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느라 책을 안 펼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그럴까? 그렇게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손전화가 나왔을 적에도 책을 안 펼치는 사람은 안 펼친다. 스마트폰이나 손전화 때문이 아니다. 스스로 삶을 찾는 길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언제나 책하고 등을 진다.

  책은 아무나 읽지 않는다. 스스로 온마음을 기울여 빛을 사랑하는 사람만 책을 읽는다. 책은 누구나 읽는다. 스스로 온마음 기울일 만한 빛을 품을적에 누구나 책누리를 찾아가면서 빙그레 웃는다.

  순전화 없던 예전에는 버스나 전철에서 사람들이 스포츠신문이나 ㅈㅈㄷ 찌라시만 본다는 말이 많았다. 잘 보라. 오늘날 숱한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는 스포츠와 언예인과 ㅈㅈㄷ 찌라시에 폭 사로잡힌다. 이러는 동안에도 책을 읽는 사람은 스스로 마음을 가다듬어 책빛을 먹는다.

  모든 사람이 책만 읽을 까닭이 없다. 모든 사람이 똑같은 책을 읽어야 하지 않다. 저마다 삶을 그리는 빛을 품을 노릇이요, 사랑을 노래할 꿈을 이야기하면 된다. 책은 예나 이제나 늘 우리 곁에 곱게 있다. 나를 보고 이웃을 보며 숲을 볼 수 있으면 된다. 4347.6.5.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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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다면 길 테고 짧다면 짧은 마실을 마친다. 오늘 고흥집이로 돌아간다. 그동안 우리 집 나무와 풀과 꽃과 들딸기는 어떤 하루를 누렸을까. 돌아갈 집이 있는 우리 삶을 곰곰이 되새긴다. 돌아갈 집에서 속삭일 사랑과 그릴 꿈을 생각한다. 삶은 누구나 늘 스스로 짓는다. 스스로 느끼든 못 느끼든 언제나 내 삶은 내가 지으며 산다. 짐을 알뜰히 꾸리자. 버스를 달려 천천히 천천히 숲집으로 돌아가자. 4347.6.5.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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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찍을 수 없는 사진이 있다고 말하는 분이 있어요. 이분한테는 참말 찍을 수 없는 사진이 있어요. 스스로 만들었습니다. 이와 달리 찍을 수 없는 사진을 처음부터 조김도 그리지 않는 분이 있어요. 이분은 늘 마음속에 그린 대로 사진을 찍습니다. 이를테면, 사랑에 국경이란 없다고, 아니 사랑을 하며 국경은 처음부터 생각하지 않던 분은 국경 없는 사랑을 해요.

  다만, 사회라는 눈길로 볼 적에는 국경이 없는 사랑이고, 이분들로서는 그냥 사랑입니다.

  사진을 찍는 길은 두 가지로 볼 수 있어요. 찍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이녁 사진을 틀에 가두는 사진이 있습니다. 스스로 보는 대로 스스럼없이 맞아들여 스스럼없이 찍는 사진이 있어요. 4347.6.5.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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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눈을 감으면
마음속에 떠올라서
천천히 그리는 이야기

눈을 뜨면
머릿속에 스며들어
하나둘 새기는 숨결

나무가 웃고
풀이 춤추고
꽃이 노래하는
숲에서
빛으로 집을 지어
오늘을 산다.


4347.6.4.물.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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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과 큰아버지를 만납니다. 나한테는 언니이고 아이들한테는 큰아버지입니다. 아이들은 큰아버지를 좋아하면서도 정작 큰아버지와 있을 적에 딴 놀이만 실컷 했고, 큰아버지와 헤어질 무렵 뒤늦게 무엇인가 깨닫습니다. 울먹울먹합니다. 얘들아, 그러니까 큰아버지 계실 적에 함께 놀며 웃었어야지. 아직 아이들은 뒷북스럽습니다. 뒷북아이입니다. 어른인 나는 다른 데에서 가끔 뒷북어른이 되곤 해요. 뒷북말을 하고 뒷북짓을 합니다. 뒷북노래를 부르거나 뒷북꿈을 꾸기도 해요. 어느 날 아침에 생각합니다. 자, 이제부터 뒷북질은 그치고 앞북질을 하자. 앞북걸음으로 살자 하고요. 4347.6.5.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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