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1.26.


《한 번쯤 일본 워킹홀리데이》

 고나현·김윤정·원주희·김지향·김희진 글, 세나북스, 2021.6.28.



집에서 하루를 폭 쉬고서 서울로 일하러 나선다. 전남 고흥에서 살며 ‘고흥일’은 드물고, 으레 ‘바깥일’을 한다. 고흥 어린이·푸름이·어른한테 말빛과 말결과 말살림 이야기를 들려주고 함께 생각길을 짓는 자리를 꾸리면 더없이 기쁘지만, 시골에서는 하나같이 “서울로!(인 서울)”를 외친다. 시골일수록 서울로 내보내는 길에 목돈을 들이붓는다. 이러다 보니 “서울에 있는 대학교”에 들어갈 깜냥이 안 되는 시골 푸름이는 일찌감치 주눅들고 망가진다. “서울에서 대학교나 일자리를 얻은 젊은이”는 하나같이 뒤도 안 보고서 짐을 싼다. 다만 ‘주민등록지’를 시골로 두면 몫(혜택)이 많으니, 이름만 시골에 남기기 일쑤이다.


《한 번쯤 일본 워킹홀리데이》는 일본에서 일하고 지내며 일본말을 익힌 젊은이가 남긴 발자취를 묶는다. 말과 삶을 배우려면 ‘일’을 하면 된다. 서울(도시)에서뿐 아니라 시골이나 작은고을에서 일하면 더더욱 이웃말과 이웃살림을 넓게 살필 만하다. 이 나라가 아름다우려면, 다 다른 사람이 늘 새롭게 만나는 길을 틔울 노릇이라고 느낀다. 벼슬꾼(공무원)은 열 해쯤 어느 고을에서 자리를 잡았으면, 이다음 열 해는 다른 고을로 옮겨서, 그러니까 서울사람은 고흥으로, 고흥사람은 강릉으로, 강릉사람은 부산으로, 이렇게 새터에서 삶터를 일구는 길을 열 만하다고 본다.벼슬꾼(국회의원)이 한 곳에서 줄줄이 붙는 일은 사라져야 한다. 서울에서 열 해 일했다면, 반드시 시골에서 열 해 일하는 틀을 세울 노릇이다. 우루루 서울에만 쏠리니 서울사람도 괴롭고, 나라가 몇 토막으로 쪼개지며 서로 다투고야 만다. 더 헤아려 본다면, 배움터(학교)도 한마을에서 내리 다니지 않는 틀을 세울 수 있다. ‘서울에서 두 해’ 다녔으면 반드시 ‘시골에서 한 해’를 다니면서 손수 논밭일 돕는 살림살이도 익히는 틀을 세울 만하다.


서로 돌고돌면 집값이 저절로 떨어질 테지. 좋은것이 죄다 서울에 쏠렸다고 여기니 서울 집값이 떨어질 턱이 없다. 길잡이(교사·교수)도 한 곳에서 다섯 해를 가르쳤으면, 이다음에는 온나라를 돌며 가르쳐야 맞다. 가끔 놀러(관광) 시골에 가는 발걸음으로는 이웃마을과 이웃고을을 아예 알 턱이 없다. 나라지기(대통령)라면, 달마다 일터를 옮길 수 있겠지. ‘대통령 경호’를 걱정하지 않아야 한다. 똑바로 일하면서 어느 쪽에 기울지 않는 참하고 착한 나라지기라면 지킴이가 옆에서 버텨야 할 까닭이 없다. 시골 벼슬꾼(국회의원)은 혼자서 시외버스를 타고서 서울을 오가며 일해야 맞다. 모든 벼슬꾼한테는 ‘교통카드 + 자전거’만 주어야 맞다. 누구나 나란히 ‘워킹홀리데이’를 누리고 즐기는 새나라를 그려 본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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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둔덕, 공항공사 지시 있었다" 참사 전 뭐길래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55/0001326715?sid=100


국토부 사조위, 제주항공 참사 정보공개 10건 중 2건 불과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3/0013725104?sid=102


무안참사 키운 로컬라이저 둔덕…옛 청장들 “몰랐다·상부 결정”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8/0006205451?sid=101


[단독] 무안공항 운항 조종사 99% "참사 전 '콘크리트 둔덕' 존재 몰랐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22/0000826007?sid=101


“숭어는 추울 때 제맛”... 무안겨울숭어축제 24일 개막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2/0004100047?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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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1.25.


