3년 12월 12일에 저장

地球溫暖化、しずみゆく樂園ツバル (單行本)
야마모토 토시하루 / 小學館 / 2008년 1월
18,890원 → 17,560원(7%할인) / 마일리지 530원(3% 적립)
*지금 주문하면 "3월 6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3년 12월 12일에 저장



9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감나무골에도 배나무골에도 겨울이 찾아온다. 밤나무골에도 대나무골에도 겨울이 찾아온다. 골골샅샅 다 다른 빛과 결로 겨울이 찾아온다. 강원도 시골과 전라도 시골은 겨울맛이 다르다. 평안도 시골과 함경도 시골도 겨울빛이 다르다. 그러면, 서울과 부산은? 대전과 대구는? 인천과 광주는? 도시에서는 어떤 겨울을 어떤 빛으로 마주할까? 도시에서는 봄과 여름과 가을과 겨울을 얼마나 살뜰히 누릴 만할까? 도시에도 겨울이 있다고 할 만한지, 도시에도 여름이나 봄이 싱그럽다고 할 만한지 궁금하다. 다 다른 시골에서 다 다른 살림살이 일구며 다 다른 이야기 한 자락 흐르기에 《감나무골의 겨울》이 곱다라니 태어나리라 느낀다. 4346.12.12.나무.ㅎㄲㅅㄱ

 


2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감나무골의 겨울
유소림 지음, 오건업 그림 / 재미마주 / 2009년 12월
7,000원 → 6,300원(10%할인) / 마일리지 3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2월 27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13년 12월 12일에 저장

퇴곡리 반딧불이
유소림 지음 / 녹색평론사 / 2008년 8월
11,000원 → 9,900원(10%할인) / 마일리지 55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2013년 12월 12일에 저장



2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헌책방으로 들어오는 책

 


  헌책방으로 온갖 책이 들어온다. 헌책방을 찾아오는 온갖 사람들이 이 온갖 책을 살펴보다가는 온갖 책을 저마다 즐겁게 장만한다. 누군가 즐겁게 읽은 책을 즐겁게 헌책방에 내놓아 주머니 가벼운 이가 즐겁게 장만하도록 할 때가 있고, 출판사나 작가가 신문·잡지·방송사 기자한테 보낸 책을 이들 매체에서 다 껴안을 수 없어 폐휴지로 내놓았다가 고물상을 거쳐 헌책방 일꾼이 거두어들일 때가 있다. 정치꾼이나 지자체 우두머리나 대학 교수한테 보낸 책을 비서가 틈틈이 폐휴지로 모아서 내놓을 적에 고물상을 거쳐 헌책방 일꾼이 거두어들이기도 한다.


  이름난 작가가 이름난 누군가한테 선물한 책이 헌책방으로 들어오는 일은 흔하다. 책을 버렸기 때문일까? 어떤 사람은 ‘책을 버렸’기에 헌책방에 이 책이 있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돌고 도는 책’이 되도록 내놓아서 ‘책을 나눈다’고 해야 옳은 말이리라 느낀다. ‘책을 버린다’고 할 적에는 책을 북북 찢어서 아무도 못 보게 불쑤시개로 했다는 뜻쯤 되어야지 싶다. 헌책방에 책이 들어갈 때에는 ‘다시 읽히도록’ 하는 일이다.


  어떤 사람은 ‘선물받은 책’을 헌책방에 내놓을 적에 이녁 이름 적힌 자리를 찢거나 칼로 오리곤 한다. 그런데, 이렇게 찢거나 칼로 오린 종이는 어떻게 될까. 잘 건사할까. 이 또한 찢어서 버릴까. 돌고 도는 책이기에, 어느 책을 건사하는 사람이 숨을 거두면, 이 책은 으레 돌고 돌면서 헌책방으로도 들어오기 마련이다. 굳이 이름 적힌 자리를 찢거나 오리지 않아도 된다. 누가 누구한테 선물한 자국도 ‘책이 살아온 발자국’이다. 헌책방 나들이를 즐기는 이들은 이런 발자국을 보는 즐거움을 곧잘 누리곤 한다.


