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까기


  박근혜를 까기는 참 쉽다. 어느 모로 보더라도 대통령다움이나 사람다움이 모자라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일보나 이곳 기자를 까기란 얼마나 쉬운가. 이들이 똑바로 하는 일을 보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가 이들을 자꾸 보면, 정작 우리가 볼 것을 놓치거나 잃는다. 우리는 무엇을 보아야 하는가. 우리 아이들을 보아야 하는가, 박근혜를 보아야 아는가. 고운 책을 읽어야 하는가, 조선일보를 읽어야 하는가. 남을 까는 동안 늘 까고 또 까고 다시 깔 뿐이다. 비판은 비판만 낳는다. 평화를 바라면 평화를 보고 평화를 지어서 평화를 낳아야 안다. 우리가 조선일보를 안 보면 이 신문이 사라진다. 비판을 하든 찬동을아든 자꾸 조선일보를 보니까 조선ㅣㄹ보는 더 커진다. 우리는 호두를 까는 인형이 아니라 생각과 삶을 짓는 사람이다. 사랑을 지으면서 우리 아이들과 고운 책을 보자. 숲을 보아야 숲이 나타난다. 박근혜만 보니까 박근혜가 넘친다. 4347.5.31.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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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꽃놀이 소리


  밤에 자꾸 펑펑 하는 소리가 난다. 강화섬에서 사흘째 있는데 아무래도 불꽃놀이로구나 싶다. 도시에서 맑은 시골로 놀러왔으니 드넓은 하늘과 바다에 대고 저렇게 놀 만하겠지. 생각해 보라. 별 보이지, 밤이 깜깜하지, 조용하지, 사람 없지, 얼마나 폭죽놀이에 어울리는가.

  자는 아이들이 깨지는 않는다. 나는 아이들 곁에 누워 개구리 노래를 고즈넉하게 듣다가 살짝살짝 놀란다. 아마, 개구리 노래 조용히 듣는 도시 이웃도 있으리라. 철없기는 하지만,  한번 놀아 보고픈, 가슴에 시원한 소리 터뜨리고 싶은 그분들, 알맞게 노시고 별자리 놀이도 누리시기를. 4347.5.31.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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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에 빨래 개며


  작은아이는 곯아떨어졌다. 어깨로 안아서 잠자리에 누이고 옷만 갈아입힌다. 작은아이는 누운 채 몸을 맡긴다. 이럴 적에 아버지가 옷을 벗기고 새옷 입히는 손길을 몸으로 알고 마음으로 느끼겠지. 하루 내내 맨발로 논 아이인데 아침에 씻겨야지. 큰아이는 이웃 언니랑 오빠랑 동생하고 논다. 늦은 때이지만 졸음을 참는다. 옷을 벗기고 씻기니 잠옷으로 온자 입는다. 베개에 두른 손닦개에 젖은 머리카락을 스스로 펼치고 눕는다. 땀으로 옴팡 젖고 때 많이 낀 아이들 옷가지를 빤다. 어제 빨아서 넌 옷가지는 다 말랐다. 축축한 옷을 넌다. 큰아이 이마를 어루만진다. 오늘도 잘 놀아 주었네. 예쁘 고맙다. 이내 꿈나라로 간 큰아이 옆에 앉아 마른 옷가지를 갠다. 불 끈 방에서 밤눈으로 옷을 갠다. 자는 방 한쪽에 놓는다. 이튿날 새롭게 놀자. 바깥마실 나흘째이구나. 4347.5.30.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이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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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으로 글을 쓰며


  셈틀이 있으니 집에서는 셈틀을 켜서 글을 쓴다. 집에서 나와 마실을 다니며 공책에 글을 쓴다. 공책에 글을 쓸 적에는 고쳐쓴 자국까지 모두 다시 읽으며 손질한다. 처음부터 다시 새겨읽으며 느끼고, 마음에 닿는 대목을 곰곰이 헤아리하며 마무리짓는다. 요즈음에는 원고지에 글을 썼어도 다시 셈틀에서 파일로 바꾸어서 보내야 한다. 이런 흐름에서는 공책에 손으로 글을 쓴 뒤 또 거듭 읽으며 셈틀에 글을 옮기니 품이 꽤 드는데, 어느 모로 보면 스스로 내 글을 자꾸 읽으며 스스로 둘째 셋째 넷째 ... 열째 스무째 글손(독자)가 된다. 내 글에 내가 글손이 되면서 내 글을 즐긴 빛을 거듭 담는다. 4347.5.30.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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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은


  놀 수 있을 때에 아이들이다. 노래할 수 있을 때에 아이들이다. 뛰거나 달릴 수 있을 때에 아이들이다. 춤출 수 있을 때에 아이들이다. 꿈꾸고 사랑할 수 있을 때에 아이들이다. 웃을 수 있을 때에, 품에 포근히 안길 수 있을 때에, 꽃을 아끼고 어루만질 수 있을 때에, 냇물에 몸을 맡기거나 하늘을 보고 두 팔을 벌릴 수 있을 때에, 어여쁘게  빛나는 아이들이다. 달게 자고 일어난 작은아이를 가볍게 안고 토닥인 뒤 밥을 먹인다. 4347.5.30.쇠.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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