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어떻게 찾을까? - 도서관에 가자 2
아카기 간코 글, 스가와라 게이코 그림, 고향옥 옮김 / 달리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420



책, 도서관, 책방

― 책은 어떻게 찾을까?

 아카기 간코 글

 스가와라 게이코 그림

 고향옥 옮김

 달리 펴냄, 2008.12.24.



  오늘날은 도서관에서 책을 손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책방에서도 책을 수월하게 찾을 수 있습니다. 도서관이나 책방까지 가지 않고도 집에서 책을 거뜬히 찾을 수 있습니다. 목록을 만들어 인터넷에 띄우면 언제 어느 곳에 있더라도 책 하나 찾는 일이란 대수롭지 않습니다. 그런데, 도서관이나 책방에서는 목록으로 띄운 책이 아니면 찾아볼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도서관이나 책방에서 안 갖춘 책은 찾아볼 수 없어요.


  사람들이 만드는 모든 책이 도서관이나 책방에 가지 않습니다. 아니, 우리가 만드는 모든 책이 ‘도서관’과 ‘새책방’에 가지는 않습니다. 중앙정부에서 만들었으나 도서관에 안 들어가는 책이 있고, 도매상을 거쳐 팔려고 하지 않으면 못 들어가는 책이 있습니다. 그리고, 웬만한 도서관에서는 만화책을 다루지 않습니다. 그림책도 다루지 않습니다. 요즈음은 어린이책 도서관이 제법 많이 생겼는데, 인표어린이도서관이 나타나기 앞서까지 어린이책을 도서관에서 만나기란 아주 어려웠습니다. 도서관에서는 동화책조차 제대로 안 갖추었으니까요. 이는 오늘날에도 엇비슷해요. 동화책이나 그림책은 ‘아이만 보는 책’이라 여기면서 여느 도서관에서는 이 책들을 안 갖추려 하기 일쑤입니다.


  그러면, 여느 어른이 어린이도서관에 가야 할까요? 무엇보다 왜 동화책이나 그림책을 ‘모든 사람이 두루 즐기’도록 하는 책으로 느끼지 못할까요? 왜 만화책은 도서관에 안 갖추려 할까요?



.. 이 방법은, 0에서 9까지 열 개의 수를 가지고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나누는 방법이에요. 이 세상의 모든 것이 이 열 개 가운데 어딘가에 꼭 들어가야 합니다 ..  (16쪽)




  도서관에서는 ‘도서관 분류법’으로 책을 바라봅니다. 도서관에서는 ‘사서 눈길과 손길’로 책을 다룹니다. 분류법에 들어가기 어려운 책은 도서관에 들어가기도 어렵지만, 처음부터 분류법에 끼지 못하는 책이 있습니다. 사서가 받아들이지 않는 책이 있습니다.


  사서 몇 사람이 수십만이나 수백만에 이르는 책을 늘 그대로 건사하기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책을 바라는 사람은 다 달라, 어떤 이는 책을 함부로 다룰 텐데, 도서관 바깥으로 책을 빌려가는 사람이 어떻게 다룰는지 지켜볼 수도 없습니다.


  도서관에서는 책마다 딱지나 스티커를 붙입니다. 어느 책은 겉장(표지) 하나에 온갖 품과 땀을 담아서 아름답게 여미었으나, 딱지와 도장과 바코드를 겉장 한복판에 떡하니 붙이면서 겉장 모양새를 송두리째 가리기도 합니다. 출판사에서는 애써 곱게 겉종이를 만들어 끼웠는데, 도서관에서는 겉종이를 뜯어서 버리곤 합니다.


  이웃나라 도서관은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나는 주한미군 도서관에서 책을 다루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주한미군 도서관에서는 책마다 얇고 속이 잘 비치는 비닐을 씌웁니다. 도서관 딱지나 바코드를 붙일 적에는, 책겉에 도서관에서 따로 씌운 비닐에 붙입니다. ‘책에 대고 바로 붙이’지 않습니다. 주한미군 도서관도 한국 도서관과 마찬가지로 책 안쪽과 책등에 도장을 신나게 찍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책 겉장을 다치게 하지 않아요. 주한미군 도서관에 있는 책들은 ‘책이 어떻게 생겼는가’를 잘 알아볼 수 있습니다.



