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밥줄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책잔치를 조촐하게 했다. 그림을 그려 주신 분, 디자인을 해 주신 분, 우리 둘레 고마운 이웃들, 이러구러 한 자리에 모여서 밥 한 그릇을 나누고 술 한 잔을 부딪혔다. 자리를 마무리하면서 우리 아이들과 어디로 갈까 하고 생각한다. 인천에 있는 큰아버지네에 갈까, 일산에 있는 이모와 외삼촌네에 갈까. 여러모로 생각한 끝에, 일산 이모와 외삼촌은 아이들을 오랫동안 못 보았기에 일산으로 가기로 하고 택시를 부른다.

  하루를 묵고 아침에 조용히 일어난다. 모두들 아직 잠든 아침에 글을 쓰려고 노트북을 꺼낸다. 그런데, 노트북만 있고 밥줄이 없다. 내 오래된 노트북은 밥줄이 없으면 전원조차 못 켠다.

  밥줄 없는 노트북을 만지작거린다. 밥줄을 안 챙긴 노트북은 무거운 짐이다. 언제나 밥줄을 노트북 주머니에 함께 넣는다고 하는데, 이번 마실길에 어찌저찌 흘린 듯하다. 일산집 이모가 일어난 뒤 넌지시 묻는다. 노트북을 빌린다. 고맙게 얻어서 쓴다. 4347.3.7.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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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움을 밝히는 등불

 


  어두움이 내리는 인천 배다리 헌책방거리에 등불 하나 밝다. 다른 가게는 모두 문을 닫고 불을 껐지만, 헌책방 한 곳 등불이 홀로 밝다. 어두운 거리를 지나가는 자동차는 살짝 밝다가 이내 어둡다. 자동차가 지나가면 외려 더 어두워진다. 그렇지만 조그마한 헌책방에서 바깥에 매단 조그마한 등불은 조그마니 밝으면서 곱다. 이 등불을 바라보고 책빛마실을 하는 이들은, 조그마한 책방에 꽂힌 조그마한 책 하나를 만나면서 마음 가득 책빛을 담겠지.


  책은 밝은 낮을 더욱 환하면서 따사롭게 북돋운다. 책은 어두운 밤에 한 줄기 빛이 되어 길동무가 된다. 책은 밝은 낮에 기쁘게 웃는 노래잔치를 베푼다. 책은 어두운 밤에 싱그러운 풀벌레노래마냥 마음을 밝혀 고운 사랑씨앗 된다. 4347.3.6.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헌책방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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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름벼리 아버지도 드세요

 


  동생이 아버지한테 빵 한 조각을 내주니, 누나 사름벼리도 아버지한테 “아버지도 드세요.” 하고 내민다. 두 아이는 서로서로 반씩 나누어 먹다가 아버지한테 살며시 나누어 준다. 나는 아이들더러 달라 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스스로 무언가 느끼는구나 싶고, 아이들은 이렇게 스스럼없이 둘레에 있는 님들과 나누어 먹는 즐거움을 알지 싶다. 모두 예쁜 아이들이다. 4347.3.6.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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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4-03-06 11:16   좋아요 0 | URL
얼마나 예쁜 아이들인가요! 공감하고 갑니다.

파란놀 2014-03-06 11:17   좋아요 0 | URL
예쁘서 늘 가슴이 찡하답니다...
 

산들보라 아버지 먹어 봐

 


  네 살 산들보라가 아버지더러 한 입 먹어 보라면서 빵조각을 내민다. 어라, 같이 먹자고? 고맙네. 한 입 깨문다. 그러자 “앙, 많이 먹었잖아?” 하는데, 저 한 입 베물고 또 한 입 먹으라고 준다. 이렇게 네 차례쯤 함께 한 입씩 먹는다. 4347.3.6.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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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4-03-07 00:28   좋아요 0 | URL
저 한 입 베물고 또 한 입 먹으라고 준다...
아이구~ 착하고 예쁜 보라! 벼리도 그렇구요~*^^*
참으로 어여쁜 아이들입니다!

파란놀 2014-03-07 10:22   좋아요 0 | URL
예쁘며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날마다 노래합니다 ^^
 

 


  그림책 《무지개 도깨비》가 다시 나온 줄 까맣게 몰랐다. 울 데 리코 님이 그린 이 그림책은 ‘백제’와 ‘문선사’에서 나온 그림책으로 처음 만났는데, 이렇게 재미나고 예쁘며 놀라운 그림책이 왜 다시 나오지 못하는가 싶어 아쉬웠다. 그렇지만 알아보는 사람은 틀림없이 알아보고, 새로운 빛을 담아서 펴내려는 사람이 있었구나. 고마우면서 반갑다. 앞으로는 판이 끊어지지 않고 오래오래 사랑받을 수 있기를 빈다. 무지개와 도깨비를 함께 마음속으로 그린다. 4347.3.6.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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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도깨비
울 데 리코 글.그림, 류효정 옮김 / 계수나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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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3월 06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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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4-03-07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이 책도 또 감사히 담아갑니다~*^^*

파란놀 2014-03-07 17:39   좋아요 0 | URL
저도 곧 장만해서 즐겨야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