  나는 헌책방을 다니면서 그야말로 온갖 사람들 온갖 ‘이름 적기’를 보았다. 번거로운 듯이 흘려서 쓴 사람이 있고, 도장까지 찍으며 정갈하게 쓴 사람이 있다. 소설쓰는 박완서 님이 내놓은 책을 헌책방에서 만나기도 했는데, 박완서 님이 ‘나쁜 뜻으로 책을 버렸다’고 느끼지 않았다. 이녁이 집에 건사할 수 없는 책을 틈틈이 내놓아 헌책방에서 새로운 사람들한테 새롭게 읽히도록 했다고 느꼈다. 이오덕 님이 선물한 책도 헌책방에서 만났는데, 이오덕 님 제자라는 분이 ‘책을 안 읽고 버렸다’고 느끼지 않았다. 즐겁게 읽은 뒤 ‘누군지 모르지만 이 책을 아낄 젊은 넋’한테 즐겁게 물려주려는 뜻이리라 느꼈다. 요즈음은 손택수 님이 다른 시인한테서 받은 시집을 헌책방에서 퍽 자주 만나는데, 좋은 시집을 가난한 문학청년이 적은 돈으로 장만해서 읽을 수 있도록 고맙게 내놓았으리라 느낀다.


  얼마나 재미있을까. 누군가 누구한테 선물한 책이 헌책방에 들어와서, 이 책을 살살 어루만질 적에 얼마나 재미있을까. 돌고 도는 삶에 돌고 도는 책, 돌고 도는 이야기에 돌고 도는 사랑, 이 얼마나 재미있을까.


  요 며칠 사이, 김용옥 님이 홍준표 경남도지사한테 선물한 책이 헌책방에 나왔다고, 이 책을 헌책방에서 샀다는 사람이 트위터에 사진을 올렸다고 하는데, 그럴 만하지 않을까? 더 넓게 읽힐 수 있는 뜻인데, 왜 이런 일을 놓고 비아냥거리거나 손가락질하는 말이 나와야 할까? 언론사에서 보도자료를 폐휴지로 내버릴 적에 고물상 거쳐서 헌책방으로 들어오는 책이 무척 많다. 정치꾼이나 지자체 우두머리가 선물받은 뒤 비서가 알뜰히 내버려 주어 헌책방이 즐겁게 받아안는 책이 꽤 많다. 다만, 이런 책 모두 새로운 손길을 받을 만한지 어떤지는 모르지만, 누군가 즐겁게 마주하며 즐겁게 읽을 사람이 있다. 스스로 즐겁게 읽으려는 책이 아니라면 다시 내려놓고 조용히 지나가면 좋으리라. 서로 예쁜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예쁜 생각 주고받을 수 있기를 빈다.


  헌책방이 없으면, 애꿎은 책들 모두 종이쓰레기 되지 않았겠는가. 헌책방이 없다면, 누가 누구한테 선물한 책이 오래도록 돌고 돌며 새로운 이야기 길어올릴 일조차 없이 몽땅 사라지지 않았겠는가. 4346.12.12.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헌책방 언저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골학교 책읽기

 


  시골 읍내와 면소재지 중·고등학교에 기숙사 짓는다. 읍과 면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지내는 아이들은 가까운 학교가 차츰 문을 닫으면서 면소재지까지 가거나 읍내까지 가야 한다. 학교 기숙사에 들어 아침 낮 저녁 똑같은 교실에서 똑같은 형광등 불빛 받으면서 시험공부만 한다. 군청에서는 목돈을 들여 서울 강아랫마을 입시 강사를 불러 주말마다 시험성적 잘 나오는 아이를 위부터 줄을 세워 듣도록 한다. 시골 학교마다 체육관하고 강당이 들어서고 학교급식을 한다. 그렇지만 시골 학교 아이들 먹을 푸성귀나 곡식을 학교 운동장 한쪽에서 손수 일구어 거두지는 않는다. 학교 건물 둘레에는 주차장만 늘어난다. 시골학교 아이는 어떤 쌀을 먹을까. 유기농 쌀을 먹을까, 아니면 농약 많이 뿌리는 여느 쌀을 먹을까, 아니면 친환경농약 뿌리는 쌀을 먹을까. 시골학교 마치는 아이들은 모두 시골을 떠나 도시에 있는 대학교나 공장이나 회사에 들어가도록 교사와 어버이가 등을 민다. 시골에서 나고 자란 아이가 시골에 깃들어 예쁜 시골사람 되도록 이끄는 교육제도나 교육과정이란 없고, 교과서나 교육이론도 없다. 태어나고 자란 곳이 시골일 뿐, 시골 중·고등학교 다니는 동안 모내기를 하거나 가을걷이를 하거나 낫질을 하거나 호미질을 하는 일조차 드물다. 도시로 가서 대학생이 되거나 노동자가 되거나 회사원·공무원 될 아이들한테 시골일 시키거나 맡기는 어버이나 교사는 안 보인다. 이러는 동안 시골마을에 아이들 숫자 줄고, 시골마을에 뿌리를 내려 살아가려는 젊은이 사라진다. 도시를 떠나 흙내음 찾아 시골로 오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시골에 머릿수 늘어날 일이 없다. 가난하다는 동남아시아 나라에서 시집온 사람들이 아이를 낳더라도, 이 아이는 도시로 보낼 아이가 되지, 시골에 남을 아이가 되지 않는다.


