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50] 노래선물



  일산 식구들과 함께 혼례잔치에 갑니다. 어른과 아이 모두 일곱 식구입니다. 혼례를 올리는 곳에서 나눠 주는 종이를 받아 자리에 앉습니다. ‘노래선물’이라는 차례가 있기에 고개를 갸웃하다가, 아하 하고 깨닫습니다. 다른 곳에서 으레 부르는 ‘축가’를 가리키는군요. 노래선물을 세 번 받습니다. 부르는 사람은 마음을 들려줍니다. 듣는 사람은 마음을 받습니다. 따사로운 빛이 흐릅니다. 4347.7.13.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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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셔요 이정서 님, ‘독자’입니다



  이정서 님한테 한말씀 여쭙니다. 독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이정서 님은 ‘섬뜩한 오해’로만 여기니, 독자라는 사람이 책마을에서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독자가 들려주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책마을 책지기는 어딴 이야기를 책에 담을까 궁금합니다. 다른 번역가를 섬길(존중할) 줄 모른다면 아무런 번역문화를 이루지 못합니다. 그리고, 독자가 차근차근 짚은 대목을 즐겁게 맞아들이지 않을 적에는 다른 누구보다 바로 이정서 님 스스로 새롭게 태어나지 못합니다. 아름다운 문학을 번역하려 한다면, 아름다운 빛을 보고 느껴서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야지 싶습니다. 이정서 님이 앞으로 ‘독자’를 ‘책 즐김이’로 느껴서 ‘섬뜩한 오해’와 같은, 뭐랄까, 뜬금없는 ‘핑계(자기합리화)’는 멈추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아름다운 이야기를 빚는 ‘책사랑 한길’로 나아가시기를 빕니다. 고맙습니다. 4347.7.13.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사람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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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움출판사 대표이자 <이방인>을 한국말로 옮긴 이정서 님이

내 알라딘서재에 '섬뜩한 오해'라는 댓글을 아주 길게 붙였는데

이 글을 올리니, 어느새 그 댓글을 지우셨다.


그러나, 댓글을 지웠다 하더라도

독자를 '가볍'거나 '우습'게 여기는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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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는 눈빛 20. 찍을 만큼만 찍는다



  아이들과 함께 전철을 타고 나들이를 하는 길입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할머니와 할아버지 옆에 앉습니다. 일산 대화역을 떠난 전철은 어느덧 바깥길을 달립니다. 숲이 나옵니다. 작은아이가 창가로 돌아앉아 푸른 빛을 바라봅니다.

  문득 내 입에서, 아, 하는 소리가 터져나옵니다. 네 살 아이가 유리창에 코를 박는 모습이 애틋하도록 귀엽습니다. 나도 네 살 아이였을 적에 이렇게 귀여워서 우리 어머니와 아버지도 빙그레 웃음지었겠다 싶습니다.

  예전에 어머니와 아버지는 어린 내 모습을 그윽히 바라보면서 마음속에 빛을 담았으리라 느낍니다. 나는 무릎에 얹은 사진기를 살며시 들어, 찰칵, 하고 찍습니다. 한 장 두 장 석 장 그저 즐거워 찍습니다. 찍을 만큼 신나게 찍은 뒤 아이와 함께 바깥을 내다봅니다. 4347.7.13.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사진책 읽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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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 일곱 자리


  전철 일곱 자리를 앉는다. 일산 할머니와 할아버지와 외삼촌과 곁님과 두 아이까지 있으니 일곱 자리를 통째로 차지한다. 이야, 함께 움직이니 큰식구로구나. 혼례잔치에 가는 길이 재미나다. 아이들 데리고 전철을 타며 이렇게 홀가분하기는 처음이다. 4347.7.13.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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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151] 알고 배운다



  처음 배워서 처음 알고

  새로 배워서 새로 알며

  다시 배워서 다시 안다.



  다 알았다고 여기면 떠납니다. 아직 모른다고 여기면서도 떠납니다. 스스로 배우고 싶기에 스스로 배우고, 스스로 안 배우려 하기에 스스로 안 배웁니다. 다 알았으면 얼마나 다 알았다고 할 만할까 궁금합니다. 모두 안다는 사람은 어느 만큼 알까 궁금합니다. 날마다 하나씩 배워서 알고, 언제나 새롭게 배워서 새로 압니다. 4347.7.13.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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