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비의딸님의 "이상하지 않은 나라를 꿈꾸는 헌책방"

알라딘 중고샵은 '중고샵'이나 '중고서점'이지 '헌책방'이 아닙니다.

이분이 하는 곳도 '복합문화공간'이나 다른 차원 책방이지 '헌책방'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헌책방은 '헌책을 파는 곳'이 헌책방이니까요.

 

예스24나 다른 인터넷책방에서 '중고 서적'을 판대서

이곳이 '헌책방'이 되지 않아요.

여러 문화활동을 하면서 '중고 책'을 판대서 헌책방이 되지 않습니다.

헌책을 파는 가게로 있어야 헌책방이고,

헌책방으로 있으면서 문화활동을 할 수도 있을 뿐입니다.

 

'전통적인 헌책방'이란 따로 없습니다.

'전통적인 옷가게'나 '전통적인 극장'이 따로 없고,

'전통적인 논'이나 '전통적인 시골'이 따로 있지도 않아요.

 

헌책방은 헌책방일 뿐이고, '복합문화공간'은 그저 '복합문화공간'일 뿐이에요.

'헌책방'이라는 공간을 좋아하기에 '헌책방'이라는 이름을 쓰는 일은 자유이지만,

이 자유를 내세워서,

'헌책방'을 하는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가 가도록 해서는 안 될 노릇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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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4-02-12 03:55   좋아요 0 | URL
제가 다 이해할 수는 없지만, 어쩌면 비슷한 맥락에서 저는 '전통시장'이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파란놀 2014-02-12 19:39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전통'시장이란 없어요.
그냥 '시장'일 뿐이지요.
더군다나 '재래시장'이라는 말까지 쓰는데,
'재래'라는 말을 함부로 붙이는...
이런 이름을 어떻게 쓸 생각을 하는지 참 알쏭달쏭하기도 합니다...

transient-guest 2014-02-14 04:03   좋아요 0 | URL
어릴 때 도화동 중앙극장 근처에 살아서 제일시장으로 심부름을 참 많이도 다녔지요. 지금도 저는 시장이 대형마트보다 더 좋아요.

파란놀 2014-02-14 06:09   좋아요 0 | URL
중앙극장은 사라지고 이제 없지만
제일시장은 그대로 있어요.

저도 아주 어릴 적에 도화1동에서 태어나 살았으니
아마 제일시장에 어머니 품에 안기거나
어머니 손을 붙잡고 시장마실을 다니지 않았으랴 싶어요 ^^
 

배고픈 아이들한테 밥을

 


  배고픈 아이들한테 밥을 차려 준다. 큰아이는 이제 아침에 슬슬 배가 고프다 싶으면 아버지한테 “아버지, 밥 먹고 싶어요.” 하고 말한다. 고맙다. 예전에는 “과자 먹고 싶어요.”라든지 “빵 먹고 싶어요.” 하고 말했는데, 과자나 빵은 배를 불리지 못한다고, 튼튼하게 자라고 씩씩하게 노는 힘은 밥을 먹으면서 얻는다고, 밥을 맛나게 먹고 나서 과자나 빵을 고맙게 먹을 때에 즐겁다고 얘기하고 또 얘기했는데, 이제 이 말을 어느 만큼 받아들여 주는구나 싶다.


  쌀은 어젯밤에 불렸으니 물갈이를 해서 안치면 된다. 큰아이 말을 듣고서 밥을 안친다. 달걀을 헹구어 불을 올린다. 어떤 국을 끓일까 생각해 본다. 콩나물을 헹군 뒤 감자를 썬다. 무와 양파를 썬다. 달걀을 삶으려 하다가 한 알을 깼다. 쯔쯔 혀를 차면서 콩나물국에 달걀 한 알 풀기로 한다. 큰아이는 밥을 먹다가 “왜 국에 달걀을 했어?” 하고 묻는다.


