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메이드 8
오토타치바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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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12.12.

책으로 삶읽기 1076


《소년메이드 8》

 오토 타치바나

 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16.5.15.



《소년메이드 8》(오토 타치바나/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16)을 읽었다. 집안일과 집살림을 잘하는 어린돌이가 새길을 스스럼없이 즐겁게 풀어나가는 줄거리를 들려준다. ‘집일꾼’ 차림을 한 겉그림이 뭘까 싶어 열 해 즈음 안 쳐다보다가 뒤늦게 읽는다. ‘외삼촌(어머니 동생)’하고 살아가며 보금자리에 포근히 어울리는 빛을 어떻게 풀고 맺는지 짚을 뿐이구나. 어린이부터 함께 읽을 그림꽃으로 꼽을 만하다고 느낀다. 얼핏 ‘만화 같은 얘기’ 아니냐고 여길 수 있을 텐데, 참으로 집안일과 집살림을 알뜰히 건사하는 어린돌이가 있고, 푸른돌이가 있으며, 어른이 있다. 이 나라가 ‘집살림돌이’를 눈여겨보지 않을 뿐이요, 오붓하며 아늑하게 피어나는 보금자리라면 으레 ‘살림하는 아버지’가 있다. 살림길을 말하고, 살림손을 나누고, 살림눈을 틔우면 된다.


ㅍㄹㄴ


“평소엔 건조기를 쓰지만, 역시 햇볕에 말리는 게 제일 개운하지.” (43쪽)


“어머, 마도카. 너야말로 이런 데가 다 만나고 별일이구나?” “별 새삼. 치히로가 한참 찾았어요. 왔으면 왔다고 응원석에 가서 말하지 그래요?” (95쪽)


“그렇게 부러우면 너도 엄마랑 자.” “뭐?” “아니야? 하도 놀려대길래 난 또 샘이 나서 그러는 줄 알았지?” “아, 아냐! 그러는 넌 어떤데?” “나? 나야 늘 여동생을 위한 자리를 남겨둬야 하니까.” (112, 113쪽)


#少年メイド #乙橘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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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5.12.11. 다행 변명 고통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여태껏 어느 하루도 ‘괴롭던’ 적이 없다고 돌아봅니다. 남이 괴롭힌다고 해서 제가 괴로울 까닭이 없고, 누가 짓밟거나 두들겨패거나 억누른들 제가 버겁거나 힘들 일이 없습니다. 어릴적에 문득 스스로 배운 바가 있는데, ‘몸벗기(유체이탈)’가 있어요. 배움터에 들지 않던 일곱 살까지는 마을에서 누구나 허물없이 어울리면서 뛰어놀던 무렵인데, 배움터에 들기 무섭게 주먹과 몽둥이와 발길질과 따귀가 춤추더군요.


  이제는 예전처럼 배움터에서 아이를 윽박지르고 때리고 밟는 멍청짓은 없을 듯하되, 모든 곳에서 다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주먹질은 안 해도 돈질이나 이름질로 들볶기도 하고, 뒷구멍에서 손가락질로 킬킬거리는 무리도 수두룩합니다. 그러나 이런 모든 때에 몸벗기를 하면 아무렇지 않아요. 로알드 달 님이 쓴 《마틸다》에서는 눈짓으로 바꾸는 길을 들려주는데, 저는 누가 저를 때릴 적마다 속으로 ‘딸깍!’ 하고 누름쇠를 건드리면서 “이 몸은 내가 아니야. 나는 몸을 입은 넋이야.” 하고 혼잣말을 되뇌면서 하얀빛이 몸밖으로 붕 나옵니다. 하늘에서 날며 밑을 바라보지요. 넋이 입은 옷인 몸뚱이한테 드잡이를 하는 무리를 물끄러미 봅니다. 그들은 ‘몸에서 나온 하얀빛’을 못 보기에 제 몸뚱이만 갖고놉니다.


  일본스럽다고 해야 할 한자말 ‘다행·변명·고통’이 있습니다. 이럭저럭 손질해 놓기는 했되, 크게 손봐야겠다고만 여기고서 미루고 미룬 끝에 어제오늘 새삼스레 확 가다듬습니다. 한자말이나 영어를 섞어써야 “다룰 수 있는 말이 더 많다”고 잘못 여기는 분이 참 많아요. 우리는 “우리말을 하면서 이웃말을 익히면 넉넉”합니다. 우리가 스스로 지어서 널리 쓸 만한 한자말은 하나조차 없습니다. 중국한자말은 중국말이고, 일본한자말은 일본말이거든요. ‘한국한자말’은 우리말이 아닌 ‘꼰대말(남성가부장권력 지식인 전문용어)’입니다. 굳이 꼰대말을 붙들어야 하지 않습니다. 서로 아끼고 헤아리는 살림말을 쓰면 되어요.