.. 상상해 보세요. 의과대학 도서관과 건축대학 도서관이 책을 똑같이 분류할 수 있을까요? KDC 하나하나의 숫자가 무엇을 뜻하는지 외워 봐야 아무 소용없습니다. 다른 도서관에서는 분류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  (30쪽)





  아카기 간코 님이 글을 쓰고 스가와라 게이코 님이 그림을 그린 《책은 어떻게 찾을까?》(달리,2008)라는 그림책을 읽습니다. ‘도서관에 가자’라는 이름으로 세 권짜리 엮은 이야기꾸러미 가운데 하나입니다. 일본에서 어린이한테 도서관 나들이를 즐겁게 북돋우도록 빚은 그림책입니다. 첫째 권은 《도서관은 어떤 곳일까?》이고, 셋째 권은 《주제를 어떻게 정할까?》입니다. 둘째 권은 《책은 어떻게 찾을까?》입니다. 어린이가 도서관에 나들이를 할 적에 궁금해 할 세 가지를 잘 간추려서 보여준다고 할 만합니다. 멋진 얼거리입니다.


  그러고 보니, 그림책 《책은 어떻게 찾을까?》는 ‘도서관을 말하는 책’인데, 이 그림책은 한국 십진분류법 가운데 어디에 들어갈까 궁금합니다. 한국에서는 국립중앙도서관에 이 책이 없고,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 이 책이 있는데 “026(문헌정보학-일반 도서관)”에 있다고 합니다. 새책방에서는 이 책을 “국내도서-어린이-초등1∼2학년-그림책”에 넣습니다.


  따지고 보면, 아이들한테 이 책을 ‘문헌정보학’이라느니 ‘일반 도서관’이라느니 하고 갈라서 알려준다 한들 찾아보기 어려우리라 느낍니다. 그저 ‘그림책’으로 넣을 때가 ‘초등1∼2학년’으로 나눌 때가 어울릴 테지요.


  그런데 왜 ‘초등1∼2학년’으로 나눌까 하고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모든 어린이가 초등학교에 다녀야 한다는 생각이기 때문일까요. ‘중등∼고등’이 아닌 ‘청소년’으로 나누어야 할 노릇이고, ‘어린이’도 나이에 맞게 나누어야 할 노릇일 텐데요.


  그나저나, 《책은 어떻게 찾을까?》는 판이 끊어졌습니다. 도서관이나 헌책방이 아니라면 만날 수 없습니다. 이 책을 일찌감치 장만한 도서관이 있으면 도서관에서 찾아볼 수 있을 테지만, 앞으로 도서관에서 이 책을 ‘대출실적’이 적거나 없다면서 치우려 한다면, 도서관에서도 만날 수 없는 책이 되고 맙니다.


  무슨 소리인가 하면, 우리는 도서관에 책을 찾으러 가지만, 도서관에서 ‘장만해서 건사했다가 빌려 읽는 사람이 없다고 여겨 몇 해 묵히다가 버리’면, 도서관에 가도 ‘책을 찾을 수 없다’는 뜻입니다. 빌려서 읽는 사람이 매우 드물다 하더라도 책을 알뜰히 건사하면서 지킬 수 있는 도서관이 될 수 있기를 빌어 마지 않습니다. 많이 낡거나 닳은 책을 새로운 책으로 바꾸는 도서관이 될 수 있기를 빕니다. 책이 있는 곳간이 되고, 책으로 삶을 밝히는 길을 여는 도서관이 되기를 빕니다. 4347.8.16.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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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 내려앉은 풀잎



  비가 오는 날은 온통 물바다가 된다. 마당도 풀밭도 꽃밭도 고샅도 온통 물바다이다. 빗물은 모든 곳을 촉촉하게 적신다. 비가 잦거나 길면 축축한 기운이 퍼진다. 비가 잦아들 무렵 마당에 내려서서 하늘을 올려다보다가 돌담에 돋은 풀을 문득 바라본다. 빗방울은 조그마한 풀잎에도 조그마한 물방울이 되어 내려앉는다. 조그마한 풀잎은 한여름을 지나면서 짙푸른 빛깔뿐 아니라 누렇거나 옅붉은 빛으로 바뀌기도 한다.