  밥상에 노란무를 먼저 썰어 올린다. 배고픈 두 아이는 노란무부터 우걱우걱 집어서 먹는다. 그런 뒤 국그릇에 국을 담아 올린다. 노란무로는 배가 찰 턱이 없는 두 아이는 국물과 콩나물을 건져서 먹는다. 이제 밥을 퍼서 내민다. 두 아이는 조용히 수저질을 한다. 풀과 양배추를 썰어서 간장으로 무친 풀버무리를 접시에 담아 올린다. 국을 끓이며 데운 곤약을 네모낳게 썰어서 올린다. 우리 집에 깃든 떠돌이 개한테 밥을 국에 비벼서 마당에 내려놓는다. 김치를 썰어서 다른 접시에 담아 밥상에 올린다. 히유, 한숨을 돌리면서 바라보니 아이들은 밥을 꽤 먹었다. 그러나, 아버지가 곁에 없는 탓인지, 풀버무리는 얼마 안 집었네. 바야흐로 내 밥을 푸고 국을 떠서 작은아이 옆에 앉는다. 작은아이와 큰아이가 풀을 집어먹도록 챙긴다. 떠돌이 개한테 소시지나 물고기묵을 썰어서 주면서, 두 아이한테도 소시지와 물고기묵을 썰어서 준다. 무랑 함께 먹으라고 이른다.


  두 아이가 밥을 거의 비울 무렵, 삶은달걀을 내준다. 두 아이가 국그릇을 다 비웠기에 국그릇에 달걀을 한 알씩 올린다. 두 아이는 스스로 예쁘게 달걀을 깐다. 달걀과 함께 밥 한 톨 안 남기고 모두 비운다. 배가 부른 아이들은 마당으로 내려간다. 큰아이는 떠돌이 개를 품에 안고 마당을 이리저리 달린다. 작은아이는 누나가 개를 안으니, 개가 덜 무서워 살금살금 마당으로 내려선다. 동생이 개를 무서워 하니, 누나가 개를 붙잡고 동생 쪽으로 못 가게 막는다.


  아이들 노는 양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설거지를 한다. 잘 노네. 어여쁜 아이들. 4347.2.11.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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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4-02-11 12:08   좋아요 0 | URL
어여쁜 밥을 마련하시는 마음이 저까지 맛있는 밥, 고마운 밥을 저절로
생각하게 하네요~ 이젠 떠돌이 개까지 함께살기님이 마련해주신 고마운 밥을 먹구요.^^
그나저나, 오늘은 저도 콩나물국을 끓여야겠습니다~*^^*

파란놀 2014-02-11 12:27   좋아요 0 | URL
하루가 아주 길어요.
떠돌이 개가 찾아온 뒤로
작은아이가 마당에 좀처럼 못 내려서다가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마당에서도 함께 노는구나 싶어요.

오늘 하루도 맛난 밥과
즐거운 이야기로
하루 알차게 누리셔요~~~~~~

BRINY 2014-02-11 12:18   좋아요 0 | URL
어여쁜 아이들의 모습이 절로 그려집니다.

파란놀 2014-02-11 12:27   좋아요 0 | URL
어여쁜 아이들은
이 아이들 바라보는 사람들한테도
어여쁜 빛을 물려주니
아주 사랑스럽답니다~

착한시경 2014-02-11 13:22   좋아요 0 | URL
읽고 나니...너무 배고파지네요~ 소박하지만 정겨운 밥상이 그립지만...전 아마도 대충 떼우는 점심을 먹어야 할 듯 싶네요~ ^^ 즐거운 하루 되세요~

파란놀 2014-02-12 19:45   좋아요 0 | URL
살짝 때우더라도
즐겁고 맛나게 드셔요~~

드림모노로그 2014-02-11 16:34   좋아요 0 | URL
아이들과 알콩달콩 행복한 식사시간이 눈앞에서 절로 그려지네요 ^^ ~

파란놀 2014-02-12 19:46   좋아요 0 | URL
아이들과 밥을 먹다 보면
마음도 생각도 보드랍게 풀려요.
 