  아플 수 있고 가슴아플 수 있습니다. 앓을 수 있고 마음앓이를 할 수 있습니다. 멍들 수 있고 멍울이 맺힐 수 있습니다. 눈물 한 방울은 눈물꽃과 눈물바람과 눈물비와 눈물빛과 눈물구름과 눈물앓이로 번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말을 우리 스스로 즐겁게 펴기에 “다룰 수 있는 말이 가없이 넘실거립”니다. 이러면서 영어하고 한자말을 ‘이웃말(외국말)’로 똑똑히 느껴야, 둘 사이를 제대로 헤아리고 짚으면서 우리말과 바깥말을 알맞게 다루게 마련입니다.


  날이 갈수록 어린이도 푸름이도 그냥그냥 어른이라 하는 분도 ‘말밭’이 그야말로 허거픕니다. 언제나 ‘나’부터 제대로 보아야 ‘너’를 알아보면서 ‘우리’를 아우르는 아름드리 어깨동무와 이웃사랑으로 나아가는데, ‘나’라고 하는 ‘우리말’부터 팽개치거나 제대로 느긋이 익힐 틈이 없는 이 나라예요. 지난날 어린이는 열세 살까지 우리말만 익혔습니다. 이러고서 열네 살부터 영어하고 한자를 바깥말로 따로 배웠습니다. 이렇게 하면 됩니다. 우리 낱말과 말소리와 말결과 말뜻과 말씨를 찬찬히 몸마음으로 받아들이는 나날을 실컷 누려야, 이다음에 ‘온누리 여러 이웃’하고 사귀고 어울리고 만나면서, 이 푸른별에서 크고 넉넉히 아름숲인 나무빛으로 아우르는 말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여러모로 보면, 사람들이 안 깨어나기를 바라기에 고작 서너 살 어린이한테 영어랑 한자말을 마구 욱여넣는 이 나라입니다. 삶자리에서 살림빛으로 나눌 우리말을 느긋이 받아들이는 사람은 굳이 서울에 목을 매달지 않아요. 억지로 외워야 하는 영어하고 한자말을 ‘열세 살’도 안 되었는데 머리가 지끈지끈하도록 시달려야 하는 모든 어린이와 푸름이는 글읽눈(문해력)이 사라지고 맙니다.


  꾸밈머리(AI)를 키우는 길에 돈을 허벌나게 쏟아붓는 나라 얼개예요. 꾸밈머리를 내세우면서 ‘내 머리’도 ‘네 머리’도 그냥그냥 ‘돌머리’로 길들이고 죽이려는 속내라고 느낍니다. 온하루를 즐겁게 살아가고 싶다면 꾸밈머리를 끊을 노릇입니다. 이곳에서 어깨동무와 이웃사랑을 펴는 새길을 이루고 싶다면 ‘나너우리’라는 결을 읽는 가장 수수하고 쉬운 우리말부터 다시 배울 일입니다.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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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쑥부쟁이 2025.11.30.해.



‘책’이란 스스로 차오르는 빛인 ‘참’을 담기에 차분하고 찬찬히 퍼지는 착한 사랑으로 지은 이야기를 풀어낸 꾸러미란다. 다만, 이제는 ‘책’이라 하기 창피한 종이뭉치가 넘치더라. 너는 ‘참’을 마주하려는 마음으로 책을 쓰거나 읽니? 그냥그냥 하루를 죽치듯 재미를 좇는 재주로 자랑하는 껍데기나 허울을 손에 쥐니? 네가 참을 등지고서 거짓을 부둥켜안더라도, 해는 뜨고 지고 별이 돋고 가는구나. 네가 속을 채우는 착한 이야기를 멀리하더라도, 겨울에 찬바람 맞으면서 쑥부쟁이가 돋아나서 웃네. 모름지기 모든 나무와 풀과 꽃은 ‘살림빛’이야. 이른바 ‘나물’이지. 나물을 한두 포기나 뿌리를 머금어도 넉넉해. 몇 그릇씩 비워야 살림빛이지 않아. 더구나 “입으로 먹지 않”더라도, 손으로 쓰다듬고 눈으로 그윽히 바라보더라도, 모든 풀꽃나무는 네 숨을 살리고 북돋운단다. 이 얼거리를 눈치챈 임금(권력자)은 서울(도시)을 세우려고 들숲메를 깎고 밀고 죽인단다. 보렴! 모든 임금집(궁궐)에는 나무도 풀도 없어. 싹 밀어낸 돌밭에 ‘구경꽃·구경나무’를 조금 심는 시늉인데, 끝없이 가지치기를 하면서 괴롭혀. 사람들 스스로 풀빛과 나무빛과 꽃빛을 못 머금고 못 보면서 굴레에 가두려고 한단다. 너는 쑥부쟁이를 나물이나 살림풀(약초)로 삼을 수 있어. 너는 틈틈이 또는 늘 쑥부쟁이를 바라보고 쓰다듬고 따스히 말을 걸면서 꽃빛을 고스란히 누릴 수 있어. 벼를 베어낸 들에 남은 꽁당이를 쓰다듬으면서도 풀빛을 맞아들이고, 시든풀도 너를 살릴 수 있단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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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미투Me too