《1979 부마민주항쟁》

 차성환 글, 현북스, 2023.1.5.



조금씩 볕날로 돌아서려는 날씨이다. 한겨울이 떠나고 늦겨울로 접어들면 반짝 얼어붙는 찬바람이 불고, 잎샘바람이 지나가면 어느덧 새봄이지. 발바닥을 주무르며 쉰다. 쉬고 나서 밥을 짓고 국을 끓인다. 밥을 차려서 함께 수저를 든 뒤에는 까무룩 곯아떨어진다. 등허리를 편 뒤에는 겨울바람을 쐬며 겨울하늘을 바라본다. 다시 일손을 붙잡는다. 어디까지 걸어갈 길인지 어림하지 않는다. 앞을 보며 걷되, 늘 둘레를 보고, 뒤를 돌아보고, 하늘과 땅바닥을 살핀다. 걸을 수 있기에 느끼고 보고 마주하면서 하나씩 배운다. 《1979 부마민주항쟁》은 어린이도 함께 읽기를 바라며 엮은 꾸러미이다. 우두머리를 노리는 무리는 언제나 사슬로 친친 감는다. 함께 일할 뿐 아니라 일자리를 나누려는 사람이라면, 높낮이나 위아래가 없이 어깨동무하는데, 벼슬을 오래 안 쥐게 마련이다. 나라가 튼튼하려면 힘(특권)이 없어야 한다. 몇 해 벼슬(대통령·국회의원)을 잡았대서 꽃돈(연금)을 내내 베풀지 않아야 하고, 지킴이(경호원)를 안 붙여야 맞다. 예나 이제나 앞으로나 아름나라로 가려면, 벼슬을 마친 이한테 ‘시골 빈집(100평) + 텃밭(50평)’을 내주고서 조용히 일하며 살라고 할 노릇이지 싶다. ‘쇠(자가용)’가 아닌 ‘호미’를 베풀 노릇이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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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5000 돌파한 그날…청와대 '쉿' 이유 있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5/0003498766


민주평통 “이해찬, 의식 돌아오지 않은 위중한 상태”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788118?sid=100


군사정권·민주화 거친 '민주세대 상징' 이해찬 前총리 별세(종합2보)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5865826?rc=N&ntype=RA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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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늘어나는 외국인 범죄…경찰, 전국 기동순찰대에 외사팀 신설

https://v.daum.net/v/20260125075844719


현대차 노-로 갈등…노조 아틀라스와 전면전 선언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374/0000488254?sid=101


현대차 ‘아틀라스’가 물꼬 튼 일자리 논쟁…산업·노동계 이목 쏠린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788199?sid=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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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1.24.


《장미의 내용》

 조정인 글, 창비, 2011.4.20.



언날씨가 풀려간다. 책짐이 묵직하기에 긴소매를 벗는다. 전철과 시외버스는 더울 테니 미리 가볍게 차려서 걷는다. 해가 진 밤이면 썰렁하거나 추울 테지만, 한겨울이더라도 햇볕이 드는 낮에는 포근하다. 겨울이라서 내내 얼거나 춥지 않다. 해를 쬐면 된다. 부산에서 고흥으로 달리는 시외버스는 순천을 거친다. 순천에서 탄 어느 이웃일꾼이 우리말로 “미국사람이세요?” 하고 묻는다. 웃는다. 미국사람 같아 보이면 영어로 물어야지. 스리랑카에서 날아왔다는 분은 꽤 오래 이 나라 곳곳을 돌며 일한 듯싶다. 우리말을 잘한다. 이제 고흥이라는 곳을 처음 찾아가며 일거리를 찾는 듯하다. 겨울이면 시골 비닐집에 일손이 달리니 ‘하루 15만 원’ 일삯을 받으려고 몰려든다. 다만, 이웃일꾼이 몰릴 뿐, 이 나라 젊은일꾼은 아예 못 본다. 《장미의 내용》을 돌아본다. 어린이와 푸름이가 읽는 글도, 어른이 읽는 글도, 갈수록 “일하는 하루”와 “살림하는 오늘”을 아예 안 다루다시피 한다. 우리 스스로 일을 안 해도 이웃일꾼을 받아들이면 될 뿐일까. 손수 밥을 안 지어도 모둠밥(급식)이나 시킴밥(배달음식)을 먹으면 될 뿐인가. 굳이 땀글(노동문학)이라는 이름을 안 붙여도 된다. 누구나 이 하루를 일하고 오늘을 노래하면 될 텐데.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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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만나러 가는 길에 김정은도?'…밴스 부통령, 김민석 총리 만나 북한 대화 먼저 언급