  시골학교를 보면 시골이 보인다. 시골학교를 보면 나라가 보인다. 시골학교를 보면 지구별이 보인다. 시골학교를 보면, 아무런 빛이 없는 새까만 무덤이 보인다. 4346.12.11.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삶과 책읽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그윽하다'와 '아늑하다'가 서로 비슷한 얼거리 되고,

'고요하다'와 '조용하다'가 서로 어깨동무하는 얼개 됩니다.

그렇지만, 네 낱말은 한 가지 느낌을 밑바탕으로

쓰임새와 느낌과 뜻이 조금씩 달라요. 

 

..

 

그윽하다·아늑하다·고요하다·조용하다
→ ‘그윽하다’와 ‘아늑하다’는 모두 시끄러운 소리가 없을 때를 가리키는데, ‘그윽하다’는 “깊은 곳에서 소리가 없이 따스하다”는 느낌을 나타내고, ‘아늑하다’는 “포근하면서 보드랍다”는 느낌을 나타냅니다. ‘고요하다’는 “움직임과 소리가 아주 없이 차분하다”는 느낌을 나타내고, ‘조용하다’는 “움직임과 소리가 없이 차분하다”는 느낌을 나타냅니다. 그런데, ‘고요하다’는 소리뿐 아니라 움직임조차 아주 없는 느낌이고, ‘조용하다’는 시끄럽거나 어지럽게 하는 소리나 움직임이 없는 느낌입니다.


그윽하다
1. 깊숙해서 느긋하고, 시끄러운 소리가 없다
 - 숲속에서 그윽한 밤을 맞이한다
2. 뜻이나 생각이 깊다
 - 어머니는 그윽한 마음씨로 우리를 보살핀다
3. 느낌이 들뜨지 않으면서 따스하다
 -  할아버지가 그윽한 눈길로 바라본다


아늑하다
1. 포근하게 안기듯 좋으면서, 어지러운 소리가 없다
 - 마을 뒤쪽을 숲과 골짜기고 감싸서 아늑하다
 - 햇볕 잘 드는 아늑한 방에서 소꿉놀이를 한다
2. 포근하면서 보드랍다
 - 겨울이 지나니 이제 아늑한 봄날이로구나
 - 아기를 아늑하게 안는 손길


고요하다
1. 소리와 움직임이 함께 없다
 - 별빛 고우면서 고요한 시골에서 지내는 동무
2. 움직임이나 흔들림이 없다
 - 비바람이 멎은 바다는 아주 고요하다
3. 말이 없이 따뜻한 모습이나 느낌이다
 - 우리는 서로 고요하게 웃음을 주고받는다


조용하다
1. 소리가 없이 가만히 있다
 - 오늘은 안 떠들고 조용하네
 - 아직 조용한 아침이다
2. 말이나 몸짓이나 마음씨가 어지럽거나 들뜨지 않다
 - 조용히 책을 읽는 아이가 있다
 - 걸음걸이가 참 조용하다
3. 바쁘거나 어지럽게 하는 것이 없다
 - 조용하게 살아가는 큰아버지
 - 시골에서 조용히 흙을 일구는 할머니
4. 큰일이나 골칫거리나 말썽이 없다
 - 개구쟁이가 있어 조용한 날이 없다
 - 아기한테 젖을 물리니 조용하다
5. 들뜨거나 움직이던 마음이 가라앉거나 멈추다
 - 이제는 조용히 이야기를 들어 보렴
 - 한창 울고 나니 조용하다
6. 다른 사람한테 알리지 않다
 - 조용히 교실을 빠져나갔다
 - 어머니 생일잔치를 우리끼리 조용히 마련해서 놀래켰다

 

(최종규 . 2013 - 새로 쓰는 우리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