미투 : x

Me, too : 나도요, 나도 그렇다

ミ-トゥ -(me-too) : 1. 미투 2. (남에게) 추종하는. (남을) 모방하는



이웃나라에서는 영어로 “Me too”라 했을 테지만, 우리는 ‘미투’가 아니라 ‘나도·한목소리’라 하면 됩니다. ‘같이·함께·더불어’라 할 만합니다. ‘하나·하나꽃·한’이라 해도 어울리지요. ‘서로이웃·서로하나’나 ‘어깨동무·어깨사이·어깨겯다·어깨눈·어깨눈빛’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맞잡다·마주잡다’나 ‘나란하다·나란히·나란길·나란한길·나란빛·나란한빛’라 해도 되어요. ‘나란꽃·나란한꽃·나란풀·나란한풀·나란씨’나 ‘나란살이·나란살림·나란삶·나란누리·나란마을’처럼 나타내어도 되고요. ㅍㄹㄴ



세상이 진정 바뀌려면 피해자들의 ‘미투’만으로는 부족하다

→ 이 땅이 맑게 바뀌려면 아픈이 ‘함께’만으로는 안 된다

→ 이곳이 제대로 바뀌려면 맞은이 ‘같이’만으로는 힘겹다

《어쩌면, 나의 이야기》(토마 마티외·씨냉, 여성신문사, 2018) 38쪽


‘미투’ 이후 관련 사건이 더 많아졌느냐고 여러 사람이 묻는다

→ ‘어깨동무’ 뒤로 이런 일이 더 늘었느냐고 묻는다

→ ‘서로하나’ 뒤로 이 일이 더 있느냐고 묻는다

→ ‘나도’ 뒤로 이 일이 더 생기느냐고 묻는다

《상냥한 폭력들》(이은의, 동아시아, 2021) 42쪽


미투 얘기가 나오면

→ 같이 얘기가 나오면

→ 나도 얘기가 나오면

→ 함께 얘기가 나오면

《너를 위한 증언》(김중미, 낮은산, 2022)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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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영어] 쇼윈도show window



쇼윈도(show window) : 가게에서 진열한 상품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설치한 유리창

show window : 진열창(窓), 쇼윈도; 견본

ショ-·ウインド-(show window) : 1. 쇼 윈도 2. 상품 진열창



밖에서 볼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무엇이 있는지 보는 이곳을 가리킬 적에 ‘구경·구경하다·구경거리·구경감·구경꾼’이나 ‘구경꽃·구경눈·구경마당·구경터·구경집·구경하는 집’이라 할 만합니다. ‘꽃·꽃밭·꽃뜰·꽃뜨락’이나 ‘꽃집·꽃채·꽃집안·꽃집살이·꽃집살림’이라 해도 되어요. 밖으로 보이는 모습과 속내가 다를 적에는 ‘노가리·눈가림·눈속임·눈속임길·눈속임짓·눈속임질’이라 해도 되어요. ‘겉낯·겉얼굴·겉발림·겉발리다·겉보기’라 해도 어울립니다. 수수하게 ‘마당집·마당채’나 ‘보임집·보임터·보임마당·보임마루·보임채’라 할 만해요. ‘보임자리·보는터·보는마당·보는마루·보는채·보는자리’나 ‘보임판·보는판·봄판·봄마당·봄마루·봄채·봄자리·봄터’라 해도 됩니다. ㅍㄹㄴ



쇼윈도를 사정없이 두드리던 나방

→ 보임판을 마구 두드리던 나방

→ 보임채를 마구 두드리던 나방

《우리 동물 이야기》(박병상, 북갤럽, 2002) 195쪽


쇼윈도 부부만 있는 게 아니라 쇼윈도 가족도 있어

→ 눈가림 갓벗만 있지 않고 눈가림 집안도 있어

→ 꽃밭 사이만 있지 않고 꽃밭 집안도 있어

→ 겉보기 단짝만 있지 않고 겉보기 집안도 있어

《너를 위한 증언》(김중미, 낮은산, 2022) 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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