https://v.daum.net/v/20260124140000873


[속보]與의원들, 이해찬 전 총리 입원 병원에 속속 도착…여전히 의식 없어

https://v.daum.net/v/20260124174542232


입학생 0명, 학교가 먼저 무너졌다

https://v.daum.net/v/20260124164502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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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다보스 대담: 유발 하라리] "인류 역사상 가장 크고 무서운 심리 실험이 시작되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C8dig2h8cvU


베트남 전쟁에 맥주를 배달하러 간 남자 실화 "잭 에프론, 러셀 크로우" 폭풍감동 최신영화

https://www.youtube.com/watch?v=tbdP11lz_9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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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수면부족



 수면부족으로 피로해진 몸의 에너지를 보충하는 → 잠을 못 자 고단한 몸에 기운을 채우는

 일시적인 수면부족도 문제이지만 → 살짝 하품나도 걱정이지만

 항상 수면부족인 당신 → 늘 졸린 그대 / 언제나 고단한 그대 / 노상 지친 너


수면부족 : x

수면(睡眠) : 1. 잠을 자는 일 2. 활동을 쉬는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부족(不足) : 필요한 양이나 기준에 미치지 못해 충분하지 아니함



  잠을 못 잘 적에는 “잠을 못 자다”라 하면 되고, 잠을 넉넉히 누리지 못했다면 “잠이 모자라다”라 하면 됩니다. 잠을 못 자거나 잠이 모자라다면 으레 ‘졸리다’고 합니다. 때로는 ‘졸음·졸다’를 알맞게 쓸 만합니다. ‘고단하다·고달프다’나 ‘나른하다·느른하다’라 할 만해요. ‘지치다·힘겹다·힘들다’나 ‘꾸벅꾸벅·꾸벅거리다·하품·하품나다’라 해도 어울립니다. ㅍㄹㄴ



어젯밤에 과음해서 수면부족이라고는 죽어도 말 못해

→ 어젯밤에 거나해서 잠을 못 잤다고는 죽어도 말 못해

→ 어젯밤에 잔뜩 마셔서 졸립다고는 죽어도 말 못해

《주먹밥 통신 2》(니노미야 토모코/장혜영 옮김, 대원씨아이, 2015) 4쪽


이 녀석은 정말 자기가 수면부족이라는 걸 잊었을 뿐이야

→ 이 녀석은 참말 제가 잠이 모자란 줄 잊었을 뿐이야

→ 이 녀석은 참말 제가 잠을 못 잔 줄 잊었을 뿐이야

《우라카타 2》(하토리 비스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6) 168쪽


일찍 일어나느라 약간 수면부족이었거든요

→ 일찍 일어나느라 살짝 고단하거든요

→ 일찍 일어나느라 조금 힘들거든요

→ 일찍 일어나느라 좀 하품나거든요

《라면 서유기 8》(쿠베 로쿠로·카와이 탄/조은정 옮김, 대원씨아이, 2025) 1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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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쓸 때 내가 생각하는 것들 -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 인터뷰집
애덤 바일스 지음, 정혜윤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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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6.1.31.

까칠읽기 117


《소설을 쓸 때 내가 생각하는 것들》

 애덤 바일스 엮음

 정혜윤 옮김

 열린책들

 2025.2.10.



“The Shakespeare and Company Book of Interviews”를 옮긴 《소설을 쓸 때 내가 생각하는 것들》이다. 이 책을 읽은 분이라면 알 텐데, 프랑스 파리에 있는 작은책집이자 마을책집인 〈셰익스피어 앤드 컴퍼니〉이고, 이곳은 ‘영어로 쓴 책’을 팔 뿐 아니라, ‘영어로 글을 쓰는 사람’이 모이는 곳이며, ‘영어책을 읽으며 배우는 사람’이 만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새책도 다루지만 밑바탕은 헌책집이다. 지난날부터 오늘날에 이르는 모든 책을 다루고 읽으려는 이음길이라고 할 만하다.