  시골에서 살기에 언제나 풀을 마주할는지 모르지만, 시골이라 하더라도 언제 어디에서나 풀을 마주하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마을 이웃이 풀을 어떻게 헤아리느냐에 따라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보이는 족족 뜯거나 뽑아야 마음이 풀리는 이웃이 있고, 풀이란 풀에는 죄 농약을 뿌려야 한다고 여기는 이웃이 있다. 오늘날에는 시골보다는 차라리 도시에서 풀을 보기가 더 수월할 수 있다. 도시사람은 길가에 풀이 돋건 말건 아랑곳하지 않을 뿐 아니라 쳐다보지 않으니, 뽑는다거나 농약을 뿌린다거나 하지 않을 테니까.


  나는 어릴 적에 빗방울놀이를 곧잘 했다. 비만 오면 풀잎에 빗방울이 내려앉기 마련이고, 비만 오면 풀잎 앞에 쪼그려앉아서 손가락으로 톡톡 퉁기며 놀았다. 하염없이 빗방울을 바라보곤 했다. 빗방울에 비치는 내 모습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빗방울이 어떻게 풀잎에 톡 붙어서 안 떨어지나 궁금하게 여겼고, 빗방울이 또르르 구르는 모습을 쳐다보면서 깔깔대며 웃었다. 두 아이와 살아가는 어른이 되어도 빗방울이 내려앉은 풀잎을 느끼면, 지나치지 못하고 가만히 들여다본다. 4347.8.16.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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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나무가 뿌리를 내려

우람하게 쑥쑥 자라서

굼벵이가 땅밑에서 쉬고

매미가 나뭇줄기 타고 올라

여름을 싱그러이 울린다.



4347.8.12.불.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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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빠지도록 글을 손질한 뒤



  지난 엿새 동안 그야말로 눈이 빠지도록 글을 손질했다. 지난 스무 해 동안 쓴 글 가운데 ‘한자말을 한국말로 번역하기’에 맞추어 쓴 1600꼭지쯤 되는 글을 샅샅이 살펴서 301꼭지를 추린다. 스무 해 동안 쓴 글을 엿새 만에 되읽자니 엄청나게 마음을 모아야 했다. 그만큼 집에서는 하루에 두 차례 가까스로 아이들한테 밥을 차려 주고 모든 하루를 이 일에 바쳤다.

  한국말사전 하나를 새로 빚는 길이다. 새로운 한국말사전에 깃들 올림말을 갈무리하는 일은 아직 아니지만, 그동안 한국에서 태어난 한국말사전이 어떤 모습인가를 곰곰이 돌아본 이야기라고 할 만하다. 먼저 한국에서 태어난 온갖 한국말사전을 찬찬히 살핀 뒤, 이 사전마다 알차거나 아름다운 대목은 받아들이거나 받아먹되, 안타깝거나 슬픈 대목은 가다듬거나 손질하거나 북돋아서 새로운 길을 열어야 한다고 느낀다.

  개화기 무렵부터 태어난 한국말사전을 돌아보면 한국말사전이 아니라 ‘한자말’사전이라고 할 만하다. 그만큼 아직 학자들 생각이 얕다. 학자들 스스로 생각을 가꾸거나 북돋우지 못했다.

  한국말이 한국말이 되도록 마음을 기울이는 일은 학자가 할 수 있을까? 학자도 해야지. 그러나, 학자에 앞서 여느 사람들, 바로 나와 내 이웃과 수수한 모든 사람들이 할 일이라고 본다. 지난 엿새 동안 눈은 아주 아팠고, 등허리뿐 아니라 팔다리까지 결렸다. 스무 해 남짓 글을 쓰며 사는 동안 이렇게 온몸이 아픈 적이 없다. 그러나 새벽마다 다시 몸을 털고 일어났으며, 오늘 비로소 모든 글을 갈무리해서 책 하나로 태어날 수 있는 꾸러미를 엮는다. 스무 해 앞서 ‘한자말 1000가지를 뽑아서 이 낱말이라도 하루 빨리 털어내자’고 다짐했는데, 1000가지를 못 하고 300꼭지를 하니 살짝 서운하다. 그러나, 300꼭지라도 즐거운 이야기로 내 이웃들이 맞아들여 주기를 꿈꾼다. 나중에, 어느 만큼 지나고 나서, 새로운 한국말사전을 곱게 선보인 뒤에, ‘한자말을 한국말로 번역하기 사전’을 내놓을 수 있겠지. 다시금 기지개를 켜자. 4347.8.15.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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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1399) 조수