[아버지 그림놀이] 나는 언제나 엄청난 (2014.2.7∼8.)

 


  이틀에 걸쳐서 그림을 그린다. 2월 7일 저녁에 그림을 그리다가, 큰아이가 너무 졸려 하는 티가 나서, 그만 자고 이튿날 다시 그림을 그리자고 말한다. 오늘은 무엇을 그릴까? 새롭게 그려 볼까? 새롭게 그리는 그림이란 무엇일까? 내 마음속에 없는 빛을 그리면 새로운 그림이 되는가? 내 마음속을 새롭게 읽으면 새로운 그림이 되는가? 후박잎을 몇 그린 뒤, 잎사귀 안쪽에 별을 그려 넣는다. 그러고는 “나는 언제나 엄청난 부자이다.”라는 말마디를 적어 본다. 그리고 ‘부자’라는 낱말을 갈음할 다른 낱말을 하나씩 적어 본다. 숲, 빛, 꽃, 물, ……. 모두들 우리 가슴속으로 곱게 스며들어 맑게 빛날 수 있기를 빈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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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4-02-11 11:32   좋아요 0 | URL
그림이 참 좋습니다!!!!^^
저는 그림에 영 소질이 없는지라 그림 잘 그리는 사람들이 무척 부러울 때가 있어요~

파란놀 2014-02-11 11:35   좋아요 0 | URL
그저 마음 가는 대로 그리면 돼요.
잘 그린다 못 그린다 같은 경계는 없으니까요.
즐겁게 그리는 그림이
가장 아름다워요~
 

책아이 107. 2014.2.6.ㄴ 네 손에는

 


  책순이 사름벼리가 손에 쥐는 책에서 어떤 이야기가 흘러나올까. 책순이 사름벼리는 어떤 책을 손에 쥐면서 어떤 이야기를 마음속에 담고 싶을까. 책순이 사름벼리는 책마다 서린 다 다른 아름다움을 받아먹으면서 스스로 새롭게 재미난 이야기를 가꿀 수 있을까. 책순아, 그림책도 책이고, 작대기도 책이며, 하늘하늘 날리는 눈도 책이야. 동생 손을 맞잡고 거니는 들길도 책이고, 아버지와 함께 타는 자전거도 책이야. 우리 둘레에는 언제나 모두 책이야.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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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억 주택 도전기”라는 이름이 내키지 않고, 집을 다 짓고 나니 3억 가까이 들었다는 돈도 그리 달갑지 않다. 왜 집을 지을 적에 돈을 따지는지 알 길이 없다. 돈이 든다면 들 테지만, 옷을 사서 입으면서 얼마짜리 옷을 입느냐고 따지는가? 밥을 지어서 먹을 적에 얼마짜리 곡식과 콩과 반찬을 차려서 먹는다고 따지는가? 밥과 옷 모두 내 삶을 밝히고 가꾸는 흐름을 살핀다. 집이라고 다를 까닭이 없다. 내가 살아갈 가장 아름다운 보금자리를 가꾸는 일이라고 여긴다면, “꿈꾸는 대로 지으면서 살아간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면 좋겠다. 오늘날 시멘트를 안 바르면 집을 못 짓는다고 할 만하지만, 시멘트로 바른 집을 나중에 몇 해나 더 이어갈 수 있는지 돌아볼 수 있으면 좋겠고, 돈이 얼마 들었느냐를 떠나, 스스로 즐겁게 누리고픈 삶인가 아닌가를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1억이든 3억이든 무슨 대수인가. 남이 지어 놓은 집에 들어가든 손수 집을 짓든 무슨 대수인가. 즐겁게 살아가면 되고, 사랑스레 손질하고 가꾸면 된다. 4347.2.11.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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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만의 집 꿈꾸다 짓다 살다- 설계부터 완공까지 1억 집짓기 도전기
김병만.박정진 지음, Dreamday 편집부 엮음 / 드림데이(Dreamday)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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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2월 11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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