영어로 나온 책이라면 그냥 “Shakespeare and Company”를 넣을 만하다면, 한글로 옮길 적에는 책집이름을 그대로 살려도 되고, 수수하게 ‘책집’이나 ‘헌책집’이라 할 만하다. 프랑스에 있는 작은책집·마을책집·헌책집을 모르는 분한테 이 책을 알리려는 뜻이라면 책이름을 “작은책집에서 만난 사람”이라든지 “마을책집에서 이야기하다”라든지 “헌책집에서 나눈 말” 즈음으로 붙일 만하다.


다시 짚자면, “소설을 쓸 때 내가 생각하는 것들” 같은 책이름이 아주 틀리지는 않지만, 작은책집에서 여러 글바치를 불러서 이야기밭을 펼 적에는 ‘책집에서 모인다’는 뜻부터 살필 노릇이다. 으리으리하거나 커다란 곳에서 펴는 이야기밭이 아니다. 책숲(도서관)에서 꾀하는 이야기밭이 아니다. 책을 사고팔면서 읽고 나누는 마을책집에서 일구는 이야기밭이다. 그래서 헌책집 한 곳으로 찾아온 글바치뿐 아니라, 헌책집에 책손으로 드나드는 사람이 어울리는 이야기밭에서 피어나는 온갖 말은 ‘글쓰기’만 안 짚는다. 먼저 ‘삶읽기’를 짚고 ‘삶쓰기’를 바라보고 ‘삶짓기’로 나아간다. 한글판 책이름을 ‘소설쓰기’로 옭아매거나 좁혀야 할 까닭은 터럭만큼도 없다.


글을 쓰거나 읽을 적에는 ‘옳고그름’이나 ‘좋고나쁨’을 안 따질 노릇이다. 그저 삶을 쓰고 읽을 노릇이요, 언제나 삶을 쓰고 읽기에 이웃을 알아가고 나를 들여다보며 우리가 함께 살림을 펴는 이 푸른별을 가꾸는 길을 돌아볼 만하다. 프랑스 작은책집에 모이는 글바치가 너른눈으로 모든 책을 다 읽으려고는 하지 않는다고 느낀다. 이녁이 하는 말을 들으면 다 알아챌 수 있다. 어떤 이는 어느 아무개를 비아냥대거나 놀리거나 할퀸다. 어떤 이는 어느 무리만 옳거나 맞고 다른 쪽은 다 틀리거나 엉터리라고 나무란다. 다 다른 사람이 쓰는 다 다른 글이기에, 다 다른 목소리가 흘러나올 만하고, 마을책집은 이 다 다른 목소리를 그저 들려주고 듣고 나누면서 생각씨앗을 지피는 몫이다.


우리나라 책집은 어떠한가? 모든 목소리를 고루 담는 터전인가? 아니면 몇몇 목소리만 외곬로 치닫는 굴레나 늪인가? 첫머리에 나오는 글바치 한 사람은 “뭐든지 닥치는 대로 읽는다”고 밝힌다. 싫어할 만한 글도 찾아서 읽는다지. 글을 쓰는 사람은 늘 모두한테서 배워야 마땅하니까.


우리한테 귀가 둘인 까닭은 왼귀와 오른귀를 열고 틔워야 한다는 뜻이다. 눈이 둘인 까닭은 왼눈과 오른눈을 함께 뜨고 틔워야 한다는 뜻이다. 다만, 우리는 다 다른 몸이라서 눈이나 귀가 하나일 수 있다. 그런데 눈이나 귀가 하나여도 온소리와 온빛을 고루 받아들일 노릇이다. 우리 입이 하나인 까닭은, 다른 두 목소리와 빛을 아우르고 어우르면서 아름답게 한빛으로 펼쳐내라는 뜻이다.


글바치도 눈뜰 노릇이지만, 책을 읽는 모든 사람도 눈뜰 노릇이다. “좋아하는 책”만 읽는 사람은 언제나 외곬로 잠기면서도 외곬인 줄 스스로 못 알아챈다. 아이가 없거나 나이가 들었대서 그림책과 어린이책을 안 읽거나 등지거나 깔보는 손길과 눈망울이라면, 이미 글러먹은 ‘늙은이’일 뿐이다. 만화책을 안 펴거나 얕보면서 소설책이나 인문책만 읽는 손끝과 눈길일 적에도, 벌써 틀려먹은 ‘늙다리’이다. 못마땅해 보이거나 마음에 안 차는 글도 읽어야 한다. 싫거나 미운 사람이 쓴 글도 읽어야 배워서 사람이 된다. 버스기사는 왼쪽인가 오른쪽인가? 과일장수와 마트 계산원은 오른쪽인가 왼쪽인가? 그저 모두 이웃이고 사람일 뿐이다.


