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보라 새 신 꿰고 즐거워

 


  큰아이 신을 사려고 신집에 들른다. 큰아이 신을 고르는 동안 작은아이도 새 신을 한 켤레 갖고 싶다. 이 신 저 신 만져 본다. 이때에 문득 신 한 가지가 보인다. 요즈음 작은아이가 꽂힌 ‘폴리’ 신발이다. 모르는 척할까 저 폴리 신을 집어서 작은아이한테 보여줄까 하고 1초쯤 망설인다. 1초 뒤 작은아이한테 “보라야, 자 폴리 신발이야.” 하고 보여준다. 나도 어릴 적에 ‘이현세 공포의 외인구단 까치’ 신을 꿰던 일이 퍼뜩 떠올랐다. 캐릭터가 들어간 신은 다른 신보다 곱절 가까이 비싸다. 그러나 이런 신이 한 켤레쯤 있어도 될 테지, 작은아이는 이 신 한 켤레로 얼마나 오랫동안 즐거워 할까, 하고 곰곰이 헤아려 본다. 작은아이는 두 발에 새 신을 꿰고는 아주 기쁘게 웃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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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그림 읽기
2014.3.5. 큰아이―큰아버지 그렸어

 


  “벼리야, 큰아버지 그릴 수 있겠니?” “응.” 안경을 끼고 머리카락이 짧은 큰아버지를 그린다. 그러고는 큰아버지 집에서 눈에 뜨인 여러 가지를 그림에 함께 담는다. 먼저 텔레비전을 그린다. 그러고는 밥상과 맥주잔을 그린다. 그러고 나서 큰아버지 머리에 물방울이 흩날리는 모습에다가 손에 무언가 쥔 모습을 그린다. 땀이 나서 닦는다는 뜻인가? 큰아이한테 물으니, “큰아버지 머리 감았어. 수건으로 닦았어.” 아하, 그렇구나. 머리를 감아서 물기를 말리는 모습을 그렸구나. 잘 그렸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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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빛 책읽기 2

 


  자전거를 달려 면소재지를 다녀오는 길에 살살 자전거를 세운다. “아버지, 왜 멈춰?” “응, 하늘을 더 잘 보려고.” “그래?” “저 하늘을 봐. 구름이 무슨 모양이니?” 자전거마실을 하든 두 다리로 걸어다니든 아이한테 하늘을 보라는 말을 자주 한다. 구름빛이 어떠한가 아이 스스로 생각해 보라고 자주 묻는다. 아이는 그때그때 느끼는 대로 얘기하기도 하지만, “글쎄?” 하고 나한테 넘기기도 한다.


  하늘빛을 무어라 해야 할까. 하늘을 채우는 구름은 어떤 빛이라 해야 할까. 구름만 보아도 따분하지 않다. 하늘만 보아도 심심하지 않다. 하늘을 바라보면서 마음속 깊이 파란 물이 든다. 구름을 마주하면서 마음에 드넓게 하얀 빛이 서린다.


  누구나 하늘을 마시면서 살아간다. 코로 입으로 살갗으로 하늘을 마신다. 누구나 하늘을 먹으면서 살아간다. 하늘을 머금는 풀을 뜯어서 먹고, 하늘을 머금는 열매를 따서 먹는다. 우리 몸은 하늘빛으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우리 몸은 하늘빛에 따라 환하기도 하고 어둡기도 하며 곱기도 하다가는 캄캄하기도 하다.


  하늘을 알 수 있을 때에 내 몸을 알 수 있다. 하늘을 볼 수 있을 적에 내 넋을 볼 수 있다. 하늘을 읽으면서 내 삶을 읽는다. 하늘을 마음밭에 또박또박 아로새기면서 내 꿈을 또박또박 아로새긴다. 4347.3.12.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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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순이 14. 하늘빛 자전거 (2014.2.11.)

 


  사름벼리야, 아버지가 왜 너희 둘을 자전거에 태우고 마실을 다니는 줄 아니? 집에서 올려다보는 하늘빛이 참 곱지만, 여러 마을을 자전거로 돌면서 올려다보는 하늘빛도 무척 곱기 때문이야. 마을마다 다른 삶빛을 읽고, 다른 삶빛 따라 다른 바람빛을 마시면서 다른 하늘빛을 누리자는 뜻이야. 너른 들에서 저 하늘을 보렴. 온통 파란 하늘에 아리땁게 흩뿌리는 하얀 빛깔이 모여 구름이 된다. 구름을 담고, 하늘을 담으면서, 언제나 고운 숨결로 씩씩하게 자라렴.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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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순이 13. 자전거 사이로 놀이 (2014.2.24.)

 


  작은아이는 자전거 사이로 빠져나가는 놀이를 좋아한다. 작은아이가 이렇게 자전거 사이로 빠져나가면 큰아이도 동생 꽁무니를 좇곤 한다. 이러다가 자전거를 쿵 넘어뜨리기도 한다. 얘들아, 자전거가 넘어질 수도 있지만, 뒷거울이 그만 깨질 수 있어. 부디 자전거 사이로 빠져나가기 놀이는 참아 주라. 자전거가 아야 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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