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장바구니를 들고 가서 선생님의 조수 역할을 했다

《박정희-나의 수채화 인생》(미다스북스,2005) 43쪽


 선생님의 조수 역할을 했다

→ 선생님 심부름꾼을 했다

→ 선생님 곁꾼 노릇을 했다

→ 선생님 일을 도왔다

→ 선생님을 도와주었다

→ 선생님 일손을 거들었다

 …



  일손을 거들거나 도왔다면 ‘거들다’나 ‘돕다’라는 낱말을 넣으면 됩니다. “일손을 덜어 주다”라 해도 되고 “심부름꾼처럼 일했다”고 해도 됩니다. 보기글에서는 “함께 일했다”나 “함께 가르쳤다”라고 적어도 어울립니다. ‘助手’ 같은 말은 안 써도 됩니다. 그러나 “돕는 사람”을 가리키는 ‘조수’라는 한자말은 어떤 직업을 가리키는 이름처럼 굳어집니다. 일을 도우면서 ‘돕는다’고 말하는 사람은 차츰 줄어듭니다.


  한국말로 ‘곁꾼’과 ‘손도울이’가 있습니다. 곁에서 일을 돕는 사람을 ‘곁꾼’이라 합니다. 공장에서 일을 거들든, 영화감독 곁에서 일을 돕든, 이렇게 일을 거들거나 도우면 ‘곁꾼’입니다.


  낱낱 수를 세면 수를 센다고 하면 됩니다. ‘條數’를 따져야 하지 않습니다. ‘노잡이’는 ‘漕手’가 아닌 ‘노잡이’입니다. 대추와 포는 ‘棗脩’가 아닌 ‘대추 포’입니다. 새와 짐승은 ‘鳥獸’가 아닌 ‘새와 짐승’이에요.


  밀물과 썰물을 아우르는 낱말 ‘미세기’가 있습니다. 한국은 동녘과 서녘과 남녘으로 바다입니다. 동녘에는 밀물썰물을 보기 어렵다지만, 서녘과 남녘에서는 언제나 밀물썰물을 만납니다. 그러니, 한국사람이라면 ‘밀물썰물’도 ‘미세기’도 살뜰히 익힐 노릇입니다. ‘潮水’라 할 까닭이 없습니다. 낚시질을 하는 늙은이를 따로 한자말을 빌어서 가리켜야 하지 않습니다.


  아홉 가지나 되는 한자말 ‘조수’를 한국말사전에 실어야 할 까닭이 있을까 생각할 수 있는 한국사람이 되기를 빕니다. 한국말을 슬기롭게 생각하면서, 마음을 살찌우고 넋을 북돋울 이웃과 동무로 서로 어깨동무할 수 있기를 빕니다. 4341.3.10.달/4347.8.15.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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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장바구니를 들고 가서 선생님 심부름꾼을 했다


‘역할(役割)’은 ‘노릇’이나 ‘몫’이나 ‘구실’로 고쳐써야 알맞습니다.



 조수(助手) : 어떤 책임자 밑에서 지도를 받으면서 그 일을 도와주는 사람

   - 공장에서 조수로 일하다 / 영화감독 밑에서 조수 노릇을 하다

 조수(條數) : 낱낱의 조목의 수

 조수(釣?) : 낚시질하는 늙은이

 조수(鳥獸) : 새와 짐승을 통틀어 이르는 말

 조수(棗脩) : 대추와 포를 아울러 이르는 말

 조수(照數) : 수효를 맞추어 봄

 조수(漕手) : 조정 경기에서, 노를 젓는 선수

 조수(潮水)

  (1) = 미세기

   - 조수가 밀려들어오다

  (2) 아침에 밀려들었다가 나가는 바닷물

 조수(操守) : 지조나 정조 따위를 단단히 지킴


..