ㅍㄹㄴ


“저는 뭐든지 가리지 않고 다 읽습니다. 제가 싫어하는 글조차, 아니 종종 싫어하는 글이 오히려 좋아하는 글보다 소설 쓰기에 관해 더 많은 것을 알려주거든요. 제가 하고 싶지 않은 것만이 아니라 때로는 제가 하고 싶은 것들에 대해서도요 … 책상이 깔끔하면 뭔가 잘못된 겁니다.” (38, 39쪽/에버렛)


“정치는 제 할머니 집 안에 있는 온갖 것에도 스며들어 있었거든요. 거기 제 사진은 없는데 총리 사진은 있었지요. 생각해 보세요.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상황인지.” (74쪽/제임스)


“미안하지만, 글쓰기에는 카타르시스가 없습니다.” (119쪽/크네우스고르)


“사회는 항상 여성들에게 죄책감이 들게 하지요. 집에 있으면 사람들이 “아, 일을 안 하시는군요. 아이를 돌보는 건 정말 훌륭한 일이죠.”라고 하지만, 내심 경멸하고 있다는 걸 압니다. 바깥일을 열심히 하면 사람들이 “아, 아이를 직접 돌보지 않으시는군요. 출장이 많으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요. 멋지세요.”라고 말하지만, 그래도 내심 경멸하고 있다는 것을 압니다.” (169쪽/슬리마니)


#TheShakespeareandCompanyBookofInterviews #AdamBi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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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쓸 때 내가 생각하는 것들》(애덤 바일스/정혜윤 옮김, 열린책들, 2025)


아버지는 이것을 “평생 교육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위한 야간학교”라고 여겼다

→ 아버지는 이곳을 “늘 배우려는 사람한테 열린 밤배움터”라고 여겼다

→ 아버지는 이곳을 “내내 배우는 사람한테 마련한 밤배움터”라고 여겼다

11쪽


미국에는 ‘비백인’이라는 말이

→ 미국에는 ‘안하양’이라는 말이

→ 미국에는 ‘안하얀’이라는 말이

27쪽


관심의 대상으로서 말인가요, 아니면 조롱의 대상으로서 말인가요

→ 눈길받이로 말인가요, 아니면 비웃음거리로 말인가요

→ 바라보기 말인가요, 아니면 비꼬기 말인가요

→ 들여다볼 적에 말인가요, 아니면 놀릴 적에 말인가요

29쪽


만약 저한테 어떤 도덕적 진실을 기대한다면 번지수를 잘못 찾은 거예요

→ 제가 착하기를 바란다면 잘못 보셨어요

→ 제가 참하기를 빈다면 틀렸어요

→ 제가 깨끗하기를 바란다면 잘못 짚었어요

31쪽


난센스가 재밌는 점은 말이 되는 이야기를 할 때보다 패턴을 더 단단히 더 엄격히 고수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 엉터리는 말이 되는 이야기를 할 때보다 갈래를 더 단단히 꼼꼼히 지켜야 해서 재밌습니다

