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21] 해와 해
아이들은 해를 바라보면서 ‘해’라 말합니다. 해가 비출 적에는 ‘햇빛’이라 말하고, 해가 풀과 나무를 살찌울 적에는 ‘햇볕’이라 말합니다. 해가 빛줄기를 곱게 퍼뜨릴 적에는 ‘햇살’이 눈부시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꽤 많은 어른들은 해를 바라보며 ‘해’라 말하지 않고 ‘태양’이라 말합니다. 해가 베푸는 빛과 볕과 살을 맞아들여 이 기운을 쓸 적에는 ‘태양에너지’라 말해요. 왜 해는 해가 되지 못하고 ‘태양’이 되어야 할까요. 얼마 앞서 한국말로 새로 나왔다는 《이방인》이라는 소설책에도 ‘햇빛’이 아닌 ‘태양빛’이라 나오고, ‘해’가 아닌 ‘태양’이라 나옵니다.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 이 소설책을 읽을 무렵에는 한국말 ‘해’를 잊어야 할는지 모릅니다. 이 나라에서 어른으로 살자면 한국말은 잃어버려야 할는지 모릅니다. 4347.4.22.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꽃밥 먹자 68. 2014.4.15.
아이들이 마당과 뒤꼍에서 꽃을 꺾으며 논다. 마을에는 경관사업을 하느라 유채꽃이 한창이고, 우리 집에는 옛날부터 스스로 씨를 드리우며 자라는 갓꽃이 한창이다. 노란 갓꽃을 따고 봄까지꽃을 딴다. 이 꽃들을 밥상맡에 놓고 밥을 먹는다. 꽃내음을 누리려고 꽃을 꺾었니? 밥상맡에 꽃을 놓으니 한결 고우면서 밝으니?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시골아이 59. 이불순이 되어 (2014.2.11.)
햇볕이 따끈하고 얼음장 풀리는 봄이란, 아이들이 활짝 웃으면서 신나게 뛰노는 새날이라고 느낀다. 따순 볕이 좋아 해바라기를 하고, 따순 볕처럼 살가이 짓는 웃음이 마당에 넘치면서, 보금자리가 즐겁고 하루가 빛난다. ㅎㄲㅅㄱ
이불놀이 7 - 이불 사이로 슝슝
볕이 좋아 마당에 이불을 넌다. 아이들은 이때다 하며 마당에서 이불 사이로 가로지르는 놀이를 한다. 햇볕을 쬐고 멧새 노래를 들으면서 이불 사이를 슝슝 지나간다. 너희들이 재미있으면 언제나 무엇이든 놀이가 되겠지. 4347.4.22.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시로 읽는 책 127] 오랜만에
날마다 멧새 노랫소리 들으면서
언제나 햇볕내음 맡으면서
서로 도란도란 이야기꽃.
오랜만에 만난 사람은 서로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을까요.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은 수수하거나 조그마한 이야기는 주고받지 못한 채 서로 겉도는 이야기만 툭툭 꺼내다가 다시 헤어져 오랫동안 안 만나지 않을까요. 자주 만나는 사이라면 참으로 수수하거나 조그마한 이야기로 도란도란 사랑꽃을 피우리라 느껴요. 늘 보는 사이요 함께 살아가는 사이라면 수수하거나 조그마한 이야기가 기쁜 씨앗이 되어 삶을 환하게 밝히리라 느껴요. 4347.4.22.불.ㅎㄲ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