 알량한 말 바로잡기

 (1617) 국어


성경, 한문, 국어, 역사, 지리 …… 등 근대적 과목들을 가르쳤지요

《김삼웅-10대와 통하는 독립운동가 이야기》(철수와영희,2014) 65쪽


 국어

→ 조선말

→ 한국말

→ 우리말

 …



  보기글을 생각해 봅니다.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을 하던 이야기를 다루는 글입니다. 일제강점기에 씩씩하게 ‘겨레학교’를 연 분은 일본 제국주의 군홧발에 억눌리면서도 ‘겨레말(나라말)’을 지키려고 ‘우리말’을 가르쳤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잘 알아야 합니다. 일제강점기이던 지난날 이 나라 이름은 ‘조선’입니다. 조선이라는 이름으로 나라가 있을 적에 ‘조선어학회’가 있었고, 그무렵에는 ‘조선말’이나 ‘조선어’라 말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쓰던 ‘國語’는 ‘일본말’입니다. 일본 제국주의는 천황을 섬기는 나라에서 쓰는 말이라는 뜻으로 ‘일본말 = 국어’라 했고, 일본에서도 식민지 나라에서도 ‘일본말(日本語)’라 쓰지 않고 ‘國語’라 썼어요. 중국사람은 ‘중국말(中國語)’라 씁니다. 참말 ‘국어’라는 한자말은 뜬금없는 말입니다.


 이 책은 이십여 개 국어로 번역되었다

→ 이 책은 스무 나라 말로 옮겨졌다

→ 이 책은 스무 가지 말로 나왔다

 3개 국어에 능통한 개화 지식인

→ 세 나라 말을 잘하는 개화 지식인

→ 세 나라 말을 할 줄 아는 개화 지식인


  얼마 앞서까지 이 나라에서는 ‘국민(國民)학교’였습니다. 이 이름을 ‘초등’으로 바꾸었습니다. 왜 바꾸었느냐 하면, ‘國民’이라는 한자말은 일본 제국주의가 천황을 섬기는 나라에서 살아가는 사람을 가리키는 이름으로 썼기 때문입니다. 뜻있는 분들이 한국 정부와 교육부하고 오랫동안 싸운 끝에 학교 이름을 겨우 바로잡았습니다.


  그렇지만, 아직 한국 정부는 ‘국립국어원(국립국어연구원)’ 같은 이름을 씁니다. 정부에 있는 기관부터 ‘國語’라는 일본 제국주의 한자말을 그대로 씁니다. 사람들도 으레 ‘국어사전’이라 말할 뿐입니다. 나라 이름을 ‘조선’에서 ‘한국(대한민국)’으로 바꾸었으니, 우리는 마땅히 ‘한국말사전(한국어사전)’으로 써야 올바릅니다. 정부 기관도 ‘국어원’이라는 이름을 바로잡아야 할 테지요.


  생각하는 사람일 때에 말을 살립니다. 생각하며 삶을 가꿀 때에 슬기롭습니다. 생각하는 하루를 누릴 때에 이웃을 사랑하고 동무를 아낍니다. 한국사람 누구나 한국말을 옳게 바라보면서 아름답게 가꿀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제는 ‘國語’와 같은 일제강점기 찌꺼기를 훌훌 털 수 있기를 바랍니다. 4347.8.15.나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성경, 한문, 한국말, 역사, 지리 …… 같은 새로운 과목들을 가르쳤지요


‘등(等)’은 ‘들’로 다듬고, ‘근대적(近代的)’은 ‘새로운’으로 다듬습니다.



 국어(國語)

  (1) 한 나라의 국민이 쓰는 말

   - 이 책은 이십여 개 국어로 번역되었다  / 3개 국어에 능통한 개화 지식인

  (2) 우리나라의 언어. ‘한국어’를 우리나라 사람이 이르는 말이다

   - 국어 성적 / 국어를 가르치다

 국어(國語) : 중국 주나라의 좌구명이 지었다고 전하는 역사책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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