→ 우스개는 말이 되는 이야기를 할 때보다 가지를 더 단단히 깐깐히 버텨야 해서 재밌습니다 

36쪽


일인자는 절대 건드리지 않는다는 게 여태 불문율이었는데 누군가가 그를 건드렸으니까요

→ 꼭두는 아예 안 건드리기로 했는데 누가 꼭두를 건드리니까요

→ 첫째는 아주 안 건드리기로 했는데 누가 첫째를 건드리니까요

71쪽


뭔가가 들리기는 하는데 이해하지는 못하는 그런 느낌이었죠

→ 뭐 들리기는 하는데 알지 못했지요

→ 들리기는 하는데 아리송했지요

→ 들리지만 몰랐지요

72쪽


제 할머니 집 안에 있는 온갖 것에도 스며들어 있었거든요

→ 할머니집에 있는 온갖 곳에도 스며들거든요

→ 우리 할머니집 온갖 곳에도 스며들거든요 

74쪽


책에 관해 이야기할 때마다 설명이 복잡해지는데요, 그건 제 집필 과정이 아주 직관적이고 반복적이기 때문입니다

→ 책을 이야기할 때마다 말이 긴데요, 저는 바로 쓰고 거듭 쓰기 때문입니다

→ 책을 이야기할 때마다 갈피를 못 잡는데요, 저는 그냥 쓰고 자꾸 쓰거든요

96쪽


4∼5년의 노력 끝에 결국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 너덧 해 용쓴 끝에 곧 안 되고 말았습니다

→ 너덧 해 땀뺐지만 끝내 날리고 말았습니다

108쪽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을 때 드는 생각들이 너무 많았어요. 하나는 존재론적인 차원이었고, 다른 하나는 물리적 차원이었습니다

→ 아버지가 이승을 떠났을 때 머리가 너무 어지러웠어요. 하나는 마음이고, 다른 하나는 몸이었습니다

→ 아버지가 이곳을 떠났을 때 머리가 뒤죽박죽이었어요. 하나는 숨빛이고, 다른 하나는 몸뚱이였습니다

109쪽


저는 대체로 제약이 되는 외부 시선을 피하고 자유로운 공간을 만들어 내려 노력했습니다

→ 저는 으레 가로막는 남눈을 꺼리고 홀가분한 곳을 이루려고 했습니다

→ 저는 무릇 가두는 바깥눈을 비켜서 가벼운 자리를 열려고 애썼습니다

116쪽


왜 이 책은 다른 소설들과는 달리 잉태 기간이 그렇게나 긴지

→ 왜 이 책은 품기까지 그렇게나 길었는지

→ 왜 이 책은 움트기까지 그렇게나 길었는지

→ 왜 이 책은 싹트기까지 그렇게나 길었는지

128쪽


서로에게 일련번호를 알려 주면서

→ 서로 줄을 알려주면서

→ 서로 줄이름을 알려주면서

→ 서로 이름줄을 알려주면서

150쪽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려 애썼습니다

→ 다른 사람들 이야기를 느긋이 들으려고 했습니다

→ 다른 사람 이야기를 가만히 들으려고 했습니다

158쪽


할당제로 뽑힌 사람들은 그 일을 할 자격을 갖추지 못했을 것이다

→ 나눔길로 뽑힌 사람은 일을 할 만하지 못하다

→ 몫으로 뽑힌 사람은 일할 깜냥이 없다

→ 자리를 나눠받으면 일할 그릇이 안 된다

196쪽


일인칭으로 쓰는 게 더 쉽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삼인칭으로 쓰면 제가 모든 선택을 해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지나치게 의식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 내 눈길로 쓰기가 더 쉽습니다. 남눈으로 쓰면 제가 모든 길을 고르는 줄 지나치게 느껴야 하기 때문입니다

→ 나로서 쓰기가 더 쉽습니다. 그로서 쓰면 제가 모두 고르는 길을 지나치게 바라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215쪽


그러다 보면 여성은 천천히 비인간화되지요

→ 그러다 보면 순이는 사람과 멀어가지요

→ 그러다 보면 가시내는 사람이 안 되지요

345쪽


우리가 말하는 언어를 변화시키지 않기도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해 생각한 것 같습니다

→ 우리가 쓰는 말을 바꾸지 않기도 얼마나 어려운지 헤아린 듯합니다

→ 우리가 나누는 말을 안 바꾸기도 얼마나 어려운지 살핀 듯합니다

360쪽


케루악의 블루칼라 성향에 관해 이야기해 보고 싶은데요

→ 푸른옷 자리에 서는 케루악을 이야기해 보고 싶은데요

→ 풀빛옷꾼 쪽에 있는 케루악을 다뤄 보고 싶은데요

400쪽


이런 질문을 드리는 게 온당치는 않습니다만, 당신의 삶이 보리스 베커의 삶보다 더 낫다는 사실에서 위안을 느끼는지요

→ 이렇게 물어보면 알맞지 않습니다만, 그대 삶이 보리스 베커 삶보다 낫기에 기쁜지요

→ 이리 여쭈면 어울리지 않습니다만, 그대가 보리스 베커보다 낫게 살기에 즐거운지요

410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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